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 새 학년을 시작하는 가을 입학제인 그리스에서 딸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뒤 1년을 보내고 첫 여름 방학을 맞았을 때입니다.

기후 특성상 겨울 방학이 2주뿐이고 여름 방학이 석 달 정도 되기에, 6월 중순에 여름 방학이 시작될 때 언제 이 긴 방학이 끝나고 정확히 새 학년이 시작하는지 알고 싶은 것은 부모로서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대략 9월 10일에서 15일 사이에 시작할 거에요." 라는 대답만 했을 뿐, 정확히 언제 방학이 끝나고 2학년이 시작하는지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방학을 할 때 개학일을 정확하게 공지하거나 새 학년이 언제 시작하는지 확실한 날짜를 미리 알 수 있는 한국에서 살다 온 저로서는, 이런 그리스 시스템이 답답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신기한 것은 다른 그리스 엄마들은 저처럼 개학일을 모른다는 것에 대해 답답해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었는데요.

아니, 엄마들뿐만 아니라 주변 그리스인 누구도 개학일을 몰라 답답해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왜 정확한 개학일이 궁금하지 않나요?"는 저의 질문에 그들의 한결 같은 대답은 이랬습니다.

"8월 말쯤 되면 교육부에서 뉴스부터 신문, 인터넷 등 모든 매체를 통해 정확한 개학일을 공지할 건데 뭘 궁금해 할 필요가 있나요? 매년 시작하는 날짜가 달라지긴 해도 얼추 비슷한 날짜에 시작하니 그렇구나 생각하며 기다리면 될 걸요."

 

그러니까 교육부에서도 이 날짜를 미리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아무리 그리스 공무원 체계가 좀 늦고 비합리적이라고는 하나 분명 그리스 교육부에도 1년 운영계획안이란 것이 있을 텐데, 어떻게 6월에 시작한 방학의 개학일을 8월이나 되어야 결정할 수가 있는지 그게 참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몇 년을 그리스에 살며 이런 저런 상황들을 살펴보면서, 저는 비로소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최근 그리스 교육부 장관인 안드레아스 로베르도스Ανδρέας Λοβέρδος

"2014년 새학년(학교들)은 9월 11월문제 없이χωρίς προβλήματα 열릴 수 있게 되었다."

라고 공립학교들개학 날짜를 발표했습니다.

 

도대체 문제 없이 학교들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은 어떤 뜻인 걸까요?

 

 

바로 이것이 그리스에서 방학 시작 때 개학일을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1. 선생님들의 잦은 파업

그리스 역시 공립학교의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방학을 한 이후에도 학년을 마무리하기 위해 일정 기간을 출근을 더 하고, 개학 전에 아이들 보다 2주 정도 먼저 출근을 시작하는데요.

이 개학 전에 먼저 출근한 선생님들이 새 학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학교나 교육부에 교육 환경과 관련해 요구 사항이 생길 수 있고 이런 경우 '파업'을 감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그리스 문화이기 때문입니다.

노동자들의 파업 문화가 자연스러운 그리스에서는 파업 자체가 근로 환경을 개선하길 원한다는 자신의 목소리와 같은 역할을 하기에, 필요에 따라 소수든 다수든 파업을 하는 선생님들은 늘 존재합니다.

그런데 만약 새 학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전국적으로 대규모의 파업이 진행되게 된다면 학교를 제 때에 시작할 수가 없게 되므로 시작 날짜가 바뀔 수도 있는 것입니다.

물론 경제위기로 파업이 극에 달했던 2011년에 비해 현재는 교원공무원들의 파업 빈도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그나마 선생님들의 파업 덕에 늑장이었던 교육부 행정이(교과서 배포나 선생님 충원 등)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도 보았기 때문에, 아무리 EU 요구 때문에 그리스 노동자들의 파업이 전보다는 힘을 잃었다고는 해도 선생님들의 파업은 어쩔 수 없이 필요한 요소란 생각이 듭니다.

 

 

    2. 부족한 선생님의 수

원래도 그리스에서는 선생님들이 다른 학교로 배정될 때 행정적인 문제로 이미 새 학년이 시작되었는데 뒤 늦게 전근 명령이 나는 경우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그리스가 경제 위기를 맞은 이후로는 EU와 구제금융의 요구대로, 정부에서는 교원 공무원에 대해 임금삭감과 대대적인 정리해고를 했고 최근엔 임용고시 자체를 시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교육학을 이수한 대학생들은 다수가 실업자가 되거나 다른 진로를 찾아 나섰고 반면 그리스 전국 공립학교에는 교사 부족 현상이 일어나고야 말았는데요.

특히 예체능 과목의 경우 교사 부족 현상이 더 심해져서, 학생 수가 적은 학교의 학생들은 아예 일부 과목 선생님 없이 1년을 나기도 했습니다.

또한 제2외국어 교과목 선생님들도 현저히 부족하여, 매년 다른 지역의 학교로 배정되는 해프닝들을 겪고 있습니다. 제 주변의 몇몇 선생님들의 경우 3년 째 해마다 이사를 해야 할 만큼 1년에 한번씩 전혀 다른 지역으로 배정이 되어서 자녀들과 상당히 고생을 해야 할 정도입니다.

 

이렇게 턱없이 부족한 수의 선생님들로 전국에서 동시에 새 학년을 꾸리려니, 안 그래도 행정이 늦은 그리스 교육부에서는 방학을 할 때 개학 날짜를 미리 정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적재적소에 선생님들을 배치해야 하는데 그게 결코 쉬울 수 없는 상황이니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이런 저런 그리스의 현상들을 지켜보다 보니, 개학 날짜를 미리 정확히 알 수 없는 그리스 상황을 이제는 저도 이해하게 되었고 8월 말쯤 되어서 매체에서 발표되는 그리스 개학 날짜를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그리스에서는 대개 월요일에 개학을 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개학 며칠 후 또 주말을 맞이해서 아이들 역시 개학 스트레스가 덜 한 편인데요.

올해도 딸아이는 석 달의 긴 여름 방학을 마치고 이번 주 목요일에 4학년을 시작하기 때문에 금요일 하루 정규 수업을 하면 또 주말이라 그나마 편안하게 개학을 맞이하는 듯 하네요.

 

 

 

 

한국에서는 이제 추석 연휴와 대체 휴일 등이 마무리 되며 출근하시는 분들도 계실 듯 한데요.

언제 어느 곳에서든 쉼 끝에 해야 하는 일들은 조금은 스트레스를 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계신 여러분이나 전 세계 각 곳에 계신 분들 모두, 분명 다시 순조롭게 업무에 복귀하실 수 있을 거라고 저는 응원하고 싶습니다.

마치 마리아나의 새로운 4학년을 응원하듯이 말이지요.

 

 

여러분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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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기로 했던 답글들과 제 근황들은 조만간 또 쓰도록 할게요. 이번 글은 너무 오랜만이라 많이 죄송한데요.

  기다려 주셔서 참 감사해요!

 

 

Posted by 꿋꿋한올리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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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신기한나라의앨리스 2014.09.10 01: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올리브나무님. 제 평생 이렇게 댓글을 쓰게 될줄이야... 정말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저는 콜로라도에서 미국인 남편과 한 아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올리브나무님의 글로 인해 오랜 저의 우울증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면 믿으실런지요. 감사합니다. 막말댓글에 상처를 많이 받으시는것 같아서 마음이 않 좋았어요. 저는 얼마 전에야 올리브나무님의 글을 처음으로 발견했거든요 아주 우연히... 힘내시고요, 많은 응원을 보내드립니다. 행복 하세요. 추신; 올리브나무님 의 남편분이 저의 남편과 너무도 닮아서 놀랬다는...

