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머무는 짧은 일정 동안 저는, 역사를 자랑하는 유명한 서점이나 예쁜 장신구를 파는 가게를 지날 때마다 마리아나를 위해 무언가를 사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집에 돌아와 짐을 풀었을 때도 시부모님, 남편을 위한 작은 선물들 외에 가장 많은 것이 딸아이를 위한 선물들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엄마라 어쩔 수 없는지, 정작 저 자신을 위해 산 것은 거의 없을 만큼 알뜰한 쇼핑의 결과물들은 모두 딸아이의 몫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아테네에서 떠나던 날 공항으로 출발하기 전에, 일행이었던 디미트라와 갈리오삐의 지인을 잠시 만나야 해서 '모나스티라끼' 지역의 한 카페에 머물게 되었는데, 전날 길가다 우연히 맛 보았던 마카롱이 자꾸만 눈에 아른거렸습니다.

 

다름아닌 마카롱은, 마리아나가 평소 정말 먹고 싶어하던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한국에 살았던 몇 년 전만해도 서울 시내의 유명 제과점에서도 마카롱을 흔하게 팔진 않았었습니다. 저희가 그리스로 이민을 온 이후에 한국 TV를 통해 보니 한국에 맛있는 마카롱을 파는 곳이 부쩍 많아졌구나 싶었고, 드라마에서도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마리아나는 - 익히 여러분도 아는 대로 ^^;; - 맛있는 먹거리에 대해 큰 행복을 느끼는 아이입니다. 

한국에서 만 네 살 때 유치원을 가는 이른 아침이면 분명 아침밥을 먹고 출발했는데도 불구하고, 집에서 유치원까지 가는 짧은 등원 길에 위치한 'P바게뜨'의 길다란 치즈케이크을 하나 사서 먹는 것을 큰 기쁨으로 여겼었을 만큼, 그리스에 온 뒤에야 알게 된 한국 TV에 등장하는 맛나 보이는 새로운 먹거리를 놓칠 리가 없습니다.

 

"엄마! 마카롱은 얼마나 맛있을까요?

저렇게 색깔로 여러 가지이니 분명 여러 맛이 나겠지요??

엄마! 정말 정말 먹고 싶어요!!!"

하트3

저에게 얼마나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반짝이며 묻던지, 순간 명랑만화에서 튀어나온 눈동자인줄 알고 깜짝 놀랐을 정도이니까요.^^

그런데 저희가 살고 있는 로도스에는 다양한 맛의 맛있는 마카롱을 파는 가게가 별로 없었기에, 이런 마리아나의 마카롱에 대한 호기심은 나날이 증폭되기만 했던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비록 아테네를 떠나기 직전이었지만, 의 마카롱을 파는 가게들이 자꾸 눈에 밟힐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저희가 앉아 있던 모나스티라끼의 카페에서 가까운 곳에 있던 베네띠 라는 그리스 프랜차이즈 가게(로도스에는 들어와 있지 않은 종류)의 가격까지 저렴한 형형 색색의 마카롱들을 녀석이 맛 본다면 얼마나 좋아할까 마음이 설레기까지 했습니다.

 

 

 

 

결국 앉아서 얘기를 나누는 일행들에게 잠시만 다녀올 곳이 있다며 양해를 구한 뒤 저는 마카롱을 사러 갔고, 딸아이가 좋아할 만한 맛으로 여덟 종류의 마카롱을 골랐습니다.

 

 

로도스 집에 도착했을 때, 일부러 마카롱 상자를 감춘 채 다른 선물들을 먼저 열어 보여주었는데, 딸아이는 정말 기뻐서 연신 "고마워요! 엄마!!" 라며 제 얼굴에 마구마구 뽀뽀를 했습니다.

그렇게 녀석의 기쁨이 큰 풍선 만큼 충분히 커졌을 때, 저는 짐짓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마카롱 상자를 딸아이 앞에 내려 놓았습니다.

전혀 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꽁꽁 싸매진 포장을 조심스럽게 뜯어서 드디어 마카롱 상자를 열어본 마리아나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저는 정말 딸아이의 그런 표정은 처음 보았습니다.

 

약 10초 동안 입을 '아' 하고 크게 벌린 상태로 다물지를 못 했고, 눈에는 마치 충분히 헬륨이 찬 풍선이 하늘로 두둥실 뜨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처럼 기쁨에 가득 찬 채, 마치 자막으로 [정지 화면 아님] 이라고 써 넣어야 할 것 같이 정지 상태로 그 작은 마카롱 상자를 쳐다 만 보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웃기던지 저는 큰 소리로 하하하하…그렇게 좋아? 라고 웃으며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짧지 않았던 10초가 지나가고, 마리아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제 목을 끌어 안으며 "엄마! 고마워요!! 나 정말 먹고 싶었었는데!!!" 라며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감사를 보여주었습니다.

 

 

 

요렇게 작아질 정도로 웃으며!

 

이 사진은 전에 한국의 할머니로부터 다른 선물을 받았을 때 찍어 둔 사진입니다.

마카롱을 준 날은 제가 사진을 찍을 경황이 없어 찍지 못 했습니다.^^

 

 

처음 보는 만들기 재료, 예쁜 학용품, 목걸이 선물보다도 한 상자에 4.5유로 (약 6,000원) 정도에 산 형형색색의 마카롱이 딸아이를 더 기쁘게 한 것을 보면, 평소 꼭 원했던 그 무언가를 얻었을 때에 실제 물건의 값어치와 상관없이 큰 기쁨을 주는 선물이 되는구나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카드를 하나 써서 선물들 사이에 끼워 넣었었는데, 딸아이는 제가 몇 마디 쓰지도 않은 그 카드를 읽은 후 "엄마, 정말 감동이에요...고마워요. 훌쩍"라며 울먹이기까지 해서, '그래도 크고 비싼 것보다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알아서 다행이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후 마카롱은 딸아이가 저와 동수 씨에게 하나씩 먹어보라고 나누어 준 것 외에 여섯 개가 남아 며칠 동안이나 냉장고에 있었는데, 딸아이는 조금씩 아껴서 먹는 며칠 내내 상자를 열며 행복해 했답니다.

물론 다음엔 아테네에 함께 가서 한국 식당과 마카롱 가게에 들르겠다며 언제 함께 갈수 있는 거냐고, 혹은 마카롱을 만드는 레시피를 찾았는데 엄마가 집에서 만들어 줄 수 없냐고 저를 졸라대는 녀석 때문에 저는 그 후로 무척 피곤한 나날을 보내게 되었네요.

쉿! 아테네에는 마카롱만 가게 전체에 파는 다른 가게들도 있더라는 말은 물론 비밀로 했답니다. ^^

 

 

 

여러분 쌀쌀한 날씨에 맛난 것 많이 드시는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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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리브나무 씨의 근황입니다.  더 자주 글을 올리겠다는 말이 무색하게 이렇게 오랜만에 여러분을 뵙게 된 것은, 시아버님께서 지난 주 예기치 않아던 갑작스런 여행을 타지로 떠나심으로 인해, 평소 아버님이 하시던 업무가 고스란히 제게 떨어져 5일 동안 하루 12시간을 넘게 사무실에서 일을 해야 했기 때문이랍니다. 정말 눈이 팽팽 돌더라고요. 처음 해보는 일들도 많아서 실수도 작렬이었고요...

아버님이 돌아오신 후? 업무 과부하로 저는 거의 기절하듯 자야했답니다.ㅠㅠ

결론적으로 여러분 그리웠어요!! (기다리다 목 빠지시겠다는 분들도 계셨는데 죄송합니다.^^;;)

 

Posted by 꿋꿋한올리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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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author-sooyoung.tistory.com BlogIcon author-sooyoung 2014.11.18 21: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색깔도 너무 예쁜 마카롱을 보니 다 늦은 저녁인데 한입 먹고 싶네요. 맛이 어떨지도 궁금하구요. 왠지 그리스의 음식은 다 맛있어 보여요~~^^*

  3. BlogIcon 채영채하맘S2 2014.11.19 0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카롱이라... 저도 맛보고 싶은데 조그만게 하나에 1,200원이라고해서 구경만하고 있지요. 저도 마카롱을 선물 받으면 마리아나처럼 반응할까요? 마리아나는 볼때마다 느끼지만 너무 사랑스러워요^^

  4. 2014.11.19 01: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5. 마카롱씨 2014.11.19 01: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카롱은 맛있어서 좋다입니다. 하지만 만들면 쓰레기가 됩니다.
    역시 오븐을 좋은걸로 사고싶은 마음이 것입니다.
    온도조절이 숫자로 적혀 않기때문에 상세 조절이 안되는 생선구이 그림 있어인것

  6. sally/jenny dad 2014.11.19 05: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랜만에 올리브씨 글이 올라와 있는거 보니, 반갑네요..
    지난번 그리스 은행 문의 도움 받은 사람입니다. 이제 그리스 온지
    몇 달 되었네요. 몇달 동안 느낀 것은 그리스 쿠키/초콜릿이 맛있다는 겁니다. ㅋㅋ
    마카롱 좋아하는 마리아나 볼수록 참 귀엽네요.. 제 딸이랑 이미지가 너무 비슷합니다. ㅋㅋ
    제가 사진을 올릴 수 있다면.. 비슷해서 놀라실 겁니다. ㅋㅋ
    어쨋든 좋은 글, 그리스 정보 감사합니다. 덕분에 즐거운 시간 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부탁합니다...

  7. 2014.11.19 09: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8. 이곡 2014.11.19 09: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 귀염 돋는 마리아나!!!
    제 목을 제자리로 돌려주셔서 감사해요.
    엄청 바쁠거라 생각하긴 했지만 그래도 기다려지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재주가 많아도 피곤하군요.
    제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시아버님 업무를 떠 맡진 않았을거예요.
    아버님이 절~대로 저에게 일을 맡기지 않았을테니...ㅋㅋ

  9. 2014.11.19 10: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0. BlogIcon 레오맘 2014.11.19 12: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옛말에 보고만 있어도 배부른 것이 논에 물 들어가는 거하고 자식입에 밥 들어가는거라고 했는데 자식 낳아서 키워보니까 그만큼 실감나는 말이 없더라구요. (^^) 마카롱 저도 참 좋아 하는데요.하루에 하나씩 아껴가며 먹었을 마리아나의 모습이 눈에 환~히 보입니다~ㅎㅎ

  11. 2014.11.19 12: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2. 러브후 2014.11.19 16: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정말 귀여운 마리아나~~
    저까지 엄마 미소가 지어지네요...
    요새 한국은 마카롱 정말 많이 파는데..
    보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지만 상할걸 알기에...ㅎㅎ
    여튼 너무 귀여워요!!!

  13. 민트맘 2014.11.19 18: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이 포스팅을 이제서야 보게되다니요.
    저도 목빠진 사람중의 하나인데 말입니다!!

    마리아나의 호기심어린 초롱눈망울이 보이는 듯하고 그 기쁨마저 전해지는군요.
    저 고운 마카롱은 색깔 만으로도 아가씨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텐데
    티비에서 볼때마다 얼마나 먹고싶었을까요.
    아껴서 먹고난 후의 감상은 어땠을까 궁금합니다.
    솔직히 저는 먹어보곤 좀 실망했었거든요.ㅎㅎㅎ

  14. 2014.11.19 23: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5. 2014.11.20 17: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6. 릴리안 2014.11.20 18: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리브나무님 ~ 아프지 마시고 건강하세요. ♡
    마리아나와 행복한 소식 간간히 들려주시는 것이, 제겐 일상의 작은 기쁨이 되어주고 있답니다. ^-^

  17. 보헤미안 2014.11.22 20: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참 좋아하죠☆
    다이어트와 그리고 가격때문에 먹지 못할뿐!
    거래처(?)는 확보해 두었습니다만..ㅠㅠ
    마리아나의 표정이 상상되어 저도 준거 하나 없이 흐뭇해졌는데~
    사진으로도 짠 하고 나왔네요☆
    나중에 마리아나가 숙녀가 되면 친구들하고 식도락여행 떠나는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쿄쿄쿄☆ 그 전에 동네 맛난이들은 다 점령을 했겠죠☆

  18. 씨미씨미 2014.11.23 20: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리아나의 기뻐하는 모습이 올리브님의 글만으로도 눈앞에서 본것처럼 느껴지네요 ^^
    저한테는 마카롱은 입 보다는 눈으로 느끼는 음식같아요. 알록달록한게 이쁘지만 손은 잘 안가게 되더라고요.
    여튼, 올리브님과 마리아나의 오랫만의 글이라 반갑네요~

  19. 키키영구 2014.12.05 13: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ㅎ
    마리아나 표정 충분히 짐작가네요^^
    저도 마카롱을 얼마전에 맛보게 되었는데
    음..단맛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충분히 좋아할만한 맛이었어요
    ㅋㅋㅋ
    색깔이 참 이쁘죠
    마리아나 얼마나 행복했을까요!!!!

  20. Favicon of http://lincat.tistory.com BlogIcon 적묘 2014.12.16 00: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꺄아~~~ 저 완전 공감...마리아나에게!!!!

    저도 정말 정말 드라마 보면서 궁금했었거든요.
    그런데 리마에는 마카롱 파는 곳이 꽤 있더라구요..;;

    그걸 몰랐었다지요 ^^:;

  21. Favicon of https://fruitfulife.tistory.com BlogIcon 열매맺는나무 2014.12.24 22: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카롱 8개에 6천원이라니! 정말 싸군요!!
    귀여운 마리아나의 환호가 여기까지 들리네요. '수십가지'를 모두 다른 색색가지 마카롱 색으로 쓰신 올리브님의 센스도 느껴져 빙그레 웃었답니다. ^^

 

 

 

 

 

 

 

아테네의 지하철역에서 간  '저 사람이 누구였더라? TV에서 봤던 배우였었나?"

라며 재빨리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었을 만큼, 그 여자와 저는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녀 입장에서는 그녀의 몇 안 되는,어쩌면 유일한 동양인 지인 하나일 제 얼굴은, 알아보기 참 쉬운 것임에 틀림없었습니다.

"어머! 반가워요!"

그녀가 제게 웃으며 다가와 그리스인 예의 볼키스를 해오며 격하게 아는 체 할 때서야, 저는 그녀가 올 여름 마리아나 수영강습에서 처음 알게 된 꼬마 요르기아의 엄마라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워낙 아이엄마 답지 않게 여릿한 몸매에 예쁜 얼굴을 갖고 있어서, 순간 TV에서 봤던 배우인가? 착각했던 것입니다.

 

일 때문에 아테네로 잠시 출장 온 것이라 했습니다. 여름 내내 수영장에서 마주치면서도 그녀가 무슨 일을 하는지 물어볼 만큼 많은 대화를 나눈 것은 아니었기에, 그녀의 일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로도스에서 다시 만나자며 웃으며 헤어졌습니다.

그녀가 멀어지자, 옆에 동행하고 있던 갈리오삐 양이 제게 물었습니다.

 

"아테네에서 로도스 지인을 우연히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게다가 선생님은 그리스에 산 기간이 그렇게 긴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참 신기하네요."

 

그렇게 우리는 그리스의 낯선 장소에서 우연히 지인을 만나게 된 적이 있었는지 다른 경우들에 대해서도 서로 이야길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말을 하다보니 갈리오삐 역시 아테네에 사는 동안 로도스 지인을 마주친 경우가 적잖게 있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는데요. 물론 아테네가 그리스의 수도이니 얼마든지 다른 지역에 있는 사람들이 업무 상 와서 우연히 마주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그런 빈도가 상대적으로 좀 잦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지어 저는 오스트리아 비엔나 시내에서도 로도스 지인을 마주쳐 인사를 나눈 적이 있으니 말이지요.

 "왜 그리스에서는 낯선 곳에서 아는 사람과 마주쳐 인사하기가 쉬울까?" 우리는 계속 이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는데, 결국 이런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 병원 간의 연계 많은 그리스의 의료시스템 때문에

한국에서도 지방에 사는 경우 '특정 의료 검사나 치료'를 위해 서울이나 더 큰 인근 도시의 큰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리스의 의료시스템은 이런 다른 도시 방문 빈도를 좀 더 잦을 수 밖에 없게 만듭니다.

그리스에서는 보통 국립종합병원을 이용하는 경우가 아니라면(국립병원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이라 거의 무료 진료가 가능하지만 대신 몇 달 전 예약을 해도 자세한 검사를 받을 수 없을 때도 있을 만큼 수요대비 서비스 측면에서 만족스럽지 못 한 경우도 있습니다.), 과별 개인 병원을 이용하거나 사립종합병원을 이용하게 되는데, 그리스에서는 작은 병원에서 큰 병원으로의 연계뿐만 아니라(그리스에서는 개인병원 주치의가 자신의 환자를 수술 시 연계 종합병원에서 종합병원 스텝들과 함께 수술에 참여하므로 특정 종합병원과의 연계는 당연한 것입니다.)  개인병원 주치의 간에도 다른 지역으로의 연계가 단단한 편이라 꼭 다른 지역 병원이 더 큰 병원이라서가 아니라 같은 과라 하더라도 '자신의 병원에서는 전문이 아닌 다른 분야의 검사나 치료'가 필요한 경우 다른 지역 개인병원을 지정해 연계 치료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로도스의 한 내과 개인병원과 크레타의 한 내과 개인병원이 연계해서 환자를 치료하거나, 크레타의 어떤 산부인과 개인병원과 아테네의 어떤 산부인과 개인병원이 연계해서 환자를 치료 검사하는 것입니다. 그리스에서는 일부 개인병원이 아닌 대부분의 개인병원이 이런 연계 병원을 지역별로 갖고 있습니다. 이유는 한 개인병원이 점점 덩치를 키워 더 큰 병원을 만들기 보다는, 작은 개인병원끼리 서로간의 연대를 만들어 자신이 못 하는 분야의 치료를 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환자들은 병원 검사 때문에 다른 지역을 방문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그러니 다른 지역에서 우연히 지인을 만날 기회가 많아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저와 갈리오삐와 디미트라까지 세 사람 모두가 아는 어떤 지인 역시 이번에 아테네에서 우연히 마주쳤었는데, 이런 의료 검사 때문에 아테네에 온 경우였습니다.

 

 

 

 

* 누구나와 쉽게 친구가 되는 그리스 문화 때문에

언젠가 소개한 대로(2013/06/01 - 아무하고나 쉽게 싸우고, 쉽게 친구가 되는 희한한 그리스인들) 그리스에서는 조금만 친분이 생기면 상대를 지인이 아닌 친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습니다.

제가 만약 한국에서 딸아이 수영강습 중 어떤 엄마를 알게 되어 그저 오다가다 인사나 나누는 사이었다면, 다른 도시에서 우연히 마주쳤다고 해서 그렇게 반갑게 인사를 나누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물론 상대방도 그렇게까지나 저를 친근하게 반기지 않았겠지요. (그렇게 친한 것도 아니니 어색해서 보고도 모른 척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그리스인들은 개인 차는 있지만, 이런 정도의 사이에도 지인 이상의 관계로 여기기도 하기 때문에 우연히 마주치게 되면 정말 반갑게 인사를 나누곤 하는 것입니다. 상대가 그렇게 반응하니, 저 역시 마주 손뼉을 쳐줄 수 밖에 없게 되었고, 이제는 이렇게 다른 지역에서 우연히 그리스인 지인을 마주친 경우에 저 역시 같이 반가워하는 마음까지 생겼습니다.

 

 

* 그리스의 광범위한 가족 관계 때문에

자주 소개했듯이 그리스인들은 사돈의 팔촌까지도 얼굴을 볼 기회가 간혹 있을 만큼 가족 친척 간의 관계가 돈독한 편인데요.

