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너의 얼굴 분장은 우리가 책임진다!"

딸아이를 늘 친구라고 부르는 한국어 제자 갈리오삐는 딸아이의 학교 주최로 가장무도회가 있다는 말에 환호를 지르며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안 그래도 일하느라 공부하느라 나름 바쁘고 피곤할 텐데, 그렇게까지 신경 써 준다니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데요.

약속된 토요일 전교생 가장무도회 파티 전에, 저와 딸아이는 조각 케이크를 한 아름 사서 디미트라의 집에 들렀습니다.

  

 

 

 

 

"아니, 이 낯선 처자가 뉘신지…?^^"

화장을 이렇게 진하게 처음 해보는 딸아이는, 본인 얼굴이 몹시 낯설어서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지만, 메이크업을 해 준 디미트라가 "일년에 한번인데 어때~ 방금 너 오기 전에 내가 얼굴 분장 해준 아이는 완전 검댕을 잔뜩 칠하고 해적 분장을 하고 갔다고~~" 라며 딸아이를 달랬습니다. 

 

 

그렇게 파티에 가니, 올해에도 재미있는 복장, 재미있는 분장의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보였는데요.

딸아이 반 학부모들은 어머니회 소속으로 파티를 진행하는 엄마들을 제외하고는 그렇게까지 꾸민 사람이 없어서 도리어 다행이라 여겨졌습니다. (저도 아무 분장도 않했거든요^^;;)

 

 

체육 선생님께서 파티를 진행하고 계십니다.

 

 

아이들을 무대위로 올려 놓고 무대 아래에서 춤을 지휘하시는

특별 초빙 댄스 선생님 (빨간 바지)^^

 

 

 

앗! 그런데 500명의 파티 참석자 중에 정말 최고로 반가운 얼굴 하나 있었는데요!

바로 얼마 전 35살에 군대에 입대한 엘레니의 남편 야니스였습니다!!

"아니, 어떻게 온 거에요?"

호들갑스럽게 반기는 다른 엄마 아빠들의 반응에 야니스는 좀 쑥스러운 듯, "훈련 끝나고 자대배치 받기 전에 휴가 나왔어요!" 라고 말을 했는데요.

마지막으로 볼 때와 달리 머리카락이 짧게 잘려 있어서 새삼 군대에 갔다는 게 실감이 났습니다.

어떻든 이 예상치 않은 만남 때문에 학부모들인 제 친구들은 몹시 즐거웠습니다.

건강해 보여 다행이었지만, 가까이서 보니 흰 머리도 제법 많던데 저렇게 흰머리가 많으면서 군복무를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어 좀 안쓰러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딸아이 친구 바실리끼, 엄마 엘레니, 아빠 야니스

 

 

그런데 이날 파티에는 최고로 귀여웠던 얼굴있었는데요.

저희 테이블에 함께 앉았던 까떼리나 친구의 아들이었는데요.

큰 아이가 1학년이라 함께 따라온 동생은, 이제 돌이 막 지난 아직 아가였습니다.

 

근데 이 녀석, 어휴~~조로 복장이 이렇게 귀여웠던가요??

꺄악~ 정말 귀여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답니다.

 

 

 

사실 이날 파티에서 최고로 제게 큰 웃음을 주었던 얼굴 있습니다.

 

 

짜잔~~♪

바로 이 아주머님과 친구분이신데요.

학부형이 분명한데…

공사장 인부로 분장하시고, 맞은 편엔 죄수복장의 친구분과 함께 앉으셔서, 설정을 하시느라 얼굴에 검댕을 묻히신 채 거의 웃지 않고 계셔서 차마 무서워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묻질 못해, 잠깐 웃으실 때 몰래 도둑촬영을 했답니다.

 

죄수복장 학부형과 공사장 인부복장 학부형

 

근데 이 분이 저와 대각선 방향에 앉아 계셔서 계속 눈이 마주쳤는데,

어찌나 웃기던지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간 해마다 별별 분장을 다 보았었지만, 정말 그런 복장을 자발적으로 입고 오셔 놓고, 시크한척 하고 뚝뚝하게 앉아 계시던 이 아주머님의 모습은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

 

 ㅎㅎㅎ

 

 

올해 학교 파티가 유난히 더 즐거울 수 있었던 이유는, 딸아이 반의 알바니아 아이들 넷, 폴란드 아이 하나가 모두 부모님과 참석했다는 점 때문입니다.

사실 파티 티켓이 작년보다 좀 오른 인당 8유로(약12,000원)여서, 올해도 작년처럼 알바니아 아이들은 한 명도 못 오려나 아쉬운 마음이 들었는데, 올해는 이민자 엄마들끼리 의논을 미리 했는지 한 테이블에 앉아 모두 참석해서 그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게 정말 기뻤습니다.

 

 

제 포스팅에 가끔 등장했던 아이들끼리 친해서 어른들도 친해진 제 친구들입니다.

친구들이 앉은 뒷편에 서 있는 부모들이 있는 곳이, 알바니아인 부모들이 앉아 있던 곳이었는데요.

그 중엔 올해 전학을 온 아이가 둘 이나 되어서 이곳에서 아이 엄마를 처음 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서로 사진을 찍어도 민망하지 않을 만큼 점점 친해지면 좋겠구나 싶었습니다.

 

 

 

이날 처음 얘기를 나눈 새로운 이민자 엄마 중에 알바니아에서 프랑스어 선생님을 했던 한 엄마는, 알바니아인을 무시하는 그리스에 와서는 선생님을 계속 할 수 없었기에, 하는 수 없이 일용직 청소일을 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그렇게 그리스인들에게 은근히 무시를 당하면서도 착실하게 일을 하며 자식들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같은 이민자로서 저도 큰 박수를 쳐 주고 싶었습니다.

 

결국 이날의 최고의 얼굴들은 어쩌면, 그렇게 힘들게 번 돈으로 아이들을 기 죽이지 않으려고 어려운 형편에도 학교 파티에 참석해서 밝게 웃고 있는 알바니아인 이민자 부모들이 아닐까 싶네요.

 

여러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좋은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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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꿋꿋한올리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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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트맘 2014.02.25 06: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먼저 알바니아 이민부모님들께 박수를 보냅니다.
    인종차별이라는게 없어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는 저 귀여운 한살짜리 조로보다 금방 울듯한 표정의 마리아나가 더 귀여운걸요?ㅋㅋㅋ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2.26 17: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이쿠. 귀엽게 봐주셔서 그렇지요~
      실제로는 저 화장이 맘에 안 들어서 내내 부어있더라고요.
      ^^ 정성껏 해준 사람 생각해서 큰 불평은 안 했지만, 아주 어색했던가봐요~ 자꾸 파티 도중에 제가 앉은 자리에 찾아 와서 "엄마, 나 좀 안아 줘봐. 기분이 안 좋아." 이래서 저는 웃음 참느라 혼났답니다^^

  2. Favicon of http://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4.02.25 06: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와...행복한 시간 보냈을 것 같아요.

    잘 보고갑니다.

  3. Favicon of http://meeoow.tistory.com BlogIcon 괭인 2014.02.25 08: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백설공주님 너무 귀엽고 예쁜걸요? ㅎㅎ 마리아나가 백설공주 드레스랑 잘 어울려요! ^^
    그리고 학부모인데도 가장을 하고 함께 놀고 있는 모습이 너무 재미있어요~ㅋㅋㅋ
    다 함께 신나 보이니까 참 좋은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알바니아에서 이민오신 부모님들깨 모두 격려를 보내드리고 싶네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2.26 17: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호수님.
      아무래도 머리가 검은색이니 백설공주가 어울리는 듯 해요^^
      사실 애가 1년 사이 키가 많이 커버려서 아동용 중에 선택권이 많이 없어, 저 옷을 어른 옷 small 사이즈에서 고른 거에요. 근데 당연히 그건 또 품이 크다보니 제가 뒷부분을 다시 줄여서 표 안나게 리본을 달고 진짜 독특한 옷이 탄생했답니다^^

  4. carlybelle 2014.02.25 09: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알바니아인이민자들을 보면서 제 부모님, 할머니 세대에 미국으로 이민 오신 분들이 계속 생각납니다. 본국에서는엘리트이신분들도 막 일 하시고... 정말 알바니아부모님들에게도 박수를!!.....
    마리아나 화장 너무 이뻐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2.26 17: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진짜 저도 예전 90년대 이전에 이민생활을 하셨던 분들을 보면 다 대단해 보이고 그래요.
      인터넷도 없고 국제전화 싸게 하는 방법도 변변치 않았던 시절에, 얼마나 더 외롭고 힘들었을까..
      참 대단한 것 같아요~
      감사해요.carlybelle님^^

  5. Favicon of http://aromakim.tistory.com BlogIcon 임완 2014.02.25 10: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스인들이 알바니아인들을 무시하는군요? 모든 나라가 그렇듯이 그리스도 이런점이 있구나 하고 배워갑니다.
    현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가까이 듣게되니 너무 생생해서 마음이 가네요. 이민자의 설움은 어느나라나 마찬가지 인 것 같아요.
    그래도 밝은 모습 잃지 않으신다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멋진 분들 이네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2.26 17: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임완님~
      그리스인들이 동양인 보다 더 무시하는 대상이 알바니아인들이나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의 경제약소국에서 온 이민자들인데요.
      같은 백인이면서도 그렇게나 무시하는 것이 정말 안타깝고, 또 그렇게 무시 당하면서도 생계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이민을 선택한 그들도 안타깝기만 해요.
      물론 일부 이민자 중에 그리스인들에게 피해를 준 사람들이 없진 않지만, 대부분은 얘기를 나눠보면 지식인들도 많고 멋진 사람들도 많거든요.~
      그리스 안에서 이런 부분에 대한 자각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 싶어요~

  6. Cyril 2014.02.25 10: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유럽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가끔은 국경을 맞댄 이웃 나라인데도 어느정도까지 형편이 판이하게 다르면 저렇게 능력있는 사람들까지 외국으로 빠져나가나.. 싶기도 합니다. 전에 몰다비아의 이야기를 들어본적이 있는데, 그곳 이야기가 지금 알바니아랑 비슷한가봐요... 일자리가 조금도 없어서 모두 오스트리아나 러시아 같은 곳으로 빠져나간다던데, 알바니아의 사정이 비슷한가 봅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2.26 17: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 Cyril님..
      듣기로는 일부 동유럽의 경우엔 그리스나 혹은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임금이 1/3도 안 되는데 공산품 물가는 터무니 없이 비싼 경우도 많다고 하더라고요. 특히 알바니아는 EU에도 속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 좀 더 경제적으로 다른 유럽들과 교류가 없고 고립된 나라인듯 했어요. 안 그래도 얼마전 알바니아 거주 그리스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들을 일이 있서 이런 저런 얘길 물어 보았는데, 암튼 자세한 얘긴 포스팅으로 한번 쓸게요~ 감사해요!

