제 딸이 좀 엉뚱한 애 라는 것은 이미 많은 분들이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한 주 동안도 몇 번은 풉 하고 웃음을 터트리게 만드는 이 아이의 엉뚱한 면을 보고 있자면, 흡사 만화 캐릭터가 떠오르곤 합니다.

순정만화의 아름다운 주인공 캐릭터가 아니고요. 명랑만화의 엉뚱한 행동을 하는 그런 어린이 캐릭터 말이지요.

 

요즘 마리아나가 하는 엉뚱한 행동 중엔 이런 것이 있습니다.

 

며칠 전 수영강습을 끝내고 나온 마리아나가 샤워실로 들어가며 제게 이런 말을 던졌습니다.

 

"엄마. 오늘 수업 중에 내가 반대편 끝까지 수영해서 가다가 좀 힘들어서 잠시 멈춰 있었거든요. 선생님께서 쉬는 시간도 조금씩 밖에 안 주고 다섯 번 넘게 왕복 하게 해서 좀 숨이 찼었어요.

근데 어떤 남자애가 나보고 빨리 가야 된다고 막 잔소리를 하는 거에요.

얼굴도 잘 모르는 앤데 자기가 선생님도 아니면서 왜 그러는지

나는 화가 나서 주먹을 꽉 쥐었어요!"

생각중

 

저는 짐짓 딸아이를 편들어주는 척 하면서 "어이쿠. 속상했겠네. 잘 모르는 애가 왜 그랬을까? 그래서 오늘도 걔 모르게 주먹을 꽉 쥔 거야?" 라고 물었고,

딸아이는 "네. 그래도 조금 기분 나빠서 오늘은 한 번만 꽉 쥐었어요. " 라고 말을 하고는 샤워실로 쑥 들어가버렸습니다.

 

녀석의 얼굴이 보이지 않게 되자, 저는 혼자 숨 죽어 큭큭거리며 배를 잡고 웃었는데요.

웃겨

바로 마리아나의 주먹을 꽉 쥐는 행동이 정말 웃겨서입니다.

 

그렇습니다.

마리아나는 좀 억울하거나 상대방에게 좀 화가 났는데, 만약 상대가 자신이 감당하기 버거운 상대이거나 잘 모르는 사람일 경우 직접 화를 내는 게 아니라 늘 상대가 못 보게 혼자 주먹을 꽉 쥐며 소심하게 '내가 화났다 이거야.'라는 것을 표현하고 만족하는 것입니다. 물론 상대는 얘가 주먹을 꽉 쥐었는지도 모르는데 혼자 주먹을 꽉 쥐었다는 것 마치 큰 복수라도 한 것처럼 어찌나 만족을 하는지 저에게 무용담을 얘기하듯 자랑까지 하는 것입니다.

ㅋㅋㅋ

 

그렇다고 그 상황이 진짜 주먹을 쥐고 분노에 떨 만큼 그렇게까지 화가 난 상황도 아니니(그런 상황이라면 감정 풍부한 마리아나는 울어버리지요.) 그렇게 주먹을 쥐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지는지 녀석은 또 금새 기분이 또 좋아지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 주먹을 꽉 쥐는 행동을 저도 우연히 목격한 적이 있었는데 '상대가 안 보이게 손을 등 뒤로 살짝 감추고 주먹을 꼭 쥐고 얼굴은 살짝 불만 있는 표정이지만 나름 평온하여서' 그 모습이 얼마나 만화캐릭터 같은지, 애는 나름 언짢아 한 행동인데 제가 웃을 수는 없어서 매번 참았다가 뒤에서 웃으라고 애를 먹게 됩니다.

 

 

 

마리아나가 좋아하는 '안녕 자두야'에 나오는 어린이들과 닮아가는 걸까요? ^^;;

 

샤워를 하고 나오는 마리아나에게 저는 다시 물었습니다.