이는 인구가 적은 도시 뿐만 아니라 인구가 많은 도시에 살더라도 해당되는 부분이라, 그리스인이라면 나의 친척이 꼭 내가 사는 지역에 살지 않더라도 특별히 싸운 사이가 아니라면 사촌 이상의 관계에도 SNS나 전화를 통해 서로 소통하며 자주 연락을 하고 지내는 편입니다. (그래서 그리스인들에게 SNS는 친척 간에 없어서는 안 되는 큰 소통의 장이 되어주곤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다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제 경우를 보면 어릴 때 다른 먼 도시에 살던 사촌들을 장성한 이후 만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지금 만약 서울 한 가운데서 마주친다 하더라도 얼굴을 알아보지 못 할 듯 합니다. 물론 그리스인들처럼 SNS로 그들과 소통할 수도 있겠지만, 너무 못 만난 기간이 길기 때문에 나눌 말이 별로 없어 그런 일은 시도해보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리스인인 제 시댁식구들을 보면, 그리스 전국에 있는 사촌, 육촌, 팔촌에 사돈들까지도 다 연락을 하며 지내기에 가히 그 범위가 대단해 저는 모르는 친척들도 상당한데요. 만약 동수 씨가 그리스에 어떤 지역에 가더라도 그런 먼 친척 중 한 명은 살고 있을 수 있고, 마주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렇게 평소에 연락을 하고 지내니 당연히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일예로 얼마 전 저는 다른 도시의 시댁친척 결혼식에 초대를 받았는데, 그 친척은 동수 씨와는 팔촌 관계인데, 그런 먼 친척이지만 아버님이나 동수 씨와 평소에 안부를 전하고 지내기에 이 지역도 아닌 다른 도시에서 하는 결혼식에 저까지 초대를 받은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이렇게 크게 친하지도 않은 사람들과 낯선 곳에서 우연히 마주쳤을 때 반갑게 인사하는 그리스문화가 정감있고 따뜻하게 여겨지기도 하면서도, 그리스에서 그리스인들과 어우러져 살면 살 수록 내 행동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데요.

어쩌면 오늘 내가 들러 불친절하다고 툴툴거린 어느 가게의 주인이, 나중에 알고 보니 내 친구의 먼 친척일 수도 있는 곳이 그리스이니까요. 

(실제로 로도스와 아테네에서 그런 경우가 세 번이나 있었답니다.^^;;)

 

여러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좋은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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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이 너무 뜸해서 저를 걱정해주신 모든 분들, 처음 혹은 두 번째 댓글을 남겨주신 분들, 댓글을 쓰지 못했지만 마음으로 저와 마리아나 소식을 궁금해 하고 계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스는 본격적인 겨울 시즌이 다가오며 저희 집은 또 크고 작은 보수 공사를 시작했고, 한 시간은 해야 하는 산 같은 설거지를 요하는 집안 모임들이 시작되었으며, 저는 작년에 비해 늘어난 출근 일자와 업무 시간과 책 작업, 마리아나 돌보기 등등에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정신없이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여름에 비해서는 덜 바쁜 편이라 앞으로는 정말로 더 자주 찾아뵙도록 노력할게요.

글은 업무 중 짬짬이 한두 개 씩이라도 쓰려고 하고 있답니다. 다음 글에서는 궁금해하시는 마리나아 소식도 좀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덕분에 늘 감사하고, 언제나 건강하세요!!

 

 

 

 

 

 

 

 

Posted by 꿋꿋한올리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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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헤미안 2014.10.29 19: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전히 바쁘게 사시는 군요☆
    쿄쿄쿄☆ 그리스가 그렇군요☆ 오횽☆
    뭔가 SNS의 어디서나 있는 눈이 현실화 된거 같습니다☆
    좀 안 좋을 쪽으로 갈 수 있는 SNS와 달리 가족간의엄청난 돈독한 사이와 누구랑도 친하게
    인사를 하는 덕에 다소 민망한 일이 있을 순 있겠지만 따뜻하겠다는 생각이드네요☆

  2. 2014.10.29 19: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Favicon of http://undine29.tistory.com BlogIcon 하마곰 2014.10.29 21: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찌보면 정감있고 어찌보면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문화같아요. 툴툴거리기 잘 하는 저는 당황스러울 일이 많을수도 있겠어여 ^^;;

  4. cris 2014.10.30 02: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헉...ㅋㅋㅋㅋ 공감!!! 결혼 첫해 초기에 남편이랑 나가면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 둘중 하나랑은 계속 인사하고 아는척하고, 그중 또 상당수와는 멈춰서서 근황을 주고받고 하더라고요. 저는 초창기고 제눈엔 다 외국인이니 그사람이 그사람같고...다 외울 수도 없고 저 혼자 나가면 어차피 못알아보는 사람이니 걍 쌩까고 다니자 했는데, 이곳에서 일년 넘게 살아보니 일단 동네에서는 알든 모르든 눈이 마주치면 상냥하게 인사하자!! 마음먹었죠. 그게 저는 그사람을 몰라도 그 사람은 저를 '이 동네 몇없는 동양여자고 아무개랑 결혼한 사람이다!'하고 다 알고 있을게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제가 인사도 안하고 냉랭한 얼굴로 쌩 하고 지나간다면 분명 싸가지없다고 소문이 날 게 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더라고요. 실제로 연말 모임에서 '마주쳐도 인사 잘 안하는 어떤 여자'에 대해 단체로 뒷담화를 하는걸 보고나서는 더욱 더요;; 여기가 지역적인 텃세 같은게 좀 있는데 욕먹던 그 여자는 제 남편 절친의 아내로 이태리 남부여자라서 별로 잘 섞이지 못하는데다가 인사를 잘 안했다고 싸가지없다고 완전 찍혔더라고요. 암튼 사람사는 곳은 한국이나 여기나 같구나! 했습니다. ^^;;;

  5. BlogIcon 하루하루에살자 2014.10.30 06: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요. 많이 바쁘시나 보다고 생각했어요.
    아프시나 걱정도 됫는데 아니라니 다행입니다.
    저도 참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더 바삐 더 열심히 사시는 올리브나무님 글을 읽으며 힘을 얻습니다.
    멀리서 응원하는 독자팬들이 많음을 꼭 기억하시고 오늘도 매일 화이팅입니다~♥

  6. 2014.10.30 08: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7. BlogIcon stella nox 2014.10.31 05: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격하게 반갑습니다.낯선 곳에서의 만남이라. 옆집 이웃하고도 인사하는것이 쑥스러운 저에게는 부러운 문화입니다. 내일부터 용기를 내볼까요 ^^♡♡
    항상 바쁘게 보내시는 올리브 나무님 쌀쌀해 지는 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고 가족들 모두 평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마리아나의 소식 기다리겠습니다.~

  8. 달빛고양이 2014.10.31 09: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너무너무 오랜만이에요^^
    다시 돌아오셔서 반가워요~~~♡ (덥썩ㅋㅋ)
    정말 바쁘신 것 같은데 늘 건강 챙기시면서 틈틈히 여유도 가지는 생활 하시길 빕니다^^

  9. 2014.11.01 06: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0. BlogIcon Carmen 2014.11.01 12: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이 뜸해서 혹시 아픈게 아닐까 살짝 걱정이 되었어요. 바빴다니 안심이네요.
    그런데 여태 길리오삐양이 드미트라의 오빠라고 생각했네요...길리오빠...미안 길리오삐양 ^^

  11. ㅇㅇ 2015.08.18 19: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 보수 언론들은 무상 복지 때문에 망했다고 도배를 해대는데
    실상은 이런것이군요
    그러니 급진 좌파 정권이 처음으로 들어섰겠죠
    역시 현지에 사는 사람말이 정확해요

 

 

 

 

아테네로의 짧은 주말 출장이었지만, 가기 전부터 단 하나 저를 설레게 했던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남이 해준 한식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간 아테네에 무수히 갔건만, 늘 일만 보고 돌아오거나 머문 장소가 한식당과 거리가 멀어 들를 여유가 없거나 였습니다. 

작년 7월에 한국에 다녀왔었으니 엄밀히 말하면 14개월 정도를 제가 만든 한국음식 외에는 한식이라고는 접시 귀퉁이도 볼 수 없었고, 알다시피 그리스인들의 '요리 후에도 음식 냄새가 집에서 나면 안 되는' 민감한 후각들 덕그리스인들이 자주 드나드는 저희 집에서 만들 수 있는 한식은 한계가 있었습니다.

된장찌개나 김치 등, 한식을 모르는 그리스인들이 맡으면 낯설고 향이 강한 음식에 대해서는 특히 조심할 수 밖에 없었고 더욱이 두부콩도 구할 수 없는 이곳에서 두부가 들어간 된장찌개를 먹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니 말입니다.

 

아테네에 도착한 후 토요일 새벽부터 일어나, 한국어 시험을 보는 그리스인 친구들의 시험장을 찾아 마지막 점검을 해 주고 들여 보내니 저는 정말 기운이 쭉 빠졌었고, 시험을 마친 후 감독관으로 오신 선생님들을 보며(얼마나 좋은 분들이시던지요.) 1년만에 한국인분들과 얼굴을 맞대고 제대로 이야길 나누게 되니 새삼 '모국어로 말한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구나!' 깨닫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험이 끝나고 제 다른 일들도 끝을 낸 후, 지쳤던 저희는 고대했던 한식당을 찾게 되었습니다.

 

아테네 중심인 신다그마(Σύνταγμα) 역 근처에 위치한 한식당 도시락

(주소 Βουλής 33, Σύνταγμα / 전화 21032 33330, 21032 33396 )

 

 

저뿐만 아니라 그리스인 친구들도 처음 맛 보는 한국식당밥에 적잖게 흥분을 한 상태였는데요.

로도스에서는 먹을 수 없는 한국식당밥이니, 돈을 생각하지 않고 시켜서 먹기로 했습니다.

잡채, 된장찌개, 불고기, 군만두, 쌀밥 등등을 시켜서 먹기 시작했는데 한국식탁의 묘미인 김치와 반찬이 무료로 등장하였고, 친구들은 제가 만든 덜 매운 김치가 아닌 진짜 김치를 맛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이 친구들은 매운 김치를 정말 잘 먹었습니다!!!

저도 이미 김치를 보고 이성을 잃었는데 이 친구들까지 합세해서 김치를 먹어 치우기 시작하니, 작은 반찬그릇에 있던 김치는 식사가 반도 진행이 안 되었는데 동이 났고, 친절한 필리핀인 종업원은 그런 저희를 보고 한번 웃더니 다시 김치를 갖다 주었습니다.

 

 

게다가 음식은 어찌나 맛있던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는데요.

  

   "쌤, 한국음식은 정말 담백하고 맛있네요. 중국음식하고는 정말 달라요!"

   "난 정말 잡채가 좋아요!"

   "난 된장찌개요! 정말 맛있네요!"

 

된장찌개를 처음 먹는 친구들이지만, 혼자서도 한국음식을 해 먹을 만큼 워낙 한국음식을 좋아하는 친구들이라 감탄을 하며 먹었습니다.

저희는 그렇게 김치를 세 접시나 비웠고, 얼마나 먹었던지 정신이 없었답니다.

식사가 끝난 후 너무 맛있게 많이 먹어 아프도록 부른 배를 부여잡고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호텔에 돌아와 그간의 긴장을 푸느라 몇 시간을 쉰 후에 늦은 저녁식사로 한식당 옆에 있던 일식당에 가려고 했었는데, 한식당보다 좁은 일식당 앞엔 주말이라 사람들이 줄을 너무 길게 서서 기다리고 있었고, 저희는 다시 한식당에 가기로 결정하게 된 것입니다!

솔직히 오후에 그렇게 많이 먹고 나왔으면서 시간차를 두고 연달아 같은 식당에 또 가는 게 좀 민망한 감이 없지 않았지만, 어차피 로도스로 돌아가면 또 먹을 수 없는 남이 해주는 맛난 한국음식이었으니 이번엔 아예 식당 2층 방에 자리잡고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습니다.

 

비빔밥, 물냉면, 김밥 종류까지 다양하게 시켜서 먹었는데, 먹다 보니 그렇게 열심히 먹는 우리가 어찌나 웃기던지 서로 눈이 마주치면 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그날 밤, 저희는 식당에서 호텔까지 지하철 두 역 거리를 '걸어서' 돌아와야 했답니다.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을 만큼 배가 불렀기 때문에 그렇게라도 소화를 시켜야 했기 때문이지요. 뿐만 아니라 다음 날 다른 약속 장소로 이동할 때에도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계속 걸어야 했답니다. 

 

 

묵었던 호텔로 걷다가 찍은 사진들입니다. 

 

 

 

 

 

1년만에 먹은 남이 해준 맛있는 한식은 그렇게 배를 불룩 나오게 만들었고,(원래 나온 배를 더 나오게^^) 너무 먹어 위의 더부룩함이 다음 날 까지도 가시지 않았기에, 하는 수 없이 저는 아테네에서 돌아와 수요일인 오늘이 되도록 매일 샐러드, 토스트, 과일 등의 간단한 식사로 연명하며 주말에 있었던 '남이 해준 맛난 한식 폭풍흡입 부작용'을 달래고 있는 중이랍니다.^^

 

아테네에서의 이야기는 다음에도 계속됩니다.

여러분 건강한 하루 되세요!

 좋은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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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꿋꿋한올리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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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bonobo007.tistory.com BlogIcon amuse 2014.10.19 02: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스에서 된장찌개를 보니 신선하긴 한 것 같습니다 ~~ ^^

  3. Kyra 2014.10.19 02: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랜만이에요 ^^
    저도 갈등 속에 에라 모르겠다 하면서 무려 청국장을 끓였어요. Hmart에서 사다가 냉동실에 넣어둔 게 있었거든요. 한 일주일동안 계속 뱃속이 안좋아서 요쿠르트, 유산균캡슐 뭐 이런 거 먹다가, 어제 오늘 냄새제거 초를 한 열 개 켜고 끓였답니다. 하이고.. 드디어 뱃 속이 편안~~~합니다. ㅎㅎㅎ

  4. 은아 2014.10.19 17: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행복하셨겠어요..

  5. Favicon of http://koreacats.tistory.com BlogIcon 캣대디 2014.10.19 20: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외국에 계시니 한식에 대한 그리움이 행복이 될 수 있군요.^^
    항상 건겅 유의하시고 오랜만에 왔다갑니다~~~~

  6. 키키영구 2014.10.19 20: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ㅎ
    우와 읽고 있는 저도 덩달아 배불러요!
    정말 원없이 드셨네요
    오랫만에 얼마나 맛있으셨겠어요!!
    친구분들도 한식을 한국인 만큼이나 좋아하시네요
    시험 점수도 잘 나왔으면 더욱 신나겠지요!^^
    올리브나무님 말씀대로라면 한국어 실력이 꽤 되시는 거 같던데요
    부작용으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계시다는 말씀에
    한참 웃었어요 ㅎㅎㅎㅎㅎ
    얼마나 맛있게 드셨나 짐작이 갑니다

    아 저도 배불러지는 이야기...즐겁고 읽고 가요^^*

  7. 2014.10.20 02: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8. Favicon of https://fkisocial.tistory.com BlogIcon FKI자유광장 2014.10.20 10: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좋으셨을 것 같아요 ㅎㅎ

  9. BlogIcon 리나 2014.10.20 21: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꿋꿋한 올리브나무님 오랜만이어요~ 한 동안 포스팅이 안 올라오기에 많이 바쁘신가 보다 했는데 타국에서 가정을 꾸리고 일 하면서 책까지 쓰신다니 그저 감탄밖에 안 나오네요 ㄷㄷ 저는 처음으로 다른 지방에서 자취를 하게 될 것 같아서 (말이 통하는 한국인데도!) 긴장되고 걱정되고 하는데 먼 곳에서 멋지게 삶을 꾸려가는 올리브나무님을 보니 그리스에 비하면 이정도야 고생도아니다. 싶으면서 저도 열심히하자는 다짐을 하게됩니다. 서점에서 꿋꿋한 올리브 나무님 책을 볼 수 있는 날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네요.

  10. BlogIcon 박희정 2014.10.21 03: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꼭 친정다녀온 저같아요~종일 엄마간식.엄마밥.엄마 냉장고에서 쉬지않코 나오는 먹거리들
    집에 오고 애들 재우고나도 배는 엄청 부르다는
    그래도 자꾸 먹고싶고 먹고싶은 엄마밥같은거요
    미안하기도 하고 죄송스럽지만 남이 해주는 특히 엄마가 해주는 밥이 아직도 젤맛나는 저는 이기적인 딸인듯!!
    실컷드시고 배부르셨다니 제가다 뿌듯하네요~
    혼자 참았던 욕망이(!)^^한방에 해결된 느낌입니다

  11. Favicon of http://greencables5@hanmail.net BlogIcon 날고싶은새 2014.10.21 16: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마음 정말 이해가 가요..^^
    외국 살이하는건 아니지만 결혼하고 신랑이랑 아이들 먹거리 챙기다보면 난 대충 떼우거나 끼니 건너뛰는게 다반사라 친정만 가면 완전 폭식.. 폭식.. 또 폭식..ㅠㅠ

  12. mariacallas1 2014.10.22 11: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디어...갈리오삐, 디미트라씨께서 한국어 시험을 보셨군요^^
    그동안의 애쓰심이 좋은 결과로 답이 올거라 믿어요.

    세분 모두
    수고 많으셨네요^*^

    ㅎㅎ맞아요. 저는 한국에 있어도
    남이 해준 음식 맛있을 때 많아요.
    하물러 자주 못 먹는 올리브나무님은 오죽하시겠어요.
    해 먹을 형편도 여의치 않으시니...;;

    제가 오랜만에와서 읽을 포스팅이 많을꺼라 생각했는데
    다행?인지 몇개 안되는듯해요.

    여기 서울은 어제 비온뒤로 좀더 추워지는듯해요.
    곧 여기저기 단풍으로 예쁘겠죠?

    올리브나무님과 매니저님, 사랑스런 마리아나양...모두
    건강하시길 바라며 다음 소식 기다리며~~~~총총~~~*

  13. 이시후 2014.10.22 15: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아테네 무역관 인턴으로 근무하러 온 그리스어 전공 학생입니다!!
    올리브나무님 블로그를 보다가 반가운 사진이 보여서 댓글 달아요ㅎㅎㅎ
    한국어능력검정시험 감독을 맡았었거든요!! 항상 슬쩍 올리브나무님 글을 읽을 때 로도스에 사시는 분이니 만날 일이 없겠지 하고 어렴풋이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그래도 한 공간에 같이 있었다는 사실이 뭔가 기뻐요!!ㅎㅎㅎ
    그리스 오기 전에 막막했는데 올리브나무님 글 보고 정말 그리스 생활이 어떤지 알 수 있었어서 좋았어요
    다음달에 한국으로 출국하고, 내년에 교환학생으로 다시 올 예정인데 올리브나무님 포스팅 항상 읽어볼게요
    좋은 포스팅 항상 감사합니다. 책도 기대하고 있을게요!!

  14. Favicon of http://lovetaipei.tistory.com BlogIcon 샤오순 2014.10.23 20: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아테네는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했는데 저렇게 생겼군요! 사실 아테네가 현대적인 도시일까? 아님 다른 유러처럼 옛 건물들이 그대로 존재할까? 궁금했거든여! 저는 해외여행을 몇일만가도 한식을 만나면 정말 반가운데 올리브나무님은 정말 반가우셨을거 같아요! 항상 너무 실감나고 재미있는 글에 감탄합니다.

  15. 김연희 2014.10.27 14: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매일 새글 안올라오나 두근두근 출석합니다!!
    마리아나도 학교 생활 잘하는지 궁금하구요~
    전 한국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중이에요~ 그래서 학교 이야기가 정말 신선하고 재미있답니다~
    물론 다른 이야기두요~

  16. 이샘 2014.10.28 23: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오래 새 글이 안 올라오면 어디가 아프신지, 무슨 일이 있는지 걱정되는 조용한 독자입니다.