  7. 마리 2014.02.25 10: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기 할로윈 파티보다 백 배 더 재미있어보여요. 마리아나에게 분장한 얼굴도 너무너무 사랑스러웠다고 전해 주시겠어요? 정말 기회가 된다면 만나보고 싶은 아이에요, 이쁜 마리아나. 제 동생이 스페인에 사니 언제 유럽 여행할 기회가 오면 보구 싶어요..그 날이 올 지는 모르겠지만요.. ㅎㅎ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2.26 17: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언제나 딸아이를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마리님~
      동생분이 스페인에 사시는군요! 와~ 그러면 유럽 여행하실 일이 꼭 있으실 듯 해요~
      아마 언니가 오면(여동생이신가요??) 동생분이 정말 좋아하겠어요~
      그러고 보니 마리님 댁도 모두 해외에 나와 계시는 군요..
      에궁. 저희 집도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어서 부모님이 늘 맘에 걸리고 그래요..ㅠㅠ

  8. Favicon of http://palme.tistory.com BlogIcon 팔메 2014.02.25 11: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야~ 재밌어보여요 ^^ 가장무도회라 TV로만 영화로만 접하는 이야기라
    저도 따님처럼 저런 이야기를 경험하며 컸으면 얼마나좋았을까요~
    근데 35에 군대라는것은 징병되서가는건가요? ㄷㄷ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2.26 17: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팔메님~ ^^
      35세에 군대에 간 분 징병되신 것 맞아요..에궁..진짜 안 됐지요?
      오른쪽 검색창에 '군대'라고 치시면 저분에 관한 스토리 글이 뜰 거에요.
      어떻게 그 나이게 징병되셨는지 사연이 있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팔메님!

  9. Favicon of http://dewy94@naver.com BlogIcon 아침노을 2014.02.25 12: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른나라에서 이방인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죠... 알바니아 아이들이 엄마아빠의 바람대로
    차별받지 않고 주류로서 당당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네요

    노동자 분장을 한 엄마보다 저 뒤에 계시는 얼굴 하얗게 분장하신 분이 더 눈에 띄고 무섭네용~ㅎㅎ

    산들이님 블로그에 갔다가 무슨 블로그 어워드 투표하는 곳이 있길래 들어가 봤더니 올리브나무님도 후보에
    올라 있길래 투표했네요~ ㅎㅎ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2.26 17: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침노을님 덕분에...
      블로그 어워드에 제 블로그가 오른 것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정말 감사해요..

      사실 여전히 이런 사실이 부끄럽기만 한데요.
      워낙 대단한 블로그들이 많은데, 싶어서 말이지요.

      암튼..
      언제나 응원해주셔서 감사해요. 아침노을님!!

  10. Favicon of http://indo4u.tistory.com BlogIcon 자칼타 2014.02.25 13: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프랑스어 선생님이 그리스에서 일용직 청소부라니...
    참 안타깝네요...
    이런 차별은 사라져야 할텐데....
    그래도 밝은 모습이라니 다행입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2.26 17: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정말 안타깝지요?
      얼굴도 정말 참하고 예쁘게 생긴 엄마인데, 중요한 건 두 부부가 그렇게 열심히 일을 해서 세 아이를 키우는데, 아이들 학원도 다 보내고 전폭적인 지지를 하더라고요.
      정말 그 부부를 보면서 느끼는 게 많았어요.
      저도 겸손하게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겠다 싶고 그랬어요..

  11. 키키09 2014.02.25 13: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하하하
    마지막 까망이 사진 넘 귀엽네요
    눈까지 똥~그랗게 뜨니 ^^

    바실리끼는 엄마를 많이 닮은 거 같아요
    다행히 아빠가 휴가를 얻으셨군요!!

    저 맨처음 사진 보고서요
    마리아~나는 오디?오데?? 이랬어요
    복장이 백설 공주 같은데요
    맞나요???
    익숙치 않은 화장에 수줍어 하는 거 같네요
    본인도 화장 마음에 들어 하나요??
    이쁘다고 하던가요?
    ㅎㅎㅎㅎ 어제 한복 입은 모습을 보다가
    이렇게 180도 다른 스타일을 보니
    마리아나 워데 있뉘? 이러게 되네요 ㅎㅎㅎ
    일년에 한번 있는 파티군요
    친구분께서 바쁜 시간 내서 도와주시고
    마리아나에겐 여러모로 멋진 추억이 되겠는걸요~
    마리아나도 춤 잘 추나요? ^^

    학부모들도 분장 하니 재밌는데요!!
    내년부터 부모님들도 분장하고 오기~~~~!ㅎㅎㅎㅎ
    근데 전형적인 아주머니 포스를 풍기는 분은
    약간 엽기 느낌이 ....그러면서 우스꽝스럽네요 ㅋㅋㅋㅋ

    유쾌하고 떠들썩했던 파티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네요
    우리 마리아나 점프! 점프! 했어야 하는건데요...
    수줍은 공주님 포스네요 ㅎㅎㅎㅎ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2.26 17: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지요? 키키님~
      저 까망이 아가가 얼마나 귀여운지, 옆에서 저도 까꿍놀이하며 한참을 놀았답니다^^
      바실리끼는 엄마를 참 많이 닮았지요? 성품이 좋은 아이라, 그런 아이랑 마리아나가 친구인게 감사한 일이더라고요^^

      마리아나는 저 날 메이크업이 어색해서 내내 울상이었어요^^ㅎㅎㅎ
      자꾸 "엄마, 나 좀 안아줘. 기분이 안 좋아." 이래서 웃음 터지려는 것을 겨우 참았답니다.

      마리아나는 수줍어해서 사람들 앞에서는 춤을 적극적으로 추진 않지만, 혼자 있을 땐 막춤에 가까운 춤을 정신 없이 추곤 한답니다^^
      원래 약간 4차원이라, 춤도....ㅎㅎㅎ

      저도 내년엔 카우보이 모자라도 쓰고 갈까 싶어요~^^
      근데...
      몸매가 둥글둥글해서 혹시..
      은하철도999의 철이 같아 보이면 어쩌지요?ㅋㅋㅋ
      딸아이를 금발 가발 씌워 메텔로 분장시키고 제가 철이 분장을 하면
      이상하려나요?ㅎㅎㅎ

    • 키키09 2014.02.26 22: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ㅎㅎㅎ
      올리브나무님께서 드뎌 자.폭 하셨돠~~~~~~!

      근데요 철이' 넘 잘 어울릴 것 같아요
      ㅋㅋㅋ
      마리아나가 속상해 했군요! 저런~
      신기해서 좋아할 줄 알았는데...
      이상하다고 느껴졌다 보네요...에공..
      그런데요 내년엔 달라지지 않을까요? ㅎㅎㅎ
      좀 더 성숙해지면
      엄마의 화장품 세계는 그야말로 신세계라는 것을 알게 될 테니까요!!
      아하하하
      갑자기 전 껌딱지가 생각나네요;
      이거 남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안되겠어요 ㅠ.ㅠ;;;;;

      근데 마리아나가 4차원이라는 게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것을 말씀하시는 거죠?
      약간 엉뚱하고??
      음.... 그렇다면...
      내년엔, 꼬옥
      '철이 와 메텔'컨셉으로 도전해 보세요!
      마리아나가 의외로 좋아할지도요 ㅎㅎㅎ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2.27 16: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하..껌딱지 양도 곧, 예쁜 것을 아는 나이가 되지 싶어요~
      저희 딸은 같이 걸어서 마트에 다니기 시작하니, 말도 어버버 대는 게, 아동 옷 가게 앞에서 옷을 들어 어울리나 제 몸에 막 대보고, 막 카트에 담고 그래서 박장대소하게 했었답니다^^
      마리아나는 조금 4차원이라서, 매니저 씨가 늘 "쟤는 특별한 판타지아 있는 아이야. 그걸 어른이 되어서도 잃어버리지 않으면 좋을 텐데." 라고 말하곤 해요.^^
      철이와 메텔을 하게 되면 꼭 알려드릴게요.ㅎㅎㅎㅎ

  12. 김영미 2014.02.25 14: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주님 분장한 마리아나양! 새초롬한 표정이지만 귀여워요 ㅎㅎ
    할로윈 파티와 닮은 듯 하지만 더 신나는 파티겠는걸요 춤이 있어서 ...
    군복무중 휴가 나오신 야니스씨는 좀 슬퍼 보이지만 의무를 다하시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어요