 

"그래서 그 남자애 안 보이게 오늘은 어떻게 주먹을 꼭 쥐었는데?"

 

"그거야, 뭐...물 속에 손을 넣고 꼭 쥐었어요. 헤헤"

 

"푸하하하..."

ㅎㅎㅎ

저는 도저히 그 모습이 상상이 되어서 웃음을 참을 수 없어 터지고야 말았는데요.

녀석도 자기가 생각해도 좀 웃긴지 같이 베시시 웃으며 "엄마는 그게 그렇게 웃겨요? 자꾸 웃고 그래요?" 라고 멋쩍어 했습니다.

 

 

그런 딸아이가 어제는 대문에 꽂혀 있던 근처 마트 세일 광고지를 너무 유심히 쳐다봐서 제가 물었습니다.

 

"뭐 갖고 싶은 거라도 있어? 뭘 그렇게 한참을 쳐다봐?"

"응...그게 아니고요. 아무리 봐도 잘 안 보여서요."

"뭐가?"

 

"여기 체중계 세일 한다고 되어 있는 곳 말이에요.

여기 이 여자모델이 체중계 위에 올라가 있잖아요.

그래서 도대체 몸무게가 얼마일까 정말 궁금해서 아무리 자세히 사진을 들여다봐도 몸무게 부분이 잘 보이질 않아요.

아휴. 눈 아파서 이제 그만 들여다 봐야겠어요. 궁금한데 알 수가 없어요."

 

바로 이 광고지입니다. 

 

이 부분을 눈 빠지게 들여다 본 것이지요! ^^;;

 

 

"................."

 

 

광고지를 보고 그런 게 궁금할 수 있다는 게 놀랍고, 그게 혹시나 보일까 해서 또 눈 아프게 계속 들여다 보다니요!!

아니, 아무리 체중계 광고이지만 누가 모델 체중이 보이게 사진을 찍겠어요~~~

그렇게 너무 사진을 들여다봐서인지 눈을 부비부비하면서 한참을

 "아아~~ 눈 아파요!! 눈이 팽글팽글 돌아가는 것 같아요~~~~" 라던 마리아나입니다.^^;;

 

ㅎㅎㅎ

 

제 딸이지만, 참 제겐 없는 엉뚱함을 갖고 있는 아이입니다. ^^;;

 

여러분 즐거운 주말 되세요!

좋은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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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꿋꿋한올리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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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4.07.12 12: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7.12 18: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
      정말...OO 작가님이세요????
      제가 댓글 보고 입이 딱 벌어져서 한 동안 말을 못 했답니다.

      할 말이 무척 많은데 티스토리가 댓글에 대해서 비밀 답글을 쓸 수가 없어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길 다 할 수가 없어용...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비밀글로 이메일을 하나 남겨주시면 하고 싶은 이야길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제가 도리어 글로나마 뵙게 되어 영광이에요.*^^*

  3. BlogIcon 양양 2014.07.12 13: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새 티비에서 영화 전국노래자랑을 자주해주거든요..근데 그거 보다보니까 거기 나오는 아역배우김환희?인가.. 그 여자아이랑 마리아나랑 참 닮은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혹시 기분 언짢으시다면.. 죄송해요ㅠ 근데 제가 보기엔 눈 쪽이 많이 닮은거같아요. 따님 사진을 보면 너무 예쁘고 귀여워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7.12 18: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양양님 말씀듣고 그 아역 배우가 누군지 찾아보았어요^^
      자세히 보니 닮은 것 같기도 하더라고요^^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해요^^
      TV 보면서 저희 딸 생각을 해주신 것도요~
      건강한 주말 되세요! 양양님^^

  4. BlogIcon 들꽃처럼 2014.07.12 20: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리아나 언니는 진짜 만화 캐릭터 같아요~~~
    아직도 볼이 저렇게 오동통통 한데
    전신사진을 보면 아가씨인지라... ㅠㅠ