  17. 2014.11.11 11: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8. BlogIcon 김현숙 2015.01.20 20: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소금님 블로그에 들렀다가 들어와 읽었네요.넘 재미있고 실감나게 잘쓰시네요.자주 들러서 좋은글 믾이 보고갈게요^^♡♡♡

  19. 려니 지 2015.07.17 20: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구글에서 서치하다가 우연히 올리브 나무님 블로그에 왔는데 정말 포스팅 하나하나가 너무 재밌어요. 다 읽는게 아까울 정도예요 ㅎㅎ.그리고 글을 정말 재밌고 술술 읽게 쓰시는 것 같아요. 저희 가족이 여행에 굉장히 돈도 많이쓰고 관심도 많지만 그리스는 ebs 세계여행이랑 다큐멘터리로 보고 책을 읽는 것까지 달성했는데, 언젠간 한 번 꼭 직접 발로 밟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음 주에 가족 셋이서 다같이 스페인에 놀러가는데 괜사리 후회가 될 정도예요!! ㅋㅋㅋㅋ 다음 여행엔 꼭 그리스 가야겠어요. 앞으로도 자주 블로그 들릴게요!! ㅎㅎ

 





그리스어에는 할라라(Χαλαρά), 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쩜 어감이 그리 뜻과 어울리는지 '느슨한, 헐렁한' 이란 뜻의 이 단어를 생각하며, 저는 오늘 애써 할라라 한 마음을 갖고 글을 쓰려고 차분히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이 길지도 않은 안부를 전하는데 다섯 번을 끊어서 다시 써야 했을 만큼, 제게 긴 시간이 없었던 탓입니다... 

 

 


도대체 올 여름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거의 4개월 정도가 통으로 날아가버린 기분이 듭니다.

살며 이런 적이 몇 번인가 있었는데 열중했던 시간에 대한 결과물이 있다면, 분명 잃은 것들도 있었기에...

저는 일들이 마무리되어가는 이 시점에서 심호흡을 크게 하며 혹시 중요한 것을 놓쳤을까 잠시 뒤를 돌아보고 있습니다.    

 

 


 

마무리 되는 그리스의 여름 시즌, 변덕스런 날씨


그리스의 여름 시즌이 서서히 마무리 되는 때가 되었습니다. 작년엔 10월 말까지도 바다에 들어갈 수 있는 더운 날씨였는데, 올 해는 그보다는 좀 일찍 선선해져서 거리가 조금은 덜 붐벼 현지인으로서는 한결 낫습니다. 

정말 여름의 그리스 시내의 거리는 차와 오토바이, 사람에 북적북적 치일만큼 관광객들로 인구가 밀집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선선해지는 것도 좋지만 이상기후 탓에 9월 말이었던 열흘 전쯤, 로도스에는 첫 비가 내렸습니다.

 

 

왼쪽로도스 만드라끼 해변여름 사진이고, 오른쪽은 같은 장소의 비오는 겨울 사진입니다. 

정말 분위기가 다르지요?

 

대개 로도스에서는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첫비가 10월에 오기 마련인데 올해는 갑자기 9월에 첫비가, 그것도 폭우로 내리며 관광객들도 비상이었지요. 게다가 비가 내렸던 날부터 이틀 정도 깜짝 추위가 와서 이게 무슨 조화인가 했었는데 그후 날씨는 다시 예년 기온으로 돌아와 따뜻해졌지만, 이 추웠던 이틀 동안은 담요와 내복을 꺼내야 할 만큼 추웠었습니다.

마리아나는 하필 그렇게 춥고 비오던 날, 동수 씨와 외출했다가 실수로 넘어져 비가 고여있던 곳에 풍덩 주저앉았다가 집에 돌아왔고, 꼴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집에 온 아이를 보자마자 얼른 더운 물로 씻겼지만, 안 그래도 새학년이 시작되며 고단했던 마리아나는 추운 날 물 웅덩이에 넘어져 버려서인지 감기 몸살을 된통 앓게 되었고 이틀을 학교에 갈 수가 없었습니다. 

역시 아이가 아프면 엄마는 정신이 쏙 빠집니다. 지난 주 아이가 앓는데 옆에 붙어서 간호하고 또 학교를 보내면서, 아픈 게 좀 낫자마자 때마침 과목별 첫 시험도 있어서 아픈 애를 공부를 시키느라 저는 며칠이 어떻게 갔는지 정신이 없었습니다.

아직도 감기 끝에, 목소리가 그렁그렁한 좀 안쓰러운 마리아나입니다.



 

 

 


시간의 흐름을 깨닫지 못 하는 동안 있었던 일들

 


 

책 작업

저의 책 작업은 여름 내내, 그리고 지금까지도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생각만큼 결과가 빨리 나와주지 않아 스스로에게 답답함을 느낄 때가 더 많은데, 그래도 매일 매일 어떻게든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출판사 편집자 분께서 끈질기에 기다려주고 계셔서 얼마나 감사한지요. 책이 어느 정도 완성이 되면 여러분께도 책에 대해 자세한 소개를 하겠습니다.

 

 



사람


올 여름은 제가 그리스에 이민 온 이후로 일이 가장 많아 바빴었고, 친구의 갑작스런 죽음이나 때 아닌 교통사고처럼 예기치 않았던 일들이 있었던 시간이었기에 매일 매일 만나는 이 '사람'에 대한 부분을 거의 깨닫지 못 하고 지나쳤습니다. 

이제 와 돌아보니, 공사가 다망했던 만큼 이 여름에 제가 기존에 알던 그리스인들이 아닌 '새롭게 알게 된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게다가 그간 그리스에 살며 만나본 적이 별로 없는 다양한 직업군, 출신국의 사람들을 알게 되어 그들과의 앞으로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 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간략하게 그들 중 몇 사람에 대해 읊어보면 이렇습니다.

 

 


1. 시크하고 까칠한 젊은 변호사 하리스

  - 이 사람은 일 때문에 알게 되었는데, 까칠하고 시크한 성격만큼이나 다림질이 어찌나 잘 된 옷을 입고 다니는지, 저는 그의 아내가 어떤 사람인지 몹시 궁금해졌습니다. 

'이 사람, 성격이 이렇게 까칠해서 승률이 높은 건가?' 싶게 새삼 드라마 속의 변호사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시크함의 완성을 보여주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사람을 보는 내내 '미드 Good wife'에 나오는 '사적인 자리에서까지도 핵심만 딱딱 말하고 자리를 떠버리는 변호사들' 이 떠올랐답니다.) 

어떻든 이 사람과 일을 하면서, 덕분에 그리스 법원의 체계와 그리스인들의 변호사 이용 문화, 그리스 법률용어 등에 대해 속속 알게 되었습니다.

 

2014년 그리스 변호사 시험을 통과하고, 9월에 로도스 신규 변호사로 허가 받은 새내기 변호사들 사진입니다.

(사진 출처 - 로도스 신문 '이 로디아끼' Η ΡΟΔΙΑΚΗ http://www.rodiaki.gr/)

 

 

2. 로도스 카지노 호텔(카지노 때문에 로도스로 여행을 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로도스 카지노는 유럽에서는 유명하다고 하네요.) 딜러이며 싱글맘인 헝가리인 엘리자베스

- 그녀는 마리아나 수영 강습에서 알게 된 엄마인데 헝가리, 미국, 호주와 그리스를 오고가며 딜러로 활약 중인 딜러 경력 15년의 참 신기한 사람입니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수영을 하는 동안 기다릴 때, 헝가리에 대해 전혀 몰랐던 이야기들을 듣는 재미가 쏠쏠 했었습니다.

참, 그리스에 사는 헝가리인들이 그리스 비자를 연장할 때, 그리스 현지 이민국보다 헝가리 주재 그리스 대사관인지대50% 이상 싸다는 사실도 그녀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3. 완벽한 그리스어를 구사하는 불가리아인 엄마 티나

- 처음에 불가리아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그녀를 보았을 때, 이제껏 동유럽 외국인 중에 그렇게 모국어처럼 그리스어를 구사하는 사람은 처음 보았기에 경이로울 수 밖에 없었는데요. 알고보니 그리스에 어릴 때 이민 왔다고 합니다.

물론 어릴 때 이민 온 경우엔 티나처럼 그리스어를 모국어와 다름없이 구사하는 외국인들이 그리스에도 많습니다. 제 독일인 친구 까떼리나 역시 그런 경우입니다.  하지만 그녀와 대화를 여러번 나눈 후에도 그녀에게 가장 신기했던 점은, 완벽한 그리스어와 대비되게 <마치 갓 이민 온 사람처럼 불가리아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던 점>입니다.

마리아나도... 그렇게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4. 최강 동안 미국인 영어 선생님 신시아

- 번 소개했듯 그녀와는 마리아나 학원을 오가며 자주 보았던 사이이지만, 개인적인 이야길 할 기회가 자주 있진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여름에 알고 보니 그녀의 집이 저희 집에서 걸어서 2분 거리에 있어서 이래 저래 전화도 가끔하며 좀 더 친분을 갖게 되었는데,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그녀의 나이었습니다!

처음 그녀가 자신을 소개할 때 분명 40대 중반이라고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동안이라고 여겼었는데) 알고 보니 그녀는 54세였습니다!!! (제게 50대 중반이라고 소개했었다고 하네요!)

 

지난 2월 학원 가장 무도회 파티 때의 신시아 선생님 기억하시나요?

 

그녀와 자주 이야길 나누다보니, 아마도 그녀의 동안의 비결은 긍정적이고 따뜻한 그녀의 성격 때문이지 싶습니다.^^


 

9월엔 도의적으로, 업무적으로 참석해야 했던 두 번의 큰 파티가 있었는데,

이곳에서 만난 새로운 사람들 이야긴 다음에 또 하도록 할게요.



 


한국어 시험


사실 저는 이번 금요일에 아테네에 갑니다.

지난 번에 가려다 못 갔던 다른 일도 있어서 출장 일정을 잡은 것인데, 이 때 한국어를 배우는 그리스인 친구들에게는 한국어 시험이 있어 함께 아테네를 가게 되었습니다.

주말 동안 다녀오는 짧은 일정이라 일 외에 크게 다른 것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어떻든 이 친구들은 올 여름을 시험 공부로 하얗게 불태웠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제가 입시 강사가 된 듯한 기분으로 여름 내내 자주 그 친구들의 공부를 봐주고 있는데요.

최근엔 한국어 주요 기초 단어 2,000단어를 요약해 알려주게 되었는데, 그 단어들을 설명하느라 도리어 제 그리스어가 느는 것 같아 일거양득이다 싶습니다.

 

 

 

가족 주변인들의 안부

 

동수 씨강아지 막스, 고양이들(늑대 군, 말라꼬, 하양이, 못난이, 포르토갈리 등등) 모두 건강합니다.

 

올 여름 저희 시할머님을 식구들이 병원에 돌아가며 모시고 다니느라 바빴는데요. 저 역시 순번이 있었기에 출근했다 병원에 갔다가 할머님 댁에 갔다가...무슨 정신이었는지 싶게 바쁘게 모시고 다녔지만, 어떻든 다행히 시할머님은 기력을 회복을 하셨습니다.

제 글에 자주 등장하던 저희 시댁 식구들에게는 신변에 이런 저런 큰 변화들이 있었는데, 이 이야기는 다음에 자세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랜만의 안부를 마치며

 

글이 올라오는 간격이 길어지며, 저를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몇 분 계셨습니다. 

다행히 크게 아픈 곳은 없이 그럭저럭 보내고 있는데, 내년 여름에도 이런 식으로 일이 바쁘다면 집안 일을 도와주는 분을 부르든 무슨 수를 내야겠다고 생각하고는 있답니다. 그리스인 남자에게 청소기를 들게 만드는 것보다 제가 5킬로 마라톤을 하는 게 더 쉽다고 여겨지니 말이지요.


아마 이번 주 아테네 출장이 끝나고 나면 그리스의 여름도 어느 정도 마무리 될 듯 하고,

책 작업도 어느 정도는 진행이 되지 않을까 싶어,

여러분과도 더 자주 뵐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뜸한 글에도 기다려 주시고 호응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다음 글은 좀 더 짧은 간격으로 찾아뵙도록 노력할게요.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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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글(역사 공부에 관한)과 이번 글에 대한 댓글에 대한 답글방명록 답글은 늦더라도 꼭 쓸 예정이니, 여러분의 소식도 남겨주세요!

 

 

Posted by 꿋꿋한올리브나무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은아 2014.10.07 05: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이 없어 무척 바쁘신가 보다했어요. 아주 바쁜 시기를 보내고 계시네요. 지치지 말고 힘내세요.

  2. 민트맘 2014.10.07 09: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나 정신없이 바쁘셨군요.
    그래도 건강에는 큰문제가 없는 듯 해서 다행이예요.
    혹시하고 들어왔다가 소식 들어서 너무 기쁘네요.
    그리고 마리아나는 커서도 분명 티나처럼 한국인임에 긍지를 가지는 사람이 될거예요.^^

  3. 최서윤 2014.10.07 09: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많이 바쁘신가보다~ 했어요.

    역시나 ㅎㅎ 그래도 잊지 않고 안부 전해주시니 기다리게 됩니다.

    아테네 잘 다녀오세요~

  4. 사랑열매 2014.10.07 10: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올라오는 기간이 길어지긴 했지만 기다릴 가치가 있는 글들을 올려주시는걸요^^
    책도 기대하고 있어요...
    짧은 가을이겠지만 여름에 쓴 기력들 다시 모아 겨울을 준비하셔야겠어요^^

  5. Favicon of http://indo4u.tistory.com BlogIcon 자칼타 2014.10.07 10: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요즘따라 놓치는 것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한 해가 끝나가는데.. 여름뿐인 인도네시아에서는 도무지 감이 안 오네요.ㅎㅎ

  6. 들꽃처럼 2014.10.07 10: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일 매일 들락날락 거렸는데 드디어 새글을!!
    반가워요 올리브나무님~~~~~~~~ ㅠㅠ
    많이 바쁘신가보다 하면서도 혹시 어디 아프신건 아닌가 걱정도 했었어요
    이제 조금은 할라라~~ 하실 수 있는건가요?

    이렇게 바쁘셔서 어케 살아요...
    동수님이 미워지려 합니다
    울 올리브나무님 그 머나먼 그리스까지 데려가서는 고생 시키시고...

    바쁘면 좋은거예요
    바쁜 와중에 성장하는 자신이 있으니까요
    저는 고요하게 지내는데.. 고요한 만큼 정체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곤 한답니다 ㅡㅡ+

    바쁘신건 좋은데요
    몸 상하지 않을 만큼만 바쁘세요
    그리고 조금 욕심을 부리자면~~
    블로그에 글 쓰실 시간은 빼고 바쁘셨음 좋겠습니다 ^^;;;

    그리고 우리 마리아나도 대한민국에 자부심을 가진 그런 멋진 아가씨로 성장할꺼예요~~

    잘하고 계십니다
    올리브나무님!!!
    멀리서 응원해요~~~~~~~

  7. 혜영 2014.10.07 15: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제 남자친구는 그리스사람은 아니지만 그리스와 가까운ㅋㅋㅋ키프로스사람이랍니당
    체코로 교환학생 갔다가 만났어요 그 친구도 교환학생이엿구요
    처음 이친구를 만나기 시작할 때 도저히 지중해쪽의 문화를 모르겠더라구요ㅋㅋ
    그래서 올리브나무님 이야기 보면서 간간히 공부하면서 눈팅만 했었는데
    얼마전에 저도 남자친구와의 추억을 담는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이렇게 감사한 마음에 처음으로 댓글을 달아보아요:)
    저도 이친구와 좋은 만남을 이어가면서 결실을 맺고싶은데
    지금은 서로 떨어져서 저는 한국에 남자친구는 키프로스에 있어요..
    저희둘을 가로막는 장벽이 많네요
    ㅠ.ㅠ 가끔 이런저런 여쭤보고싶은 질문이 많은데 많은 조언 부탁드려요 <3

  8. 2014.10.07 17: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9. 보헤미안 2014.10.07 19: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구구구☆
    마리아나가 감기에 지독하게 걸렸었군요..
    많이 힘드셨겠습니다☆
    책 작업이 잘 진행되는 모양이죠☆
    여름이 이제 끝나가고 가을이 매우 짧은 거 같습니다...추워지네요☆

  10. BlogIcon 포로리 2014.10.07 22: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상도 못할만큼 바쁘신것 같아요. 전 이제야 본격적으로 일을하기 시작했는데 심신이 넉다운 상태입니다 겸사겸사 폰이 자꾸꺼져서 한동안 먹통이었습니다. 대충 말씀하셨지만 많은 얘기꺼리가 준비되어 있네요. 기대하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11. 비엔나 김영미 2014.10.08 03: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난번에 딱 한번? 고양이랑 로도스 방문으로 댓글을 달아보았던 비엔나에 사는 고양이 엄마입니다:) 지금 반나절간 논문 쓴다고 앉아서 참 조금..억지로 쓰고 이제 가기전에 댓글을.... 저도 그리스 말 배워봐야하나 하는 생각을 쓰시는 글들 보면서 종종하고, 결국 돌아가셨지만 ㅠㅠㅠ 할머니를 그리며 칠월 초에 갔을때 뜨거운 햇살로 힐링이 되었던 로도스 아직 좋게 기억하고 있어요! 같이 동네 한바퀴 돌아준 그리스 동생에게도 블로그 얘기 했었고요. ㅎㅎ 마리아나 실물로 보면 놀아주고 싶네요!!

  12. 김영미 2014.10.08 12: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 올리브나무님! 오랜만입니다
    제 블로그에서 올리브나무님의 답글을 다시 읽다가 넘어왔습니다
    로도스에도 드뎌 가을이 왔군요
    저희 동네도 급작스런 눈이 오고 추웠다가 조금 나아졌습니다
    10월 달력으로 바뀌고 찾아온 추위에 아니 벌써! ㅎㅎ

    마리아나양도 원기회복되어 다행입니다 ^^
    곧 다시 뵙기를 기다리면서 이만 ...

    비엔나 사시는 분 성함이 저와 같아서 반가워요 ㅎㅎ

  13. BlogIcon 레오맘 2014.10.08 13: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리브나무님이 마리아나에게 바라는 작은 소망이 제게는 큰 의미가 되어 가슴에 자리잡았습니다.저도 제 아이가 다른 무엇보다 우리나라를 자랑스럽게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바깥에 나오면 애국자가 된다더니...밖에서 보는 우리나라가 얼마나 괜찮은 살기좋은 나라인지요.우리나라 사람들.우리나라 음식....그 모든 것에 자부심이 가져집니다.

  14. Favicon of http://greencables5@hanmail.net BlogIcon 날고싶은새 2014.10.08 22: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그 글을 몽땅 읽어버려서 새글이 올라오기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너무 좋아요^^
    근데 너무 바쁘신 것 같네요.. 건강하세요~~
    그리고 책.. 어떤 책일까 너무 기대되요!!
    마리아나 빨리 나았으면 좋겠네요~~

  15. BlogIcon 배쓰 2014.10.09 00: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까악~~ 반갑습니다
    그동안 그리웠습니다 사랑합니다

  16. BlogIcon 양광진 2014.10.09 08: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그냥 읽고만 말았는데 언능 모든일을 열심히 끝내시고 언능돌아오세요 기둘리고있을께요~먼곳에서 건강하세요~

  17. 키키영구 2014.10.09 10: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ㅎ
    마지막 신부아버지 에피소드에 완죤 빵 터졌어요
    당연히 아버지일거라....생각했는데 !
    오랫만에 고양이들 반갑네요
    에고 마리아나가 된통 감기에 걸렸군요
    한국도 환절기로 주변에 죄다 감기 환자네요
    이쁜 볼살이 쪽~ 빠지면 안되는데..^^;;
    근데 아이들은 크게 아프고 나면 쭉~~ 크는거 같아요 ㅋㅋㅋ

    올리브나무님 건강하시다니 다행이에요!!
    동수님 뵌(??)지도 오랫만이네요 ㅎㅎㅎㅎㅎ

    올리브나무님께 새로운 친구분들이 생기셨네요
    축하해요!!^^
    다음엔 새 친구분들도 등장하시겠네요
    그리고 준비중이신 책 많이 기다려지네요
    책을 쓰는 일은 산 속에서 도를 닦는 일보다 더 힘들다고 하더군요..
    으헥..
    가사와 일을 병행하며 책을 쓰신다는 거 자체가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도 하는 일 없이 바쁘네요
    요즘 저는 비염 전도사가 되어 사방에 알러지 팡팡 터트리고 다니고 있습니다 ㅠ.ㅠ
    비염은 정말 지.저.분하고 사람 성격 버리게 만드는 질병이에요 ;;;;

    한국은 낮에도 제법 서늘합니다..
    아 맞어 저희 아파트 단지내에 상주하는 고양이 두마리가 있어요
    하얗고 엉덩이 부분에 얼룩이 있는데
    상당히 상태 양호하고 녀석들이 똘망똘망 합니다
    한번은 저를 계속 쫄랑쫄랑 따라와서 엘리베이터 타는 거까지
    배웅해주더군요 ㅋㅋㅋㅋ

    다음번 글을 기대하며
    에~취! ㅠ.ㅠ;;;;




  18. BlogIcon 아비가일 2014.10.14 23: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오래 기다려 더욱 반가운 마음에 쑥쓰러움을 무찌르고 댓글을 답니다^^ 디미트라와 뽀삐에게 감격스런 점수가 나오길 응원합니다^^ 아테네에서 가사에서 해방되어 쉼을 좀 얻으시길...

