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도 디미트라는 유쾌한 아가씨입니다.

함께 있는 사람까지 즐겁게 만들 만큼, 늘 에너지가 넘치고 잘 웃는 재미있는 친구이지요.

또 마리아나와는 얼마나 잘 놀아주는지 (아니 '함께 논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듯 하네요!) 딸아이는 디미트라를 만나는 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디미트라의 이 현란한 손동작 기억하시지요?^^
 
(관련글 2013/12/16 - 그리스인 친구들과 만리포사랑을 부르게 될 줄이야)
 
 

 

그런 그녀와 또 다른 친구인 갈리오삐(그녀의 이름이 갈리 '오빠'로 들린다는 독자님을 위해 그녀의 애칭을 알려드릴게요. 그리스에서는 이 이름을 가진 여성들을 약칭으로 '뽀삐'라고 부른답니다. 처음엔 두루마리 화장지가 연상되어서 이 이름의 약칭을 들었을 때엔 풉 하고 웃음을 터트렸지만, 이젠 제 지인 중에 여러 명의 '뽀삐'가 존재하기 때문에 익숙해졌고 귀여운 약칭이란 생각을 한답니다.^^) 요즘 10월에 아테네에서 있을 한국어 능력시험 TOPIK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몇 주 전엔 지난 회 차 기출 문제로 모의 시험을 보았는데, 그 후로 시험 걱정에 몹시 심각해진 두 사람이랍니다.^^

그런데 지난 주에 이 친구들이 시험 응시원서를 작성하면서 정말 저를 빵 터지게 했던 일이 있었는데요.

 

갑자기 응시 날짜가 변경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서둘러 응시원서를 작성하고 응시료를 지불하는 등 바빴던 두 사람이, 저에게 보여준 응시원서에 붙인 사진 때문이었습니다.

뽀삐 양은 그냥 일반 증명사진을 무난하게 붙여서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글쎄 유쾌한 디미트라 양이 붙인 사진은...

 

증명사진은 분명 증명사진인데, 눈이! 눈이 빨간색인 거였어요!!!

 

 

이 사진도 이렇게 얼굴만 크게 반쪽으로 나온 이유가, 나비계곡에서 저와 셀카를 찍고 싶었던 디미트라였는데,

휴대폰 카메라가 줌 4배로 되어 있어서 그만 이렇게 사진이 나왔고,

분명 둘이 셀카를 찍었는데 사진을 확인하니 이렇게 나와서 함께 신나게 웃었답니다.

   우하하

 

 

그런데...증명사진은!!!

뙇! 빨간색 눈!!!

 

'이, 이걸! 시험응시원서에 쓰겠다고!!!???'

헉

 

 

아니! 왜! 일반사진에서 실수로 눈에 빛이 반사되어 빨갛게 찍은 것도 아니고, 하필 증명사진을 눈이 빨갛게 나오도록 찍었을까...정말 이상했는데요.

응시원서에 붙어 있는 그 사진을 처음 봤을 때는 너무 놀라고 웃겼지만, 혹시라도 이 친구가 민망해 할까 봐 크게 웃지도 못 하고 저는 웃음을 삼키며 물어야 했습니다.

 

"음. 크헉. 음...(웃음을 참느라 목소리를 가다듬고)

저기 디미트라! 왜 눈이 빨간색이에요?

보통 증명사진엔 이런 모습으로 찍긴 어려울 텐데...

그리고 사진관에서 일부러 이렇게 찍어주던가요???"

 

 

정말 궁금한 마음에 물어본 제 질문에 대한 그녀의 대답에 저는 결국 참았던 웃음을 빵 터트리고야 말았답니다.

 

"아웅. 그게요. 이 사진은 다른 때에 필요해서 찍어 둔 것이었는데,

그냥 평범한 증명사진은 너무 지루하잖아요.

그래서 좀 재미있게 나를 표현하고 싶어서 일부러 뽀삐에게 부탁해서

이렇게 찍어달라고 한 거에요.

헤헷! 뽀삐가 사진작가라 이렇게 증명사진이 나오게 알아서 찍어주더라고요.

참참! 그리고 쌤. 자세히 보면요~ 이 날 화장도 일부러 좀 과하게 했어요.

그래서 좀 괴기스러운 느낌이 들어서 저는 정말 좋아요!!!"

