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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9.02 그리스 선인장을 다른 것으로 오해하고 엄청 좋아했던 내 한국인 친구 (39)

 

9월이 시작되었습니다.

굿모닝

여전히 그리스는 아직 한창 여름이지만 조금은 덜 더울 9월이 되니 문득 몇 년 전 이 맘 때 그리스에 여행 왔던 친구와의 재미있었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그 친구는 그리스가 처음이었고, 사실 저도 당시 이민 온 지 6개월 정도 밖에 되지 않았을 때였기 때문에 이곳 정보나 지리에 대해 그렇게 밝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저와 친했던 다른 친구와 동행했던 이 친구는, 이민 전 저와 알게 된지 오래된 친구가 아니었습니다. 아직 이 친구의 성격도 다 파악이 안 된 상태에서 저는 이 친구를 맞이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시크해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은근히 엉뚱한 매력이 있었던 이 친구를 데리고 섬 안내를 하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었습니다.

운전하는 차 안에서 주로 뒷 좌석에 제 딸아이와 앉았는데, 딸아이가 가르쳐 주는 그리스 단어를 중얼중얼 암기까지 하는 모습이 얼마나 귀엽고 웃기던지 풉하고 웃을 때가 많았는데요.

"뭐라고? 마리아나? 응? 귀걸이는 스꿀라리끼아, 가방은 찬다, 자동자는 아프도기니또, 식탁은 뜨라뻬지, 안녕 인사는 이야수? 응? 또 까먹었다. 한번만 다시 얘기해줘봐. 귀걸이는 스꿀라리끼아..."

이런 식으로 무한 반복하는 것이었습니다.

ㅎㅎㅎ

그렇게 여행이 무르익을 무렵, 그녀는 지중해성 고온저습한 여름 기후에 이곳 저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그리스 선인장들을 볼 때마다 이상하게도 무척 반가운 반응을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어머! 저것! 여기도 있네!"

"어머나! 이렇게 흔하게 많다니!"

"여기 또 있다니! 그리스에는 귀한 나무도 귀한 식물도 참 많네요. 이렇게 귀한 것이!!! 아이고. 누가 뭐라고만 안 하면 좀 잘라서 썼으면 좋겠는데.."

샤방3

 

<그리스 로도스 몬테스미스의 해질녘>

그리스 남부지역(로도스, 도데까니소스, 크레타)에서는 이 사진에서 처럼 선인장도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정글의 법칙'에서 등장했던 이 희소성 있는 나무도 쉽게 볼 수 있답니다.

 

 

저는 몇 번을 그런 반응을 보이는 그 친구를 보다 보니 도대체 왜 그렇게나 선인장을 반가와 하는지 알 수가 없었는데요.

결국 며칠 지난 후에 궁금함에 그녀에게 묻게 되었습니다.

 

"아니, 왜 그렇게 저 식물을 반기는 거에요?"   

      (당시 저도 이민 초기라 그 선인장이 도대체 어떤 종류의 식물인지 잘 알지 못했었습니다.)

"아...네. 사실은 조금 잘라서 쓰고 싶은데, 그러면 안 되겠지요?"

"아니, 그걸 왜 잘라서 쓰려고 하는데요??"

"그게요. 제가 피부가 안 좋아서요..."

"응? 저 식물이 피부에 좋은 건가요???" 

"알로에 잖아요. 한국에서 저렇게 큰 알로에 식물은 정말 비싸고 구하기도 어려운데, 저 잎을 좀 잘라서 피부에 문지르면 좋지 않을까 해서요.."

HAAA

 

친구는 그리스에 오기 전, 이런 정보를 미리 들은 적이 있었던 것입니다.

 

??

 

아래는 진짜 알로에의 사진들인데, 위의 로도스 선인장과 한번 비교해 보세요.^^ 

    

 알로에 역시 다육식물이고, 친구의 사전 조사 내용처럼 그리스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것이긴 하지만?? 

 

당시 저도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에 뭐라고 뾰족한 답을 해 줄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그 것을 잘라서 쓰는 것은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스 내에는 국가 보물로 지정된 동물도 있고 식물도 있기 때문에 아무 것이나 막 뽑거나 자르는 건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었던 것이지요.

 

"그건 안 될 것 같아요. 에휴. 피부 걱정을 많이 하는군요. ㅎㅎㅎㅎ"

 

그 후로도 그 친구는 돌아갈 때까지 알로에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아쉬워하며 돌아갔는데요.

ㅋㅋㅋ

나중에 매니저 씨와 함께 운전해 그곳을 지나가다가 "저게 알로에야? 그때 왔던 친구가 저걸 잘라서 피부에 바르고 싶어했었어." 라고 말하자 매니저 씨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하하하..저건 알로에와는 다른 선인장이야. 지중해성 기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선인장이라고. 

