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였던 토요일 저녁 한 바탕 손님을 치르고 나니, 오늘 오후에는 남편도 일이 있어 외출을 해서 저는 정말 간만~~~에 한가했습니다.

때마침 사진 작가인 갈리오삐가 전화가 와서 촬영 차 이곳 저곳을 가려는데 함께 가지 않겠냐고 물었고, 그렇게 저와 딸아이, 디미트라, 갈리오삐는 여기 저기 들러 사진을 찍고 커피와 식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늘은 사진 속의 갈리오삐의 머리가 이렇게 날릴 정도로 

바람이 무척 많이 불었습니다.






차를 마시는 동안 두 친구는 물었습니다. 만약 한국에서 그리스인으로서 몇 개월이라도 살게 된다면 어떤 어려움이 있을까에 대해서 말이지요. 저는 한국에 살 때 외국인 친구들로부터 들었던 이런 저런 경험들에 대해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한국 이름'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남편이 한국에 살 때 친구로부터 한국 이름을 얻었는데 그게 '동수'라고 말을 해주자 두 사람은 아주 좋아하면서 자신들도 한국 이름을 하나씩 갖고 싶다고 했습니다.

저는 두 사람의 평소 성격이나 이미지와 어울리는 이름들을 고민 하다가 각각 몇 개씩의 한국 이름을 제시했고, 디미트라는 제가 얘기한 이름 중엔 '해리'라는 이름을 골랐고(처음엔 '혜리'가 좋다고 하더니 '해리'가 중성적인 느낌이 나서 좋은 것 같고 특히 그리스인답게 '바다 해' 자를 쓰고 싶다며 이 이름을 골랐습니다.), 갈리오삐'소향'이라는 이름을 골랐습니다. (갈리오삐에게 제시했던 이름은 여러 가지였지만, 가수 소향의 이름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했습니다.)

 

그 때부터 우리는 서로 한국어"저기요. 해리 씨!" "있잖아요. 소향 씨" 라고 불러주며 한참을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요.


그러다 다른 촬영 장소로 이동하게 되어서 차를 타게 되었습니다.

목적지는 '린도스'라는 곳으로 로도스 시에서는 차로 1시간 넘게 가야 하는 곳이라, 좀 드라이브하듯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밤의 린도스는 낮과 달리 또 이런 매력이 있답니다.



차 안에서 해리 양은(디미트라) 좀 지루했는지 자신의 휴대폰에 있던 한국 노래들을 틀었고, 세상에!! 그녀의 휴대폰은 마치 노래방기계처럼 정말 많은 한국 노래가 들어있었습니다!!

랜덤으로 흘러나오는 한국 노래들은 레퍼토리도 다양해서, 장기하, 태양, 지드래곤, 샤이니, 로이킴, 싸이, 소녀시대, 리쌍, 버스커버스커 등등 여러 가수들의 노래들이었고 제가 처음 들어보는 노래들도 부지기수였습니다.

저는 도대체 해리 양이 어떻게 그렇게 많은 한국 노래를 줄줄 외우고 있는지 신기할 지경이었는데요.

한국 노래인데도 제가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는 정말 몇 개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차가 한참 지루한 길을 달리고 있을 때쯤, 그녀의 휴대폰에서는 갑자기 국악 반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는데 아주 귀에 익은 반주곡이어서 저는 '이게 무슨 곡이더라...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이러고 듣고 있는데, 뒤에 앉아 있던 소향 양(갈리오삐)이 "아! 저도 이 곡을 우연히 들었는데 한국 전통 느낌이 나는 것이 정말 좋아요!" 그러는 것이었습니다.

해리 양 "맞아요! 그래서 이 곡을 어렵게 구해서 휴대폰에 넣어둔 거에요!" 라고 맞장구를 쳤습니다.

 

저는 막 떠오를 듯 말 듯한 느낌을 따라가며 곡을 듣고 있었는데, 헉! 그 곡이 무슨 곡인지 여성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비로서야 깨닫게 되었고 소스라치게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아아~~~~~~~~"로 시작되는 그 곡은 바로 예전 드라마 여인천하의 주제곡으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패러디를 할 때 많이 등장했던 음악이었던 것입니다!!!!!