    울 트루디는 최고의 사랑에 나왔던 띵똥이랑 똑닮았어요
    지나가던 사람이 TV에 나오는 아이 아니냐고 물은적도 있답니다
    걘 남자애고 얜 여자애인데... ㅡㅡ

    우리 딸들도 화가 날땐 어떻게 하는지 지켜봐야겠어요
    주먹 불끈!
    참 귀여워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7.12 22: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머! 길 가는 사람들이 그렇게 물어 봤어요????
      물론 띵똥 남자애가 엄청 귀엽긴 하지만, 그래도 이쁜 여자아이에게...
      아마 아직 어려서 그랬을 거에요!! 나중에 크면 얼굴은 엄청 귀엽고 또 여성미도 넘치는 청소년으로 자랄 거라고 생각해요!! 아이 귀여워용*^^*
      마리아나가 주먹을 몰래 꽉 쥐었다고 말 한 사건들 중에 제일 크게 웃었던 것은(본글에는 차마 못 썼지만요) 저희 시어머님께서 혼자 뭐라고 뭐라고 식구들에게 불평불만을 하셨을 때였답니다. 마리아나에게 잔소리를 한 건 아니신데, 할머니가 아빠 엄마에게 괜히 자꾸 이상한 불평들을 하시니까 혼자 손을 뒤로 빼고 주먹을 꽉 쥐더라고요...그걸 또 봐버린 제가 웃으면 안 되기에 정말 참느라 혼났어요.^^ㅋㅋ

  5. 2014.07.12 20: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6. 키키영구 2014.07.12 22: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ㅎ
    마리아나다워요
    마리아나스러워요
    정말 귀여운데요~!
    매우 소심하게 팔을 뒤로 한채 주먹을
    또 소심하게 한번 쥐었던..
    그 시간이 그대로 멈춰버렸으면 좋겠어요
    아이의 속내가 참 천진난만하고 순수하고 순진하다는 것이
    격하게 느껴지네요
    마리아나가 더이상 안컸으면 좋겠어요!!!!!
    어~웅 지금 이대로가 넘 좋단다 마리아나야~~!!

    제가 마리아나 또래였을 적,
    이 열 손가락에 눈물 콧물 안흘린 남자 아이들이 없었거늘
    그렇게 천하(?)를 호령하였거늘
    다 커보니
    흉터 아직도 있다고 대드는 넘들만 부지기수란다
    아웅 어쩜 좋아 ㅋㅋㅋ

    마리아나 덕분에 이렇게 또 제 어린 시절이 들춰지고 마는군요
    마리아나야 여자에겐 비장의 무기가 있거덩
    그것은 손.톱이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7.12 22: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하하하...키키님 주먹에 맞은 아이들이 많았군요!!!
      아직까지 그걸 기억하는 동창들이 있을 정도니 친구들에게 좋은 추억을 많이 선사하쎴네요^^
      저는 주먹으로 때리진 않았는데,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들을 괴롭히는 꼴을 못 보겠더라고요. 아무래도 그 때도 덩치가 컸기에 다른 여자아이들 괴롭히는 남자아이들 등짝을 손바닥으로 많이 후려쳤어요. ^^;;
      키키님 말씀대로 마리아나가 커가는 게 저도 많이 아쉽네요^^
      순수하게 남을 배려할 줄 알면서도 자기할 일은 야무지게 하는 아이로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어요. 엄마 욕심이지만 그런 바람을 가져보네용~^^

  7. BlogIcon 정승은 2014.07.13 00: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애블여에요^^ 올리브님글 ...아까워서.가끔씩 꺼내 읽어요...읽고 또읽고.. (울딸 표현으로 블스..블로그 스토커 └( `ε´)┘ .)암튼 올리브님글 일고 변비걸린 울 딸 매일 그리스식 샐러드가 울집 주메뉴입니다^^ 친구부부들 넘 좋아해요^^ 감사하구요 이쁘게 사는모습 보기 좋아요^^ 홧팅!!!!!!!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7.13 06: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머나..그렇게 블로그를 아껴주신다니 감사드립니다!!
      따님이 그리스식 샐러드를 먹고 변비에 효과를 보셨다니 저도 정말 기쁘네요!!