    알바니아에서 오신 분들도 힘내시고 행복하셨으면 합니다 ^^
    올리브나무님!몰래몰래 사진 찍으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ㅎㅎ덕분에 즐겁게 보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2.26 18: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영미님~ 감사해요!
      야니스 씨는 정말 지쳐보이긴 했는데,
      그래도 오랜만에 애들과 함께 있으니 굉장히 행복해했어요.
      언제나 아이들을 참 잘 챙기는 아빠시거든요.~

      아무래도 그리스의 가장무도회는 할로윈과는 의미가 좀 달라서 더 신나나봐요~
      이날, 댄스 선생님이 진짜 대단했는데요.
      사실 동영상도 있는데, 아마 한국분들이 보시면 선생님 춤이 좀 야하다 싶을 만큼 골반을 흔들어 대셔서 올리진 않았어요.
      근데 그리스인들은 가까운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살사나 라틴 댄스의 영향으로 골반 댄스가 일반화되어 있어서 그런 춤을 아이들이 춘다고 해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더라고요~

  13. Favicon of https://fruitfulife.tistory.com BlogIcon 열매맺는나무 2014.02.25 16: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노우 화이트가 아니라 마리아나 화이트네요! 사랑스러워라~~^^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2.26 18: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앗! 감사합니다! 열매맺는나무님~~~^^
      마리아나가 원래 입고 싶어했던 의상은 승무원 복장이었는데, 구할 수가 없어서 아쉬운 대로 백설공주로 골랐답니다^ 내년엔 있는 옷을 수선해서 어떻게 비슷하게라도 꾸며 줘야 하나 싶어요~

  14. 이쁜이 2014.02.25 17: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고 멋진 파티에요.
    올리비 나무님도 다음엔 분장하고 가시는건 어때요 ? ^^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2.26 18: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이쁜이님^^
      카우보이 모자라도 쓸까 싶고 그래요^^
      파티 시즌엔 그런 모자가 2~3유로면 살 정도로 싸게 팔더라고요^^
      이쁜이님, 프랑스엔 어떤 아이들 파티가 있어요??

  15. Favicon of http://blog.daum.net/sarah_an BlogIcon sarah 2014.02.25 21: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국적으로 참가한 파티가 무척 재미있어 보입니다.
    꺄옥~~
    우리 애들은 벌써 다 커버려서
    대입을 준비하고 있는 나이라 이제 저런 파티가 없네요.
    그래서 파티가 다 그리울 지경이에요.
    대학을 들어가고 나면 이제 지네들끼리만 파티를 하겠지요?

    꿋꿋한 올리브나무님 일상이 참 즐겁고 행복해 보여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2.26 18: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 아이들이 크면 자기들끼리 파티하는 것을 훨씬 좋아하니,
      엄마 입장에선 많이 아쉬울 것 같아요.
      그래도 sarah님은 두 아드님 다 많이 키우셔서 든든하실 것 같아요~
      어휴. 근데 대입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은 어느 나라나 힘든 것 같아요.
      한국에 있을 땐 한국만 입시 지옥인 줄 알았는데, 그리스에 오니 물론 여긴 모두 대학을 가진 않으니 안 가는 애들은 진짜 즐거운 고등학교 시절을 보내지만, 가려고 하는 아이들은 머리가 터지게 공부하더라고요.~ sarah님 두 아드님께도 큰 응원을 보냅니다!!

  16. Favicon of http://mrsnowwhite.tistory.com BlogIcon 아스타로트 2014.02.26 00: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따님은 오늘 백설공주로 변신하셨군요~
    분장한 학부모도 많은데 혹시 올리브나무님도 특별한 옷을 입으셨나요??ㅎㅎㅎ
    마지막 알바니아 부모님들 이야기를 들으니 참 안타깝고 그러면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2.26 18: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올해도 그냥 평범 복장으로 참석했어요.^^
      분장을 하려니, 왜 그렇게 부끄러운지, 그렇게 분장을 하고 사람들 시선이 제게 주목되는 것을 견딜 수가 없을 것 같아요..에궁..
      그런 시선을 즐기는 분들도 있을 텐데 말이지요~^^
      아스타로트님이라면 혹시 설이 모양의 가면을 만들어서 쓰셔도 엄청 귀여우셨을 것 같아요^^

  17. 2014.02.26 04: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2.26 18: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그런 경험이 있으시군요!
      정말 그래요~ 이맘 때 슈퍼나 장난감 마트에 가면 의상이나 장식 종류가 엄청나게 많아서 그걸 둘러보고 고르는 것도 재미있더라고요^^

      그러게요...그리스인들이 그렇게 생각하다보니, 황금새벽당처럼 신나치주의를 외치는 정당이 지지를 받는 것 같아요.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데도 그리스인들에겐 이해가 되는 일인 것이지요..ㅠㅠ
      하지만!
      말씀하신대로 즐겁게 파이팅할게요!!^^감사해요!!

  18. 부레옥잠 2014.02.26 11: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알바니아 이민자 학부형들 이야기는 씁쓸하지만... ㅠㅠ
    그래도 곱게 단장한 마리아나가 참 예쁘네요. 의상까지 완벽해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2.26 18: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부레옥잠님~
      마리아나를 잘 봐주셔서 감사해요!
      부레옥잠님은...어쩐지 귀엽고 아주 매력있는 이미지실 것 같아서, 이런 파티에 공주의상이나 요정 복장을 입어도 잘 어울리실 것 같아요~
      저는 가당치도 않거든요^^
      ㅎㅎㅎㅎ

  19. 포로리 2014.02.26 19: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갱년기가 오르라 부쩍 을음이 는 저를 자꾸 울리는 올리브나무님! 앙돼요(결국 저도 이걸 쓰네요. 닭살) 엄마들 화이팅!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2.27 16: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이~~앙대요~~ 진짜 귀여우세요. 포로리님^^
      제 생각엔 나이가 들 수록 희노애락을 경험해본 폭이 넓어지니, 더 감정이입이 잘 되기에 눈물도 느는 게 아닌가 싶어요.
      포로리님이 갱년기라니요~~*^^*

  20. cris 2014.02.26 21: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도통 이태리 사람들과 어울릴 일이 없어서 어떤 인종이 차별받는지는 모르겠지만, 이태리어 수업을 하는 선생이 수업을 듣던 방글라데시인 부부가 스웨덴으로 가게 됐다며, 그 남편이 영어 선생을 한다는데 도대체 아랍인이 어떻게 스웨덴에서 영어를 가르친다는 건지 이상하다고 궁시렁거리더군요. 이태리도 워낙 이민자가 많은 나라니 대놓고 차별을 하는 분위기는 아닌거 같지만 아시아나 중동, 구소련권 사람들을 은근 무시하거나 어울리지 않는 거 같더군요. 뭐 인종차별로 아직 한국 만 한 나라를 못봤으니 뭐라 말하기도 그렇지만..다들 경험을 위해 이민자의 삶을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겪고나선 그러지 못할테니까요. 그나저나 저 많은 아이들 중에도 마리아나가 눈에 들어오네요. ^^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2.27 16: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그런 경험이 있으셨군요.cris님..
      이태리 수업 선생님의 말이 참 씁쓸하네요..
      그 선입견을 어떻게 해야 할지..
      사실 저도 학교 엄마 중에 어떤 엄마에게 그런 시선을 받아 본 적이 있었는데요.
      별로 안 친한 엄마였는데, 어느 소풍에서 우연히 같은 테이블에 앉게 되었거든요. 애들 영어 교육에 대한 이야길 하는데, 저와 친한 엄마가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에게 "올리브나무가 한국에서 학생들 영어 과외를 해 본 적이 있대."라고 말하자 그 안 친한 엄마 표정이 진짜 가관이었어요. 어쩜 그렇게 대 놓고 표정관리가 안 되는 건지...제가 그 앞에서 그리스어만 쓴다고 그렇게 영어를 못 하게 생겼나 싶더라고요.ㅎㅎ
      아무래도 유럽인들은 자신들의 우월함을 따를 다른 대륙의 사람들이 없다고 믿는 경우가 참 많은가봐요.
      우리 힘내기로 해요. cris님!!!!

    • cris 2014.02.28 00: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자존심 강한 유럽인들도 잘사는 북유럽이나 미국사람들은 특별히 '우대'를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자기들이 좀 얕잡아보는 국가의 사람이 자기도 못하는 영어를 한다고하면 자존심이 상하는거죠. 수업받는 학생중에 시리아 여성인데 부모님의 직업상 외국에서 오래 살았고 특히 프랑스에서 올래 살아 불어를 아주 잘하는데다 직업이 치과의사. 이태리어 수업선생이 이 여자는 아주 특별대우 하는게 눈에 보입니다. 다른 한 여성은 우크라이나 여성인데 노인요양사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 여성에겐 "너 오늘 디게 피곤해보인다. 일이 많이 힘드니?" 이런 식으로 말을 거는데..그게 뭐랄까..진심어린 염려라기보다 동정에 가까운 뉘앙스라 참 보기 그렇더라고요. 한국에선 잘 모르다가 이곳에서 많은 이민자들 중 한명이 되니, 그 이태리어 선생이 여러국가별로 사람을 대하는 모습이 참 다양(?)하더라고요..;;물론 모든 사람들이 그런건 아니겠지만 제가 입장이 바뀌다보니 보는 관점도 달라지더군요.
      같은 동양인도 일본이나 일본문화는 아주 좋아하지만 중국이나 다른 동남아시아 사람들은 후진국 이민자로 달가와하지 않죠.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제로..ㅋㅋㅋㅋ 관심 밖이라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어떤지는 모르겠네요. 아마 이태리인들 대부분이 한국을 '월드컵 때 심판 매수해 이태리를 물먹인 나라' 정도로 기억하고 있을듯합니다만..;;ㅎㅎㅎㅎㅎ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2.28 17: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에궁..cris님께서도 정말 많은 일을 겪으셨네요~~
      저도 어제 친구와 평창 올림픽 얘길 하니, "한국에...눈이 와??? 동계올림픽을 하려면 한국에 눈이 있어야...???" 라고 물어서, 깜짝 놀랐었어요.
      정말 한국에 대해서 국제 사회에 뒤늦게 알려지고 만큼 좋은 이미지로 알려지길 바라게 되더라고요.
      cris님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그리스는 오늘 날씨가 아주 꾸물꾸물 이상하네요^^

 

 

지난 주 금요일 11월 8일은 저희 시아버님의 '이름 날'이었습니다.