 




헉

도대체! 왜! 어떻게! 이 곡을 다운받아 갖고 있는 것인지, 그것도 이 그리스인 친구들이!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과연 2014년 현재, 한국의 젊은 친구들 중에 이 곡을 자신의 스마트폰에 소장하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했던 것은, 저녁 무렵이었지만 이곳은 분명 한국과는 아주 다른 풍경, 다른 도로의 그리스였고, 남들은 그리스 음악을 듣는 그런 도로를 달리면서 차 안에서 우리는 "아~~~ 아아~~~~~~" 이런 여인천하 음악을 듣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어제 바로 중국 대통령도 이곳으로 휴가를 와서 떠들썩 했던 나름 이색적인 그리스 관광지인 로도스에서, 한국의 사극 음악 중에도 유난히 극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음악이라니, 이 어색한 상황은 뭔가 싶었던 것입니다.




여러분도 만약 이 풍경에서 여인천하 테마송을 듣게 된다면 

어떤 기분이 드시겠어요??!!


 

저는 그 상황이 너무 웃겨서 푸하하하 웃음을 터트리고야 말았는데요.

우하하

그저 노래가 좋아서 다운 받았기에 제가 웃는 이유를 모르는 두 친구와 여인천하 드라마를 모르는 마리아나는, 동시에 "왜 그렇게 웃어요??" 라고 물어보았고, 저는 차마, 차마 이 상황이 너무 코미디 같아서 웃는다고 말할 수가 없어서 그냥 "아니...오랜만에 고국의 전통 음악을 들으니 그냥 좋아서..."라고 얼버무려야 했습니다.

 

아무튼 그리스 친구 해리 양과 소향 양과 딸아이와 함께 했던 시간은 바쁜 일상을 뒤로하고 오랜만에 좋은 곳들을 구경하고 콧바람을 쐬어서 정말 좋았지만, 참 오묘하고 이상한 기분이 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이 여인천하 노래 자체가 이상하다는 뜻으로 쓴 것은 아니랍니다. 만약 제가 좋아하는 음식들이라고, 된장찌개에 두부 대신 페타 치즈를 넣어서 먹는다면 아마 이런 이상한 기분이었을 것 같네요.^^ 

 ㅎㅎㅎ




여러분 즐거운 월요일 되세요!!

좋은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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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꿋꿋한올리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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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트맘 2014.07.14 09: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로도스의 도로에서 그리스인들과 듣는 여인천하의 '아하~~~'...
    절로 웃음이 나는데 그들은 절대 모르겠지요.
    정말 도대체 어디서 그렇게 많은 한국음악들을 구했는지 노력이 가상합니다.
    그리고 해리와 소향, 둘 다 어울리지만 소향은 정말 외모와도 어울려요.^^

  2. Favicon of http://indo4u.tistory.com BlogIcon 자칼타 2014.07.14 10: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천하~~~네요^^
    여기 마트가면 한국노래가 자주 나오더라고요...
    한국 마트가면 외국 노래 나오는 것 처럼 그런건가요? ㅋㅋ

    그래도 외국에서 한국음악이 들리면 반갑더라고요^^

  3. BlogIcon 박희정 2014.07.14 11: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흐흐~~저게 제가 초등학교따인지 중학교때인지 나온 드라마인거같은데~빵 웃었어요
    갈수없는 그리스~~~멋진사진을 보니 설레지네요
    꼭 한번갈수잇겠죠^^월요일 잘보내세요

  4. Favicon of http://hititler.tistory.com BlogIcon 히티틀러 2014.07.14 12: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상황을 생각하니 정말 빵 터졌네요.
    친구 뿐께서 국악 느낌을 좋아하시나봐요.
    나중에 판소리 같은 것도 한 번 들려줘보세요ㅎㅎ

  5. 2014.07.14 13: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6. Favicon of http://simglorious.tistory.com BlogIcon 도플파란 2014.07.14 13: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관광지에서 여인천하 음악이라... 뭔가 웃기면서도,.. 이상한 기분이네요..ㅎㅎ

  7. 사랑열매 2014.07.14 14: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밝은 글들이 올라와서 읽는 저도 마음이 밝아지고 그렇네요^^
    올리브나무님 일상도 올려주시는 글들만큼 늘 밝고 재미있었으면 좋겠네요.