  2. 2014.09.10 06: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2014.09.10 08: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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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4.09.10 13: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5. BlogIcon 들꽃처럼 2014.09.10 13: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름방학 정말 기네요~~
    방학 지나고 오면 애들이 정말 많이 커서 오겠어요

    방학동안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이제 드디어 끝났네요
    축하드려요~~~~

  6. 2014.09.11 06: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7. 2014.09.11 06: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8. 2014.09.11 17: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9. 2014.09.11 18: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0. 보헤미안 2014.09.11 19: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리아나가 새학기겠네요☆
    두근두근 하고 있겠네요☆
    음...정확한 개학날이 없고 뉴스에서 명확하게 알려준다면 외려
    다가오는 개학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덜해서 애들한텐 좋겠네요☆

  11. 키키영구 2014.09.12 13: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아아~ 개학이군요!
    마리아나~~~~~개학이 좋니? 방학이 좋니? 물어보고 싶네요 ^^
    마리아나 친구 엄마가 돌아가셨군요...이런
    마음이 넘 아프겠다....

    마리아나는 등장할 때마다 훌쩍훌쩍 크는군요!!!
    그래도 볼살은 그대로이길 바래...*^^*

  12. Favicon of http://ipher.tistory.com BlogIcon 나을의공책 2014.09.12 13: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그리스에서는 이런일들도 있군요. 새로운 지식을 얻고가네요.
    뉴질랜드에서 인사드립니다! :D

  13. 쟈스민 2014.09.12 21: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추석은 잘 보내셨어요?
    여기서야 한국의 그리운 사람들 만 생각이 나네요.
    저도 아들 딸 모두 개학을 하여 이제 혼자만의 시간을 조금 가질 수 있게 되었네요.
    더운 방학 동안 얼마나 지지고 볶고 했는지...
    에휴... 이제 부터 다시 정신차리고 또 열심히 생활해야죠?
    아자아자 화이팅!!!
    참!!! 나의 결혼 원정기 다 보았어요

  14. Favicon of https://fruitfulife.tistory.com BlogIcon 열매맺는나무 2014.09.12 22: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석달이나 되는 여름방학... 기후에 맞춰 진행되는 것이겠지만, 아이들은 즐겁겠습니다. ^^

  15. BlogIcon 몬트리올댁 2014.09.14 11: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캐나다 몬트리올이에요. 여기도 개학날을 미리 알려주지않아서 첨에 어리둥절한 기억이있네요. 요즘 적응의 계절. 새학년 모두들 잘 적응하고 학교 잘 다녔으면좋겠네요.

  16. 2014.09.14 16: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7. 리아 2014.09.15 06: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왔는데 벌써 마리아나가 4학년 되는군요. 즐거운 신학기 시작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나저나 이쪽은 벌써 가을날씨에요. 점점 바람이 추워지네요. ㅠ.ㅠ

 

 

 

 

"엄마, 잠이 안 와…나 내일 일찍 일어날 수 있을까?"

마리아나가 제게 이렇게 말하고 뽀뽀를 하고 자기 방으로 돌아간, 벌써 오늘 저녁만 네 번째 있는 일입니다.

녀석이 이렇게 잠을 잘 수 없는 이유는 내일이 바로 학교를 다시 가는 날이기 때문인데요.

성격이 예민해서 인지 매번 연휴나 방학 끝에는 2~3일 전부터 잔뜩 긴장을 하고 몸살이 나기도 해서 제가 다독이고 괜찮다고 말을 해주어야 하는데, 이번에도 2주간의 명절 방학이 끝이 나려니 잔뜩 긴장을 했는지 토요일이었던 어제는 열이 39도까지 오르며 툭하면 눈물을 흘렸습니다.

 

사실 연휴 2주 동안, 저도 남편딸아이에게 "공부하지 말고 밖에서 뛰어 놀고,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했습니다.

 

 

그리스 아이들과 십대들

 공교육 강화로 매일 학교 숙제가 많고 예체능 학원을 여러 곳 다니는 그리스 아이들 역시, 학기 중엔 맘껏 뛰어 놀 시간이 많은 것은 아닙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부에 손을 놓은 아이들은 일찍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나름의 십대를 즐기다가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을 하거나, 각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자격증을 획득하도록 지원하는 학교(2년~7년제)에 대학 대신 입학하지만,

공부를 하기로 맘 먹은 아이들은 인문계 고등학교 학생 비율이 전체 고등학생 중에 적음에도 불구하고 4년 전액 무료로 국립대학(전국 19개)을 다닐 수 있으니 어떻게든 대학에 들어가려고 열심히 공부를 해서 의외로 대학 경쟁률도 높고 재수생도 많습니다.

꿋꿋한올리브나무

 

 

 

그래서 딸아이는 2주 연휴 동안 읽고 싶었던 책을 보고, 친구들과 만나서 놀고, 만들기를 원 없이 하며 명절 연휴를 신나게 보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명절 준비로 바쁘게 쇼핑을 하거나 사무실 일로 외근을 해야 했던 저를 쫓아다니며, 오랜만에 함께 시내 구석구석을 다니며 맛있는 것을 제게 얻어 먹었습니다.

 

 

 

작년 수영복이 완전 작아져서, 생일 때 할아버지로부터 받았던 돈으로 수영복도 하나 샀습니다.

 

 

"엄마! 오늘 시내에 가면 그 O&O옷 가게 옆에 있는 파이 집에서

버섯파이 하나 사주면 안 될까요???"

 

 

"엄마! 내일 시내에 가면 보석 파는 가게 옆의 오믈렛샌드위치 하나 사주면 안 될까요??"

 

"엄마! 나, 오늘은 좀 멀리 있는 어린이 놀이터 있는 카페에 가서 놀고 싶은데,

잠깐만 들를 수 없을까요??"

 

결국 오전 업무 후에 점심시간에 딸아이가 가자던 카페에 갔었습니다.

 

"엄마! 우리 나비 계곡도 가고, 해변에 수영하는 관광객 있던데

바다에 수영하러 가면 안 될까요??"

 

뭐...딸아이가 원하는 것들 중 대부분은 들어 주었습니다. 파이나 샌드위치2유로(3,000원)면 사는 것들이니, 그 동안 학교 매점 샌드위치와 파이, 혹은 제가 싸 주는 것만 매일 먹던 딸아이가 별미를 먹으며 기뻐하는 크기에 비하면 큰 돈이 드는 것도 아닙니다. 시내에도 키즈카페가 많은데, 딸아이가 가자던 어린이 놀이터가 있는 카페는 보통 딸아이가 바쁜 주중에 일부러는 좀 가기 어렵게 1시간 넘는 거리에 떨어진 곳이라, 연휴이니 특별히 가고 싶어 하는 것 같아 데리고 가 주었습니다.

날씨가 요 며칠 흐려서 나비 계곡(시에서 좀 멀어요.)이나 수영하러 데려가진 못 했지만, 대신 차로 올라갈 수 있는 다른 산에도 잠시 다녀왔습니다.

지난 주 날씨가 이렇게 흐린데도 수영을 하는 관광객들

 

그런데 말입니다.

딸아이는 그 때마다 이렇게 말을 하는 것입니다.