 

 

축하를 받는 사람이 케이크도 사고 한턱을 내야 하는 문화이니 당연히 시아버님이 내셔야 하는 파티라, 다행히 이날 요리는 아내인 시어머님이 하셨습니다. 날씨가 추워 더 이상 정원에 앉아 파티를 할 수 없어 모임은 저희 집 안에서 열렸는데, 깔끔한 고모님들이 저희 집에 오신다니 저는 세 시간 동안 집안 대청소를 했답니다. 앞으로 12월에는 어머님 생신과 매니저 씨의 '이름 날'이 있고, 이 때는 해마다 늘 제가 요리 전체를 담당했는데 아버님 이름 날의 두 배의 인원이 올 것입니다. 게다가 연말 연시 파티가 줄줄히 기다리고 있네요.

 

"저를 복 터진 여자라 불러주세요!"

일 복...ㅇㅎㅎㅎㅎ

 

 

 

 

이렇듯 가족과 친척이 많은 저희 집안은 생일 뿐만 아니라 '이름 날'까지 챙겨야 할 사람이 참 많습니다.

저도 이제는 해를 거듭하며 이런 '이름 날' 중, 주요 가족 친척 구성원의 날짜는 거의 기억하고 있게 되었지만, 처음엔 전혀 그렇지 못했습니다.

※ 그리스인들의 '이름 날'은, 이들의 이름을 따온 성인을 기리는 날에서 비롯되었는데요.

정교회를 국교로 삼고 있는 그리스에서의 '이름 날' 은, 흔히 카톨릭에서 영명축일(靈名祝日)이라고 칭하는 날과 같은 의미의 날인 것입니다.

그러나 2013/03/06 - [신기한 그리스 문화] - 100만 명의 ‘야니스’가 존재하는 희한한 그리스 라는 글에서 소개한 바 있듯이, 그리스인들은 조부모에게 이름을 물려받으며 똑같은 이름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보니, 영명축일의 의미도 현재는 종교적 의미보다는 이 똑같은 이름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축하하며 파티를 하는 문화로 바뀌었습니다. 심지어 이 날을 지칭하는 용어 조차도 그리스어 욜띠 γιορτή, 라고 해서 그냥 축일, 축하하는 날, 정도의 의미로 간단하게 지칭하곤 합니다.

"오늘은 니코스 욜띠였어. 그래서 니코스가 반 아이들에게 초코바를 한 개씩 돌렸어."

라는 식으로 말이지요. (그리스에서는 생일 때 자기 케이크는 자기가 사야 하는 것처럼, 욜띠 역시 간단한 디저트류나 음식을 이 이름 날을 맞은 사람이 지인들에게 대접해야 합니다.)                                                               꿋꿋한올리브나무

제가 처음에 '이름 날'을 못 기억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이 이름 날들이 1년 중 거의 매일 정해져 있기 때문에(오늘은 소피아의 날, 낼 모래는 안드레아의 날 이런 식으로요) 이민을 오기 전에 한국에 살 때나 이민 초기엔 도무지 이름과 날짜를 연결해 기억하는 것이 쉽지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리스 친한 친구의 '이름 날'을 기억하지 못해 축하 전화를 하지 않자, 그 친구는 몹시 서운해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생일도 아니고, 어떻게 그 날들을 다 기억해서 축하를 한단 말인가! 싶어 저는 도리어 서운해 하는 그 친구가 더 이해가 안 되었었는데요.

더 충격이었던 것은, 그리스에 이민을 와 저희 시어머님이나 다른 친척들을 보니, 이 이름 날을 다들 잘도 기억을 하는 것입니다!!!

도대체 비결이 뭘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비결은! 바로 이랬습니다!

알고 보니, 그리스에는 이 '이름 날'을 기록해 둔 달력이 따로 존재했던 것입니다!

게다가 연말에 판매하는 내년 다이어리에, 이 '이름 날'이 날짜 별로 기록 되어 있는 것도 많았습니다!

심지어 신문 한 구석에 '오늘은 어떤 어떤 이름의 이름 날'이라고 기재까지 되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뿐 만이 아닙니다.

그리스어를 어느 정도 알아듣게 되며 아침 출근 길 라디오를 듣는데, '오늘 축하할 이름들이 누구 누구인지' 친절하게 DJ가 알려주기까지 하는 것입니다!

 대박

이러니 그리스 사람들은 당연히 '다른 이의 이름 날'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고, 친한 사이에 비록 생일은 깜빡 할 수 있더라도 이렇게 언론 매체까지 동원 된 다양한 경로를 통해 공지가 나는 이름 날을 몰라서 축하를 안 해주는 것은 참 무심하게 여겨질 수 밖에 없는 것이었습니다.

이름 날 축하는, 아주 성대한 생일 파티를 하는 어린이를 제외한 일반 어른들의 경우 생일 파티에 버금가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영명축일 풍습은 중세 유럽의 정교(正敎)와 천주교에서 비롯된 관습이며, 그 밖에 개신교를 믿는 영국, 스칸디나비아 나라들도 천주교전통으로 영명축일 풍습을 물려받았다. 이름이 카를(Karl, Carl)인 사람은 스웨덴에서 1월 28일이 자기 이름 날인데, 이날은 카롤루스 대제가 죽은 날이다. 교회는 생일보다 영명축일을 더 널리 장려하였는데, 생일축하를 이교관습으로 본 까닭이다. - 출처 위키백과

 

물론 파티에 초대를 받으면 간단한 선물도 준비를 해야 합니다.

또한 어린이의 경우 대모, 대부인 노나 노노스가 이름 날 선물을 꼭 챙겨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결론 적으로, 저희 집안처럼 가족과 친척이 많은 집은 이 '이름 날'을 챙겨야 할 직계 가족도 많아서, 생일과 더불어 사람들의 '이름 날'과 선물까지 챙기느라 정신이 없을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살짝 아쉬운 것은 이렇게 연중 생일과 이름 날, 두 번을 제게 선물과 축하를 받는 가족들, 친척들, 친구들로부터, 저는 생일 날 한번 밖에는 축하를 못 받는다는 것인데요. 제 이름이 그리스에도 존재하는 이름이긴 한데, 흔하진 않은 이름이어서 이름 날이 언제인지 가족들이 잘 모르고, 제가 원래 평생 이 날을 축하 받던 사람도 아닌데 새삼 그리스에 왔다고 축하를 받는 것도 어색해 저도 알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생일도 거창하게 하는 게 민망해서 시부모님과 남편, 딸아이 이렇게 간단히 식사를 할 때가 많아(사실 이 날만큼은 요리의무를 피하고자 외식을 하기 때문에 조용히) 더더욱 챙김을 받지 못할 때가 많기에, 제가 준 만큼 돌려받을 수는 결코 없는 셈이지요.

그렇지만 아쉽긴 해도, 세상을 꼭 준 만큼 받아야 하는 논리로 산다면 그 만큼 정신을 소모하는 피곤한 일은 없다 싶어, 저는 시아버님 이름 날에도 선물을 잘 준비해서 전해드렸고, 아버님은 꼭 필요한 것을 선물로 받으셨다며 진심으로 기뻐하셨습니다.

 

여러도 가족끼리 재미 삼아 '이름 날'을 정해서 일 년에 한번 생일 외에 서로 축하해주면 어떨까 싶습니다.

선물 값은 좀 더 나가겠지만, 의도치 않게 가족끼리 더 자주 모이게 되어 관계가 돈독해진다는 장점은 분명 있으니까요.

 

 

ㅋㅋㅋ

여러분, 재미있는 화요일 되세요!!

좋은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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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꿋꿋한올리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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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ppippi51.tistory.com BlogIcon 장화신은 삐삐 2013.11.12 09: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제나 즐거운 그리스 가족들이네요..
    이름의 날이라니..첨 들어 봤습니다.
    달력도 있다니 제 이름과 비슷한 이름을 찾아보고 싶어지네요.
    올리브 나무님은 몇 월 몇 일인가요? 제가 기억해 뒀다가 축하해드릴께요..ㅎㅎ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1.13 17: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하..제 이름날은 저도 사실 정확하게 몰라요.
      원래 7월 쯤으로 이민 초기엔 묻는 사람들이 있어 기억을 했었는데
      챙기지 않다보니 잊었어요^^ 다시 달력을 찾아보기도 귀찮고 해서.ㅎㅎㅎㅎ
      보통 영어 이름과 그리스 이름이 어원이 똑같은 이름일 경우엔 그리스에 이름 날이 있더라고요.
      저도 제 한국어 이름과 같지는 않고요. 15년 가까이 외국인과 업무하거나 친구로 지낼 때 쓰던 영어 이름을 그리스에서도 쓰게 되어서 그 이름과 같은 그리스 이름이 있더라고요~
      삐삐님께서 축하해 주신다니, 일부러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고맙습니당^^

  3. 도깨비꽃 2013.11.12 09: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름날이 카톨릭의 영명축일과 같다니 이해가 가네요. ^^
    그래도 영명축일보다 '이름날'이라는 단어가 더 정감이 가요~ㅎㅎㅎ
    올리브나무님 이름날도 기대했는데 제가 다 아쉽습니다. 흐흐~
    글구..늑대군을 비롯한 냥이들이 참 예뻐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1.13 17: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무래도 종교가 형식만 남은 곳이라 영명축일이라는 이름을 일반인들이 잘 사용하진 않더라고요.~
      늑대군과 냥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서 참 다행이에요.
      요즘 지붕 공사 때문에 눈치보느라 지붕에 잘 못 올라오는데, 그래서 밥들 잘 먹고, 잘 크고 있어요^^