ㅎㅎㅎ

 

역시...좀비를 좋아하는 특이한 디미트라 양입니다.ㅎㅎㅎ

 

저는 한참을 한 바탕 웃고 "그래도 시험응시원서에 이런 사진을 쓰면 아무래도 좋아하지 않을 것 같은데, 사진을 바꾸면 어떨까요? " 라고 넌지시 말을 건넸고, 디미트라 양은 또 평소 그녀답게 쿨하고 흔쾌히 "그럼 바꿀게요. 다른 평범한 증명사진도 있어요!" 라고 말하고 다른 사진으로 얼른 바꾸어 붙였답니다.^^

 

 

나중에 그 증명 사진을 동수 씨에게 보여주니 역시 디미트라 양만큼이나 웃긴 것을 좋아하는 동수 씨 답게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어! 이 사진 정말 마음에 드는데! 아니 왜 응시원서에 안 붙인 거야!

그냥 붙어도 손색이 없겠구만!!"

슈퍼맨

ㅋㅋ 내 그럴 줄 알았어요.

ㅋㅋㅋ

 

주말에 동수 씨가 2박3일 동안 다른 지역 은행 금고 일로 출장을 가는 바람에(동수 씨가 없으니 집에 정적이 감돌더라고요.^^) 저는 금요일 토요일도 평소보다 몇 시간 더 많은 근무를 해야 했었고, 짬짬이 책 작업을 하면서도 밤엔 마리아나와 또 다른 호텔 투어를 다녀오는 바람에 피곤해서 정신 줄 놓고 지냈던 요 며칠이었는데요.

한번 씩 디미트라 양의 증명사진을 보며 그녀 특유의 너스레를 떠올리니 기분이 좋아지곤 했답니다.^^

 

 

 

"민수 씨! 이것 좋죠?" 라며, 시험의 듣기평가에 나오는 여성 성우의 목소리를 똑같이 흉내 내서 수업 중에도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디미트라 양. (토픽 시험에서는 예문의 남자 이름으로 민수 씨가 자주 등장한답니다^^)

 

 

독특하고 유쾌한 당신 때문에 오늘도 크게 웃어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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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꿋꿋한올리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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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트맘 2014.08.11 08: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디미트라도 동수씨 만큼이나 유쾌한 분이네요.
    주위에 이렇게 즐거운 분들이 계시니 피곤해도 웃을 수 있어 다행이예요.
    나이가 들수록 유쾌한 이들이 얼마나 좋은지 느낀답니다.
    저는 그런 사람은 절대 못 되거든요.

    마지막 사진, 마리아나의 호텔투어도 역시 즐거워요.^^

  2. 2014.08.11 08: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Favicon of http://indo4u.tistory.com BlogIcon 자칼타 2014.08.11 09: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핏 보면 조금 무서워 보이는 사진이네요.^^
    유쾌한 성격을 가지신 분이라서 그런가봐요.. 개성이 있다고 봐야할 것 같네요 ㅎㅎ

  4. 2014.08.11 18: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5. Favicon of http://hititler.tistory.com BlogIcon 히티틀러 2014.08.11 19: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사진을 보니 어릴 적 봤던 드라마 M 이 생각나네요.
    M도 악령? 귀신? 같은 거 쓰이면 눈색깔이 변했잖아요ㅎㅎ

  6. BlogIcon 들꽃처럼 2014.08.11 22: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에 미국인 영어선생님의 여권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거든요
    우리나라에서 그랬다간 모독죄?가 될거 같은데!

    저래도 되는 나라에 산다는게 부럽네요~~~

    빨간눈도 이쁘기만 한 걸요?

  7. Favicon of http://zomzom.tistory.com BlogIcon 좀좀이 2014.08.11 23: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사진을 여권사진으로 사용하겠다고 하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ㅋㅋㅋ

  8. BlogIcon 이재흥 2014.08.12 00: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증명사진 멋진데요~~그래도 노홍철 씨 주민등록 사진보다는 낫잖아요~~

  9. 은아 2014.08.12 13: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행복을 일상에서 찾아가는 모습이 좋아요. 디미트라도 특이하고 뽀삐도 이름이 재밌고 마리아나도 즐거워 보이고, 좋아요.^^

  10. 키키영구 2014.08.15 01: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ㅋ
    진지하고 심각한 증명사진과는 차원이 다르네요
    유쾌한 증명 사진도 썩 괜찮은걸요!!
    부디 한국어 시험 좋은 성적 받으시길요!!!!

    그리고 뽀삐님은 175 큰 키에 몸무게가 48킬로그램이면..으헉
    분명히..
    '사람이 아니므니다.사람이 아니므니다 마네킹이니므니다'

    마리아나는 호텔투어가 딱 맞나 봅니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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