"엄마! 내가 꼭 관광객이 된 것 같아서 저어어어엉말 좋아요!"

"뭐? 관광객이 뭐가 좋은데? 어디에 뭘 싸게 파는지도 모를 수 있는데?"

"음...관광객들은 여기에 놀러 온 거잖아요. 매일 수영도 하고, 쇼핑도 하고, 맛 있는 것도 먹고... 나도 그러고 싶은데 학교도 가야 하고 학원도 가야 하고... 또 엄마는 일 해야 해서 바쁘고..."

 

저는 마리아나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했습니다.

"마리아나! 이제 한 달 반 만 지내면 여름방학이야. 금새 또 관광객처럼 지낼 수 있다고. 곧 더워져서 해변에서 잠시라도 수영하지 않으면 못 견디는 날씨가 온다니까. 그때가 되면 네가 원하지 않아도 관광객처럼 지낼 텐데 뭐…"

"그래도. 엄마. 그거랑 관광객은 또 달라요. 난 여기 이사오기 전에 엄마랑 그리스에 여행 왔을 때가 자꾸 생각이 나요. 매일 특별히 해야 할 일이 없으니, 예쁘게 차려 입고 여기 저기 구경하러 다녔던 거요. 진짜 행복했는데... 학교 다닐 때는 매일 체육해야 하니 운동화에 편한 옷 차림인데..."

"그랬구나... 그 때랑 뭐가 다를까? 응. 그래. 매일 예쁘게 원피스차림으로 차려 입고 나오지는 못 한 다는 거? 그리고 네가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거?"

 

제가 이렇게 말을 하자, 갑자기 딸아이는 또 생각난 듯 울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월요일에 학교에서 영어 시험도 있고, 그리스어 시험도 있고, 학원에서도 영어 시험이 있는데 난 어떻게 하지...엉엉.."

저는 아이를 달래며 "스트레스 받지마. 그럴 필요 없어. 학교 시험은 지금부터 같이 공부하자. 엄마가 도와줄게. 그리고 학원 시험 스트레스 받으면 학원 하루 가지마. 네가 중학교나 고등학교 입시생도 아닌데 그렇게 몸이 아플 정도로 스트레스 받으며 공부할 필요 없어. 엄마가 학원 선생님한테 전화할게."

아이는 그제서야 눈물을 좀 멈추고 학교 영어시험 범위에 있던 것을 다시 꼼꼼하게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까…

딸아이는 똑같이 해변에서 쉬고 똑같이 밖에서 파이를 사 먹어도, 관광객들은 쉬러 온 것이니 해야 할 일이 없이 여유로워 보였던 것이 못 내 부러웠던 것입니다.

 

 

작년 여름, 제가 찍어서 올렸던 사진 기억하시지요?

참 여유로워 보이는 관광객들입니다.

 

그리스매년 평균 1,770만 명의 관광객이 여행을 오는데, 이는 그리스 등록 인구보다 많은 수입니다.  이 중 1,270만 명이 인근 유럽에서 오는 관광객으로 총 관광객의 92.8% 입니다. 이 중 독일인 관광객은 230만 명에 달합니다. 2014년 그리스 방문 예상 관광객 수는 1,850만 명입니다.

그리스 전국에는 스튜디오나 작은 숙박시설을 제외한 "별이 1개 이상 있은 호텔'만 집계했을 때 9,111개의 호텔이 있습니다.

<출처- en.wikipedia.org>

로도스 역시 9개월 동안 매일 최대 10만 명의 관광객 다녀가는 곳이라, 여름 동안은 관광객으로 가는 곳 마다 발 디딜 틈이 없이 복잡해, 관광객이 거의 없는 나머지 3개월과 거주 인구가 10배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출처- www.greekisland.co.uk>  <www.visitrhodes.gr> 

 

 

저는 딸아이를 이렇게 달랬습니다.

"하지만 그리스인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 쉬는 여름이 가장 바쁘잖니. 아빠도,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고모도 모두 여름엔 정신 없이 일을 하는 거 몰라? 그나마 너와 엄마는 해변에 나갈 시간이라도 있지만, 아빠는 작년 여름 7개월 동안 딱 두 번 해변에 나갔었어. 해변이 코 앞인데 말이야. 너도 이제 그리스에 이만큼 살았으니, 아무리 수 많은 관광객이 부러워 보여도 여름이면 더 수고하는 그리스인들을 보면서 관광객들을 너무 부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대신, 우린 또 다른 곳에 여행 갈 때도 있잖니. 그리고 우린 날씨 좋은 곳에 살잖아. 난, 네가 누릴 수 있는 좋은 것만 봤으면 좋겠어. 가끔 한국 관광객 지나갈 때마다, 한국음식 먹으러 한국 가고 싶다고 좀 그만 얘기하고. "

 

며칠 전에도 시내에서 한국 관광객 아주머님들이 저희 옆을 스쳐 지나갔는데, 한국말이 들리자 돌아본 딸아이는

"어머! 엄마! 한국 사람들이야! 나, 한국 사람, 작년 여름에 보고 9개월 만에 처음 봤는데요! 나랑 말이라도 한 마디 하고 가시지 그냥 막 가 버리셨네요. 내가 한국사람처럼 안 보이나 봐요.

근데 우동이랑 양념갈비랑 곰탕이랑 너무 먹고 싶다! 한국 사람들하고도 많이 말하고 싶다~~한국 놀이공원에도 가고 싶다~ 아~~ 한국에 가고 싶다~ 나는 한국 관광객이고 되고 싶다~~~~"

라고 말했으니까요.

 

그리스 관광객은 공부도 일도 안 하고 쉬는 것 같아 보여서 되고 싶지만, 한국 관광객은 더 많은 이유에서 되고 싶은 마리아나입니다.

딸아이가 그토록 원하는 우동이랑, 양념갈비랑, 곰탕이랑, 김치랑, 언제나 가까운 곳에서 맘 만 먹으면 드실 수 있는 한국에 계신 여러분.

언제나 한국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여러분.  

(저는 토요일에 한 달쯤 만에 한국의 친구와 통화를 했는데, 아무래도 말은 글보다 즉흥적이니 자꾸 단어가 빨리 입에서 안 튀어나와서 한참을 머뭇거려야 했습니다…친구하고라도 대화로 세월호 참사에 대해 울분을 터트리니 살 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세월호에 대해 말로는 처음 대화를 한 것이었거든요. 정말 여기서는 누구하고도 내 나라의 사고에 대해 속 시원하게 얘기할 수가 없으니까요. 한국 사람끼리는 나라 흉을 보더라도 또 그 후엔 내 나라이니 보듬어야지 어떻게 하겠냐 로 끝날 수 있는 대화인데 말이지요.)

일상을 살아야 하니 한국에 놀러 온 관광객 같이 살 순 없겠지만,

여러분은 제 딸 마리아나가 그렇게도 여행가고 싶어하는 곳에 살고 계십니다.

