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머무는 짧은 일정 동안 저는, 역사를 자랑하는 유명한 서점이나 예쁜 장신구를 파는 가게를 지날 때마다 마리아나를 위해 무언가를 사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집에 돌아와 짐을 풀었을 때도 시부모님, 남편을 위한 작은 선물들 외에 가장 많은 것이 딸아이를 위한 선물들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엄마라 어쩔 수 없는지, 정작 저 자신을 위해 산 것은 거의 없을 만큼 알뜰한 쇼핑의 결과물들은 모두 딸아이의 몫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아테네에서 떠나던 날 공항으로 출발하기 전에, 일행이었던 디미트라와 갈리오삐의 지인을 잠시 만나야 해서 '모나스티라끼' 지역의 한 카페에 머물게 되었는데, 전날 길가다 우연히 맛 보았던 마카롱이 자꾸만 눈에 아른거렸습니다.

 

다름아닌 마카롱은, 마리아나가 평소 정말 먹고 싶어하던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한국에 살았던 몇 년 전만해도 서울 시내의 유명 제과점에서도 마카롱을 흔하게 팔진 않았었습니다. 저희가 그리스로 이민을 온 이후에 한국 TV를 통해 보니 한국에 맛있는 마카롱을 파는 곳이 부쩍 많아졌구나 싶었고, 드라마에서도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마리아나는 - 익히 여러분도 아는 대로 ^^;; - 맛있는 먹거리에 대해 큰 행복을 느끼는 아이입니다. 

한국에서 만 네 살 때 유치원을 가는 이른 아침이면 분명 아침밥을 먹고 출발했는데도 불구하고, 집에서 유치원까지 가는 짧은 등원 길에 위치한 'P바게뜨'의 길다란 치즈케이크을 하나 사서 먹는 것을 큰 기쁨으로 여겼었을 만큼, 그리스에 온 뒤에야 알게 된 한국 TV에 등장하는 맛나 보이는 새로운 먹거리를 놓칠 리가 없습니다.

 

"엄마! 마카롱은 얼마나 맛있을까요?

저렇게 색깔로 여러 가지이니 분명 여러 맛이 나겠지요??

엄마! 정말 정말 먹고 싶어요!!!"

하트3

저에게 얼마나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반짝이며 묻던지, 순간 명랑만화에서 튀어나온 눈동자인줄 알고 깜짝 놀랐을 정도이니까요.^^

그런데 저희가 살고 있는 로도스에는 다양한 맛의 맛있는 마카롱을 파는 가게가 별로 없었기에, 이런 마리아나의 마카롱에 대한 호기심은 나날이 증폭되기만 했던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비록 아테네를 떠나기 직전이었지만, 의 마카롱을 파는 가게들이 자꾸 눈에 밟힐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저희가 앉아 있던 모나스티라끼의 카페에서 가까운 곳에 있던 베네띠 라는 그리스 프랜차이즈 가게(로도스에는 들어와 있지 않은 종류)의 가격까지 저렴한 형형 색색의 마카롱들을 녀석이 맛 본다면 얼마나 좋아할까 마음이 설레기까지 했습니다.

 

 

 

 

결국 앉아서 얘기를 나누는 일행들에게 잠시만 다녀올 곳이 있다며 양해를 구한 뒤 저는 마카롱을 사러 갔고, 딸아이가 좋아할 만한 맛으로 여덟 종류의 마카롱을 골랐습니다.

 

 

로도스 집에 도착했을 때, 일부러 마카롱 상자를 감춘 채 다른 선물들을 먼저 열어 보여주었는데, 딸아이는 정말 기뻐서 연신 "고마워요! 엄마!!" 라며 제 얼굴에 마구마구 뽀뽀를 했습니다.

그렇게 녀석의 기쁨이 큰 풍선 만큼 충분히 커졌을 때, 저는 짐짓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마카롱 상자를 딸아이 앞에 내려 놓았습니다.

전혀 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꽁꽁 싸매진 포장을 조심스럽게 뜯어서 드디어 마카롱 상자를 열어본 마리아나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저는 정말 딸아이의 그런 표정은 처음 보았습니다.

 

약 10초 동안 입을 '아' 하고 크게 벌린 상태로 다물지를 못 했고, 눈에는 마치 충분히 헬륨이 찬 풍선이 하늘로 두둥실 뜨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처럼 기쁨에 가득 찬 채, 마치 자막으로 [정지 화면 아님] 이라고 써 넣어야 할 것 같이 정지 상태로 그 작은 마카롱 상자를 쳐다 만 보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웃기던지 저는 큰 소리로 하하하하…그렇게 좋아? 라고 웃으며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짧지 않았던 10초가 지나가고, 마리아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제 목을 끌어 안으며 "엄마! 고마워요!! 나 정말 먹고 싶었었는데!!!" 라며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감사를 보여주었습니다.