그걸 잘라서 얼굴에 바르면 가시가 엄청 박히고 독이 오를 수도 있을 텐데, 원하면 그러라고 해. 하하하하하..."

 웃겨

아이쿠...

이번에 한국에 갔을 때, 저에게 반갑다며 밥을 사 주던 그 친구에게 이 중차대한(?) 사실을 말 해 주려 했는데, 요새 피부과를 다니며 피부가 좋아졌다며 행복해 하는 천진난만한 얼굴에 차마 그런 충격을 줄 수 없어서 그냥 말을 안 하고 말았답니다.

아마 다음에 또 그리스에 놀러 온다면 그 때는 진실을 말해 주어야겠지요?^^

 

여러분 즐거운 9월 되세요!

  좋은하루

 

Posted by 꿋꿋한올리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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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Leah 2013.09.02 07: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예전에 이 식물보고 알로엔줄 알고 "가져다 먹으면 참 좋겠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안하길 잘했네요. 이게 선인장인줄 오늘 알았어요 (아~~ 웃프다)
    좋은 정보 쌩유요~~!!

  3. Favicon of http://zomzom.tistory.com BlogIcon 좀좀이 2013.09.02 07: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생긴 건 알로에랑 비슷하게 생겼어요 ㅋㅋ 그런데 알로에라고 보기에는 너무 크지 않나요? ㅋㅋ 저 선인장을 저는 튀니지 여행갔을 때 처음 보았어요. 꽃대가 하도 커서 매우 놀랐었죠.
    그래도 저 선인장으로 피부 마사지 하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

  4. 연두빛나무 2013.09.02 09: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첫사진보고 알로에를 상상했답니다..ㅎㅎ
    그 친구분의 마음이 이해가 가는데요.
    알로에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키워도 잘 크는데...
    그 친구도 하나 사다 키웠으면 좋겠네요^^

  5. Favicon of http://ppippi51.tistory.com BlogIcon 장화신은 삐삐 2013.09.02 09: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알로에라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ㅎㅎ
    독이 오를수도 있다니..헉..
    그리스는 날이 더워 선인장이 많나봐요? 도쿄도 아직은 35도의 쨍쨍한 여름입니다.ㅎㅎ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09.08 09: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도쿄도 아직 많이 덥군요!
      언제가 되면 시원해지는 걸까요? 도쿄는요?
      그리스는 작년에 비해서는 덜 더운 것 같아요~ 올 9월이요.
      그래도 밤에 민소매 입고 돌아다녀도 춥지 않은 날씨네요. 아직은요~

  6. kiki09 2013.09.02 09: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착각할 만 해요!!
    비슷하네요.. 저도 사진만 보고서 옹 알로에다! 이랬거든요.
    무뉘만 알로에였네요 실상은 ㅋㅋㅋ

    아 9월이네요
    꿋꿋한올리브나무님~ 로도스도 9월에 접어들면 더위도 한풀 꺽이나요??
    한국의 가을과 그리스의 가을은 어케 달라요?
    한국처럼 낙엽지고 그러죠? ^^;;

    지난주에 강화도에 다녀왔어요!
    밤송이가 영글고 있고 햇볕도 따갑지 않고..
    배 밭에선 배가 익어가는 향이 진동하고
    포도 밭에서도 포도가 슬슬 출하 준비를 마치고 있더군요
    사람들도 어찌나 많던지..
    한국의 가을은 정말 산천이 들썩거리는 거 같아요 ㅋㅋㅋ
    아기부터 연세드신 노인들까지 가을을 만끽하고 있더군요
    껌딱지는 떨어진 밤송이를 겁없이 손으로 잡아 봤다가
    귀청 떨어지게 울었습니다 ㅋㅋㅋ
    어찌나 재밌던지 ^^;; 어른들은 웃고 아이는 울고 ㅎㅎㅎ

    암튼..이제 갈무리 시즌으로 넘어 가는군요..
    꿋꿋한올리브나무님께서도 알차고 훈훈한 가을 되시기를요..
    한국에 다녀가신 것 만으로도 갈무리는 성공인 거 같아요 ^^ 그춍? ㅋㅋㅋ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09.08 09: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머나!! 밤송이를 손으로 잡았어요???
      아이고...얼마나 깜짝 놀랐을까...
      이제 막 사물을 알아가고 경험해가는 시기라서 정말 엄마도 깜짝 놀랄 일들이 많겠어요~~~
      아휴...kiki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7. Favicon of http://blog.daum.net/effigie BlogIcon 차차 2013.09.02 09: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양새는 비슷하지만, 알로에가 수분이 많아서 좀더 통통하지 않나 싶네요...^^
    원래 사람들이 그렇더라구요.
    뭐든지 자신의 관심사에 맞게 해석하잖아요.
    저는 지난해에 아랑사또전이라는 드라마에 푹 빠져 지내면서
    제 아들을 온 동네에 아랑사또전의 주인공인 이준기를 닮았다고 소문내고 다니다가
    완전 비난을 받았더랬습니다...ㅋㅋ