파이팅 하는 월요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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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꿋꿋한올리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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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트맘 2014.04.28 09: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 관광객이 되고싶은 마리아나의 이유가 너무 타당하네요.
    사는것과 여행객은 분명 차이가 있지요.
    그런데 먹고싶은게 너무 많아서 걱정인 마리아나,
    예민한 마리아나가 저와 너무 닮은꼴이라 격하게 공감이 갑니다.
    저도 손톱만한, 예를들어 손수건을 다려야 하는데 그냥 잠자리에 들었다든지 하는 일이 있으면
    잠을 못자니까요.ㅎㅎ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5.05 21: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역시...민트맘님은 마리아나와 비슷한 부분이 많이 있으시군요^^
      아마 나중에 민트맘님과 민트를 만나게 된다면, 마리아나가 몹시 처음에 수줍어하더라도(친해지면 또 안 그러는데 말이지요.) 민트맘님께서는 충분히 이해해 주실거라는 마음이 들어요^^
      그런데 우리 민트랑 마리아나랑 서로 수줍어하다가 시간을 다 보내고 헤어질 때 되어서 막 친해져서 아쉬워할까 그게 걱정이네요^^ㅎㅎㅎ
      감사해요!!

    • 민트맘 2014.05.11 12: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럼요, 너무나도 이해하지요.
      안 그런분들은 수줍어서 그런다는걸 이해못하셔서 너무 답답하거든요.
      저처럼 인상이 까다로워 보이는 사람은그래서 더 오해를 많이 받아요.ㅠㅠ

  2. Favicon of http://keijapan.tistory.com BlogIcon 일본의 케이 2014.04.28 09: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따님이 은근 스트레스를 많이 느꼈나 보네요...
    그냥 그 나이엔 맛있는 거 먹고, 맘껏 뛰어 놀아도 되는데...그게 현실적으로 되지 않으니...
    귀여우면서 안타까운 마음이에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5.05 21: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 케이님..
      아이가 뭘 잘 못 했을 때 학교에서 선생님한테 지적 받거나 그런게 정말 싫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잘 하려고 애를 쓰는데, 아무래도 그런 부분은 성격인 듯 해요. 저는 그렇게 그러진 않았었는데 말이지요...
      늘 감사해요!

  3. kiki09 2014.04.28 09: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리아나가 개학을 앞두고 이래저래 걱정이 많았나 봐요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저 역시 개학을 앞두고 일주일 전부터는
    급 우울'모드에 빠지곤 했어요
    학생이라면 누구나 그럴거에요
    특히나 마리아나처럼 내성적이고 세심한 성격이라면
    태산처럼 쌓이는 걱정거리를 마주고 있으려니
    겁부터 났을거에요

    그러다 근심 걱정 없는 관광객들을 보고 있노라니
    자신의 처지가 더욱 분명해졌을 것이고 ㅎㅎㅎㅎ
    얼마나 우울했겠어요

    한국의 것들이 많이 그립나 봅니다
    마리아나가 나열한 음식들을 공수해다 줄 수도 없고
    안타깝네요..
    우리 마리아나의 그런 속도 모르고
    무심코 지나쳐 가버린 한국 관광객들이 야속합니다..^^

    그나저나
    마리아나 부쩍부쩍 자라는 것이 보여요
    분홍색 플랫 슈즈도 이쁘네요
    아가씨 같아요 ^^
    올 해는 외조부모님께서 그리스 여행 계획 없으신가요
    두 분께서도 손녀가 무척 그리우실텐데요..

    그래도 한달만 버티면 방학이니
    좀 적응할~만 하면 방학이네요 ㅎㅎㅎㅎㅎ
    코 앞에 바닷가 인데도 여름에 딱 두번 다녀오셨다니
    동수님도 누구처럼 단기간 관광객이 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으시겠죠
    그런데 관광객은 이방인이잖아요..
    결국 돌아가야 할 곳이 있고 그 곳에선 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생활자이니..
    마리아나가 이 사실을 알 때 즈음엔
    정말 아가씨가 되어 있겠군요 ^^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5.05 21: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앗! 키키님도 그러셨군요!!
      어쩐지 키키님은 털털해보이시지만,
      은근히 꼼꼼한 스타일이 아니실까 싶습니다~
      그래서 방학 숙제도 꼼꼼하게 하셨을 듯 해요!


      저는 마리아나에게 늘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미리 많이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하는데도
      타고난 성격이란 게 있으니 그게 또 잘 안되는 모양이에요~

      저 플랫슈즈는 이번 딸아이 생일 때 시누가 선물로 사준 것인데,
      녀석이 발이 얼마나 컸는지, 제 발보다 두 사이즈 밖에 안 작더라고요. 이제. 한국 사이즈로 230-235 정도 되는 것 같아요ㅠㅠ
      제가 245거든요. 저희 집 아버지쪽 유전이 발가락이 개구리 왕눈이 손가락처럼 길다는....^^;;

      암튼, 키키님. 연휴는 잘 보내고 계시는 거지요??
      저는 지금 댓글을 쓰면서, 어떻게든 기분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엄청 큰 커피 한잔을 사다가 사무실에서 마시면서
      입꼬리를 막막 올리고 있는 중이랍니다...^^;;

      안 좋았던 일들은 되도록 던져 버려야겠다...뭐 그러고 있어요.

      키키님. 늘 감사해요!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4. 역량 2014.04.28 10: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그.. 한국이나 그리스나 애기들이 공부하느라 정말 힘들군요. 제가 엄청 늙지도 않았는데 세상이 빨리빨리 변했다는 걸 느껴요. 제가 어렸을 땐 중학교나 가야 궁둥이 한 번 붙이고 '이제 좀 진지하게 학교를 다녀볼까' 이랬었는데..

    저도 먹고 싶은 거 많아요. 일단 경기도로 나가서 한정식 한 상 받고 싶고, 종로에서 매운낙지볶음, 마포에서 파는 닭도리탕, 서울대 앞에 전주콩나물국밥과 사찰음식.. 꺼이꺼이꺼이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5.05 21: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머나! 역량님은 어쩐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열심히 책상에 앉아서 공부만 하셨을 것 같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그렇다면...
      역량님 역시...
      천재과이신가봐요!!! 대단하세요!!

      저도 종로에서 매운낙지볶음 콜입니다!
      갑자기 인사동이랑 종로 거리를 막 걸어다니고 싶네요~~^^

  5. Favicon of http://indo4u.tistory.com BlogIcon 자칼타 2014.04.28 11: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공부를 그렇게 싫어했는데도 학교가는 것을 좋아했어요..
    친구들하고 노는게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요즘아이들은 초등학교 부터도 저렇게 힘들어 하나봐요... ㅠㅠ 참 안타깝네요..
    한국은 더 심하겠죠?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5.05 21: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자칼타님^^
      공부를 싫어하셨군요..그래도 중국에 유학까지 가신 것을 보면, 결국 공부 자체가 싫으셨던 것으 아니셨던 모양입니다^^

      그 어려운 중국어로 대학 공부를 하시다니요...저는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리는데 말이지요~~

      게다가 지금은 인도네시아어를 또 하시고...대단하세요!^^

  6. 2014.04.28 12: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5.05 21: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마리아나를 예뻐해주시고, 이렇게 공감해주시니 정말 감사해요!
      아직 하교하지 않았는데, 아마 학교 안 복도에서 제 얼굴을 보자마자 할 첫 마디는 오늘 본 시험 얘기 일 테고, 그 다음은 바로 점심 메뉴에 관한 이야기일 거에요. 좋아하는 음식을 도시락으로 싸 왔는데, 먹으며 또 얼마나 감탄사를 연발할지 벌써 웃음이 납니다^^
      마치 제 음식 솜씨가 굉장히 좋은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리액션을 해주니, 저로서는 고마운 일이에요^^

      아무래도...잘 먹으니까 쑥쑥 크나보다 싶어요^^

  7. Favicon of https://salt418.tistory.com BlogIcon +소금+ 2014.04.28 16: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리아나의 관광객이 되고픈 마음을 너무나도 잘 알 것 같아요..
    저도 한달 정도 해야할 일 없이 하고픈 거 하면서 지내고 싶어요~ㅎ
    얼마 전까지 바쁘기도 했지만 세월호 사건으로 맘이 넘 안 좋아서 블로그를 방치했어요.. ㅜㅜ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5.05 21: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말 그 심정 이해가 되어요..
      이제 실종자 수가 많이 남지 않아서, 기다리시는 가족들은 더 마음이 타들어가는 듯 하네요. 얼마나 초조할까요. 혹시라도 못 찾을까 싶고...