      저를 응원해주신 것도 감사하고요*^^*
      앞으로도 종종 댓글로 뵐게요~ 정승은님^^감사합니다!!

  8. kimchi 2014.07.13 04: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 느끼는거지만 아이가 참 우낀것 같아요.ㅋㅋㅋ

  9. 민트맘 2014.07.13 06: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귀여운 소심한 복수에 웃지 않을수가 없어요.
    게다가 그 예리한 관찰력이라니, 동수씨를 많이 닮았나 봅니다.
    명랑만화의 주인공은 모든 이들을 행복하게 하지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

  10. BlogIcon Luacheia 2014.07.13 06: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정말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요ㅠㅠ 안그래도 마리아나 얘기 나올 때마다 너무사랑스러워 너무이뻐 연발하면서 보던 저인데ㅋㅋ이름도 마리아나..너무 사랑스럽고 예뻐요

  11. 2014.07.13 15: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2. 보헤미안 2014.07.13 20: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너무 귀여운 습관이네요☆
    혼자만의 아는 분노의 방법~~
    손을 꼭 쥔다니☆
    체중계의 모델의 체중을 알고 싶다니~
    정말 마리아나 엉뚱한 아가씨입니다☆ 쿄쿄쿄쿄☆

  13. BlogIcon 콩양 2014.07.13 22: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는 표정 짓고 있지만 예쁜 아이네요~ 벌써부터 화를 삭히는 자기만의 방법이 있다는 것도 대견하구요~

  14. 2014.07.14 08: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5. 시후맘 2014.07.14 09: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팅만 하다가 아침부터 빵 터져 댓글 남깁니다.

    저만 만화의 엉뚱 소녀 캐릭터라고생각한게 아니군요?ㅎㅎ

    부모님의 사랑 듬뿍 받은 순수하고 맑은 아이같아요.

    어린아이인데 벌써 3개국어를 해서 부럽기도 하고.^^

    엄마 못지 않게 꿋꿋하고 당당한 아이라 느므 귀여워요.

    당당한 마리아나 화이팅!!!!!!

  16. BlogIcon 박희정 2014.07.14 12: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그적인 5살 딸이랑 꼭 한번 만나게해주고픈~~~
    마리아나에요^^

  17. 2014.07.14 13: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8. 멋진 하루 2014.07.15 16: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그거 정말 좋은 방법이네요...때로는 화가 나도 참아야 할 때가 있잖아요...참기만 하면 뭔가 가슴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그 무엇 때문에 훗 날 혹시 홧병이 생길까 걱정도 되고 말이죠. 마리아나만의 비법이었군요...저도 좀 종종 쓰게 될 것 같네요. 마리아나에게 고맙다고 꼭 좀 전해 주세요.

  19. Favicon of http://blog.daim.net/jungun_ BlogIcon 피러17 2014.07.15 17: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광고지 체중계 자세히 본 이야기는
    정말 빵 터지네요~^^
    마리아나 잘 키우셔야겠어요~^^
    저런 순수함을 지켜주고 싶네요~
    분명 세상에선 놀림 받겠지만요~^^

    호가 났을때~
    뒤로 안보이게 주먹쥐고 통쾌하게
    생각하는것은 참 귀엽네요~^^

    어린와자 한번 읽어 보라고 하세요~
    분명 마리아나만의 느낌이 있을거 같아요~^^

  20. Favicon of http://blog.daum.net/chrisyy BlogIcon Chris 2014.07.15 18: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는짓이 정말 귀여워요.
    해피 바이러스가 넘치겠어요. ㅎㅎ

  21. BlogIcon 옐로캔디 2014.07.19 22: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귀여운 마리아나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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