 

 

 

요렇게 작아질 정도로 웃으며!

 

이 사진은 전에 한국의 할머니로부터 다른 선물을 받았을 때 찍어 둔 사진입니다.

마카롱을 준 날은 제가 사진을 찍을 경황이 없어 찍지 못 했습니다.^^

 

 

처음 보는 만들기 재료, 예쁜 학용품, 목걸이 선물보다도 한 상자에 4.5유로 (약 6,000원) 정도에 산 형형색색의 마카롱이 딸아이를 더 기쁘게 한 것을 보면, 평소 꼭 원했던 그 무언가를 얻었을 때에 실제 물건의 값어치와 상관없이 큰 기쁨을 주는 선물이 되는구나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카드를 하나 써서 선물들 사이에 끼워 넣었었는데, 딸아이는 제가 몇 마디 쓰지도 않은 그 카드를 읽은 후 "엄마, 정말 감동이에요...고마워요. 훌쩍"라며 울먹이기까지 해서, '그래도 크고 비싼 것보다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알아서 다행이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후 마카롱은 딸아이가 저와 동수 씨에게 하나씩 먹어보라고 나누어 준 것 외에 여섯 개가 남아 며칠 동안이나 냉장고에 있었는데, 딸아이는 조금씩 아껴서 먹는 며칠 내내 상자를 열며 행복해 했답니다.

물론 다음엔 아테네에 함께 가서 한국 식당과 마카롱 가게에 들르겠다며 언제 함께 갈수 있는 거냐고, 혹은 마카롱을 만드는 레시피를 찾았는데 엄마가 집에서 만들어 줄 수 없냐고 저를 졸라대는 녀석 때문에 저는 그 후로 무척 피곤한 나날을 보내게 되었네요.

쉿! 아테네에는 마카롱만 가게 전체에 파는 다른 가게들도 있더라는 말은 물론 비밀로 했답니다. ^^

 

 

 

여러분 쌀쌀한 날씨에 맛난 것 많이 드시는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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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리브나무 씨의 근황입니다.  더 자주 글을 올리겠다는 말이 무색하게 이렇게 오랜만에 여러분을 뵙게 된 것은, 시아버님께서 지난 주 예기치 않아던 갑작스런 여행을 타지로 떠나심으로 인해, 평소 아버님이 하시던 업무가 고스란히 제게 떨어져 5일 동안 하루 12시간을 넘게 사무실에서 일을 해야 했기 때문이랍니다. 정말 눈이 팽팽 돌더라고요. 처음 해보는 일들도 많아서 실수도 작렬이었고요...

아버님이 돌아오신 후? 업무 과부하로 저는 거의 기절하듯 자야했답니다.ㅠㅠ

결론적으로 여러분 그리웠어요!! (기다리다 목 빠지시겠다는 분들도 계셨는데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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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꿋꿋한올리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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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author-sooyoung.tistory.com BlogIcon author-sooyoung 2014.11.18 21: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색깔도 너무 예쁜 마카롱을 보니 다 늦은 저녁인데 한입 먹고 싶네요. 맛이 어떨지도 궁금하구요. 왠지 그리스의 음식은 다 맛있어 보여요~~^^*

  3. BlogIcon 채영채하맘S2 2014.11.19 0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카롱이라... 저도 맛보고 싶은데 조그만게 하나에 1,200원이라고해서 구경만하고 있지요. 저도 마카롱을 선물 받으면 마리아나처럼 반응할까요? 마리아나는 볼때마다 느끼지만 너무 사랑스러워요^^

  4. 2014.11.19 01: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5. 마카롱씨 2014.11.19 01: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카롱은 맛있어서 좋다입니다. 하지만 만들면 쓰레기가 됩니다.
    역시 오븐을 좋은걸로 사고싶은 마음이 것입니다.
    온도조절이 숫자로 적혀 않기때문에 상세 조절이 안되는 생선구이 그림 있어인것

  6. sally/jenny dad 2014.11.19 05: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랜만에 올리브씨 글이 올라와 있는거 보니, 반갑네요..
    지난번 그리스 은행 문의 도움 받은 사람입니다. 이제 그리스 온지
    몇 달 되었네요. 몇달 동안 느낀 것은 그리스 쿠키/초콜릿이 맛있다는 겁니다. ㅋㅋ
    마카롱 좋아하는 마리아나 볼수록 참 귀엽네요.. 제 딸이랑 이미지가 너무 비슷합니다. ㅋㅋ
    제가 사진을 올릴 수 있다면.. 비슷해서 놀라실 겁니다. ㅋㅋ
    어쨋든 좋은 글, 그리스 정보 감사합니다. 덕분에 즐거운 시간 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부탁합니다...