      암튼, 우리는 우리의 역할을 잘 해나가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저부도 하고 있답니다.~ 감사해요!

  8. 이쁜이 2014.04.28 16: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곳은 오늘부터 개학이군요 ?
    저희가 사는 곳은 다음주 월요일부터랍니다.
    지나가 버린 주말엔 어찌나 날씨가 엉망이었든지요.
    그 바람에 제 기분이 참...... ㅎ

    마지막줄 글은 저도 공감해요. 마리아나가 여행 가고 싶은 곳이요. ^^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5.05 21: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쁜이님 자녀분들은 오늘 개학을 했겠네요!
      여긴 올해 날씨가 정말 이상해요. 제가 이민 온 이후로 이런 적은 처음인 듯 한데, 5월인데 어제 오늘은 비가 왔답니다...좀처럼 없는 일이거든요. 그러니 당연히 날씨가 쌀쌀했고, 며칠 전까지 민소매입던 관광객들이 식겁하고 점퍼입고 스카프 두르고 난리가 아니네요~ㅠㅠ

      이쁜이님은 곧! 한국에 여행을 가시니, 정말 좋으실 듯 해요! 아이들과 얼마나 좋으실까...제 마음이 다 기쁘고 좋아요!!!

  9. BlogIcon 리나 2014.04.28 18: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린나이에 벌써부터 공부때문에 고생하는 마리아나 짠하네요 ㅠ 하긴 요즘아이들은 다들 그렇지만요 한국이나 그리스나 그건 별반 다르지 않네요 ㅠ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5.05 21: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 리나님~
      가만 살펴보면, 어느 나라나 공부를 하려 하는 아이들은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경쟁도 심한 듯 합니다. 다만 한국처럼 그런 분위기가 전체적이지는 않다는 차이만 있는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10. BlogIcon 은아 2014.04.28 19: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리아나가 숙녀가 되었네요.전형적인 모범생인거죠. 학교에서 하는 건 뭐든지 열심히 잘 해야하는...저도 저희집 아이들에게 항상 즐겁게 하라고 말은 하는데 그게 저부터도 어렵더군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5.05 21: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은아님 자녀분들도 엄마를 닮아서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한 아이들일 것 같습니다~
      그러게요..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저부터 그게 잘 안 될 때가 많아서, 아이를 보며 제가 도리어 생활을 돌아보게 될 때가 맣은 듯 합니다!
      감사해요!

  11. 2014.04.28 19: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5.05 21: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이쿠...cOOOOOO님은 역시 그런 분이셨기에, 지금까지도 공부를 하실 수가 있으신 게 아닌가 싶어요!
      마리아나에게 cOOOOOO님 이야길 전해주어야겠습니다!

      정말 좋은 곳에 살아도 놀러간 사람만 못 하다는 것이, 계신 곳에도 해당된다고 하니, 그 아름다운 곳도 역시 거주하게 되면 느낌이 다르구나...새삼 또 깨닫게 됩니다.
      아마...다음에 언젠가 그곳에 다시 가게 된다면, cOOOOOO님 덕분에 아주 다르게 보이지 않을까 싶어요! 더 정감있는 장소로 느껴질 듯 해요!^^

  12. BlogIcon 들꽃처럼 2014.04.28 23: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하하핫아하
    전 방학때 더 빡시걱 돌려서뤼
    학교 다니는게 더 편하다네요
    방학을 알차고 보람있게 보내는건 좋은데
    덩달아 저도 힘들다는거~~
    여긴 황금 연휴가 다가오거든요
    울 아이들도 뒹굴뒹굴 관광객 모드 한번 시켜줄까봐요 ^^
    소중한 추억을 많이 쌓아야지요..

    열흘쯤 죽도록 슬프고 힘들더니 이젠 차분해졌어요...
    그런데 잊어버릴까봐 그게 또 두렵네요
    안타까움 미안한 마음 잊지않아야 하는데...

    임형주의 천개의 바람이 되어란 노래가 많은 위로가 되었었답니다
    천개의 바람이 되어 날아갔겠지요?...
    나머지 아이들도 이름 모를 승객분들도 다들 가족품으로 갔으면 좋겠어요...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꼬꼬올리베님이랑 마리아나 언니랑 행복해보여요~~
    주어진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아요
    우리~~

    • BlogIcon 들꽃처럼 2014.04.29 07: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빡시걱 오타~ 빡씨게!!

      이번 연휴는 꼭 뒹굴게 두려구요
      뒹굴 뒹굴 덱데구르르~~~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5.05 20: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들꽃처럼님~ 연휴 동안 뒹굴 뒹굴 덱데구르르 하고 계시나요?^^
      참..아이들을 쉬게 하기도 해야 하고, 또 공부를 안 시킬 수는 없으니,
      엄마가 시기적절하게 교육하는 것이 참 쉽진 않구나 싶습니다~
      마리아나는 월요일인 오늘, 가장 시험이 많은 날인데요.
      어제 저녁에 아주 늦게까지 엉엉 울면서도 시험 공부를 했답니다.
      뭐 어쩌겠나 싶어요...
      에궁...

      비키와 트루디와 신랑님과
      건강한 휴가 마무리 하시길 바랄게요!

      감사해요!

  13. Favicon of http://blog.daum.net/effigie BlogIcon 차차 2014.04.29 09: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들이 느끼는 스트레스는 그리스나 한국이나 비슷하군요.
    왠지 너무 아이들이 안쓰러워요.
    그런데 세상에는 맛있는 것이 너무 많다는 마리아나의 생각...
    저희 아이가 했던 말이라 정말 한참 웃었네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5.05 20: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차차님^^
      하하..민혁이도 그렇게 생각을 했군요.~
      역시 예리한 민혁이는 그 만큼 미식가인가봅니다^^
      오늘은 마리아나가 좋아하는 호박과 버섯 볶음을 넣은 비빔밥을 해서,
      아마 하교길부터 먹을 생각에 즐거워할 듯 해요^^
      감사해요!