  19. Favicon of http://blog.daum.net/chrisyy BlogIcon Chris 2014.10.15 00: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많이 바쁘시군요.
    하시는 일 잘 마무리 하시고 돌아오시길 바래요.

 

 

 

예정대로라면 저는 오늘 아테네에 가 있어야 합니다.

이래저래 일이 있어 다녀와야 했는데, 때마침 한국어 학생들인 디미트라와 갈리오삐가 아테네에 다녀올 일이 생겼다고 해서 한두 달 전부터 함께 가기로 이야기가 되었었습니다.

그런데 2주 전부터 업무 스케줄과 갈 여건들이 막 꼬이기 시작하더니 결국 지난 금요일, 최종적으로 이번엔 다녀오지 않는 걸로 결정을 할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금요일 저녁 한국어 수업을 하러 가서 이 사실을 전하는데, 얼마나 속이 상하던지요.

업무적인 일로 가는 것이지만, 사실 그녀들과 저는 이번에 아테네에 가면 한국 식당에 함께 매 끼니마다 가자고 잔뜩 의기투합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진심으로…

 

전…

 

남이 해주는 한국음식이 먹고 싶었으니까요…

 

 

 

 

그리고 여기선 먹을 수 없는 두부도 작정하고 먹자고 생각했었지요.

 

사실 몇달 전 쯤엔가 을 꾼 적이 있었는데, 꿈 속에 어떤 한국인 아주머님이 홀홀단신으로 로도스로 이민을 오셨는데 도착하자마자 해안 도로 식당가에 태극마크가 크게 달린 식당 플랭카드를 내걸더니 한식당을 여신 것입니다. 그것도 고급 한정식집이 아닌, 한국의 여느 북적이는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백반집이나 기사식당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전 아주머님께 인사도 드릴 겸 식당에 들렀는데, 아주머님은 마치 로도스에서의 당신의 새 이민생활 따윈 전혀 안중에 없고, 오직 한식당을 열기 위한 CIA 훈련이라도 받고 온듯 비장한 얼굴로 음식만 종일 만들고 계셨습니다.

뭐랄까,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에서나 봄직한 장면같은 이상한 꿈이었습니다.

잠에서 깨어나서 어찌나 기가막히던지 혼자 너털웃음을 웃었는데요.

이민 초기엔, 두부를 한 판을 사서 그 많은 양을 다 구워 양념 두부를 해서 먹던 꿈이나 만두를 산처럼 쌓아 놓고 먹는 꿈 등을 자주 꾼 적이 있습니다. 근데 요즘은 그럭저럭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한국 음식을 요리하게 되면서 이런 류의 꿈을 거의 꾸지 않았었는데 참 오랜만에 꾸어본 한국 음식 먹는 꿈이었던 것입니다.

 

 아테네에 일 때문에 가는 것이긴 해도 가사일과 북적거리는 가족들로부터 이틀 정도 해방되니, 조용히 서점에 들러 책을 구경하고 친구들과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면서, 정말 큰 쉼이 될 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기대가 컸던 만큼, 결국 못 가는 쪽으로 결정이 되면서 그 실망감은 이루 말을 할 수가 없었는데요.

 

친구들에게 이번에 아테네에 함께 못 가게 되 버렸다고 전한 뒤 한국어 수업을 예정대로 하고 집에 돌아오면서, 함께 수업에 따라가서 거실에서 숙제를 하며 수업 끝나길 기다렸던 딸아이에게 이런 저런 이야길 했습니다.

 

"에구. 언제 엄마는 쉰다냐.

언제 엄마는 남이 해 주는 한국 음식 좀 또 먹는다지?

언제 엄마는 좀….

아, 아테네 못 가게 되어서 진짜 속상하네."

 

 

 

제 중얼거림에, 딸아이는 걱정스런 목소리로  "엄마, 그렇게 속상해?" 라고 물었습니다.

 

 

집에 와서 남편 동수 씨에게도 이런 속마음을 털어 놓았습니다.

 

"내가 진짜 아테네에 이번에 가고 싶었는데,

아테네에서 할 일도 뒤로 밀리고

여기 상황도 지금은 갈 수 없는 여건이고, 난 진짜 속상해."

안습

 

 

동수 씨는 어쩐 일로 조용히 제 말을 듣고 있더니,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진짜 가고 싶으면 다녀와. 업무 아니라도 그냥 하루 이틀 쉬고 오든가."

 

말이라도 그렇게 해 주니 정말 고마웠지만,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못 가는 것인데 억지로 다녀오겠다고 할 수가 없었고, 저는 "괜찮아. 그냥 속상해서 말 한 거지 억지로 가겠다는 말이 아니야." 라고 대답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집에 오자마자 방에 올라가서 조용히 있던 마리아나가 내려와 제게 뭔가를 건네는 것이었습니다.

 

"엄마, 이것 한 번 보세요."

 

얼마 전 자기가 선물로 받았던 파우치였습니다. 

 

 

열어보니, 거기엔 심부름 쿠폰들'엄마 사랑해요'라는 카드가 들어 있었습니다.

 

 

 

그것 만으로도 충분이 이미 감동했는데, 종이가 또 하나 있어 꺼내보니 거기엔 웬 가짜 비행기 티켓이 들어 있는 게 아니겠어요?

 

 

 

아…작년 여름 한국에서 어린이 직업체험을 하러 갔던 곳에서 입장권대신 주었던 가짜 비행기 티켓을 아직 갖고 있었던 모양인데, 거기에 제 이름을 써 넣고 출발지 로도스, 도착지 아테네 라고 써서 제게 건넨 것이었습니다.

 

그러며 마리아나는 제게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엄마, 만약 아테네 갈 돈이 필요한 거라면 내 통장에 있는 돈 엄마가 다 써도 돼요. "

 "아이구…고맙다. 우리 딸. 근데 그런 거 아니야. 괜찮아 엄마."

 

저는 얼른 뽀뽀쿠폰을 꺼내 건넸고, 녀석은 제 뺨에 마구 뽀뽀를 했습니다.

 

딸아이의 위로 덕에 폭풍 감동해서 잠시 우두커니 앉아 있는데, 그걸 가만히 지켜보던 동수 씨가 갑자기 이런 말을 꺼내는 것입니다.

"근데 한국말 속상해가 무슨 뜻이야?'"

잉?

여태 속상해 라는 한국말도 몰랐단 말이야?

그러고 보니, 제가 그런 말을 남편 앞에서 여태 거의 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웬만큼 크게 맘 상한 일이 아니면 속상한 얘길 말로 잘 꺼내지 않는 게 제 단점인데, 요즘은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아스프로에 관한 이야기도 남편에게 여태 안 했네요.)

 

말의 뜻을 설명하니 엉뚱하게도 동수 씨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속상해! 난 이런 뜻으로 쓸 거야.

Sock! (영국식 영어 발음으로는 양말socks을 싹스가 아닌 쏙스썩스에 가깝게 발음하지요.)

그리고 이~~~상해! 

그래서 속상해'이상한 양말 한 짝'이란 뜻이야!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렇게 자기 혼자 말도 안 되는 한국어 해석을 하고 미친 듯이 웃어대는데, 그 모습이 정말 웃겨서 저도 같이 웃어버렸는데요.

 

 

몇 분을 그렇게 웃고 났더니, 동수 씨 제게 이런 말을 건넸습니다.

"이제 기분 좀 나아졌어?"

 

오잉? 저 기분 좀 풀리라고 일부러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릴 했던 모양이네요.

딸아이와 방식은 다르지만, 속상한 제 마음을 풀어주고 싶었던 마음은 같았나 봅니다.

 

아테네에 못 가게 되어 무척 아쉽지만, 가족들의 위로 덕분에 오늘도 또 몸을 일으켜 하루를 시작해야겠지요.

아테네는 다음에 일 때문에 어차피 다녀와야 하니, 그 땐 친구들 없으니 조용히 혼자 다녀오게 될 테고 어쩌면 더 쉴 수 있고 좋을 수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해봅니다.

근데...한식당에서 혼자 엄청 시켜 놓고 먹을 때 사람들이 놀라지나 말아야 할 텐데 말이지요^^

 

남들이 놀라더라도 다 먹겠어요!!!!!

(이 그림처럼 얼굴 터지도록 먹을지도 몰라요^^;;)

 

 

내게 벌어진 어려운 일에도 반드시 얻을 것이 하나는 있으니 어차피 벌어진 일, 좋은 점만 봐야겠습니다!

 

여러분, 우리 오늘도 파이팅하기로 해요!

좋은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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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꿋꿋한올리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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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blog.daum.net/effigie BlogIcon 차차 2014.03.17 09: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쁜 마리아나와 능청스러운 동수씨는
    올리브 나무님의 로도스 생활을 지탱해 주는 활력소네요.
    속 깊고, 친구같은 딸은 정말 정말 부럽습니다...^^
    저도 아테네에 있는 도시락이라는 한식당 가봤는데,
    올리브 나무님이 아쉬워하실만 해요.
    꽤 괜찮은 한식을 팔더라구요...^^
    다음에 꼭 아테네에 계획 어그러짐 없이 다녀오시길 바래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3.24 16: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차차님~ 도시락에 가 보셨군요.~
      정말 맛있더라고요.
      저는 아테네에 수십번을 갔었어도 한식당에 갈 기회가 정말 적었어서 더 아쉬웠던 것 같아요.~
      다음엔...정말 많이 먹고 와야지~ 싶습니다^^

  3. Favicon of http://meeoow.tistory.com BlogIcon 괭인 2014.03.17 10: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조금이라도 기대를 하던 게 취소되면 정말 많이 아쉽지요. 올리브나무님께서 많이 아쉬우셨을것 같아요. ㅜㅜ
    그래도 배려심 많은 마리아나와 귀여우신(?) 동수씨의 위로로 웃으실 수 있었다니 다행이에요.^^
    저도 마음같아선 직접 비행기라도 타고 날아가서 두부고 만두고 김치고 한아름 만들어 대접해드리고 싶어요.
    올리브나무님, 이번주도 화이팅!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3.24 16: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호수님 감사합니다!!
      두부, 만두, 김치...
      이런 말만 들어도 기분이 정말 좋아져요^^ 감사해요!!

      사실 만두를 가끔 만들어 먹긴 하는데, 두부가 없으니 한국에서 먹는 그 맛이 안 나더라고요~
      두분 괭인님도 이번 주 화이팅입니다!!

  4. 김영미 2014.03.17 10: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리아나양의 쿠폰선물은 넘 감동입니다
    뽀뽀쿠폰은 아껴쓰셔야겠어요 ㅎㅎ

    아테네출장 취소는 저도 속상하네요
    늘상 음식을 만드는 저도 정말이지 어쩌다 남편이 끓인 라면을 뺏어먹는 일도
    아~ 내입이 호강하는구나 할때가 있어요^^

    빨리 출장 일정이 잡혀서 아테네에 꼭 가실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힘찬 월요일 보내세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3.24 16: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말 그래요! 영미님~
      남이 해주는 음식은 왜 그렇게 맛있는지요~~~
      저도 지난 주말에 아주 간만에 남편의 음식을 얻어 먹을 기회가 생겼었어요. 비록 한식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얼마나 좋던지요~^^
      아테네는 다시 시간을 잘 잡아봐야 할 것 같아요.

      영미님도 즐거운 월요일 되세요!

  5. 캐서린미카 2014.03.17 10: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대하던 일이 무산되었을 때의 마음을 저도 잘 알죠~ 저와 제 가족들도 가끔 그런 일을 겪고는 매번 힘들어하는데....올리브나무님을 위로해주는 마리아나와 남편분의 얘기를 보니 저도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네요~ 서른이 넘은 딸이 뭘 하면 좋을지 이 글을 읽고 고민중입니다~ㅎㅎㅎ위로하고픈 마음이 전해지면 되는거겠죠?ㅎ 기운내시고 더 좋은 기회가 와서 맘놓고 한식도 먹고 새롭게 마음을 다질 기회가 오길 바래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3.24 16: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캐서린미카님도 그러실 때가 있으시군요..
      그러게요. 너무 기대를 많이 해서 더 실망이 컸나...그러게 되어서, 다음엔 아예 기대를 하지 말고 가야겠다 싶기도 하고 그래요..

      그리고 캐서린미카님의 위로하고픈 마음이, 어떤 방식으로 하시든 분명 부모님께 전달될거라고 생각되어요!
      감사해요!!*^^*

  6. Favicon of http://ptjey.com BlogIcon 비키니짐(VKNY GYM) 2014.03.17 10: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속상한 일이 있었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으신듯합니다.
    오늘도 퐈이팅하는 하루 되세요^^

  7. 들꽃처럼 2014.03.17 10: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따뜻한 이야기예요
    마리아나랑 동수님이랑 올리브나무님 세사람 참 행복하게 사시는군요
    부러워요~~~

    울 냉장고에 박혀 있는 두부가 새롭게 보이는군요 ^^

    텔레포트는 언제쯤 개발이 되는거야!!....
    참치김치찌개 큰솥으로 끓여서 보내드리고 싶네요
    (제가 손이 커서 조금씩 못해요 ^^;;;; )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3.24 16: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들꽃처럼님...
      그러게요. 한국에선 그렇게 흔하고 흔한 두부인데..

      손이 커서 큰솥으로 하신다는 말씀에, 당장 먹는 것도 아닌데도 막 배부르고 기분이 괜히 좋고 그래요^^ 정말 감사해요!!

      제 평생 텔레포트 기술이 개발되어 상용화될 날이 오긴 할까 싶어 속상하고 그렇지만....ㅠㅠ 그래도 마음으로나마 그 큰솥 김치찌개를 받은 것으로 여길래요.~~~~~~ 정말 감사해요!

  8. Favicon of http://keijapan.tistory.com BlogIcon 일본의 케이 2014.03.17 10: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가찌 항공권을 보니까,,왠지 찡해져요. 참 예쁜 따님이세요.

  9. 2014.03.17 11: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3.24 16: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하.. 역시 ooo님께서는 담백한 음식은 안 좋아하실 줄 알았어요^^
      그래서인지 양념 두부를 싫어하신다는 말씀이 왜 이렇게 재미있나 모르겠어요.~~
      두부 조각에 치즈와 작은 프랑크소세지를 줄줄 끼워서 데리야끼 소스 발라 꼬치구이 해서 먹으면 맛있는데, 치즈가 쫙 녹아서 두부와 소세지에 들러 붙거든요~ 아마 이건 좋아하실지도 모르겠다 생각이 들어요~
      제가 배가 고픈게 틀림 없네요. 계속 먹는 얘기를 하게 되는 것을 보면요^^ㅎㅎㅎㅎㅎㅎ
      저 마리아나가 지난 주에 진짜 속을 뒤집어 놓은 일이 있었답니다.^^ 내일 포스팅에서 그 일을 소개할게요. 지금은 제 마음이 풀려 웃고 있지만 당시엔 정말 화가 났던 일이 있었어요^^
      늘 감사해요!!

  10. Favicon of http://blog.naver.com/vie365 BlogIcon vie365 2014.03.17 13: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잔뜩 기대하셨을텐데 넘 속상하시겠어요ㅠ

    엄마를 생각하는 따님 마음이 참 귀엽고 곱네요.
    부인을 웃게 만들려는 남편분 노력도 가상하구요^^;

    전 일본 오사카에 살고 있는 새댁이라,
    한국 음식은 맘만 먹으면 언제든 먹을 수 있고, 한국산 재료도 조금만 발품 팔면 손에 들어온답니다.
    그래도 친정이 머네, 엄마 보고 싶네, 한국 가서 살고 싶네... 불평하며 신랑 속을 썩일 때가 많지요.

    꿋꿋한 올리브나무님 글 보고 있으면 가끔 제가 너무 어리광 피우는거 아닌가 반성하게 될 때가 많아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3.24 16: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vie365님! 오사카에 계시는군요!
      아무리 한국과 가까워도 외국은 외국인걸요..
      저도 오사카에 한번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한국과 정말 가깝구나..참 좋은 맘에 드는 도시이다...이랬으면서도, 그래도 항공편이나 여러가지 돈을 써야 하고 시간도 따로 빼야 하니 자주 가긴 어렵겠다 싶었었어요.~
      그러니 vie365님도 분명 원할 때마다 다녀오실 수는 없으실 것 같아요... 엄마 생각이 나시는 그 기분 정말 이해가 된답니다.

      반갑고 감사해요!

  11. 이쁜이 2014.03.17 17: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리브 나무님, 저도 얼마전에야 알게 된건데요, 두부를 만드는 기계가 있는거 있죠.
    물론 콩이랑 한국에서 사가지고 와야하지만요.
    두부가 먹고 싶다니 어떻해요 ?
    전 그래도 어쩌다 한번이지만 먼 중국 가게가면 중국 두부를 사 먹을 수 있거든요.
    그리고 이젠 그렇게 한국 음식이 그립지도 않구요. ^^
    근데 남이 해주는 음식이 먹고 싶다는 그마음은 진짜 이해해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3.24 16: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 이쁜이님 말씀 듣고, 두부 기계 폭풍 검색했었어요^^ㅎㅎㅎㅎ
      정말 가정용이 있어서 얼마나 깜짝 놀랐던지요!!
      물론...배송해오는 데에 돈이 많이 들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이런 대안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었어요!
      암튼 이쁜이님 감사해요!!!!

  12. 2014.03.17 18: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3.24 16: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정말 어머님은 그 기계를 사용하시는군요!
      저도 위의 이쁜이님이 말씀해 주셔서야 알게 되었는데,
      진심 그 기계를 사다 쓰고 싶은 마음과 콩이나 간수 등을 구할 수 있을까..라는 마음과 여러 마음이 들어요!
      아무래도 근처 옷가게의 중국인 주인 분께 한번 여쭤봐야겠어요.
      혹시 재료라고 구할 수 있을까 싶어서요.~
      감사해요!!

    • Favicon of http://sydneyfood.tistory.com BlogIcon Florence 2014.03.25 09: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콩은 건강 식품점 (organic food) 가게에서 10kg 씩 주문해요. soy bean이라고 해서 한국에서 콩까지 공수해올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베지테리언이나 비건들이 많이 먹는 콩중 한가지에요.

      간수는 두부기계파는 가계에서 사다 먹는 것 같던데 엄마 말에 의하면 한국 소금(물기 많은 것) 사서 소쿠리에 얹혀 놓으면 간수가 밑으로 떨어진대요. 로도스는 바다에 둘러 쌓여 있으니까 바닷물에 소금을 녺이면 될런지 모르겠네요....