  4. 평범남 2013.11.12 10: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5. 김영미 2013.11.12 11: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버님 이름의 날을 축하드려요 ^^

    올리브나무님은 일복도 많으시고 먹을 복도 많은?분ㅎㅎ

    어머님의 음식들이 무척 맛있게 보여요 ㅎㅎ 냉장고를 여러개 두고 쓰시는 이유가 충분하네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1.13 17: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해요! 영미님~

      하하..맞아요. 먹을 복도 많다는 말씀, 정말 그래요~
      어찌나 먹을 일이 많은지...분명히 먹는 양이 더 늘었어요^^
      (원래도 잘 먹었지만요^^)

      어머님은 사실 음식보다는 디저트류의 거의 달인이신데, 이날은 아버님 이름 날이라 어쩔 수 없이 음식을 하시느라 울적하셨어요^^ㅎㅎㅎㅎㅎㅎ
      음식보다 디저트를 만들 때 행복하시대요~ 그래서 파티할 때 보통 음식은 저와 고모님들이 만들고 디저트는 어머님이 하실 때가 많아요^^

    • 김영미 2013.11.14 01: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어머님이 사진속에서 좀 울적해 보이신 이유가 ㅎㅎ

      어머님이 만드신 맛있는 디저트도 소개해주시면 좋구요

      혹시나 해서 그리스음식 포스팅도 다시읽기 하겠습니닷! ㅎㅎ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1.14 03: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어머님의 디저트 사진이 몇 장은 올라가 있을 것 같아요^^
      아, 작년 딸아이 생일 파티 사진에 보면(생일 파티 준비하다 허리 휘는 문화 포스팅에서) 어머님이 만든 알록달록한 컵케잌들이 있어요^^
      안 그래도 요청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음식관련 포스팅들을 따로 분류를 해야 하나 고민 중에 있답니다. 쉽게 만들 수 있는 그리스 음식과 바쁜 주부들을 위한 초간단 한식 만드는 법을 앞으로 소개해 볼까 고민 중이기 때문인데, 이건 생각을 좀 더 해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아요. (저는 말을 해 놓고 못 지키는 것을 정말 안 좋아해서요....^^)

  6. Favicon of http://nnkent11.tistory.com BlogIcon Q의 성공 2013.11.12 11: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간답니다 ^^
    즐겁게 하루를 보내세요~

  7. 2013.11.12 12: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1.13 17: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OO남 님.
      말씀하신대로 일부러 승인 안 하고 그냥 저 혼자 읽었어요.
      아직도 독일에 계신 건가요??
      와~ 많이 바쁘신가봐요! 출장을 많이 다니시는 것을 보면요!
      아무래도 능력자셔서 더 그러실 거라고 생각해요^^
      겉으로 OO인데, 몰래 아침에 후딱! 이란 말씀에 막 웃었어요~
      제가 한국에서 회사생활 할 때 생각이 막 나서...
      ㅎㅎㅎㅎ 공감 공감이랍니다^^
      건강한 출장길 되시고, 이렇게 가끔 댓글 남겨 주세요.
      재미있게 읽어주신다니 덕분에 저도 힘이 막 납니다^^

  8. 연리지 2013.11.12 14: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가족끼리의 유대가 단단한 그리스 문화 때문에,
    굳이 날짜를 따로 잡지 않더라도 연 중 내내 행사로 바쁘시겠어요. ^^;
    이건 한국의 시월드 와는 또 다른 개념의 시월드라고 봐도 무방할 듯 싶은데 말이죠.ㅜㅜ
    올리브 나무님의 닉네임이 '꿋꿋한' 올리브 나무 인 것이 다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1.13 17: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 말이지요~~~
      친정으로 주로 모이는 그리스 문화 덕에 더 그렇답니다.
      저희 시댁쪽엔 고모들이 많으셔서 원래 시할머님 댁으로 모여야 하지만, 여러 이유로 다들 엄마를 안 좋아라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큰 오빠 집이 친정인 셈이고, 아버님은 당신 집이 좁으시다고 뒷집인 저희 집으로...
      그래도 '꿋꿋하게' 잘 버티려 한답니다!
      연리지님, 댓글 정말 감사해요~!

  9. 2013.11.12 14: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1.13 17: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한국 드라마는 주로 영어 자막으로 보더라고요.
      영어 자막 밖에는 실시간으로 구하긴 어렵다고 하네요~
      대신 한국 영화는 블록버스터인 경우 그리스어 자막을 구할 수 있어서, 저희 남편은 보통 그렇게 한국 영화를 보더라고요.
      근데 아무래도 해외에 소개되는 영화들이 좀 폭력적이거나 이슈화된 영화들이 많아, 어떤 땐 아쉬워요.
      그래서 저도 제 시누이에게 보여 주고 싶은 좋은 한국 영화가 있어서 영어 자막을 그리스어로 번역해 자막 작업을 했던 적도 있었는데,
      그게 정말 시간이 엄청 들어가는 일이라 이제 포기했어요^^ㅎㅎㅎ
      어머님께서 영어를 좀 하신다면 영어 자막으로 볼 수 있는 건 유투브에도 많이 올라와 있더라고요.~
      사실 제 제자들은 이제 자막 없이도 어느 정도 이해해서 그냥 방송사 다시보기로 보기도 하더라고요~ 참 그들의 열정이 대단한 것 같아요.^^

  10. 빈티지 매니아 2013.11.12 15: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 절친 크리스토스!!!
    이름날이 언제인지 아시겠지요 ㅋ
    잊어버릴래야 잊어버릴수 없는 날입니다.
    그리스친구덕에 이름날 저도 외고 삽니다 ㅎㅎ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1.13 17: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 그리스인 친구가 있으시군요!
      크리스마스 때 바쁜 친구겠네요~
      성탄절 축하도 하고, 자기 이름날도 챙기고~
      빈티지 매니아님께 그리스인 친구가 있으시다니, 몹시 반가운 마음이 들어요!!

  11. Favicon of http://memo1234memo.tistory.com BlogIcon 오렌지수박 2013.11.12 16: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색다른 문화네요. 한국과는 다른 문화에 어려움을 겪으시겠지만 그래도 매일 새로운 문화를 배우는 게 즐거우실 것 같아요. 부럽습니다.^^

  12. jh 2013.11.12 18: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스에 비하면 한국의 시월드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요ㅎㅎ 결혼식에서나 가능한 친인척 모임이 그리스에선 일상인 것 같아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1.13 17: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
      저도 그냥 식당에 모시고가 외식하고 싶지만,
      그러기엔 정말 많은 사람이 오는지라...여러 면에서 집이 낫더라고요~
      정말 집밥을 좋아들 하기도 하고요^^
      Tired 이모티콘 때문에 팍 웃었어요^^
      감사해요! 해피마인드님~

  13. 해피마인드 2013.11.12 18: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왕~ 잼있을거 같지만~ 올리브나무님입장에서 저걸 다 준비한다고 생각하면..또 정리까지 생각하면..게으른 저는... ㅋㅋㅋ
    요즘 한국은 어른들생신도 식당에서 외식하는경우가 많은데~그리스는 올리브나무님 다른글을봐도 정말 집밥을 좋아하나봐요~~

  14. Chiyuki 2013.11.12 20: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프랑스로 시집와 살고있는데요, 여기선 그냥 축하인사만 하는 정돈데, 그리스는 뭔가 대단하네요;
    파티도 생일급이고 선물까지 챙겨야한다니.. 제가 만약 그리스에 살아서 그렇게 해야 한다면.. 생각만해도 끔찍해요ㅋㅋ 하지만 올리브나무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정말 복터지셨네요ㅎㅎ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1.13 17: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프랑스에 계시는군요!
      반갑습니다. Chiyuki님~
      요 아래 이쁜이님도 프랑스에 계시는데, 우연히 나란히 댓글을 쓰셨어요^^
      그리스에서도 자기가 한 턱 내는 거 부담스러운 사람은 그냥 안 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긴 한데, 대개 가족들이 가까이 사는 경우엔, 가족들이 더 미리 챙기고 성화여서 그냥 넘어가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가끔 계신 지역 소식이나 Chiyuki님 안부도 댓글로 이렇게 남겨주세요~
      정말 반갑습니다!