  14. 최서윤 2014.04.30 17: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옴뫄~ 마리아나 예뻐졌네요~ 한참 클 나이라 그런가 키가 큰것도 같고 살이 빠져보여요 ㅎㅎ
    예뻐졌다고 하면 마리아나가 좋아할까요? 노랑 동그라미 처리하신 활짝 웃는모습도 보고싶네요~ ^^
    마리아나 글 쓰실때마다 느끼는건데 어린아이 답지않게 사려깊고 올곧은 아이인거 같아요.
    투정부리거나 떼를 쓰더라도 엄마가 해주는 말을 바로 이해하고 알아듣고 하는거보면 대단하다 싶어요.
    저의 어린시절을 돌아보고 반성하게 만든답니다.
    전 어릴때 작고 약하다고 오냐오냐 키우셔서 떼를 많이 쓰고 고집도 센 아이였거든요 ㅎㅎ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5.05 20: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최서윤님~ 마리아나를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워낙 볼이 통통해서, 살이 빠져도 많이 표가 안 나는데 용케 알아봐주셨네요^^
      안 그래도 요새 시댁 가족분들이, 마리아나가 크느라 그런지 살이 좀 빠지고 길죽해졌다고들 하더라고요~

      최서윤님이 떼를 많이 쓰고 고집이 센 아이셨군요~ 하지만 지금 이렇게 멋진 성인으로 자란 것을 보면, 분명 부모님께서 제대로 성향에 맞게 잘 키우셨다보다 싶습니다^^

  15. BlogIcon 오뎅소네 2014.09.21 09: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리아나가 재잘거리는소리가 들리는것 같아요 넘사랑스러운 아이예요 힘든순간도많겠지만 아리아나가있어 행복해보여요~

 

 

 

*이 글은 오해 없이 상황을 묘사하기 위해 독백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

 

 

 "리아나는 이번 학기 수업태도가 좋았어요. 좀 엉뚱한 질문을 가끔 하는 것과 수줍음이 많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학교가 정한 기준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습니다. 시험이나 쪽지시험, 숙제 결과도 포함되었지만, 이런 부분 때문에 성적을 잘 주었습니다."

알렉산드라Αλεξάνδρα, 담임선생님은 예의 말투대로 건조하고 실수하지 않으려는 듯 입술에 잔뜩 힘을 준 채로 또박또박 말을 이어나갔다.

  3학년 1학기가 마무리 되는 날이었다. 학부모 동반 자녀 개별 면담을 했고 선생님으로부터 그렇게 딸아이에 대한 극찬에 가까운 이야길 들으면서도, 또 그 중요한 성적표를 건네 받으면서도, 또 각 과목 선생님이 성적을 주며 딸아이에 대해 남겼다는 메시지들을 전해 들으면서도…내 신경은 온통 내 오른손에 쥐고 있는 작은 쇼핑백에 쏠려 있었다. 어떻게 줄까, 줄 때 선생님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싫어하진 않을까….이런 생각들로 심장이 두근대고 있었다.

 

  블로그에서 선생님에 대한 글과 내 진심을 오해한 이들에게 막말 폭탄을 맞은 후 마음이 툭 하고 떨어져 싸늘해진 것과 상관 없이, 실제 선생님과 나 사이는 평온하기만 했다. 등 하교 길에 얼굴을 마주할 때마다 실수하지 않고 말하고 업무를 처리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그녀의 긴장된 표정 때문에, 그 글 이후로도 몇 번이나 이어졌던 무단 결근에 대해 난 차마 묻지도 못했다. 다른 엄마들 역시 이에 대해 뭔가 선생님에게 말을 해야 하는 게 아니냐 말들이 있었으나, 매일 마주치는 그녀의 그런 긴장된 얼굴과 힘이 잔뜩 실린 말투는 어쩐지 학부모들을 자꾸 밀어내는 듯한 느낌이 들어, 다들 일단 두고 봐야겠다 라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하지만 내 속 마음은 이렇게 시끄러운데 표면적인 그녀와의 관계는 평온하기 그지 없는, 난 이 거짓 평화를 이어 나갈 것인지 아님, '한 덩어리로 엉킨 미역을 풀어 줄에 가지런히 널 듯' 내 마음을 낱낱이 풀어 해결을 보아야 할 지 결정해야 했다.

 

 그녀에게 편지를 건네며 먼저 손을 내밀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던 것은 사소한 어떤 날 때문이었다.

  가 세차게 오던 날, 학교가 끝나 아이를 데리고 학교 주차장을 빠져 나오려는데 앞 차들이 일렬로 길게 늘어서서 나가질 못 하고 있었고, 난 차량 행렬 꽁무니에서 앞 차가 움직여주길 기다리며, 유리창에서 신나게 춤추는 와이퍼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때 멀리 주차장 입구에서 우산 없이 비를 쫄딱 맞으며 작은 여자아이와 뛰어들어오는 사람이 있었다. 내 차 쪽으로 가까워지는데 빗속이라 잘 보이지 않아 눈에 힘을 주며 바라보니, 담임선생님과 아싸나시아Αθανασία, 그녀의 어린 딸이었다.

그녀의 딸 아싸나시아는 올해 1학년에 입학했다. 아주 영민한 눈에 정확한 발음을 갖고 있는 예의 바른 아이임을 알고 있었던 것은, 교실 앞에서 그 아이가 선생님인 엄마를 기다릴 때 나는 딸아이를 기다리며 몇 번인가 대화를 나누었었기 때문이다.

 

선생님이 내 차 옆을 지나치려는데, 난 본능적으로 황급히 창문을 내리며 물었다.

"선생님! 차, 멀리 세워 놓으셨어요? 태워다 드릴까요?"

선생님은 입술에 힘을 주어 말을 하느라 입술 끝에 맺힌 빗방울을 삼켜가며 대답했다.

"아니에요. 바로 저 뒤에요. 괜찮아요."

대답을 하면서도 그녀는 뛰고 있었다. 나는 걱정이 되어 내 차를 이미 스쳐 지나간 그녀를, 사이드 미러를 통해 눈으로 쫓았다. 그런데 내 눈에 걸린 것은, 비 맞은 그녀의 밝은 갈색 머리가 아니었다. 그녀의 작은 딸 아싸나시아의 젖은 외투도 아니었다.

그것은… 그 작은 아이의 어깨를 최대한 자기 쪽으로 끌어 당겨 움켜쥐느라 힘이 잔뜩 들어가 핏기 없는 그녀의 왼손이었다.

아이를 비 맞지 않게 하려고 어떻게든 움켜쥔 엄마의 손.

이런…!

순간 난 그녀를 그만, 이해해주기로 결정해 버렸다.

 

 

  지 않으면서도 자세히 살펴보면 패션감각이 좋은 그녀였다.

작게 달랑거리는 수공예 귀걸이, 신비로운 갈색의 스카프, 갸름한 턱 선에 잘 감기는 짧은 커트 머리…

눈 앞에 그려진 평소 그녀의 모습이다.

 

정성스런 편지를 쓰고 싶었다.

그리고 그 편지에 어울리는 '내 아이를 잘 봐 달라.'는 뇌물 같은 선물이 결코 아닌, '당신 마음을 이해해요.' 라는 소박한 선물을 하고 싶어 그녀를 찬찬히 떠올려보았던 것이다.

 

쇼핑몰, 가게란 가게는 다 헤집고 다녔다. 소박하지만 상대가 딱 좋아할 그것을 찾기 위해서 고단한 줄 모르고 돌아다녔다.

가게를 돌며 물건을 만지작거리며, '늘 실수하지 않으려고 온 몸에 힘을 주고 안간힘을 쓰지만, 무단 결근이나 혹은 아이들에게 필요 이상의 호통을 치며, 혹은 무언가에 쫓기듯 집중해서 상대의 말을 잘 놓치는' 그런 그녀, 물건을 한번 들었다 내려 놓을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그건 내가 늘 완벽을 추구하는 강박을 갖고 살지만, 결코 완벽할 수 없다는 함정에서 허덕이는 것과 마찬가지인듯 보였다.