      저는 두부보다 이 두부 찌거기 (비지)를 좋아 한답니다. 따뜻할 때 먹으면 정말 맛이 있어요.

    • Favicon of http://sydneyfood.tistory.com BlogIcon Florence 2014.03.25 09: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지금 검색해 보니까 nigari power를 사시면 되겠네요.
      http://www.countrybrewer.com.au/products/Nigari-Powder-50g.html

      저는 간수라는 단어를 몰라 항상 니가리 라는 말을 썼었는데 엄마가 그게 간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리스 약국에서 100% magnesium chloride or calcium sulfate 을 구해서 써도 될 듯 싶어요. 아마 약국에 물어 보면 구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미국 수퍼에서는 epsom salt (목욕할 때 물에 풀어 근육 완화 시키는 제품)파는데 그게 magnesium sulfate 라고 하는데 두유 응고도 시킬 수 있다고 하네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3.28 16: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좋은 정보 찾아 주셔서 감사해요. 말씀하신 곳에서 찾아볼게요.^^

  13. 민채 2014.03.17 19: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두부 기계를 사서.. 두부를 팔고 두부 요리를 전파해서 로도스 거부가 되는건 어때요? 완전 건강 음식이잖아요~! ^^;;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3.24 16: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 민채님 댓글 보고 완전 빵 터졌어요.아하하하...얼마나 웃었나 몰라요^^
      정말 거부가 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요^^
      남편은 제가 이민 왔을 때 부터 한식당을 열라고 저를 부추겼지만, 저는 음식 사업이 얼마나 죽노동인지 알기에, 그냥 거절하게 되더라고요^^ㅎㅎㅎㅎ
      덕분에 즐거웠어요. 민채님^^

    • BlogIcon 들꽃처럼 2014.03.25 10: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 결혼할때 두부제조기 사서 몇번!! 사용했어요
      지금은 좀 더 좋아졌겠지만
      그땐 콩 한컵으로 손바닥만한 두부 한모 나왔고 20분인가 걸렸었어요
      맛은 쌉싸름하니 조금 거친 느낌??

      전 몇번 사용하다 작년에 시엄니 드렸네요
      간수는 스프처럼 봉지에 든거 팔던데요??
      한국에서 공수 받으심 될듯~~

  14. 키키영구 2014.03.17 21: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속상하셨겠네요
    오래전부터 벼르던 일인데요
    소박하지만 간절했던 한국음식 실컷 먹어 보는 것.
    아이쿠 안타까와요
    두부조림이 많이 드시고 싶으셨나 봐요
    한국에선 며칠 간격으로 해서 먹는 음식이라
    화려하지도 특별하지도 않은 말 그대로 소박한
    음식인데 말이죠..

    멀~리 떨어져 있으니
    바로 이런 별거 아닌 것들까지도
    간절한 바람이 되고 그리움이 되는군요

    그래도 사랑스런 마리아나의 특별 쿠폰 혜택을
    앞으로 톡톡히 보실 수 있겠는걸요~^^
    동수님께서 비록 표현은 엉뚱하고 재밌지만
    속내는 올리브나무님을 많이 걱정하고 계시는 거 같아요
    따뜻한 가족 덕분에
    이번 아쉬움도 다음 기회로 넘길 수 있을 거 같네요

    다음엔 정말 꼭
    아테네 한국 식당에서 2박3일 뷔페 식권을
    쟁취하시기를 바랍니닷!!!!
    아~~~~~잣! ㅎㅎㅎㅎ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3.24 16: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키키님. 정말 그냥 평범한 음식인데, 못 먹으니까 그렇게 생각이 나더라고요.
      동수 씨는 툴툴 거리며 심술맞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마음은 따뜻한 사람이라 제 정신을 차리고 있을 때는 제게 잘 해주고 다정하게 굴고 그렇네요^^ㅎㅎㅎ

      정말 키키님 말씀처럼 2박3일 뷔페 식권이라고 갖고 있는 것 처럼
      엄청나게 먹을 것 같아요.

      부디 식당 주인 분께서 제 블로그는 안 보셔야 할 텐데 그러고 있답니다.
      나중에 제가 가서 엄청나게 시켜서 먹는 것을 보면,
      저 여자..혹시 꿋꿋한올리브나무 아냐??? 이러며 신기하게 쳐다볼 것만 같아서... 넘 창피하잖아요. 하하하...

      감사해요! 키키님!!

  15. 포로리 2014.03.17 23: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늘 올리브나무님이 쉴새없이 일하는걸 포스팅을 통해 알고 있는데 대체 어떻게 견디는가 했더니 바로 이거였네요. 마리아나는 자꾸 절 감동시켜요.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가가 또 있을까 싶어요. 동수씨도 사랑하는 사람은 웃게 만들어야 한다는걸 잘 실천하시네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3.24 16: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포로리님, 딸아이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평소엔 말썽을 잘 안 부리는 녀석인데, 지난 주엔 정말 제 속을 뒤집어 놓는 사건이 있었어서 하마터면 지가 쌓아 두었던 점수를 다 깎아 먹을 뻔 했답니다^^ 사건은 내일 포스팅에서 밝힐게요. ~
      늘 감사해요! 포로리님~

  16. Favicon of http://blog.daum.net/jungun_ BlogIcon 피러17 2014.03.18 02: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웃고 갑니다.....
    하하하....
    마리아나....
    잘키우셨네요.....

    가짜 항공권은 정말.....
    에구 귀여운 마리아나~~~~

    다음에 가셔서....
    마니마니....
    탈안나게...
    한국음식 드셔요.....

    저두 먹고 싶은 음식 못먹으면....
    늘 마음속에 담아 두는데.....

    지난주말에 블로그 홈 메인에 올라온
    서울 광장시장의 녹두 빈대떡 대박집인 순희네 집
    블로그를 보며....

    얼마나 침을 흘렸는지....
    오늘 퇴근길에.....
    집 근처 파장 시장에서...
    녹두전 한장 5000원에 사와서....
    막걸리랑 냠냠....

    막걸리는 몇모음 안마시고....
    녹두 빈대떡의 고소함과 바삭함을 만끽 했네요....
    엄마가 해주던 잘게 다진 고기가 빈대떡 위에 한줄 뿌려진
    녹두 빈대떡만은 못하지만....
    만족했네요....

    그나저나.....
    아무래도 로도스에 한식당이 생길듯도 하니....
    어째.....

    한국사람 없는 그곳에 한식당이 성공할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생길거 같아요....하하하~^^

    그리고 올리브 나무님이....
    꿈에서 꾸신다는....
    한국음식 많이 먹는꿈....
    오죽했으면....
    꿈으로 나타났을까 합니다~

    올리브 나무님....
    멀리서 응원 합니다~^^

    참 제 카톡 게임중 쿠키런 이란 게임속에....
    게임 아이디가 지봉제 라는 이름이 있어서....
    반갑고 놀라웠답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3.24 16: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피러님, 녹두전 맛있게 드셨다니, 정말 제가 먹은 것처럼 좋네요~

      남편은 저보고 한식당이나 누들바 같은 것을 해 보라고 성화지만, 저는 절대 노우! 이러고 있답니다...
      예전에 학교 다닐 때 영양사 실습을 방학 때 다녔었는데, 그 때 조리사분들을 도우면서 알게 되었었어요. 이런 많은 식사는 정말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구나. 이 일이 진짜 좋아야 하는 거구나....

      저는 지금 가족 친척들을 위해 파티 때 많은 양의 음식을 만드는 것도, 맛있게 먹어 주어 기쁘긴 하지만 그 일이 크게 즐겁진 않거든요....
      그래서 식당을 제가 하면 오래 못 버티겠구나 싶어서 아예 못 들은 채 하고 있답니다^^

      지봉제 라는 게임 아이디가 있어요?^^
      제 포스팅을 기억해 주셨다니, 감사해요! 피러님!!

      즐거운 한 주 되세요!! 파이팅입니다!!

    • BlogIcon 들꽃처럼 2014.03.25 10: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남편이 미우면 오토바이를 사주고
      마누라가 미우면 식당 차려주라는 말이 있대요

      저도 올리브 나무님께 식당 차리라는 소리 안해야겠어요 ^^

  17. Favicon of https://fruitfulife.tistory.com BlogIcon 열매맺는나무 2014.03.18 08: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웅~~~ 정말 감동이에요. 마리아나의 사랑이 여기까지 전달되었어요. 가슴이 쩌르르하고 목이 콱 막히더니 눈물이 줄줄~~ㅠㅠ
    같이 딸 가진 엄마로서 정말 공감 백만 배 합니다.
    속상해가 무슨 뜻인지 모르다니... 올리브나무님이 얼마나 아이 앞에서 조심하고 긍정적으로 힘차게 사는지 짐작 됩니다.
    그래요. 엄마 나무들 오늘도 내일도 꿋꿋하게!! ^0^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3.24 16: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에구...감사합니다. 열매맺는나무님!
      그렇게 좋게 봐주시다니요...
      분명 열매맺는나무님 따님도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울 거라고 생각돼요! 가끔 포스팅에서 살짝 등장하는 이야기들로만 봐도 그렇게 생각했었거든요^^

      정말 엄마 나무들, 오늘도 내일도 파이팅입니다!!!

  18. Favicon of http://ㅐ BlogIcon 광저우둥이맘 2014.03.18 19: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리브나무님 딸 없는 사람 서러워 살겄어요 하하하하 저도 뒤늦게 딸들을 낳은게 다행이네요 그러나 나무님처럼 사려깊고 사랑많은 딸이 될지는 모르겠어요 하하하 저도 타국에서 산지 8년째지만 내나라의 음식이 그리운 건 매한가지여 여긴 그래도 두부가 많아 오늘도 두부조림을 했건만 이걸 나무님에게 전부 보내드리고 싶네여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3.24 16: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머!
      친구가 갑자기 존댓말을 해서 깜짝!!!
      내가 연락을 한번 한다는 게, 뭘 한다고 이렇게 정신이 없는지...ㅠㅠ
      미안해요!!!!ㅠㅠ

      쌍둥이 딸들이 정말 많이 컸지? 에구, 아기 때 사진 본 것 밖에 없어서 정말 궁금하네. 진짜 순하고 예뻐 보였었는데...
      아들은 이제 청소년이 되었겠네!!!
      긴 시간을 외국에서 그렇게 아이들을 키우며..
      장하다...친구야..!!

  19. 2014.03.19 22: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3.24 16: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 보고 얼마나 반가웠나 몰라요!!
      잘, 지내시는 거지요??
      언제나 좋은 향기가 날 것 같은 OO님.
      우리 건강하게 지내다가 머지 않아 꼭 또 만나요.
      제가 한국에 언제 또 들어갈지, 기약이 없지만...
      그래도 자주 생각하고 감사하게 여기고 있답니다!

  20. Favicon of http://mrsnowwhite.tistory.com BlogIcon 아스타로트 2014.03.19 22: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테네에서 잔뜩 먹기로 하신 계획이 무산되어서 저도 좀 아쉽네요ㅠ
    그래도 저렇게 따뜻하게 위로 받으면 속상하던 마음도 녹을 것 같아요~
    올리브나무님 옆의 두 긍정바이러스가 우울할 틈을 안 주는군요ㅋㅋㅋ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3.24 16: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스타로트님~ 감사해요!
      정말 굉장히 아쉬웠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예상치 않았던 다른 일들이 지난 주엔 많았어요.
      그 일들을 하려고 못 갔었나 싶고 그래요.^^
      아스타로트님, 즐거운 한 주 되세요!!

  21. 2014.03.28 05: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3.28 16: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해요! cOOOOOO님!
      여긴 다른 동양인들도 워낙 적게 살아서 더 찾는 게 없나 싶어요~ 다음에 중국 식당에 가면 한번 찾아볼까...싶기도 하고 그래요.
      영국에서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그러게요. 아마 상대적인 차이는 있어도, 한국음식을 먹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는 건 좀 힘든 것 같아요~
      아테네에는 당분간은 가기 어려울 것 같은데, 동수 씨 세미나가 아테네에서 잡혀서 저보다 먼저 다녀올 듯 해서 딸아이와 둘이 재미있게 보내자고 서로 위로했답니다^^
      저도 cOOOOOO님과 함께 그곳에서 한국음식 먹는 상상을 해봅니다. 감사해요!!

 

 

 

엄마는 늘 지나치게 절약하는 분이셨습니다.

한국 전쟁을 어린 시절에 겪은 그 세대의 많은 부모님들이 그러하듯 중학교부터는 스스로 돈을 벌지 않으면 다닐 수 없어, 일하며 공부하며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합니다.

서울에 처음 신접살림을 차렸을 때 얼마나 단칸 방이 작았고, 얼마나 세간이 없었는지, 그래서 자식들을 키우려고 얼마나 오랜 시간을 노력해야 했는지 그런 얘기들은 저절로 외워질 만큼 수 없이 듣고 자랐습니다.

시장에서 물건을 깎고 또 깎고, 심지어 아픈 제 손을 잡고 약국에 약을 지으러 갔었는데 그 약값을 깎으려고 했던 엄마가, 어린 마음에 참 너무 한 것 아닌가 이상해 보일 때가 많았습니다.

 

아직도 제게 선명하게 기억나는 하나의 장면이 있습니다.

저희 세 딸이 부모님과 한 방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던 어느 날, 새로 개발된 동네에 저희 방을 하나 줄 수 있는 작은 아파트를 분양 받았는데 내일이 이사하는 날이라며 장롱 안 두꺼운 겨울 솜이불 속에 감춰둔 내일 치를 아파트 잔금을 꺼내 그 돈을 세보고 또 세보며 얼굴 가득 기쁨을 감추지 못하던 엄마의 모습입니다.

저도 자식을 키워보니 엄마의 그 기쁨이 어떤 의미인지 이제는 알 것 같고, 그 기쁨의 순간을 위해 엄마가 얼마나 아끼고 수고를 하셨을지, 또 그 이후에도 저희 셋을 공부시킨다고 얼마나 더 많이 노력을 하셨을지, 돌아보면 늘 엄했던 엄마에게 서운했던 감정을 덮을 만큼 큰 감사한 마음으로 뭉클해지곤 합니다.

 

이런 저희 엄마가 십 수년 전 아버지의 여러 차례의 큰 수술과 어려운 고비를 함께 다 넘기고 나시니, 이제는 조금은 마음의 여유를 갖고 살자 싶으셨는지 그간 못 해본 여행을 다니기 시작하셨습니다.

물론 지금도 대단히 아끼며 낭비 없이 사신다는 점은 변함이 없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여윳돈이 생기면 세계 이곳 저곳을 여행 다니기 시작하신 것입니다.

그렇게 엄마의 여권에는 세계 각 곳의 도장이 찍히기 시작했고, 이제는 이 지구상에 안 밟아본 곳이 별로 없으실 만큼 여행을 다니셨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절약이 몸에 벤 엄마이다 보니, 여행을 가셔도 싸게 갈 수 있는 여행상품에 온 촉각을 곤두세우고 계시다 정말 싼 상품이 나오면 그걸로 여행을 떠나시는 경우가 많으신데요.

한 두 사람이 단출하게 배낭여행을 떠나는 것을 좋아하는 저와 달리, 붙임성 좋으신 저희 엄마는 저렴한 관광상품이 나오면 전혀 모르는 분들의 단체 관광 틈새에 친구분과 둘이 들어가 다녀오시기도 하는 등 사교성과 절약의 끝을 보여주시기도 해서 저희 딸들을 깜짝 놀라게 하실 때도 많았습니다.

당연히 여행 짐을 꾸리는 데에도 선수가 되셨습니다.

항공사의 기준 무게에 맞춰 최대한 많이, 안전하게 여행가방 싸기, 뭐 이런 대회가 있다면 단연코 저희 엄마를 내보내고 싶을 만큼, 그 작은 체구로(저희 엄마는 저와 다니면 제가 딸이란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담한 체구를 갖고 계십니다^^;;) 얼마나 꽁꽁 싸는지 신기에 가까울 정도입니다.

 

이렇게 여행가방 꾸리기의 신공을 갖고 계신 엄마가, 제가 그리스로 이사올 때 부칠 짐을 제외한 제가 직접 들고 들어올 짐들을 어떻게 함께 꾸려 주셨는지 아마 안 봐도 짐작될 것 같습니다.

딸과 손녀가 낯선 땅으로 이사하는 것을 어떻게든 함께 하고 싶으셨기에 그리스로 들어오는 비행기에 동행하셨고, 이렇게 우리 세 사람과 함께 했던 이민가방들 안엔 냄비며 그릇까지 별 희한한 물건이 다 들어 있었습니다.

 

그렇게 엄마, 저, 딸아이 세 사람은 그리스 아테네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직항이 없는 그리스에 오느라 중간에 비행기를 갈아타야 했었고, 아테네에서도 로도스로 들어오기 위해 또 한번 비행기를 타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엄마는 잦은 여행 경력으로 이렇게 판단하셨다고 합니다.

 

'긴 비행에 피곤하지 않으려면 최대한 편한 옷과 편한 신발을 신어야 해.

로도스 공항엔 매니저와 부모님이 마중 나올 수도 있으니까

옷을 갈아 입고 치장하는 것은 아테네 공항에서 하는 게 좋겠다~'

화장

 

그렇게 아테네에서 입국 심사를 하고 입국장을 빠져 나가려고 마지막 관문인 세관 직원들이 서 있는 출구 앞을 지나려던 중이었습니다.

갑자기 세관 직원이 엄마를 하고 잡는 게 아니겠어요???

 

"이 봐요! 레이디! 가방이 왜 이렇게 큰 거에요? 이거 규정 무게가 맞는 건가요? 뭐

가 들었는지 다시 확인해 봐야겠어요!"

 

라며 엄마가 끌고 있던 이민가방을 굳이 다시 검색대에 올려 기계에 통과시켜 보는 거였습니다!!!

 

그리스의 세관 직원들 google image.gr

 

 

 

당황한 엄마와 저는 이 사람이 왜 이러나 싶었는데, 검색대에 가방을 통과시켜 본 공항 직원이 말에 정말 깜짝 놀라 주저 앉을 뻔 했습니다.

 

"레이디! 혹시 당신 장사하러 그리스에 입국한 것입니까? 어디서 온 사람이에요?

여권을 보여 주십시오!

불법으로 물건을 들여 장사하면 안 됩니다!!"

슈퍼맨

 

 

헉

 

너무 당황한 저는 부랴부랴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그런 게 아니고 그리스로 이사하는 중인데 부치지 못 한 짐들을 들고 들어온 것뿐이라고 설명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직원은 이렇게 말을 이어갔는데요.

 

"이 검색대 사진을 보세요. 가방 안에 냄비도 들어 있고, 그릇도 있고!

이거 팔려고 들어온 거 아니냐고요!

게다가 당신 여권에 왜 이렇게 입 출국 도장이 많아요?

전 세계로 물건을 팔러 다니는 사람 아니에요??"

평화

 

 

그렇게 말하며 엄마를 아래 위로 막 훑어 보는데, 그러고 보니 엄마의 옷차림이 최대한 장거리 여행에 편안한 스타일의 온통 검은색이었고, 머리도 비행기에서 주무시느라 정돈되지 않고 파마가 엉켜있었습니다…

게다가 제가 아닌 하필 엄마를 붙잡은 이유를 생각해보니, 체구가 작은 엄마가 들고 있는 이민가방은 덩치가 큰 제가 들고 있는 이민가방과 같은 무게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뭘 대단하게 팔러온 사람의 보따리처럼 작은 엄마 옆에서 거대하게 커 보이는 게 아니겠어요?!!!

엉엉

 

괜한 오해를 받고 무척 당황해서 잘 하시는 영어도 변변히 못 하며 입을 벌린 채, 곤봉 찬 덩치 큰 세관 직원을 보고 서 계시는 엄마에게 정말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리지도 않은 나이든 딸 때문에 이 무슨 고생이신가 싶었습니다.