  8. Favicon of http://happy-q.tistory.com BlogIcon 해피로즈 2013.09.02 09: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많이 비슷하긴 하네요.ㅎㅎ
    알로에 종류도 한 종류는 아닐테니 친구분께서 그리 생각한 것도 무리가 아니지요.ㅎㅎ

  9. 무탄트 2013.09.02 12: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머, 귀여우신 분이군요. 선인장과 알로에를... 쿨럭... ㅋㅋㅋ
    피부가 좋아지셨다고 좋아하시는 그 분께 차마 그 선인장 얘기를 못하신 올리브나무님의 심정을 왠지 알 것 같아요. ㅋㅋ

  10. Favicon of http://lincat.tistory.com BlogIcon 적묘 2013.09.02 13: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ㅎ 저희 동네에도 좀 많은데...
    저도 첨엔 알로에일까 일까 일까? 하고... 심히 궁금해했었답니다.

    그러나..; 제 체질엔 알로에 안 맞아서 바로 접었어요.

    알로에보다는 덜 통통해서...아니겠구나 하고 말았지요.
    부산집에 알로에가 있어서 토실토실한건 알고 있었거든요 ^^

  11. Favicon of http://salt418.tistory.com BlogIcon +소금+ 2013.09.02 15: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 저도 식물엔 문외한이라 다 똑같아 보여서 헷갈릴 때가 많더라구요~~ㅋㅋㅋ
    요새 꽃보다 할배 땜에 유럽여행 뽐뿌 받아서 힘들어요~ 엉엉~~~ 가고싶은데 못 가니까요~~엉엉`~~~
    아.. 저 노을 실제로 보면 정말 이쁘겠죠~~? ^^

  12. 이쁜이 2013.09.02 15: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덜 더울 9월이라니....
    그럼 그리스에선 가을이 언제부터에요 ? 질문이 좀 그런가요 ? ^^

  13. Favicon of http://hititler.tistory.com BlogIcon 히티틀러 2013.09.02 16: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긴 건 정말 알로에랑 비슷하네요ㅋㅋㅋ
    저도 집에 알로에를 하나 키워서 어머니가 종종 잘라서 피부에 발라주시곤 했어요.
    근데 전 특별히 효과가 있는 거 같지도 않고, 미끌거려서 별로더라고요.

    그나저나 유사품에 주의합시다! 라는 말은 역시 진리네요.

  14. Kimchi 2013.09.02 17: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저거보고 꺽을뻔 ㅋㅋㅋ

  15. Favicon of http://mrsnowwhite.tistory.com BlogIcon 아스타로트 2013.09.02 20: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 발라서 다행이네요ㅎㅎㅎ 제 눈에도 알로에랑 똑같아 보이는데...=ㅁ=;;
    전 우리나라 식물도 잘 구별 못해서 엄마한테 자주 면박받는답니다ㅋㅋㅋ

  16. Favicon of http://fruitfulife.tistory.com BlogIcon 열매맺는나무 2013.09.02 23: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알로에보다는 좀 더 삐쩍 마른듯한 느낌이긴 하지만 정말 많이 닮았습니다! ㅎㅎ

  17. Favicon of http://indo4u.tistory.com BlogIcon 자칼타 2013.09.03 1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해할 만하네요...ㅎㅎ 많이 닮았는데요~

  18. Favicon of http:// blog.naver.com/ sanabae BlogIcon 김영미 2013.09.04 09: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친구분의 마음을 충분히 공감해요^^

    저도 피부가 그리 좋은편이 아니고 여드름이 많아서 피부에 좋다는건 좀 관심을 가진 편이어서요

    미혼때 마요네즈가 머리카락에 영양을 준다고 해서 잔뜩 바르고 설악점봉산에 오른 적도 있어요 ㅎㅎ

  19. mariacallas1 2013.09.04 14: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ㅎㅎ미쵸 알로에로 오해하시고
    므흣하게 바라보셨군요. 그분이 ㅎㅎㅎ

    생각만해도 저도 므흣~해지네요 ㅎ;

  20. 동이 2013.11.03 17: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자들의 로망이란… ^^ 어쩔 수 없어요.

  21. BlogIcon hannah 2014.11.03 14: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구글 서칭하다가 찾았습니다! 혹시 저 선인장 정확한 이름을 알 수 있을까요? 마트에서 샀는데 알로에는 아니고 아무래도 저 종류의 다육식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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