어떤 땐 그 함정이 사자 굴처럼 끔찍하고 어떤 땐 진흙탕처럼 날 옥죄어 오지만, 어느 순간 내가 얼마나 보잘것없는 인간인지 깨달을 땐 이내 함정 따윈 사라지고 '괜찮아 실수하며 사는 거야' 느긋해지길 반복하는 나다.

 

  선물은, 적당한 크기로 타는 시간이 길며 단정한 장식이 있는 향초 두 개로 낙점되었다. 시나몬 향과 진한 체리 향의 초였다. 사실 감각 있는 오스트리아 고모님이 좋아하는 향이다. 그 두 초의 오묘한 색깔이 평소 담임선생님이 자주 목에 두르는 신비로운 갈색 스카프와 그녀의 안경태를 연상시켰기 때문이었다.

아싸나시아에게도 편지를 썼고, 그 작은 소녀를 위한 선물도 샀다. 그리스 학교 수업에선 많이 사용해, 자주 사야 하는 색깔 팬 세트였다. 마지막까지 처음 쓰듯 쓸 수 있는 괜찮은 브랜드로 골랐다.

 

편지에 긴 말은 필요 없었다. 그저 "감사했습니다. 좋은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이 정도면 족하다 싶었다.

이상했다. 참 할말이 많았었는데, 그녀의 좀 이상한 행동을 그냥 이해할 것 같아지자, 내 마음은 '잘 널어 말려 최상품으로 포장된 미역'같이 정갈해져 버렸다. 그래서 긴 편지가 필요치 않게 되어 버렸다.

 

  "자, 즐거운 방학 보내렴. 마리아나!" 라며 상담을 마무리 하려는 그녀에게, 난 그제서야 오른손에 들고 있던 쇼핑백을 내밀 수 있었다. 그녀가 무엇이냐고 물을 까봐 급하게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시라고요!" 덧붙이면서.

안경 너머로 눈이 동그래진 그녀는 순간 놀란 눈치였다. 그러고 보니 올해 선생님의 책상엔 선물이 많지 않았다. 그 어느 해보다 세금폭탄, 고용보험 삭감 등으로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는 그리스인 부모들이었다. 게다가 늘 경직된 선생님의 태도에, 부모들은 선생님을 친근히 여기지 못하는 것 같았다. 예년과 달리 크리스마스 선물을 많이들 못 하고 넘어가는구나 싶었다.

왼손으로 선물을 받아 든 선생님은, 짧은 순간 작은 쇼핑백을 멍하니 보는 것 같았다. 마치 뭘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는 사람처럼.  하지만 이내 재빠르게 내게 악수를 청했다.

어색할 새라, 나도 냉큼 그녀의 손을 마주 잡았다. 그녀의 오른손은, 비가 왔던 날 그녀의 딸아이를 움켜쥐었던 왼손만큼이나 힘이 들어가 있었다.

참 이상했다. 여느 그리스인들 여성들처럼 뺨키스를 하지 않고 힘찬 악수를 청하는 그녀가.

그리고 그 힘찬 악수와 달리, "고맙습니다." 라고 말하며 낮게 떨리는 목소리가.

그녀는 얼마나 오랜 세월, 이렇게 삶에 힘을 주고 경직된 채 살아 왔던 걸까.

어떤 이유로? 부모와의 관계? 성장 배경? 남편과의 관계? 재정적 이유? 타고난 성격?

꼴에 상담 공부 좀 했다고 머릿속엔 많은 경우의 수가 한꺼번에 떠올랐지만, 그런 이유들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그녀의 내면까지 딱딱하게 화를 내고 있는 게 아니고, 진심이 그게 아니란 걸 알았으면 되었다 싶었다.

 

 

 오늘 딸아이가 개학을 했다. 등교 길, 난 담임선생님을 보름 만에 만났다.

개학 후 첫 운동장 조회라 대부분 부모들이 조회에 함께 참석했다. 특별한 전달사항이 있는지 알기 위해서였다.

조회 중간 선생님과 눈이 마주쳤다. 난 고개를 까딱 눈으로 인사를 전했다.

그런데 조회가 끝나고 선생님이 내게 일부러 다가왔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좀 당황한 나에게 선생님은 오른손을 내밀었다. 힘차게 악수를 청했다. 그리고 "좋은 새해 되세요!"라며, 입가에 웃음을 물고 말했다.

마주 잡은 그녀의 손은 여전히 힘찼지만 부드러웠다. 입술엔 웃음을 물어 힘을 줄 수 없는 듯 했다.

 

내 마음이 전달되었구나, 싶었다.

 

그렇게 내 마음 속 정갈한 미역 박스는 완판되었고, 나는 날아갈 듯 가볍게 학교를 빠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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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꿋꿋한올리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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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조이 2014.01.09 14: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진심은 통하네요. 새해복많이 벋으세요~

  3. Favicon of http://mrsnowwhite.tistory.com BlogIcon 아스타로트 2014.01.09 15: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왠지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네요~
    저도 그렇게 요령좋게 사람을 대하는 편이 아니라 그런지 선생님이 올리브나무님에게 얼마나 고마움을 느꼈을지 알 것 같아요~

  4. 꿈만꾸는자 2014.01.09 16: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리브나무님은 어떻게 그런 생각까지 하시는지 참 궁금해요...
    저같은 사람은 몇년이나 지나야 그랬겠구나하겠는데...
    눈물은 핑~코끝은 찡~해지네요...
    멀리 그리스에서도 이심전심이란 말이 있나보네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1.17 20: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꿈만꾸는자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좋게 봐주시다니요..
      그냥 해결하지 않고 지나치자니 답답하고
      분쟁거리를 삼는 것은 해답이 아닌 것 같아서
      오래 고민하다 보니 그래도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
      감사할 뿐이랍니다~

  5. 휘현 2014.01.09 16: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무래도 학부모이기에 아이 담임선생님께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긴하지만 단순히 학부모로서의 심리묘사라기에는 선생님에 대한 내용이 매우 디테일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상담을 하셔서 그런지 사람에 관심이 많고 심리에 대해서 잘 묘사하시는것 같아요. 선생님의 평소 말투 표정 습관 등에 대한 세밀한 묘사가 인상적입니다. ㅎㅎ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1.17 20: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감사해요. 휘현님~
      그냥...꼭 담임선생님이 아니어도 평소에 사람을 관찰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말이 많은 편이 아니라서 그럴 기회가 자주 주어지나봐요.
      사람에겐 행동언어라는 게 있더라고요.
      상대를 알게 되어서 좀 더 이해할 수 있다는 건 좋은 일 같고 그렇기에...
      감사합니다!

  6. 도깨비꽃 2014.01.09 18: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정말 잘 됐네요!! ^^
    문 앞에서 사람들이 퇴근하자고 쪼로로 기다리고 있어
    추천만 누르고 가려하다가 댓글 남깁니다.
    여긴 오늘 유난히 추운데 제맘이 다 따듯해지는 것 같아요. ㅎㅎ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1.17 20: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도깨비꽃님~
      명주하우징 앞에서 쪼로록 기다리는 직원분들이 상상이 되어집니다^^
      좋은 나무 냄새가 날 것 같은 사무실,
      저도 언젠가 한번 꼭 방문해보고 싶어요^^
      댓글 감사합니다!!