 

저는 최대한 마음을 가다듬고 직원에게 엄마의 가방을 열어 보이며 차분히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 한 번 보시겠어요? 냄비 두어 개와 접시가 섞여있긴 한데, 이게 다 쓰던 물건이에요.

한번 보세요. 제가 십 년 가까이 쓴 물건들인데 워낙 아끼는 것들이라 여기에 이사오며 들고 온 거랍니다.

누가 이런 쓰던 물건을 팔겠어요? 한번 자세히 보세요."

멍2

 

그 직원은 제가 보여주는 가방 속을 찬찬히 들여다보더니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흠..그러고 보니 쓰던 물건이 맞네요. 냄비가 정말 깨끗해서 새 것인 줄 알았습니다.

이제 가셔도 좋습니다."

헉4

그러고 보니 짐을 쌀 땐 정신이 없어 몰랐는데 오래된 냄비가 정말 새 것처럼 광이 났습니다.

 

 

이렇게 겨우겨우 세관 직원을 통과해 나오며 오해 받은 게 못 내 억울 해 옷 갈아 입고 화장부터 해야겠다며 투덜거리시는 엄마에게, 저는 물었습니다.

 

"엄마, 냄비가 어떻게 저렇게 새 것처럼 광이 나지요? 그러니 더 오해를 했나 봐.

괜히 저것까지 들고 온다고 했나 싶네요... "

안습

 

그런데 엄마는 뜻밖에도 이런 대답을 했습니다.

 

"어휴, 얘. 아니야. 정말 냄비 잘 들고 온 거야.

저게 오래 썼지만 좋은 거라 새로 사려면 또 돈인데 안 그러니?

그리고 사실은 내가 저 냄비들을 광택제로 엄청나게 닦았거든.

하하하 그랬더니 저렇게 오해를 하고들 있네? 얘. 팔 아프게 닦은 보람이 있다.

저게 먼저 부친 짐 안에 들어 있는 것들까지 개수가 많아서

밤새 팔 떨어지는 줄 알고 닦았다니까. 호호."

오키

 

멀리 타국으로, 어리지 않은 나이에 이사하는 딸에게 뭐라고 더 해주고 싶어서, 그 냄비를 밤새 팔 아프게 닦은 엄마였습니다.

저는 미안하고 또 미안해서, 묵직한 것이 속에서 올라오려는 것을 꾹 누르며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그렇게 그리스에서의 이민생활의 첫날이 시작되었습니다.

 

 

 

 

여러분 행복한 금요일 되세요!

좋은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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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꿋꿋한올리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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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이 2014.03.07 08: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머니의 마음에 저도 가슴이 찡해지네요. 좋은 주말되세요.내일 부모님하고 조카 보러가는데 주말에 다른 바쁜일들이 있어서 모시고 가야하나 살짝 불만이였는데 반성하고 즐겁게 가야겠어요 ^^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3.10 23: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조이님, 주말에 잘 다녀오셨어요?
      에구..그러게요. 부모님에 대해서는 늘 후회만 남는 것 같아요.
      더 잘해드리지 못 한 것에 대해서 후회, 또 막상 만나면 더 살갑게 굴지 못하고 괜히 툴툴거린 것에 대해 후회...
      어머님과 조카들과 재미있는 시간 되셨으리라 생각돼요*^^*

  2. 민트맘 2014.03.07 08: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머님 이야기에 가슴이 찡해 옵니다.
    그렇게 어렵게 자식들을 키우시고 언제까지나 희생하시는 어머니..
    아픈 한국의 어머니상이지만 그래도 지금은 여행을 그리도 많이 다니시며 즐기시니
    얼마나 좋은지요.
    비록 그 때문에 오해도 더 받기는 했지만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3.10 23: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민트맘님...
      민트맘님 어머님께서도 굉장히 헌신적인 분이신 것 처럼 느껴졌었어요... 진심으로 오래오래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근데 저는 엄마한테 그렇게 잘 하지 못 해서 늘 죄송하고 그래요.
      제가 마리아나에게 하는 것의 반의 반이라도 하면 효녀 소릴 들을 텐데 말이지요...에궁..

  3. Favicon of http://meeoow.tistory.com BlogIcon 괭인 2014.03.07 09: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관에 딱 가로막혔을 때 얼마나 난감하셨을지 상상이 됩니다.
    얼마나 알차게 짐을 꾸려주셨으면 나름의 경력도 있을 세관들이 헷갈릴 정도였을까요.
    그리고 냄비를 새것처럼 닦고 닦으셨다니...
    어머님의 사랑과 희생에 마음이 먹먹해졌었는데
    친구분들과 함께 여행도 많이 다니시고 즐거운 일들이 많으실 것 같아 기쁩니다~
    여행 도장을 많이 모으셨다니 부럽기까지 한걸요? ^^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3.10 23: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호수님은 여행 도장이 많이 부러우셨군요^^
      근데 그게 꼭 좋은 것은 아니더라고요~
      재작년에 미국에서 캐나다로 제 동생 가족, 저희 가족, 부모님 모두 함께 넘어갔었는데, 엄마만 딱 이민국에서 걸렸었어요.
      이유는 도장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는데요.
      그러니까 차림이 장사 하는 모습이 아니어도 장사하러 온 것으로 오해하더라고요.ㅠㅠㅎㅎ

  4. Favicon of http://blog.daum.net/effigie BlogIcon 차차 2014.03.07 09: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고...글을 쓰시면서도 어머님이 보고 싶으셨을 것 같아요.
    우리 엄마들이란 그저 자식 생각에 젊어서는 알뜰하게 아끼시고
    나이들으셔서도 좀 더 도와 줄 일이 없을까...그런 생각만 하시는 듯 합니다.
    저희 엄마 모습과도 비슷하셔서 아침부터 마음이 울컥합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3.10 23: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 차차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자식을 아끼는 만큼 부모님께 그 반도 못하고 있어서 어떨 땐 죄송하고 그래요..
      부모님은 제가 자식을 아끼는 그 마음으로 저를 아끼실 텐데, 저는 제 새끼만 생각하는 것 같아 죄송하고...

  5. ryan 2014.03.07 10: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읽다가 눈물이 왈칵 날뻔했네요. 저희 엄마 생각도 나구요... 정말 엄마 마음이란.... 제가 아이를 낳아보지 않아 모르겠지만요. 저는 저런 헌신적인 엄마는 못될거 같아요..ㅜㅜ

  6. Favicon of http://keijapan.tistory.com BlogIcon 일본의 케이 2014.03.07 10: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왠지 가슴이 찡해오는데요...

  7. Favicon of http://indo4u.tistory.com BlogIcon 자칼타 2014.03.07 11: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행복한 마음이 드는 금요일입니다.
    갑자기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 생각나네요ㅎㅎ
    냄비 사건은 참 어이가 없지만 어머님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한 번은 중국에 입국할 때, 어미니께서 주신 멸치랑, 미역조림을 뺏겨서 얼마나 화가나던지..ㅠㅠ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3.10 23: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이쿠...
      정말 아까우셨겠어요..
      유난히 그런 걸 빼앗아가는 공항들이 있어라고요.
      아테네 공항도 그런편이라서
      우편 속에 있던 멸치를 빼앗긴 적도 있었어요ㅠㅠ

      자칼타님도 부모님께서 멀리 계시니 많이 생각이 나시지요?
      이궁...ㅠㅠ

  8. 씨미씨미 2014.03.07 11: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광택제로 팔아프실정도로 닦으신 어머님의 마음이 전해지네요.
    딸이라 그런지 나이먹을수록 엄마랑은 더 친구가 되는거 같아요. ^^

  9. 키키09 2014.03.07 12: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옹
    눈물 찍 콧물 찍 했습니당
    엄마의 마음은 헤아릴 수가 없을 거 같아요
    육십이 넘어선 딸에게 끊임 없이 잔소리 하시던 할머니가 생각나네요
    자식은 열살이건 육십이건 매한가지 자식이니까요...
    어머님께서 그 동안 고생하시며 사신 덕을 보시는군요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신다니....
    다행히 건강이 허락하니 그것도 가능한 것이겠죠..
    다리에 힘이 붙어 있을 동안은 열심히 다녀야 한다.라는 할머님 말씀이 떠오르네요
    저도 제대로 된 어미 노릇을 해야 할 텐데요...^^

    밤 새 빡빡 닦아서 윤이 났을
    냄비가 아른거리네요...

    그런데 마리아나는 아이스크림 가게 있는 건가요???
    목거리와 팔찌는 세트죠???
    할머니,할아버지께서 마리아나가 얼마가 보고 싶으실까요...
    올 해 한국에 오실 계획 있으신가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3.10 23: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여. 키키님...
      정말 저희 외할머니도 살아 계실 때 그렇게 엄마에게 뭐라뭐라 하셨었는데...
      저도 엄마의 여행을 늘 지지하게 되고 그래요. 그래도 어떻게든 싸게 다녀오시려고 너무 용을 쓰셔서, 좀 그러진 않으셨으면 좋겠구나 싶기도 하고요...

      마리아나는 스타벅스에 있는 거에요^^
      그리스 이민 초기에 찍은 사진인데, 저 날 시내에서 둘이 돌아다니다가 저 목걸이 팔찌 세트를 사줬었거든요. 얼마나 좋아하던지 저렇게 다 주렁주렁 달고 있답니다.
      시내 돌아다니다가 바다에 가려고 킥판을 테이블에 올려 놓은 사진이에요^^
      올 해엔...아마 저희 부모님께서 그리스에 한번 다녀가시지 싶어요~
      딸아이가 매번 통화 때마다 말을 해서 올해는 한 번 오셔야 하지 않을까 그러고 있답니다..^^ 감사해요! 키키님~

  10. 마리 2014.03.07 13: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할 말이...떠 오르지 않네요... 저도 늙어가시는 부모님 뵙고 싶네요...

  11. 휘현 2014.03.07 16: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엄마들은 다 그런가봐요~ 저는 짐싸는데는 선수라...ㅋㅋㅋ 혼자서도 잘싸니까 간섭은 안하시지만... 조금이라도 도와주고 싶다하면 어찌나 잘 도와주시는지 ㅎㅎ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3.10 23: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앗! 휘현님은 짐싸기 선수시군요!!
      우와...여행을 많이 다녀보셨나봐요~
      저도 나름은 꼼꼼하게 싼다고 하는데도 저희 엄마에 비하면 아직 멀었더라고요^^
      어쩐지 휘현님의 짐은 굉장히 가지런하게 잘 정돈되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12. 이쁜이 2014.03.07 16: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리브 나무님 덕부에 아침부터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
    항상 행복하세요 ~~

  13. 2014.03.07 18: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3.10 23: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휴...정말 공감합니다. cOOOOOO님..
      나이가 들 수록 부모님에 대해 더 생각할 줄 알게 되나봐요..
      좀 더 젊을 때 속 썩이지 말걸 싶고 그래요..ㅠㅠ
      저도 요즘 부모님께 뭘 보내드려야 하나 생각 중인데,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시네요^^반가워요^^

  14. 들꽃처럼 2014.03.07 20: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코끝이 아프고 눈물이 나려해서 댓글 못달뻔 했어요

    올리브나무님은 맨날 저를 울리시네요...

  15. Favicon of http://123@12 BlogIcon 샤랄라 2014.03.07 20: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이 울컥했어요
    ㅜㅜ 늘 보고만 지나갔는데
    첨으로 덧글달아보아요
    글솜씨가 좋으셔서 늘잘읽고 갑니다

  16. Favicon of http://hititler.tistory.com BlogIcon 히티틀러 2014.03.08 01: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머님께서 올리브나무님을 생각하시는 마음이 느껴지네요.
    외국 여행을 하다보면 종종 저렇게 오해를 하는 경우가 있어요.
    보통은 불법으로 보따리 장사를 하는 중국인들 때문에 덩달아 오해를 받는 경우지요.
    저도 예전에 그루지아-아르메니아 국경에서 자꾸 오해를 해서 결국 한국 돌아가는 비행기표까지 꺼내서 보여준 뒤에 간신히 풀려난 적도 있었어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3.10 23: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머!
      그루지아-아르메니아 국경에서 그런 오해를 받아 보셨군요!
      에구...얼마나 당황하셨을까요...
      암튼 저희 엄만 저 사건 이후로는 무거운 짐은 무조건 부치시려고 하더라고요.~^^ 또 오해받기 싫다시면서요^^

  17. 2014.03.08 01: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3.10 23: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해요!
      재미있게 읽어주셔서요^^
      그러게요. 정말 엄마는 대단한 존재인 듯 합니다...
      저도 엄마가 되어 보니 그 마음을 더 알 것 같고..
      에궁..
      OOO님도 즐거운 한 주 되시고 좋은 일 많이 많이 있으시길 바랄게요*^^*

  18. Favicon of https://salt418.tistory.com BlogIcon +소금+ 2014.03.08 10: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멀리 가는 딸을 위해 냄비를 팔아프게 닦으신 어머니의 마음에 찌잉.. 하네요.. ㅜㅜ
    엄마가 가까이 있으니 왠지 소홀하게 되는 것 같아 친정 엄마께 죄송해져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3.10 23: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저도 가까이 있을 때 더 잘해드리지 못 한 게 죄송한 마음이 많이 들고 그래요..
      막상 옆에 있으면 소중한 줄을 모르고.. 소금님 말씀이 정말 맞아요..ㅠㅠ

 

 

 

 

"눈이 그립지 않아?"

요즘 그리스인 남편 매니저 씨가 자주 하는 말입니다.

해마다 겨울만 되면 한국의 겨울을 그리워하는 매니저 씨는 오늘 따라 한국에서 있었던 많은 기억들을 제 앞에 나열하며 추억합니다.

 

추억이 만개하자 이 사람, 서울이 좋은 이유를 가열차게 얘기하기 시작합니다.

 

그리스인 남편이 말하는 서울이 좋은 이유

1. 서울에는 다양하고 맛있는 식당이 많다.

남편은 짬뽕전문점, 숙성된 김치찌개집, 조개구이 식당, 감자탕 가게, 해장국집 등등 다양한 메뉴의 음식들을 24시간 언제나 싸고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서울이 좋다고 말합니다. 집밥과 가족파티를 선호하는 그리스에는 대도시라 하더라도 외식할 수 있는 식당 종류가 한국만큼 다양하지도 않을뿐더러, 더 비싼 외식비를 지출해야 하니까요.

 

"한 마디로 서울은 먹거리의 천국 같은 곳이야!"

사랑해 

라며 황홀한 표정을 짓는 매니저 씨입니다.

 

 

 

 

 

한국에선 직장에서 싫어해서 내내 수염이 별로 없었는데, 지금 보니 완전 딴 사람 같네요.^^

 

 

 

 

 

 

 

2. 서울에는 컴퓨터, 휴대폰 등의 전자기기를 파는 대형 전자 상가들이 여럿 있다.

아테네에서도 생활했을 때도 매니저 씨는 전자기기를 사고 구경하는 게 낙이었고, 로도스에 사는 지금은 전자기기 매장은 물론 수시로 전자기기에 관한 웹서핑을 하는데요.

아무리 그리스의 대도시라 해도 테크놀로지의 나라 한국(현재는 자타공인 '안드로이드 한국'), 그것도 서울의 전자 상가를 따라갈 순 없는 것입니다. (요즘은 도리어 인터넷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서울의 전자 상가들의 입지가 약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는 한국의 대단한 문화인듯 합니다. 유럽에서 흔하게 구경할 수 있는 문화는 아니니 말입니다.) 

매니저 씨가 처음 서울의 용산, 강변 등의 전자 상가를 방문했을 때의 반응은 아주 정신이 없었습니다. 눈이 휘둥그래져서 연신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와! 우와! 우와!!!! 그리스의 내 친구 바실리스를 데리고 와야 해!

그 친구가 여길 온다면 집에 갈 생각 안 하고 구경만 할 거야!"

슈퍼맨

그 후로도 틈만 나면 전자상가를 구경하고 컴퓨터 매장을 구경하러 다니던, 한국의 여느 손재주 좀 있다고 하는 남자들처럼 컴퓨터를 조립해서 만들고 망가진 것도 잘 고쳐 쓰는 매니저 씨입니다.

 

 

3. 서울에는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밤문화가 존재한다.

그리스는 그나마 관광국이라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서는 늦은 시간 까지 여는 식당이나 카페, 클럽 등이 많은 편이고 24시간 식당도 존재하지만, 어떻든 그리스도 유럽이라 한국의 밤문화에 댈 정도는 아닙니다. (로도스의 클럽 거리는 정말 여름엔 관광객들로 꽉 차 걸어 지나가기가 어려울 만큼 북새통인데요. 올 여름, 자세히 다시 소개할게요.)

특히 서울은 24시간 열려 있는 식당, 카페, 주점뿐만 아니라 동대문의 24시간 옷 가게들, 편의점들, 노래방, 헬스클럽, 찜질방 등 별의 별 종류의 재미있는 즐길 거리가 밤새 열려 있으니 이보다 더 재미있는 도시가 또 있을까 고 말하네요.^^

<BGM : 선미의 24시간이 모자라  24시간~~24시간 / 장기하와 리쌍의 우리 지금 만나!>

 

 

 "그런데 왜 결국 그리스로 돌아오기로 결정했어? 그렇게 좋은 서울에 계속 있지?"

라고, 경제 위기 때문에 시부모님이 사업 운영의 어려움을 겪고 계셨기에 돌아와야 했던 이유를 마치 모르기라도 하는 것처럼 웃으며, 저는 물었습니다. 

 "서울이 싫어서 그리스에 돌아온 것은 아니지만, 싫은 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야."

 

그리스인 남편이 서울이 싫은 이유

1. 서울은 길을 모르면 다니기가 힘들고 웬만한 곳은 다 멀다.

매니저 씨가 서울에 온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서울 동쪽에 있던 매니저 씨의 집과 서울 서쪽에 있던 어학당은 좀 거리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출퇴근 시간에 걸리게 되면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타도 인파에 밀려서 성격 급한 매니저 씨라도 속수무책으로 엉뚱한 곳에 내려야 하거나 엉뚱한 곳에서 갈아타게 된 적도 많았던 것입니다.

콩나물 시루 같은 지하철이나 출퇴근 시간의 버스를 타며 어릴 때부터 수년간 단련된 한국인들의 노하우를, 성인이 되어 이민 온 외국인이 습득하기엔 무리가 있었던 것입니다.

아테네의 지하철이나 버스 역시 복잡하긴 하지만, 인구 수가 서울의 30%밖에 되지 않는 아테네의 복잡함이 서울을 따를 수는 없습니다.

한국 생활 초기, 한번은 매니저 씨가 친구 차를 빌려 타고 처음으로 운전을 해서 어학당을 갔던 적이 있었는데, 늦은 저녁 제게 전화를 한 매니저 씨의 말은 이랬습니다.

"올리브나무...내가 네비게이션이 시키는 대로 잘 운전해서 학교에 갔다가 제임스가 집에 좀 바래다 달래서 건대 입구를 목적지로 하고 달렸거든. 그런데 여기가 지금 어딘지 모르겠어...나...어떻게 하지?"

"그러게 길도 모르면서 왜 아무데나 가고 그래? 네비게이션에 다시 너네 집을 목적지로 설정해봐. 그럼 길을 알려 줄거야."

다시 한 시간 후 전화가 와서 매니저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안습"여기가....표지판에 조옹~로오~(종로)라고 되어 있는데, 어디인 거야? 나?"

 

알고 보니 내부 순환로와 동부간선도로의 진입로를 잘못 타서, 완전 엉뚱한 곳에 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스에서도 운전 꽤나 했다는 탱크운전병 출신의 매니저 씨의 마지막 말은 이랬습니다.

 

"서울은 아무리 네비게이션이 있어도 어느 정도는 길을 알아야 다닐 수 있고,

자주 막히니 무조건 약속 시간 보다 일찍 준비해서 나가야 하는 곳이구나. 정말 무서운 곳이야."