  15. 이쁜이 2013.11.12 20: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기는 오늘 Saint-Christian 날인데... 혹시 그리스도 그런가요 ?
    달력에 있는 이름들이 비슷한지 궁금해집니당 ~~ ^^
    혹시 어제 그곳은 휴일날이었나요 ?
    여긴 빨간날로 놀았거든요.
    그바람에...진짜 오늘 아침 일하러 오기 싫었답니다. 흑흑...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1.13 18: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여긴 흐리스토퍼, (영어 이름 크리스토퍼) 흐리스티나, 흐리스토스, 이런 이름들은 다 크리스마스가 이름 날이에요~
      아마 카톨릭과 정교회 쪽이 달력이 좀 다른 것 같아요~
      여긴 휴일은 아니었고요. 내일 학교가 휴교라 딸아이가 완전 신나하고 있답니다.~ 저도 조금은 더 잘 수 있어서 좋고요^^
      (그리스 학교는 정말 빨리 시작해서 ㅠㅠ)
      근데 휴일 담날 일하는 거 정말 싫으셨겠어요. 그것도 긴 연휴 끝이면 더더욱요~
      이쁜이님 언제든지 질문하셔도 돼요.^^ 호기심이 많으신 것이 이쁜이님의 매력 같아요~

  16. Favicon of http://mrsnowwhite.tistory.com BlogIcon 아스타로트 2013.11.12 22: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름날이라니... 그리스엔 별별 날이 다 있군요ㅎㅎㅎ
    일년중 하루 더 특별한 날이 생기면 좋을 것 같으면서도
    지인들 이름날을 다 챙겨야 한다고 생각하니 건망증 심한 저는 앞이 깜깜하네요;;
    생일도 종종 까먹어서 다이어리에 일일이 써두는데 말이죠~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1.13 18: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나 말이에요~
      정말 잊을까봐 달력을 수시로 들여다보고, 그래도 잊을 때가 있어서 아예 어머님께 말씀을 드렸어요. 특별히 챙겨야 할 가족의 이름 날일 때는 아침에 제게도 좀 알려달라고요^^ 아무래도 시어머님은 평생 그리스에 사셔서 좀 더 잘 기억하시기에..ㅎㅎㅎㅎ
      갑자기 든 생각인데, 아스타로트님 다이어리는 어쩐지 엄청 귀엽게 꾸며져 있을 것 같아요~ 귀여운 그림들이 여기저기 막~~

  17. 새벽.. 2013.11.13 00: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름날이라...영명축일은 들어본 듯도 해요.
    저처럼 소그룹 모임만 좋아하는 사람은 한국에서나 그리스에서나 쉽지 않아요. ㅎ 친정 아부지 형제가 6남매라 다 모이면 관광버스 한 대거든요. 어려서부터 식구 많은데 질려서 그런 듯도 싶고...
    암튼 올리브나무님 다시 한 번 '존경합니다.' ^^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1.13 18: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
      저도 제가 작정하고 대접하려고 생각한 게 아닌 경우엔, 정말 삼삼오오 이상을 좋아하지 않는데...여기선 그 삼삼오오가 왜 이렇게 어려운가 몰라요..
      친구 집에 놀러가도 다른 친구가 또 와서 합석하는 경우도 정말 흔하고요. 첨엔 너무 적응이 안 되더라고요. 왜 예정되지 않은 사람이 자꾸만 오나...ㅎㅎㅎ
      새벽님, 아이쿠 존경은요. 그냥 살기 위해서 환경에 적응해가는 거지요~ 그런 말을 들을 주제는 못 되어요^^

  18. 나얌 2013.11.13 05: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일 날짜 챙기기도 힘든데 이름날 까지.. ㅎㅎ
    한가지 궁금한게 있는데 예를 들어 집에서 생일상을 차린다고 할때
    우리나라 어르신 생일상하고 그리스의 어르신 생일상을 비교하면 어느쪽 음식이 손이 더 많이 가나여?
    참 별게 다 궁금해 하죠?? ㅎㅎ
    파티 음식을 보니 뭔가 손이 많이 갈거 같기도 해서 궁금해졌네여.. ㅎㅎ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1.13 18: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나얌님~
      아무래도 그건 생일파티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같은 인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그리스 파티가 손이 더 많이 가는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인원이 많아지면 생일상을 차릴 때 음식을 다양하게 하고 또 한국 음식이 손이 워낙 많이 가긴 하지만, 일단 먹고 나면 테이블에서 일어나서 거실에서 이야기를 나눈다든가 상을 일단 치우고 다과를 한다든가 뭐 그런 식인 경우가 많잖아요.
      그리스 파티는 최소 3~10시간 까지도 그 테이블에서 일어나지 않고 계속 앉아서 떠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본 먹을 것만 본다면 한국 음식과 손 가는 게 비슷할 텐데, 계속 앉아 있으려면 또 배가 고프기 때문에 일단 음식 양을 엄청 많이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디저트 종류도 다양하게 준비해야 하고요.
      정말 가족끼리 모여 떠드는 것 좋아하는 그리스인들이랍니다^^ㅎㅎ

  19. Favicon of http://lincat.tistory.com BlogIcon 적묘 2013.11.13 22: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저도 영명축일이 따로 있으니까~
    가톨릭신자는 생일이 두번이니까 꼭 챙겨! 그렇게 말하고 다니지만
    참 아쉽네요 ㅎㅎㅎㅎ

    한국에서야 성당에서만 챙겨주니까요~
    그나저나 저렇게 많은 분들이 맛나게 즐겁게 드시고
    후에 정리하고 내내... 그리스어 듣고 나면
    혼이 살짝 나갈꺼 같아요..;;;

    저는 가끔 학생들 와서 같이 커피에 케익먹고 수다떨다보면
    순간 멍해지다가 딱 이야기 줄을 놓치거든요 ^^;;;
    에궁.. 근데 정말 청소복 어쩐데요..ㅠㅠ
    케익도 못먹고..으잉으잉..ㅠㅠ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1.14 03: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 정말 이민 초기엔 그리스어만 내내 듣고 여섯 시간씩 앉아 파티를 하는데 아주 미춰 버리겠더라고요.
      근데 지금은 또 그럭저럭 말이 잘 통하니, (여긴 그리스 사람 밖에 주변에 없기에 말이 급하게 늘었다고 생각돼요!) 저도 같이 웃고 떠들고 즐기려고 나름 노력한답니다~ 암 그럼 저희집에서 하는 파티인데 중간에 일어나 집에 갈 수도 없고 넘 힘들더라고요~

      청소복은.....그냥.....결벽증을 낳고.... 우연히 그리스 방송에서 자료화면으로 옛 영화 적과의 동침을 틀어주었는데, 거기에서 결벽증 남자 때문에 전전긍긍 줄리아로버츠가 싱크대 안쪽의 물건의 줄을 맞추는 장면이 있었는데...제가 요새 그러고 있네요ㅠㅠ
      (친척들이 뭐 찾는다고 싱크대도 막 열어볼 때가 있어서...)

  20. Favicon of http://strangerca.tistory.com BlogIcon 이방인 씨 2013.11.14 13: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거 정~~말 신기한 그리스 문화인 것 같아요. 참 재밌게 읽었어요. ^^ 그런데 한가지 궁금한 게 있어요. 올리브나무님처럼 흔한 이름이 아니어서 이름 날 달력에 오르지 못한 이름을 가진 그리스인들도 있지 않나요? 아무리 가족의 이름을 물려받아 흔한 이름이 많은 그리스라고 해도 어딘가에 매우 독특한 이름을 가진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 같은데요. 친구들은 다 이름 날이 있어서 파티도 하고 선물도 받는데 나만 독특한 이름 때문에 이름 날이 없다면 무척 슬플 것 같아요.

    그나저나 올리브나무님은 여전히 손님맞이 폭격을 당하고 계시군요.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겠습니까. 힘내세요. ^^;;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4.14 20: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 뜬금 없이 키키님 댓글에 답 쓰려다가 작년에 쓰신 댓글에 답을 다네요.
      제가 답을 안 하고 넘어갔는지도 몰랐어요ㅠㅠ 엉엉..
      이름 날이 없는 그리스인들도 있어요. 예를 들어 고대 그리스에서 사용하던 이름 중에 성인 이름과 겹치지 않은 이름들은 이름 날이 없고, 외국에서 들어온 이름들도 없는 경우가 있어요.
      제 이름의 경우엔 이름 날이 두개가 있긴 한데, 워낙 그리스에서는 흔한 이름은 아니라 두 날 다 기억해 주는 사람이 없어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저도 넘어가게 되더라고요.
      근데 저는 또 선물 주고 다른 사람 이름 날을 다 챙겨야 하니 좀 억울함도 있지만, 워낙 제가 주목받게 되면 도리어 쑥스러움 폭발이라서 차라리 잘 되었다 싶기도 해요^^(도대체 그 많은 사람 앞에서 강의는 어떻게 했나 몰라요--;;)

      늘 감사해요!

  21. kiki09 2014.04.12 22: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아 이런 날도 있네요
    정말 그리스엔 별의별의별의별 날들이 많네요!!
    아 저는 글을 읽다가 우~하
    뇌가 더이상 용량 과부하에 걸렸다고 아우성쳐서
    중간 읽다가 딴짓 좀 하고 다시 읽었어요 ㅋㅋ

    그리스는 거의 일상이 잔칫날인 거 같아요
    ㅋㅋㅋㅋ
    더불어 여자들 손에 물이 마를 날은 별로 없겠어요
    이론이론..

    근데 케이크에 페레로쉐 초코렛이 제 눈에
    대추로 보였어요 잠시지만..^^
    그래서 엥? 왠 대추가 있나?대추야자??인가 했더니
    그 맛있는 페레로쉐 초코렛이었군요 ^^

    이거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던 말인데요
    저기 고양이 디디미'있잖아요
    자꾸만 디디미'가 다디미'로 읽혀요 ^^;;
    저는 귀만 사오정이 아닌가 봅니당 으흑흑
    요샌 눈도 침침해지고 약간 난시도 있고해서
    글자 마저 제 멋대로 읽어 버려요

    올리브나무님.전용 아바타가 필요한 시점인 거 같아요
    살림 담당,마리아나 뒷치닥거리 담당,사무실 업무 담당
    딱 세분만 계신다면
    얼~마나 좋을까요..ㅎㅎㅎ

    • BlogIcon 들꽃처럼 2014.04.13 18: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우리 영구님..
      노안이 오셨어...

      눈영양제와 당근 블루베리 섭취 요망하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4.14 20: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맞아요. 키키님~
      방금도 시어머님께서 집에 다녀가셨는데,
      (제가 집에 들어 온 것을 금새 아시고는.ㅎㅎㅎ)
      지난 토요일이 제가 몰랐던 어떤 이름 날이라며
      그 이름 날에 먹는 특별한 빵을 주고 가셨어요.
      빵 이름이 '라자로스' 빵이라네요~
      '라자로'라는 이름 날인데, 한국식으로라면 '나사로'라는 이름이에요.