  8. BlogIcon 콩양 2014.07.14 15: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웃음이 터졌을 것 같아요~ 대체 저 음악을 어떻게 구한 걸까요?? 노력이 대단하네요. 몇년 전 드라마인지.. 등장인물들 얼굴도 다 젊고,, 전인화씨는 정말 예뻤네요^^

  9. BlogIcon 포로리 2014.07.14 19: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풉...국악도 좋아하는 해리와 소향양에게 추천합니다. 퓨렐루드와 전영랑의 '뱃노래' 와 '풍년가' 국악의 꽹가리도 모르는 제가 처음 듣자마자 헉! 했던 노래랍니다

  10. Kyra 2014.07.14 21: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온 지 한 3년 넘어가니까 이제 우리나라가 생각나는 모든 게 그립고 좋다는..^^ 저 '아하~'도 무지 좋아요.
    한옥인테리어, 광목커텐, 한복, 조각보 이런 거 구글이미지로 보다보면 한 나절 훌쩍 가네요. 발 같은 내 손이지만, 이렇게 나와 살 줄 알았으면 백화점 문화센타라도 다녀둘 걸 후회가 돼요. 방석, 쿠션이나 전등갓 같은 것만 좀 전통문양으로 해놔도 예쁘겠는데 말이죠.
    귀퉁이에 그런 문양이 있는 엄마가 준 이불이 있었는데, 건조기 바람을 3년 견디더니 너덜 헐어서 며칠 전에 눈물을 머금고 버렸어요.

    아 참, 이름 하니까 생각났는데 지인분 딸이 소민인데, 그대로 학교를 갔더니 'so mean'이라고 애들이 놀려서 울고 왔대요. 다른 애는 호석인데, '호'가 좀 나쁜 말로 들릴 수 있고, '석'은 suck이고 해서 결국 영어이름을 쓰기로 했다더라구요. 이름 지을 땐 그 언어 쓰는 사람 얘기를 들어봐야 하나봐요. 소향 이쁘네요. 얼굴이랑도 어울리구요.

  11. Favicon of http://blog.daim.net/jungun_ BlogIcon 피러17 2014.07.14 22: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린도스의 저녁 풍겨은 참 멋있네요~^^
    저도 그리스 이름 하나 갖고 싶네요~^^
    이름 끝에 스 자가 들어가야하는데~
    뭐가 조을까요~^^
    그리스에선 peter를 뭐라 부를지요~
    전 미국식 발음을 조아해 피러 라고
    닉네임을 지었지요~^^

    소향~ 목ㅁ보리 참 좋죠~^^
    소향도 아는거 보니~~
    한국팬 맞네요~^^
    큭큭~
    갈리오삐님은 참 스타일이~~
    뽀햔 피부에~
    전혀 그리스적인 ㅅ스타일이 아닌 한국의
    뽀얀 피부의 여인 같네요~^^

  12. 아숲 2014.07.15 01: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여~억쉬

    우리.

    것..
    이네용

    행복함의
    미소 가득한 날
    되세요.

  13. 2014.07.15 01: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4. 2014.07.15 10: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5. Favicon of http://sookelove.tistory.com BlogIcon 노래하는 킹콩 2014.07.15 11: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하하~~~~~
    우리의 전통음악이 여인천하의 "아~~아~~~~~~"라는 것을 안 순간부터
    그 상황이 눈앞에 막 펼져지네요^^
    소소한 일상을 즐겁게 만들어 주는 그리스 친구분들 정말 최고인것 같아요 ㅎㅎ
    오늘도 행복하세요^^

  16. 멋진 하루 2014.07.15 16: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장면이 상상이 되서 저도 같이 웃었네요. 참 유쾌한 아가씨들인 것 같아요. 디미트리랑 갈리오삐...한국을 이렇게나 좋아하는 외국 아가씨들이라니요~~ 왠지 그리스가 더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트로트도 좋아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장윤정의 어머나...좋아할 것 같구 그러네요.

  17. BlogIcon 레오맘 2014.07.17 23: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저도 여인천하 저노래 기억나요.신혼주부시절 매일 여인천하보면서 숨죽이면서 콩나눌다듬던 기억이 나네요 (^^)

  18. 키키영구 2014.07.19 13: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ㅎ
    어쩜 좋아요
    아..정말
    이럴때 제가 잘 하는 말이 있는데요
    '어우~ 분위기 깬.다' ㅎㅎㅎㅎㅎ
    한국인의 정서로는 분명 드라이브 분위기와 맞지는 않지만
    이국의 다른 누군가에겐 특별한 정서를 선물하나 봅니다..
    그런데 친구분들께서 매우 다양한 스타일의 한국 노래를 좋아하시네요
    와.....장기하씨의 곡을 좋아할 정도면
    그냥 한국 사람이네요.ㅎㅎㅎㅎ

  19. Favicon of http://daum.net BlogIcon 칼국수 2014.07.31 00: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TV를 안봐서 노래라든지, 상황을 전혀 모릅니다만,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풋~하고 웃음이 났습니다.
    저는 오래된(10년넘은) 러시아 노래들을 가지고 듣고 있습니다. 유튜브에서도 종종...
    그리고 40년도 넘은 터키노래를 듣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감합니다. 저 기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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