멍2 

 

2. 서울은 그리스인에게 외롭다.

매니저 씨가 한국에 살던 당시, 서울과 서울 근교에 거주하는 그리스인은 10명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그 중 5명이상은 대사관에 근무하는 나이 지긋한 그리스 공무원들이었고, 나머지 분들을 만나보려 했지만 대사관에서 그런 개인 정보를 쉽게 유출해주진 않아서 그리스 식당이나 여기 저기로 찾아 다녀봤어도, 별다른 만남을 가지기가 어려웠습니다. 대부분의 한국 거주 그리스인들은 조선사업이 활발한 부산 등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그들을 어쩌다 서울에서 만나게 되어도 계속 만남을 이어가기엔 무리가 있었던 것입니다.

어학원 등에서 알게 된 다른 외국인 친구들도 있었고, 제 지인들인 한국인 친구들도 있었지만, 내 나라 말이 그립고, 내 나라 사람이 그립고, 내 나라 음식이 그리웠던 매니저 씨에게, 서울은 가끔 말 못할 외로움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리스에 다시 돌아오기 직전 한국생활을 정리하던 때의 매니저 씨.

젓가락질이 익숙할 정도로 오랜 타국 생활에, 어쩐지 참 쓸쓸해 보이는 얼굴입니다.

그땐 제가 그리스에서 이민 생활의 어려움을 겪을 줄 모르고, 더 헤아려 주지 못했던 것이 못내 미안하기만 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좋고 서울이 좋다고 말하는 매니저 씨.

평소 공기가 좋지 못한 서울이지만 겨울이면 쌩 하고 건조해서 상쾌한, 그런 좋은 냄새가 나는 재미있고 아름다운 도시라서 그립다고 말하는 매니저 씨는, 다음에 서울에 간다면 꼭 겨울에 가고 싶다며 그날을 오늘도 꿈꿔 봅니다.

 

 

여러분 따뜻한 금요일 되세요!

좋은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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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꿋꿋한올리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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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mrsnowwhite.tistory.com BlogIcon 아스타로트 2014.01.24 11: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니저님이 한국 이야기를 하실 때마다 올리브나무님도 한국이 그리워질 것 같아요~
    살고 있을 땐 불편한 점이 더 와닿지만 떠나면 좋았던 점이 더 기억나지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1.26 06: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 아스타로트님~
      있을 때보다 떠나면 더 좋은 게 많이 기억나고...
      갑자기 매니저 씨가 한국에 있을 때, 여동생 전화를 받고 막 눈물을 보였던 생각이 나네요.
      사실 원래 얼굴만 보면 동생한테 으르렁 거리는 사이인데,
      한국에 있으니 동생 생각이 다르게 났던 것 같더라고요~^^

  3. Favicon of http://psia.tistory.com BlogIcon 일본시아아빠 2014.01.24 12: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울은 저같은 시골 광주에서 올라온 한국 사람에게도 좋으면서도 어렵죠.
    대부분 저도 공감하는 내용이네요ㅎ
    매니저씨 앞치마 한 사진 너무 귀여우세요~~~ ^^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1.26 06: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앗! 일본시아아빠님. 광주분이셨어요?
      전라도 광주 말씀하시는 거지요? 경기도 광주 아니고...
      광주가 시골은 또 아니잖아요~~ 광주도 많이 변했던걸요??
      저는 광주를 장기간 출장다녔었는데, 그러나 출장 기간이 끝나고 몇 년 만에 다시 가니 상무지구 쪽은 완전 터널도 뚫리고 완전 다른 동네가 되어 버렸더라고요~
      아휴. 갑자기 묵은지랑 갓김치 생각이 나네요. 침고이네요^^

  4. Favicon of http://sydneyfood.tistory.com BlogIcon Florence 2014.01.24 14: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수씨 얼굴 너무 귀여워요.

    기계를 좋아하시면 일본 동경의 아키하바라도 굉장히 좋아하시겠네요. 예전에는 한국 용산 보다 크고 다양했는데 지금은 어떻게 변화했는지 모르겠네요. 삼성보다 파나소닉 소니를 더 쳐줄때 얘기라. 최근 일본 가보고 정말로 놀랐거든요. 제가 살 때보다 훨신 낙후된 모습이 보이고 물가도 훨씬 내려가고. 그 때는 일본 물건이 비싸게 느껴졌는데 지금은 굉장히 싸게 느껴지고 사람들 삶도 더 힘들어 보이고...

    그런데 싫어하는 이유를 보니 그리스 사람이라서 서울을 싫어하는 이유가 아니네요.... 저도 그런 부분은 싫어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1.26 06: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그러게요.
      동수 씨가 일본에 딱 한번 가봤는데, 도쿄 쪽이 아니어서 아쉬워했답니다. 아마 분명히 아키하바라나 신주쿠 쪽을 가고 싶었을 텐데 말이지요.
      아마 Florence님께서 호주에 계시다가 일본에 가셔서 더 그렇게 느끼셨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시드니도 물가가 싼 곳은 아니니 말이지요.
      저는 한국이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정말 뉴스에서 많이 말을 해서, 작년에 한국에 들어갈 때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들어갔었는데..
      그리스 역시 물가가 싼 곳은 아니다 보니,
      한국에서 장 보며 도리어 우와! 한국 마트는 이 돈에 이렇게 많이 준다고? 라며 도리어 싸게 느껴진 부분이 있었어요~^^


  5. 깨서방 2014.01.24 14: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죄송한데 오늘 자세히 보니 매니저씨 엄청 잘 생겼다. 영화배우처럼..부럽습니다...
    깨서방이랑 만나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잠깐 해보고 갑니다.ㅎㅎ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1.26 06: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머나! 케이님...감사합니다^^
      그런 말을 해주셔서 말이지요^^
      분명히 깨달음 님이랑 만나면 엄청 신나게 쿵짝쿵짝 지낼 것 같아요^^
      깨달음 님께서 워낙 성격이 좋으시잖아요~ 매니저 씨는 신나는 것을 좋아하고...ㅎㅎㅎㅎ 상상만 해도 즐겁습니다.

  6. greekwife 2014.01.24 16: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전에 방명록에 글 남겼을때 미국사냐고 물어보셨었죠? 한국에(서울)삽니다. 와이프는 강사구요. 제 와이프도 그리스계이지만 미국에서 출생,성장한경우라서 올리브님 남편분보다는 덜 외로운편이었죠. 대학졸업후 그리스에서 몇년간 일했데요. 가끔 그리스 꼭 가봐야 한다고 얘길 꺼낸답니다.

  7. kiki09 2014.01.24 16: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엇보다도 음식이 잘 맞으셨다니 다행이네요
    비빔밥 파전은 저도 먹고 싶네요 ㅎㅎㅎ
    그런데요..
    저는 마지막 사진에서 찡~하네요..
    그리움이 마구 뭍어 나네요....
    얼굴 한번 안 본 사이인데도
    마음이 찡~~해요 ^^;;;
    마리아나 보고 싶구나~^^*
    매니저님 표정이 슬퍼 보여요 마지막엔...ㅋㅋ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1.26 06: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해요~ kiki님...
      이렇게 공감해 주시고...

      에궁...사실 저는 서울이 싫지 않거든요.
      그냥 좋거든요..
      길도 잘 찾는 편이고..골목길도 지름길도 다 많이 알고..
      제가 태어나서 쭉 지냈던 곳이고..
      그래서 서울이 불편하다고 느낀 적은 거의 없어요.
      늘 그리운 곳인데,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감사해요! kiki님!!

  8. 이쁜이 2014.01.24 17: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오는 프랑스 입니다.
    이러니 제 기분도 저절로 가라 앉는거 있죠.
    오늘 저녁 딸래미 생일로 친구 둘을 초대 했는데....
    그것때문에 더 신경이 날카로운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ㅎ ^^

    밤문화의 나라 .... 한국 ...ㅋ
    그리고 찜질방 ~~
    진짜 때밀러 가고 싶어요 ^^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1.26 06: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머! 이쁜이님!
      프랑스에도 비가 오는군요~
      여기도 비가 주룩주룩 오고 있어요.
      따님의 친구초대는 잘 치르셨는지요~~~
      그러게요. 누가 집에 온다 그러면
      정말 신경쓸 게 왜 그렇게 많은지요..

      분명 따님이 많이 좋아했을 것 같아요~
      생일 축하한다고 전해주세용^^

  9. Favicon of http://factoryw.tistory.com BlogIcon 팩토리w 2014.01.24 18: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니져님 표정이 정말다양하세요 ㅎㅎ
    귀욤! 귀욤!
    해외여행다니다 보면 느끼는게 우리나라누 정말 밤놀이 문화가 대단한것 같아요 ㅋㅋ 야식도 다양하게 시켜먹을수 있구요 ㅋ
    그나저나, 매니져님께서 지옥철을 체험해보셨다니..더 정이 가는데요 ㅋㅋ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1.26 06: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하..팩토리님~
      그러게요. 매니저 씨가 야식을 정말 좋아했었는데..
      치...맥...ㅎㅎ
      저는 떡볶이...
      여긴 지금 밤 12시가 거의 다 되었는데요.
      생각해보니 늦은 점심을 먹고 밥을 못 먹었네요.
      배고파요..ㅠㅠ

  10. Favicon of https://salt418.tistory.com BlogIcon +소금+ 2014.01.24 21: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 매니저님 사진은 정말 왠지 쓸쓸하고 짠해요... 표정에서도 그리움이 느껴집니다..
    그걸 느끼셨기에 그리스에 남편 따라간 올리브나무님 마음을 누구보다 잘 헤아려주시겠죠?
    좋은 것도 싫은 것도 공유한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1.26 06: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휴..
      매니저 씨가 그리스에 먼저 급하게 들어오고..
      저는 한국을 정리해야 해서 또 한참 뒤에 들어 오게 되었는데...
      처음엔 자신이 한국에서 서러웠던 것을 제게 쏟아 놓느라 정신이 없더라고요.
      그런 얘기를 한국에 있을 땐 못하더니, 제가 그리스에 들어오고 나서야 폭발했나봐요.
      저의 어려움은 이제야 헤아려 준답니다.
      시간이 필요했던 모양이에요^^

  11. 쏘니 2014.01.25 02: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서울의 겨울은 중국발 미세먼지 때문에 예전처럼 상쾌하고 시원한 공기를 맘껏 누리기 힘들게 되었답니다 ㅠㅠㅠㅠ 서울의 버스 시스템... ㅠㅠㅠ 저도 서울에 산지 벌써 8년이나 됐는데도 스마트폰 없이 나가면 종종 길을 잃어버린답니다... 그러니 외국인들에겐 더욱 힘들겠지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1.26 06: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군요~ 쏘니님~
      미세먼지가 정말 심각한 모양이네요.
      저희 부모님은 그나마 살짝 10분 정도 서울 외곽이어서 그런 말씀을 덜 하시던데...저 걱정할까봐 어쩌면 말을 안 하셨을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어요..
      암튼..파이팅입니다!!

  12. Favicon of http://poeta.tistory.com/ BlogIcon SONBE 2014.01.25 03: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테네는 인구가 서울의 30프로정도 밖에 안되네요
    하긴 서울만큼 거대한 도시가 많진않지요...
    지방에 사는 사람으로써 가끔서울가면 좋기도하지만 나쁘기도해요
    매니저님과 제가 느끼는 감정이 비슷한거같네요 ^^
    매니저님 사람 정말 좋아보이는 인상을 가지셨네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1.26 06: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SONBE님 감사합니다~
      좋게 봐 주셔서요~

      아테네는 거주인구는 그런데, 여름 7개월 동안은 인구가 훨씬 늘어 좀 더 복잡하긴 하더라고요. 매년 평균 600 명의 관광객이 7개월 동안 분산되어 들어오는데, 아무리 그래도 인구의 두배의 사람이 들어오는 것이니 정신없긴 해요. 그래도 서울처럼 거주 인구가 1100만씩 되는 것은 아니라서 서울 같진 않아요~^^

  13. Favicon of http://hititler.tistory.com BlogIcon 히티틀러 2014.01.25 07: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외국인들이 제일 많이 놀라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서울 지하철이더라고요.
    그렇게 복잡한 노선을 가진 도시도 많지 않은데다가, 서울 자체가 너무 크다보니 가까운 곳도 30분-1시간은 잡고 출발해야하잖아요.
    그런 이야기를 하면 '우리 나라에서는 1시간이면 다른 도시를 갈 수 있어!' 라며 놀라는 경우가 많아요.
    대신 매니저님처럼 한국의 밤문화, 다양한 외식메뉴와 길거리 간식들을 정말 좋아해요.
    특히 전화 한통화면 30분 내에 음식이 배달되어 오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 듯 해요ㅎㅎㅎㅎ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1.26 06: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 말이지요~
      그리스도 관광지라 비교적 배달 문화가 잘 되어 있긴 한데..
      그래도 절대 한국 만큼 다양하게 배달하진 않지요~
      한국 만큼 빠르지도 않고요.
      보통 배달 시키면 40분~1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제가 시 안에 살기에 배달해 주는 곳이 먼 곳이 아닌데도 한국 같을 수는 없는 듯 해요~
      갑자기 히티틀러님, 야식으로 떡볶이가 엄청 먹고 싶답니다.
      내일은 비슷하게라도 만들어 먹어야겠어요^^

  14. Favicon of http://stockm.tistory.com/ BlogIcon S매니저 2014.01.25 10: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복잡한 모습이 왠지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을것 같군요.

  15. 새벽.. 2014.01.25 17: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수씨 눈이 아주 빠져들게 깊으시군요. ^^ 그래서 더 외로움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저는 초등학생 때 서울로 전학해서 불편함을 잘 모르는데, 결혼하고 서울 시민이 된(그래봐야 인천토박이 ㅋㅋ) 남편은 초기에 서울이 너무 정신사납다는 얘길 자주 했었죠. 하지만 맛난 음식점이 많다는 건 남편에겐 가장 큰 서울의 장점이랍니다. 회사가 공기업이라 지방이전 대상인데 이직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ㅎㅎ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1.26 07: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앗! 동수 씨를 그렇게 좋게 봐주시다니요!
      감사해요!
      안 그래도 철도 노조 관련글에서 새벽님 댓글을 보면서, 아! 공기업에 계시는군나! 책임이 많은 일을 하시네..게다가 그 경쟁률이 엄청났을 텐데 두 분다 능력자신가보다!! 그랬었어요^^
      아직 그 글에 댓글을 하나도 못 달아서 이런 제 생각을 못 쓰긴 했지만요~
      그런데 이직을 하시려는 거군요~
      지방이전 대상이면 정말 안 할 수가 없겠어요. 사실 지방에 살다 서울에 와도 적응이 힘들지만, 서울에 살다 지방에 사는 것도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더라고요~

      이직 하시는 일들이 다 잘 진행되시길 바랄게용*^^*

  16. Favicon of http://meeoow.tistory.com BlogIcon 괭인 2014.01.25 23: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울에서의 생활을 정리하는 사진의 표정에서 어쩐지 매니저님의 눈빛이 쓸쓸함이 묻어있네요.
    서울을 떠나 그리스로 향할 때의 기분은 이루말할 수 없었을 것 같아요.
    아마 올리브나무님께서도 서울을 떠올릴때, 그리스를 떠올릴 때, 무언가 찡한 느낌을 받으시겠지요?

    저는 서울의 장점 중에서 가장 와닿는 건 '밤'인 것 같아요.
    세상이 흉흉하다고는 하지만 밤에 이렇게 시장에도 가볼 수 있고, 사람들끼리 어울려서 이것저것 놀 수도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요.
    물론.. 서울의 복잡함은 동수씨처럼 저도 좀 싫어요~ ㅋㅋ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1.26 07: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매니저 씨가 한국을 떠났을 때..
      많이 울었어요.
      저와 딸아이는 한국 생활을 정리하느라 1년 후에야 그리스에 들어왔는데, 물론 그 사이에 그리스에 몇 번 여행으로 들어오긴 했지만
      매니저 씨가 떠날 당시엔 저희도 그리스에 들어올 수 있을 지, 언제 일지, 그런 것이 다 불투명 했던 때여서 더 많이 서로 복잡했던 것 같아요.
      제가 당시엔 일 욕심이 많았어서
      일을 포기하고 들어간다는 게 정말 쉽지 않았었거든요...

      별소릴 다 하고 있네요^^
      암튼...서울이 고향이라서 그냥 그리운 것 같아요^^

  17. 2014.01.25 23: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1.26 07: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깊이 공감해요.
      저도 로도스 시가 서울 같진 않지만
      그래도 편의 시설이 많은 도시이고 여름엔 인구 밀도가 상당히 높아지는 곳이라..
      그래도 그럭저럭 적응이 가능했다고 여겨져요.
      아마 여기가 완전 시골이었거더나
      완전 작은 도시였다면
      서울 출신인 저로서는 더 힘들지 않았을까 싶어요.
      OO님 말씀에 정말 공감해요!!

  18. 부레옥잠 2014.01.27 03: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의 친구들이 페북이며 카스로 소식 올리는 걸 하루도 빠짐없이 보다보니... 미세먼지 때문에 외출을 삼간다는 둥 집 창문을 못 연다는 둥, 아무튼 겨울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한가보더라고요. 중국 사람들이 난방하느라 석탄을 너무 많이 태워서 그런 거라는데 넘 안타까워요. 우리가 잘못해서 그런거면 국민들 스스로 노력해서 고치면 되는데 중국에서 그런 거라면 대체 어떻게 해야하는 건가요ㅠ 한쪽은 미세먼지&황사, 한쪽은 방사능... 이럴 때면 양옆으로 하나도 도움되는 나라가 없는 우리나라가 참 불쌍하다니까요ㅡㅡ;;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1.27 16: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군요...부레옥잠님..
      제가 요즘에 페북을 자주 못 봐서 몰랐나봐요.
      (페북친구들이 그냥 폰으로 전화가 왔더라고요. 도대체 뭘 하고 사냐고...하하..블로거의 삶을 산다는 것을 아직 비밀로 하고 있어서 엄청 궁금했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미세먼지에 대해서는 그냥 그렇구나..정도였는데, 부레옥잠님 말씀을 듣고 보니 정말 심각한 모양이네요.
      정말 우리나라 사람들은 강인해질 수 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 있는 것 같아요. 그게 좋은 힘으로 발휘되고, 독해지는 쪽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좋겠어요..이궁..

  19. Favicon of http://blog.daum.net/effigie BlogIcon 차차 2014.01.27 10: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태어날 때부터 서울에서 살다시피해
    서울이 좋은지는 사실 잘 모르겠어요.
    오래 입은 옷처럼 그냥 아무 느낌이 없는데,
    올리브 나무님처럼 잠시 멀리 떨어져서 보면 그리워질까요?
    저도 서울의 잡냄새나는 여름 공기보다는 코끝이 찡해지는 겨울 공기를 좋아하기는 합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1.27 16: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차차님도 서울에 오래 사셨군요.
      저도 서울이 고향이고 내내 서울에 살다가 그리스로 들어오기 몇 년 전부터 새로 개발된 서울 근교에 살았었어요.
      그래서인지 서울이 불편한 것도 없었고, 그냥 사는 게 이렇지 생각하며 살았는데, 막상 이렇게 떠나오니 생각날 때가 많으네요.
      어쩌면 더 그리스에 오래 살다가 서울에 가게 되면 또 다르게 느낄 수도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하답니다~^

  20. 2014.01.27 15: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01.27 16: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머나! 저 곳에 가셨었어요????
      우와~~~~엄청 반가워요.
      대박이네요^^
      한국에 가면 꼭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에요.
      제가 닭갈비를 워낙 좋아하는데 여기서는 아무리 만들어도 그 맛이 안 나네요..ㅠㅠ

      제 손도 지금은 뭐...손 마디마디가 어찌나 굵어졌는지...ㅠㅠ
      결국 왼손에 끼던 반지도 빼서 오른손 새끼 손가락에 꼈답니다.
      일을 많이 하니 손이 자꾸 붓더라고요.