      암튼 일상이 잔치라는 말씀이 딱이에요~

      하하..디디미가 다디미로 읽히신다니.~~
      아마 말로 듣는 이름이 아니고 글로 읽는 이름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디디미는 쌍둥이 라는 뜻이에요~

      들꽃처럼님 말씀처럼 벌써 노안이 오신 걸까요?
      아님 출산 후 급격히 시력이 저하되신 걸 수도 있어요..
      시력도 영양공급과 관련이 없진 않더라고요.
      스트레스와도 큰 관련이 있고요..

      에구 키키님 딸래미 키우시느라 정말 수고가 많으시네요!
      무럭무럭 얼른 건강하기 자라주길 저도 바라게 됩니다!^^

 

 

어제 저녁 저희 집엔 서른 명이 모인 바비큐 파티가 있었습니다.

오늘이 바로 명절과 같은 대단한 국경일이기 때문입니다. (이 특별한 국경일에 대해서는 다시 자세히 쓰도록 할게요.)

사람들이 돌아가고 집을 치우고 나니 시간은 새벽 세 시 정도가 되었습니다.

참 언제 봐도 모여서 이야기하고 먹고 하는데 누가 오래 버티나 대회가 있다면 매달 감인 그리스인들입니다.

 

사람들이 돌아가고 오스트리아 고모님께서 시간이 너무 늦은 관계로 저희 집에 그냥 주무시게 되었습니다.

필요한 게 더 없으시냐고 딸아이 방에 들어가 물어보는 저에게, 고모님은 딸인 마사의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

 

"마사가 집에 가면서 울었어!"

"어머! 왜요?"

"술라가 스테르고스에게 커피를 만들어 줬나 봐."

 

아...안 봐도 이해가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냥 저 문장만 듣는다면 엄마인 술라 아주머니가 아들 스테르고스에게 커피를 만들어 준 것이 무슨 잘못이라고 예비 며느리인 마사가 울기까지 했을까 싶지만, 이 문장의 숨은 내용을 안다면 이해가 갈 것 같습니다.

언젠가 그리스 어머니들이 얼마나 자식을 금이야 옥이야 끼고 키우는지에 대해 말씀 드린 적 있었습니다.

(관련글: 2013/04/25 - [신기한 그리스 문화] - 그리스 스타벅스 운영에 마마보이가 미치는 영향)

 

그것은 딸을 가진 부모나 아들을 가진 부모나 그리스에서는 마찬가지 현상인데, 세상에 자기 자식이 귀하고 예쁘지 않은 부모는 흔치 않겠지만 특별히 그리스의 어머니들은 자식을 성인이 된 이후에도, 결혼을 시킨 후에도 지나치게 애 취급하며 끼고 있는다는 게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이는 당연히 며느리나 사위들과의 갈등을 야기시키는데요.

(관련글 : 2013/03/27 - [신기한 그리스 문화] - 그리스인 며느리들도 혀를 내두르는 ‘그리스인 시어머니들’)

마사는 그런 현상을 그렇게 봐와 놓고도 아직도 그리스 어머니들에 대해서 적응하지 못하고 십팔 세가 되면 정확하게 독립시키는 오스트리아 어머니들을 생각하며 충격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상황은 이랬습니다.

스테르고스는 부모님 집인 술라 아주머님 댁에서 하는 국경일 파티에 참석했는데, 그와 마사는 저희 집과 두 집 건너인 그 집을 오가며 파티에 참석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러다가 파티가 끝날 때 쯤, 스테르고스는 마사에게 커피 한잔을 만들어 줄 것을 요청했는데, 마사가 움직이기도 전에 술라 아주머니가 마사에게 양해를 구하지도 않고 먼저 커피를 만들어서 갖다 줘 버린 것입니다. 그러며 마사에게 한다는 말이 "너는 스테르고스가 어떤 비율로 프라뻬를 마시는 지 모르잖니?" 였습니다.

하지만 스테르고스와 이 년을 장거리 연애를 해 오며 그리스를 분기에 한 번씩 드나 들었던 그녀가, 스테르고스와 그냥 친구로 알고 지냈던 세월이 십 년이 넘은 그녀가, 남자친구의 커피 취향을 모를 리가 있겠습니까.

 

술라 아주머니는 온 동네에 뉴스를 전달하는 아나운서 같은 역할을 하고 큰 아들과 최근까지 유산 상속 문제로 말도 안 하고 살았었지만, 수다스럽고 자식에게 끔찍한 그냥 보.통.의. 그리스 어머니입니다.

저는 결혼한 아들에게 점심을 회사로 갖다 줘서 며느리가 만든 음식을 못 먹게 하는 그리스 시어머니들도 여럿 보아왔기 때문에, 커피 사건 정도는 그냥 그리스 시어머니들 사이에서는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라면 저희 시어머님이 그런 행동을 할 때, 피곤한데 대신 만들어 주셔서 고맙다고 능청을 떨 것입니다. 그게 제가 터득한 그리스의 가족문화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문화를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되, 수긍할 수 없는 것은 스트레스 받지 말고 내 맘대로 하고, 수긍할 수 있는 일은 시원하고 털어버리는 것이지요.

 

하지만 마사는 오스트리아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열 여덟 살 대학을 가며 독립해 십 년을 따로 살다가,(작년까지도 독립해서 살았습니다.) 최근 그리스에 이사오는 문제가 어긋나면서 집을 장기로 렌트하는 게 불투명해져서 임시로 부모님 집에 들어와 다시 살게 되었습니다. 오스트리아 고모님의 집은 삼층 집으로 한 층에 방이 세 개, 거실, 화장실, 주방까지 있는 아주 큰 집입니다.

그런 집에 두 분이 사시는데도, 딸이 들어와 산다고 굳이 렌트비를 받아야겠다는 오스트리아인 고모부님은, 지금껏 마사에게 월세를 받고 계십니다. 물론 시세보다는 적은 가격을 받지만, 그래도 한집에 살면서 부모가 자식에게 월세를 받는다는 게 가족문화가 강한 한국인 상식에도 그리스인 상식에도 잘 맞진 않는 일이라 저는 몹시 놀랐었습니다. 부모가 그 월세 없이 먹고 살 수 없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고모부님은 은퇴 후 넉넉한 연금을 받고 계시고 고모님은 아직도 회사에서 일을 하고 계시니까요. 물론 오스트리아라고 해서 모든 부모가 과년한 자식을 데리고 살 경우 월세를 받는 것은 아니라고는 합니다. 하지만 이게 상식 선에서 가능한 문화인 것입니다.

그런 문화에서 나고 자란 마사가, 이렇게 장성한 자식을 끼고 도는 그리스 시어머니를 이해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 것입니다.

문화 충격인 것이지요.

아무리 마사의 엄마인 고모님이 태생이 그리스인이라고 해도, 고모님은 어린 나이게 오스트리아로 건너가 삽십 년 넘게 오스트리아인 남편과 가족 사이에 살면서, 또 그곳에서 그리스와 다른 문화에 적응하느라 마음 고생한 세월이 있으시다 보니, 어느새 오스트리아인 정서에 많이 가까운 사람이 되셨습니다.  

 

저는 어제 고모님을 안심시키며 이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걱정 마세요. 고모님. 마사도 좀 더 그리스의 어머니들을 지켜보다 보면 아마 그런 문화에 익숙해져서 쿨하게 반응할 수 있게 될 날이 올 거에요. 그리스에서는 레이디(고상하게)로 살려고 하면, 속병나서 살 수가 없는 것 같아요. 그냥 나에게 소리지르는 시어머니에게 같이 툭툭 내 뱉으며 쿨하게 대하지 않으면 무시당하기 딱 좋은 문화인 것 같아요. 버릇없게 굴지 않으면서도 쿨하게 그리스인 시어머니를 대하는 방법을 마사도 아마 터득할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처음 일 년은 정말 많이도 이불 뒤집어 쓰고 울었었는데, 이제는 울지 않아요. "

 

고모님은 제 말에 저를 한번 끌어 안으시며 이렇게 답하셨습니다.

"그래. 올리브나무야. 너네 시어머님은 내가 봐도 너무 심하더라. 나는 이번에 와서 정말 깜짝 놀란 적이 여러 번 있었어. 어휴...뭐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말하고 행동하고 그런 사람이 다 있나 몰라. 나도 여길 떠난지가 너무 오래 되어서 그 언니가 그런 사람인 줄 정말 몰랐어. 힘내 올리브나무... 그리고 오스트리아에 겨울에 꼭 와. 우리 집에 와서 부디 쉬다 가길 바랄게."

아주 속 시원하고 고마운 고모님의 말씀이었습니다.  

 

 

여러분 좋은 하루 되세요!

좋은하루

 

* 그리스와 오스트리아는 유럽 연합 안에서 비자 없이 왕래하는 일본과 한국 거리인데, 그 사이에도 이런 문화 충격이 분명 존재하니, 어디든 내 나라를 떠나서 사는 삶은 쉬운 게 아닌 듯 싶습니다. 