  7. 2014.11.19 09: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8. 이곡 2014.11.19 09: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 귀염 돋는 마리아나!!!
    제 목을 제자리로 돌려주셔서 감사해요.
    엄청 바쁠거라 생각하긴 했지만 그래도 기다려지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재주가 많아도 피곤하군요.
    제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시아버님 업무를 떠 맡진 않았을거예요.
    아버님이 절~대로 저에게 일을 맡기지 않았을테니...ㅋㅋ

  9. 2014.11.19 10: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0. BlogIcon 레오맘 2014.11.19 12: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옛말에 보고만 있어도 배부른 것이 논에 물 들어가는 거하고 자식입에 밥 들어가는거라고 했는데 자식 낳아서 키워보니까 그만큼 실감나는 말이 없더라구요. (^^) 마카롱 저도 참 좋아 하는데요.하루에 하나씩 아껴가며 먹었을 마리아나의 모습이 눈에 환~히 보입니다~ㅎㅎ

  11. 2014.11.19 12: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2. 러브후 2014.11.19 16: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정말 귀여운 마리아나~~
    저까지 엄마 미소가 지어지네요...
    요새 한국은 마카롱 정말 많이 파는데..
    보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지만 상할걸 알기에...ㅎㅎ
    여튼 너무 귀여워요!!!

  13. 민트맘 2014.11.19 18: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이 포스팅을 이제서야 보게되다니요.
    저도 목빠진 사람중의 하나인데 말입니다!!

    마리아나의 호기심어린 초롱눈망울이 보이는 듯하고 그 기쁨마저 전해지는군요.
    저 고운 마카롱은 색깔 만으로도 아가씨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텐데
    티비에서 볼때마다 얼마나 먹고싶었을까요.
    아껴서 먹고난 후의 감상은 어땠을까 궁금합니다.
    솔직히 저는 먹어보곤 좀 실망했었거든요.ㅎㅎㅎ

  14. 2014.11.19 23: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5. 2014.11.20 17: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6. 릴리안 2014.11.20 18: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리브나무님 ~ 아프지 마시고 건강하세요. ♡
    마리아나와 행복한 소식 간간히 들려주시는 것이, 제겐 일상의 작은 기쁨이 되어주고 있답니다. ^-^

  17. 보헤미안 2014.11.22 20: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참 좋아하죠☆
    다이어트와 그리고 가격때문에 먹지 못할뿐!
    거래처(?)는 확보해 두었습니다만..ㅠㅠ
    마리아나의 표정이 상상되어 저도 준거 하나 없이 흐뭇해졌는데~
    사진으로도 짠 하고 나왔네요☆
    나중에 마리아나가 숙녀가 되면 친구들하고 식도락여행 떠나는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쿄쿄쿄☆ 그 전에 동네 맛난이들은 다 점령을 했겠죠☆

  18. 씨미씨미 2014.11.23 20: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리아나의 기뻐하는 모습이 올리브님의 글만으로도 눈앞에서 본것처럼 느껴지네요 ^^
    저한테는 마카롱은 입 보다는 눈으로 느끼는 음식같아요. 알록달록한게 이쁘지만 손은 잘 안가게 되더라고요.
    여튼, 올리브님과 마리아나의 오랫만의 글이라 반갑네요~

  19. 키키영구 2014.12.05 13: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ㅎ
    마리아나 표정 충분히 짐작가네요^^
    저도 마카롱을 얼마전에 맛보게 되었는데
    음..단맛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충분히 좋아할만한 맛이었어요
    ㅋㅋㅋ
    색깔이 참 이쁘죠
    마리아나 얼마나 행복했을까요!!!!

  20. Favicon of http://lincat.tistory.com BlogIcon 적묘 2014.12.16 00: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꺄아~~~ 저 완전 공감...마리아나에게!!!!

    저도 정말 정말 드라마 보면서 궁금했었거든요.
    그런데 리마에는 마카롱 파는 곳이 꽤 있더라구요..;;

    그걸 몰랐었다지요 ^^:;

  21. Favicon of http://fruitfulife.tistory.com BlogIcon 열매맺는나무 2014.12.24 22: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카롱 8개에 6천원이라니! 정말 싸군요!!
    귀여운 마리아나의 환호가 여기까지 들리네요. '수십가지'를 모두 다른 색색가지 마카롱 색으로 쓰신 올리브님의 센스도 느껴져 빙그레 웃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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