  7. 롱메 2014.01.09 19: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읽는 내내 제 친구가 떠올랐어요. 어찌저찌 사범대에 진학했지만, 도무지 교직이 적성에 맞지 않는 예민하고 여린 친구가. 그 친구가 결국 임용고시에 실패했다는 소식을 전했을때, 전 오히려 안도했어요. 그 친구도 그런것 같았고요. 그 친구가 선생님이 되어버렸다면, 아마 저런 선생님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서요. 관련없는 제가 괜히 울컥했네요.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1.17 20: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롱메님.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친구 분께서 그래도 다른 길을 찾아 가신 거겠지요?
      부디 적성에 맞는 즐거운 일을 하고 있었으면 좋겠다고 괜히 바라게 됩니다.
      따뜻한 댓글 감사드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8. 포로리 2014.01.09 19: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히잉...(눈물 찔끔.) 축하축하요. 위로라는 단어는 이해라는 단어와 쌍둥이 일지도 모르겠어요.

  9. 2014.01.09 22: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1.17 20: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 글을 보면서...

      그 동안에 얼마나
      고민하고 생각하며 교단에 서셨을까
      마음이 뭉클합니다...

      아마 고민하는 선생님 덕에
      배우는 학생들의 성장이 분명 있었고
      앞으로도 있겠구나 싶어서
      감사한 마음도 들고요.

      늘 멀리서나마
      파이팅을 보냅니다!!

  10. 박진 2014.01.09 23: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짝.짝.짝.짝...
    올리브나무님과 선생님...두분께 박수를 보냅니다.

  11. Favicon of http://blog.daum.net/effigie BlogIcon 차차 2014.01.10 0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감동적이예요.
    왜 눈물이 울컥하는지 모르겠네요.
    기쁜 이야기인데 말이예요...^^
    늘상 긴장 속에 살아왔을 선생님 마음도 이해되고,
    이해 하기로 마음 먹으니 온통 예쁘게 보였다는 올리브 나무님의 시선도 너무 예쁘네요,
    저도 요즘 갈등 상황이 참 많았는데
    다 이쁘게 봐버려야 겠어요.
    그러면 상대와도 마음이 통하게 될 것 같아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1.17 20: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차차님께서도
      갈등하시는 상황들이 있으셨군요...

      정말 그런 상황들에 어떻게 그 다음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시간들은 참 괴로운 듯 합니다.

      그래도 차차님은 늘 지혜로운 분이시니
      분명 또 잘 해결해 나가실 것 같아요.

      감사해요!!

  12. 2014.01.10 01: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1.17 20: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 글을 일고..
      얼마나 감사했나 모릅니다.
      저를 이렇게 걱정해주시는 분이 있으시구나 싶어서요.
      사실 이 글을 쓰기 전까지 악플들 때문에
      딸아이 관련 글을 오랫동안 쓰지 못했었고
      그래서 저도 돌려 제목을 정할까도 했었었지만
      이렇게 또 정면으로 맞서지 않으면 그 다음 글을 쓰는데도 자꾸 위축 될 것 같았답니다..
      저를 생각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13. 2014.01.10 02: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4. 새벽.. 2014.01.10 08: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리아나의 선생님이 제 시누와 어딘지 모르게 비슷해보여요.
    제 시누는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인데요... 고등학교 때 인천에서 손에 꼽힐만큼 공부를 잘했다고 해요.
    집안 사정상 사범대를 진학해서 20년 넘게 선생님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그 강박에 가까울만큼 완벽하게 정갈한 글씨체, 정말 입에 힘을 주고 말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을만한 말투...
    가족들 사이에서도 그러하니 학교에서는 정말 무섭겠구나 싶다는...
    예전에 고백했지만 저 또한 완벽주의에서 시작된 강박증이 괴롭히다 못해 불안 장애 증상까지 겪었던 입장에서 시누를 잘 이해할 수 있었답니다.
    올리브나무님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이유도 제가 아파봐서가 아닐는지...
    그 선생님도 이해가 되구요... 그 선생님을 받아들이신 올리브나무님의 마음이 정말 귀하게 느껴집니다.
    오늘 글 정말 좋으네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1.17 20: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새벽님..
      시누분께서 그러시군요..
      ...사실 그런 성격을 갖고 계시다면
      스스로가 얼마나 힘들까요...

      새벽님께서 그래도 이해해 주시니, 아마 시누분께서도 성격상 잘 내색하진 않더라도 분명 든든한 마음을 갖고 있을 듯 해요.

      저도 새벽님의 댓글이 늘 감사하고, 언제나 힘이 됩니다!
      감사해요!!

  15. 유리비 2014.01.10 09: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인간관계와 완벽추구에서 허덕이는 제게 편안해지라고 하는 느낌이에요~~~오늘도 감사합니다 올리브나무님

  16. mariacallas1 2014.01.10 22: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린 초등생을 키우는 엄마로써
    오늘도 올리브나무님의 글은
    제 가슴 한켠을 먹먹하게 하네요.

    저를 좀 반성하게도 하구요.

    사실 아들의 담임쌤....음...좀 그렇거든요.

    아~ 크게 한번 숨을 골아 봅니다.

    올리브나무님 주말도 내내 행복하세요^^

  17. 긴겨울의통로 2014.01.11 13: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끔 들어와서 재밌게 읽고 가기만 했었는데
    이번글은 그냥 갈 수 없게 만드네요...너무 깊이있고 따뜻한 글입니다
    올리브나무님~~~고마워요!! 당신은 참 아름다운 사람이네요^^

  18. Favicon of https://salt418.tistory.com BlogIcon +소금+ 2014.01.14 10: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왠지 짠합니다.. 선생님의 표정, 말투, 꼭 잡은 손이 눈에 그려져요...
    글이 아니라 영상을 본 것 같아요... ^^
    따스한 글 정말 잘 보았어요...

  19. 2014.01.22 15: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1.17 20: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겨울에 태어난 아름다운 cOOOOOO님..
      학교에서..
      정말 많이 힘든 일들이 있으셨군요..
      그래도 그 어려운 시간들을 보내시며 또 제자들이 그렇게 마음을 알아 주었다는 게 정말 큰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저도 언제나 멀리서 저를 응원해주시는 cOOOOOO님 덕에,
      힘이 날 때가 많답니다.
      이번 주말도 행복하고 건강하게..그리고 좀 쉬시면서..그렇게 보내시길 바랄게요!! 파이팅입니다!!

  20. 최서윤 2014.03.13 19: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 읽고 아. 따뜻하다 라는 말이 저도 모르게 튀어나왔어요. 우동한그릇같은 따뜻한 단편 소설을 한편 읽은 느낌이에요. 감사해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3.19 18: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 이 댓글 보고 정말 크게 힘이 되었답니다. 최서윤님..
      글을 쓰다보면 제 글이 제대로 가고 있는 건가 스스로 실망할 때도 있고 자신감이 없어질 때도 많은데,
      이런 댓글을 주셔서 감사해요!!

  21. 목석 2015.03.23 18: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마침 두 개의 교사 일기를 작성하고(15년만에 금년에 재개) 제가 올린 글을 확인하다 꿋꿋한올리브님을 뵙네요.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독백 형식이라 하셨지만 무슨 가톨릭 세례명 같은 이름들이 나오고 해서 이국적이다
    여겼는데 아마 그리스에 계시나봅니다. 교육은 대단한 투자입니다. 생명과 생명이 만나는 곳에 곱고 맑고 튼튼한 숨결 내지 호흡이 더해져야겠지요. 잘 읽었습니다. 무슨 블로그일까 궁금해서 한참 보았더니 가까운 티스토리네요. 두루 평화가 머물기를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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