 

Posted by 꿋꿋한올리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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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mrsnowwhite.tistory.com BlogIcon 아스타로트 2013.08.15 21: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고;; 그리스 시월드도 만만찮아 보이는군요~ 커피 사건만 보면 별 것 아닐지 몰라도 아마 그동안 쌓인게 많아서 작은 일에 둑이 무너지듯 눈물샘이 터졌는지도 모르죠;ㅁ; 하지만 시어머님을 변화시키는 것보다는 마사씨가 적응하는 게 더 빠를 것 같긴 합니다;; 자꾸 겪으며 나중엔 무덤덤해지겠죠~ 그래도 누군가 공감의 한 마디를 해 주면 이해해 주는 사람이 있어서 더 나을 것 같아요. 다음에 마사씨를 만나면 이야기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08.15 22: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말 맞는 말씀이에요.
      비단 커피 사건 때문이 아니었을 거에요.
      늘 마사를 만나면 저의 경험과 그리스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곤 하는데, 아무래도 아직은 적응하기 힘들구나 싶답니다.
      아스타로트님 말씀대로 내일 만나면 또 힘내라고 이야기도 들어주고 커피도 사주고 그래야겠다 싶습니다~
      참 대단한 그리스 시어머니들..ㅎㅎㅎ

  2. Favicon of http://hititler.tistory.com BlogIcon 히티틀러 2013.08.16 00: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리브나무님의 글을 보면서 '그리스는 정말 매일매일이 사랑과 전쟁이겠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왠지 그리스 드라마나 영화는 내용이 전부 이런 고부갈등일 거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ㅎㅎ

  3. Favicon of http://zomzom.tistory.com BlogIcon 좀좀이 2013.08.16 0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여러 생각 들어서 울음이 터졌겠어요...그리스와 오스트리아의 부모님이 자식 대하는 법은 거의 180도 정반대처럼 보이네요. 그걸 적응하려면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4. Favicon of http:// blog.naver.com/ sanabae BlogIcon 김영미 2013.08.16 02: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스 시어머님들도 만만치 않으시군요 ^^

    마사씨가 결혼한다면 그리스에서 살지 않고 오스트리아에서 신혼을 시작하셔야겠어요

    그리고 시고모님은 정말 멋쟁이십니다 쿨한 시어머님이 되실 것 같아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08.16 16: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지요? 아들인 베르니도 최근 새 여자친구가 생겼는데, 고모님도 누나인 마사도 잘 해 주려고 무척 애를 쓰더라고요.
      신혼을 오스트리아에서 시작하면 아마 남자친구인 스테르고스가 견디기 또한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참 딜레마에 빠진 커플이랍니다..^^

  5. Favicon of http://blog.daum.net/mudoldol BlogIcon 산들이 2013.08.16 03: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은 것에서 그 느낌이 강하게 와닿는 법이죠.
    정말 집 나가면 고생한다는 말이 맞네요. 이 나라에서는 당연시하는 문제가 다른 나라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것으로 보일 수 있으니 말이에요. 실제로도 그렇게 경험하구요. 그래서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은 그렇게 장애로 부딪치나 봐요. 저도 그런 경우가 많답니다. 이제 이 문화에 익숙해져가면서 편하긴 하답니다.ㅎㅎ 오늘도 신기한 그리스 문화를 알게되어 아주 좋네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08.16 16: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산들이님~
      그러게요. 산들이님처럼 오래 외국에 계셨던 경우는 이제는 계신 곳이 더 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저는 아직 그렇진 않고..다만 그리스에 돌아오니, 그리스여서가 아니라 내 집이어서 편하다는 마음이 크지요.
      (제 친구는 그 말을 못 알아 듣고, 한국이 그립다는 제 말에 "집이 좋다고 할 때는 언제고??" 라고 되묻더라고요. 내 집이니 편하다는 뜻이지 그리스가 집이라서 좋다는 뜻이 아닌데.ㅎㅎㅎ)

  6. Favicon of http://koinespirit.tistory.com BlogIcon 코이네 2013.08.16 06: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스에서는 결혼해서 부모님과 멀리 떨어져 살아야 제대로 신혼살림 하겠네요.
    이국의 문화 즐겁게 잘 읽고 갑니다. 늘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7. 민트맘 2013.08.16 06: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모님의 위로에 저도 울컥해지네요.
    그리스인들의 그런 문화는 정말 정말 이해하기 힘든데
    그래도 그걸 잘 이해하고 맞춰가시다니 올리브니무님의 내공이 느껴집니다.
    성격이 그리 둥그시니 무슨 일이라도 해나가시겠어요.
    진심 마구 존경스럽습니다.ㅎㅎ

  8. 양양 2013.08.16 08: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헐..그리스의 그런문화 진짜너무 싫다..미즈넷보면 가끔 그런 시어머님 얘기 나올때마다 결혼하기싫던데,...그리스도 그렇다니......헐...입니다

  9. 2013.08.16 08: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08.16 16: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지요? 가까운 나라인데도 그렇게 서로 다를 수 있다는 게 놀랍기만 합니다..
      저도 **님 말씀을 들으면서 어쩌면 거기도 그렇게 한국과 다를까 싶었어요~
      마사가 오스트리아에서 생활을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이유들이 또 있는데...그건 다음에 또 소개하도록 할게요~
      제 마음을 헤아려 주시니 힘이 팍팍 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10. kiki09 2013.08.16 10: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용도 내용이지만..
    어느분의 말씀처럼 사안의 경중'을 봤을 때 ㅎㅎㅎㅎ

    혹시 저~ 훈남님이 혹시 군대 가게 된다는?? 그 분??인가요??
    저랑 친구들이랑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던?^^ 아이공.!! ㅎㅎㅎㅎ 여자친구가 있었군욧!!!
    잠시..흥분을^^;

    내용으로 돌아와서..

    한국 시어머님들은 저~리 가~라 정도 되겠네요.
    그리스 어머님들은..오 장난아니에요!!
    저는 한국에 태어나고 한국 시어머니 둔 것을 잠시나마 다행으로 생각했어요 ㅋㅋㅋ
    두 가족간의 문화가 상당히 다르니..
    앞으로 어느 정도의 난관이 예상됩니다만,
    불타는 싸~랑의 힘으로 잘 극복하시겠지요?!!
    제가 결혼해서 매우 자주 듣는 말 중에 하나가 (시어머니로부터~)
    "곰 같은 아내보다 여우 같은 아내가 사랑을 많이 받는다"입니다.
    저는 약간 뜬금없지만 이 상황에 이 말씀을 해드리고 싶었어요 ^^;;

    그나저나. 천상 저는 곰탱이라 .남편에겐 곰탱이 시어머니께는 바윗덩어리 --ㅋㅋㅋ
    아무리봐도 저는 결혼'제도 와는 참으로 맞지 않은 여인네 중에 한명인 거 같슴돠~ ㅎㅎㅎㅎ

    갑자기 푸념으로 ..ㅋㅋ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08.16 16: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앗! 저 친구는 그 훈남 스타브로스가 맞는데요. 하지만 그 옆은 스타브로스와도 사촌인 마사 랍니다. 저 친구의 남자친구는 스테르고스라고 씨미 섬 이야기에 잠깐 사진이 등장해요^^
      훈남 씨는 아직 여자친구가 없어요. 친구는 많은데 수줍은 성격이라 그런가봐요. 겨울에 군대 가는 것으로 영장이 나와서 요즘 생각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저희 가게에도 매일 나와 아르바이트 중이랍니다.
      시어머님께서...kiki님의 귀여움을 몰라보시고 그런 교훈을 선사하시고자 하는군요.ㅎㅎㅎ 곰탱이라시기엔 너무 귀여우신걸요????^^

  11. 연두빛나무 2013.08.16 17: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이지 않는 전쟁이지요..ㅎㅎ
    저희 어머님은 그나마 자식을 빨리 떨궈 내신 분이신데도
    이번 부모님과 같이한 여행에서 아들 고기싸주시는라 드시지도 못하고..
    아들하고 헤어질때 안타까워하시고...
    처음엔 저도 정말 혼자만 괴로웠는데요.
    지금은 그냥 그려러니 하니 오히려 제가 신랑 안챙겨도 되고 엄청 편해요...ㅋㅋㅋ
    신혼초이고 같이산다면 좀 문제가 심각하긴 하겠어요.
    여자입장에서 참 많이 힘들죠..그래서 여자가 남자보다 강하게 되는것 같아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08.17 06: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래도 연두빛나무님의 여행기를 보니 시어머님과 시아버님을 많이 배려하시고 챙겨주시는 연두빛나무님 모습이 느껴졌어요~
      참...아들이든 딸이든 과년한 자식이라도 눈에 밟히는 것은 마찬가지이겠지만 정도가 지나친 간섭을 어느 선에서 자식을 위해 거둘 수 있는 것은 참 용기있는 행도일 것 같다는 생각을 저도 해본답니다.. 멋지세요~ 연두빛나무님~

  12. 2013.08.18 04: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3. mariacallas1 2013.08.20 22: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잉? 혼자서 ...먼 친척과 결혼 한다는 얘긴가 ??라고 했었는데
    이름이 비슷한거군요 ㅎㅎ;;;;
    스테르고스와 스타브로스와 ㅎㅎ헷갈렷어요 ㅎㅎ

    그리스 시어머님의 만만치 않음은 익히(?올리브님 글을 통해 ㅋ;;) 들어 알고 있지만

    마사님도 한동안 속이 좀 상하실듯;

    세상의 모든 며느리들(좀 거창한가요?ㅋ) 기운내시고

    오늘도 내일도 화이팅하자구요^^

    아자~!

  14. BlogIcon 하티 2014.04.01 19: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리브님~ 그리스 시엄마들이 한국 경남 김해시 한림면에도 계세요~ 아~~ 어떻게~~~~ 그럼 이 마사랑 헤어진 거예요? 전 마사를 응원하고 싶어요 같은 여자라 그런가봐여 마사가 넘 이해 되는 걸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4.02 17: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김해에 사시는군요! 하티님^^ 저도 친구가 김해시에 있어요~
      저도 마사가 많이 안타까웠었는데, 사실 마사는 이별 후 힘든 시간을 보내는 중 평소 친구였던 친한 남자 동료가 있었는데 그 동료와 사귀게 될 것 같아요. 차라리 다행이다 싶더라고요. 같은 오스트리아인이니 어쩌면 이런 그리스 시어머니 때문에 맘 상할 일도 덜 할 것 같기도 하고요.(물론 거기도 얘길 들어보니 시집살이가 있긴 하더라고요...)
      댓글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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