      저는 OOO님의 소세지 열 개를 꼭 보고 싶어요^^ㅎㅎㅎ

  21. BlogIcon 이슬 2014.04.25 10: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니저씨의 한국 겨울에대해 저랑 같은 생각을 가지고있네요 :) 저도 외국에서 생활할때 많이 춥고 건조하지만 공기가 상쾌하고 하늘이 푸른 한국 겨울이 그리웠어요 !!!제가 있던 곳은 여름이 건조하고 겨울이 습했거든요 ^^ 지난 해 겨울은 미세먼지 때문에 푸른 하늘을 못 봐서 너무 답답했어요 ..... 요즘도 맑은 하늘은 볼 수 있는 날나 거의 없어요 :( 그리스 하늘은 어떤가요 ???!

 

  

런던 중심가에서 24km가 떨어져 있다는 영국 히드로 공항에 도착한 것은 현지 시간으로 밤 12시가 다 된 시간이었습니다.

취리히 공항에서 이미 한번의 비행기 연착을 더 겪었고, 원래 5시간으로 예정되었던 기다림은 10시간 넘었으며 그렇게 취리히 공항에서 대기하며 하루를 다 보낸 저희는, 시계사진들을 보는 것도 지겨워 기운을 다 소진해, 오늘 런던에서 잘 곳을 구해야 하는데 라는 걱정뿐이었습니다.

  

취리히 공항에서 기다리다 지친 딸아이

런던에서의 1박은 자비로 해결해야 했기에, 아테네에 있을 때부터 히드로 공항 근처에 있는 호텔들을 알아보고 예약을 하려 했지만, 갑작스런 미국 입국불발로 영국에서 며칠을 대기해야 하는 유럽각지의 사람들은 저희만이 아니라서, 공항 근처의 대부분 호텔은 이미 예약이 다 찬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예정된 오후에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했다면 호텔 Information장소에서 더 기운차고 느긋하게 호텔들을 알아볼 수 있었을 텐데, 취리히에서의 연착으로 밤 12시가 다 되어 도착한 저희는 암담하기만 했습니다.

저희가 원래 여행으로 런던에 머물게 될 예정이었다면 공항 호텔 정보를 수집하고 어떻게 이동하면 좋을지 계획도 있었겠지만, 갑자기 벌어진 상황으로 영국에 오게 되었기 때문에 뭘 어떻게 해야 좋을지 전혀 정보가 없는 상태였습니다.

급한 대로 아테네에서 떠나기 전에, 런던에 제가 아는 유일한 아는 사람인 말레이시아계 영국인인 메이에게 연락을 했지만, 로도스에 가족과 관광 왔을 때 렌터카 타이어가 하필 저희 집 앞에서 펑크나 저의 도움을 받았던 인연으로 언제든 런던에 오면 본인 집에서 하루 자고 가라고 신신 당부를 했고 이메일로도 몇 번 연락을 주고 받았었던 그녀였는데, 그녀가 말한 대로 재워달라는 요청을 한 게 아니라 긴급상황이라 호텔 정보만 좀 얻을 수 있을까 했던 몹시 미안한 기색으로 건 국제 전화에도 불구하고, 메이는 자신이 지금 병원 응급실 당직이라 바빠서 전화를 받을 수 없다며 훅 하고 전화를 끊었고 다시 연락이 오질 않았습니다.

 

"역시… 말이 먼저 앞 서는 사람은 국제적으로 어디나 있구나…혹시라도 그녀의 제안대로 내가 그 집에서

자겠다고 말이라도 했다면 어쩌려고, 그녀는 내게 그런 말들을 한 걸까."

헐

 

영국 입국 과정 역시 만만치 않았는데, 신분이 한국인인데, 그리스에서 출국했으나 스위스와 EU연합인 관계로 출국 도장은 취리히에서 찍혀있는 여권으로 영국으로 입국하려 하는 저에 대해, 정말 너무 늙은 할머니라 어떻게 은퇴를 안하고 일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입국 심사관이 계속 제 말을 못 알아듣고 "그러니까 한국인인데 스위스에 산다고?" "아니, 그리스인인데(그리스어로 쓰여진 영주비자를 보더니) 한국에 산다고?" 등의 이상한 질문을 했습니다.

히드로 공항 입국심사 업무를 보는 할머니 귀에 보청기 하나 놔드려야 겠어요…

wassap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저희들은 겨우 입국 심사를 마치고 히드로 공항 지도를 펼쳐 들고, 일단 Information으로 가기 위해 공항 내에 터미널 사이를 이동하는 열차를 탔습니다.

열차는 듣던 명성대로 내부는 좋았지만, 입국 장소에서 저희가 가려는 3터미널로 가려면 두 번을 갈아타야 하는 열차 편만 남아 있었는데요.

처음 와본 장소에서, 갈아타는 곳도 애매하고 창문 밖은 캄캄한 12시가 넘은 시각에 열차를 갈아타며 기다리느라 다리는 다 풀린 상태였습니다.

"엄마…배고파… 졸려…"

"아휴…우리 딸. 호텔가서 자자. 어쩌면 좋니. 스위스에서 너무 오래 있어서 간단히 먹은 게 양이 안 찼나 보네.."

런데…겨우 도착한 공항 Information에서는 이곳에서는 호텔 예약이 꽉 찼으니, 호텔 예약만 전담으로 하는 Information이 따로 있다며 또 다른 터미널을 가르쳐 주는 게 아니겠어요!!! 

저희는 공항열차를 다시 두 번 갈아타고 그 터미널을 찾아갔습니다.

그곳에서 호텔을 알아보는데, 직원의 말은 이랬습니다.

"지금, 미국 행이 연착되며 공항 근처 호텔은 모두 꽉 찼습니다. 여기서 런던 안쪽 방향으로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호텔들이 모여 있는 곳이 있는데, 거긴 3인이 지낼 방이 두 개 딱 남은 호텔이 있군요. 가격은 200파운드(약 35만원) 입니다. 예약해 드릴까요?"

"그렇게 비싼 호텔밖에 안 남아 있나요? 지금 들어가 자고 또 내일 오전엔 다시 여기로 와야 하는데요…"

"방이 남아 있는 제일 싼 호텔로 알려드린 것입니다. 아니면 공항에서 아주 먼 호텔들인데, 내일 다시 들어오시려면 그런 곳으로 갈 수는 없으실 텐데요. 그곳은 버스비만 1인당 70파운드(약12만원)가 듭니다"

 

사실 현금을 좀 들고 오긴 했지만, 그것은 막내 동생 축의금으로 주려 했던 돈과 미국에 머무는 동안 사용할 돈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돈을 막 써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하지만 딸아이가 없고 저희끼리라면 추워도 공항 의자에서라도 대충 눈을 붙이든지 할 텐데, 아이를 데리고 그럴 수는 없었습니다. 어디라도 들어가 자야 했습니다.

그런데 결정을 못하고 어물거리는 몇 분 사이, 그 방을 누군가 인터넷으로 예약해 버린 것입니다!

"Sir! 이제 250 파운드(약 43만원) 방 하나가 남았군요. 예약 해드릴까요?"

"예약해주세요." 매니저 씨는 얼른 대답하고 돈을 건넸습니다. 그리고 호텔까지 공항버스표도 구했습니다.

흠....영국은 미술품 경매가 유명한 곳이라더니,

호텔 예약도 무슨 경매가격 흥정하듯 부르는구나... 정말 비싸다....흑.

안습

 

공항버스를 타는 승강장이 있는 곳은 무척 추웠고, 새벽 2시가 넘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버스가 30분을 기다려도 오지 않았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밤 시간이라 배차간격이 긴 것 같았습니다.

딸아이는 서있는 채로 졸기 시작했고, 의자는 너무 차가워 엉덩이를 붙일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아무 정보도 없이(혼자 배낭여행을 해도, 여행 전에 모든 일정을 시간단위로 미리 정해 움직이기에) 낯선 곳에 있어본 적이 없던 저는, 서서 졸고 있는 딸아이를 보고 있자니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매니저 씨는 아이를 안았다가 내려놓기를 반복했지만, 차는 여전히 오지 않았습니다. 택시를 타고 가고 싶어도 캄캄한 밤이라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시 30분을 더 기다렸고… 새벽 3시가 넘자 딸아이는 졸다가 바닥에 주저앉아버렸고 옷을 겹겹이 꺼내 입혔지만 얼굴은 꽁꽁 언 상태였습니다.

아이를 들어올려 매니저 씨에게 인계한 저는, 기다려도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느라 고개를 계속 한쪽으로 돌리고 있다가 반대로 돌리려는데, 앗! 강한 통증이 오면서 역시 팍하며 길바닥에 주저 앉고 말았는데요.

너무 아파 한번 눈물이 흐르니, 주체하지 못하게 흘렀고, 그리스 이민국에서 미국 행 때문에 직원에게 설움 당한 일부터 그간의 그리스 생활에서 고생했던 과정이 한꺼번에 떠오르며, 그리스에서 이만큼 그 동안 고생했으면 됐지, 미국에 가족 보러 가기가 이렇게 힘든가 싶어 어깨까지 들썩이며 엉엉 울기 시작했습니다.

엉엉

평소에 잘 울지 않는 제가 갑자기 우니 놀란 매니저 씨가 "왜 그래? 추워서 그래? 다리 아파? 어쩌지? 곧 버스 올 거야. 울지마." 라며 호들갑스럽게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아냐…배가 고파서 운 거야."

괜히 울어버린 게 민망한 저는 눈물을 닦으며 퉁명스럽게 대답했는데요...

갑자기 매니저 씨는 저 멀리 떨어진 곳에서 다른 공항버스를 기다리던 미국인 모녀를 부르더니, 자기가 쇼를 보여주겠다며 아이를 안은 채로 입으론 마이클 잭슨 빌리진 노래를 부르며, 이상한 판토마임 같은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헉

그 큰 덩치로 그렇게 춤을 추는데, 영문 모를 미국인 모녀는 Awesome! 이러며 박수를 치기 시작했고, 안겨있던 딸아이는 자다 깨서 아빠의 모습에 깔깔거리고 웃기 시작했습니다.

우하하하하웃겨

정말 사진 찍을 여력도 없어서 찍어놓지 못한 게 아쉬울 만큼 폭소를 부르던 매니저 씨의 판토마임 춤은 10분 동안 계속 되다가 멈추었고, 배가 아프도록 웃은 저와 딸아이, 미국인 모녀는 급 친해져서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결국 버스가 왔고, 시설은 좋지만 운전사 아주머님은 불친절한 그 버스가, 돈에 비해 시설이 전혀 좋지 않은 호텔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5시가 다 되어서였고, 좁은 화장실에서 급하게 샤워를 하고 정신 없이 세 시간 동안 잠을 잔 후 호텔 시설만큼이나 맛 없는 잉글리쉬 브랙퍼스트를 먹고 다시 그 버스를 기다렸다가 공항으로 돌아왔습니다….

호텔이 있던 런던의 동네 풍경입니다.

그리고? 히드로 공항 S 항공사 부스에서 짐을 부치려는데, 직원은 이런 말을 남깁니다.

"손님들, 죄송합니다. 미국 공항이 기상악화로 하루 반을 더 닫혀있게 되어서 내일 오후까지 출국하실 수 없으십니다. 저희 항공사에서 1박 2일 호텔, 식사쿠폰을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호텔은 공항에서 30분 거리에 있고 셔틀은 무료입니다. 내일 오후에 여기에 다시 오시면 되겠습니다."

 

저와 매니저 씨의 반응은 어땠냐고요?

미친 듯이 깔깔거리며 웃었답니다. 도대체 이럴 거면 뭐 하러 이렇게 고생해서 여기에 또 왔나 싶었지만 이제 어이가 없다 못해 웃음밖에 안 나오는 이상한 상황이었달까요?

결국 좋은 호텔을 배정받았고 이렇게 2박 3일이나 런던에 있을 줄 미리 알았다면 런던 시내 관광이라도 했을 텐데 전혀 그럴 기운도 시간도 남아있지 않던 저희는 그냥 호텔에서 먹고 자고 TV보고를 반복하다가 다음날 공항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항공사에서 무료 제공한 방은 359파운드(약 62만원) 였네요!

 

새로운 비싼 호텔에서 맛있는 것을 많이 먹어서, 기분이 좋아진 두 사람

 

(이 호텔에서 생긴 이상한 일과 미국 입국 심사에서 느꼈던 씁쓸한 이야기도 있었는데, 그것은 얘기가 기니 나중에 따로 한번 소개할게요.)

 

결국 뉴욕 JFK 공항에 도착한 저희는 가족들과 엄청난 포옹을 하였고, 결혼식 바로 전날 늦은 오후에 도착한 저희 가족은, 그간 계속 시간 변경선을 넘어가며 일 주일을 이동했던 떠돌이 생활에서의 피곤함 때문에, 다음 날 결혼식에 얼굴이 퉁퉁 부은 상태로 참석해야 했고, 양복입고 부은 눈을 가리려고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웨딩홀 앞에서 담배를 피던 매니저 씨는 정말 이 건물 매니저냐 경호원이냐 묻는 질문을 받아야 했으며, 딸아이는 결혼식 도중 너무 조느라 결국 그렇게 기대하던 그날의 스테이크 풀 코스 만찬을 하나도 먹지 못했고, 결국 의자를 침대 삼아 잠이 들었답니다.

 

경호원이세요? 매니저세요? (정말 이런 곳까지 와서 매니저라는 별명을 듣는 매니저 씨입니다^^)

 

 웨딩홀 건물 전망대에서 맨하탄을 바라보며

 

졸려서 눈을 뜨지 못하는 딸아이^^ 

 

그래도... 그렇게 고생해서 가족을 만날 가치가 있었냐고 묻는다면, 역시 Yes라고 말할 수 밖에 없네요.

짧아진 미국 일정 동안, 아주 찐하게 오랜만에 만난 가족과 함께 미국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수다의 장을 열였으며, 한국음식도 배터지게 먹었으니 말이지요.  

사랑하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행복한 딸아이

 

여러분, 좋은 하루 되세요.

좋은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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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꿋꿋한올리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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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blog.daum.net/effigie BlogIcon 차차 2013.10.30 10: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짝짝짝~~~!!
    오래 전 이야기지만 무사히 결혼식 첨석하신걸 축하드려요...^^
    이제 왠만한 재난쯤은 대수롭지 않으시겠어요
    매니저님의 춤...저도 궁금하네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1.01 16: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이쿠...그러게요. 춤을 좀 사진을 찍어뒀으면 좋았을 텐데,
      또 막상 그런 순간엔 웃느라고 사진을 못 찍네요^^
      일부러 하라고 시키면 또 청개구리처럼 안 해요^^
      언젠가 꼭 사진을 찍는 날이 오길! 저도 바라게 되네요~~

  3. 김영미 2013.10.30 1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993년 영국 히드로공항에서 자기부상열차를 타고 런던시내로 가야하는데 어디로 나가야 하는지 몰라서 한참 헤맨 기억이 떠오르네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외국땅을 밟았는데...ㅠㅠ

    단체티켓팅이어서 20명정도의 배낭여행자들과 함께 우왕좌왕 하던 시절이었어요


    긴여정을 마치고 가족분들과 재회하시고 결혼식도 참석하셔서 해피웨딩과 해피엔딩이어서 좋습니다 ㅎㅎ

    매니저님 정말 멋있는 분이세요 힘든 상황을 웃음으로 승화시키시는 멋쟁이십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1.01 16: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오...그런 경험이 있으셨군요!
      영미님도 참 여러곳을 여행하셨구나 싶어요~
      그런 활발함이 영미님을 긍정적으로 보이게 하는 무기인가봐요^^

      정말 미국에 가서 다행이었지요??
      매니저 씨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자기가 인기있다고 으쓱해할까봐 칭찬은 저 혼자만 알고 있을게요^^ㅎㅎㅎㅎㅎㅎ 늘 자아비판을 하는 저와 반대로 늘 자신을 멋지게 여기는 성격이에요.ㅎㅎ

  4. 릴리안 2013.10.30 10: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사진 상으로만 뵙는 것이지만,
    마리아나와 매니저씨의 두꺼운 외투가 낯섭니다.
    그리스의 환한 여름 태양 바다가 새삼 고맙구요.

    마지막은 가족과 함께 해피엔딩 !! 이니까
    꿋꿋한올리브나무님 ^-^ 웃으시는 하루 되세요 ~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1.01 16: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해요~ 릴리안님~

      정말 영국과 그리스는 기온 차이가 많이 나더라고요.~
      특히 올해는 더 하지 않을까 싶네요.
      올해 로도스는 이상기후로 아직도 한낮엔 좀 더워요.
      비도 안 오고...
      속에 반팔입고 겉에 카디건입는 그런 날씨라,
      아직 겨울옷을 꺼내 놓고 입지도 않고 있네요~

      릴리안님도 즐겁고 많이 웃으시는 그런 하루 되세요!!

  5. Favicon of http://lincat.tistory.com BlogIcon 적묘 2013.10.30 10: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허허허허....

    영국공항 어흑..ㅠㅠ
    예쁜 따님 얼굴의 졸음은 또 어쩌구...
    멋진 포스의 매니저님 10분간의 쇼 덕에 그래도 올리브나무님이 버티실 수 있으셨군요!!!

    일주일이나 길고 긴 시간의 길 위에서
    가족이 아니면 결코 버티지 못했을 거라고 정말 공감합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1.01 16: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적묘님~

      이 여행으로 저는 참 많은 것을 깨달았아요^^
      하루 건너가 어찌될지 알 수 없는, 그런 삶이구나 사실은...
      뭐 이런 생각도 들었고요~

      영국공항은....다음엔 정말 웃으며 갈 기회가 있어야 할 텐데 싶어용^^

  6. Favicon of http://exnewyorker.tistory.com BlogIcon 전직뉴요커 2013.10.30 11: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글은 종종 읽지만 댓글은 처음쓰는게 아닌가 싶은데요... 올리브나무님의 글 읽다가 저도 모르게 엉엉 울어버렸어요. 아무도 모르는 곳에 나혼자만 덩그라니 뚝 떨어진 그 느낌이 생각이 나서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1.01 16: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이쿠....전직뉴요커님...그러셨군요...
      이방인님 블로그에서 가끔 뵜었어요.
      아이디가 뭔가 사연이 있는 느낌이 들어 블로그에 찾아뵜었더랍니다..
      이민생활하시며 전직뉴요커님께서도 고생을 많이 하셔서...
      아마 더 그런 마음이 드시지 않았을까 싶어요...
      뉴저지에 계신다니 어쩐지 반갑고, 그렇네요~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7. 연두빛나무 2013.10.30 13: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 장면 정말 행복해 보여요.
    제가 다 너무 좋은거 있지요.
    YES란 말에 동감합니다.!!
    많이 고생하셔도 더욱 더 행복하셨을것 같아요.
    다음 이야기도 많이 기대되는데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1.01 17: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해요~ 연두빛나무님~
      아마 중간 중간 다른 에피소드들은 또 기회가 있을 때 올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딸아이는 정말 외할머니 할아버지를 좋아해서, 늘 만나면 울고, 헤어질 때 또 울고...그러네요^^

  8. Favicon of http://strangerca.tistory.com BlogIcon 이방인 씨 2013.10.30 14: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른들이야 '내 인생에 이런 일도 있었어~'하고 웃을 수 있는 일인데 (아닌가요? ^^;;) 마리아나는 그게 왠 고생이랍니까. 첫번째 사진에 의자에 앉아 그 조그마한 몸을 쉬고 있는 마리아나가 너무 안쓰러워요. 그래도 매니저 님이 엉뚱하고 밝은 분이라 다행이네요. 그렇게 힘들 때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는 이가 1명이라도 있으면 분위기가 확 달라지잖아요. ^^ 고생 많이 하셨지만 마침내 결혼식에 참석하실 수 있었으니 결론적으로는 이 고난의 여행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네요. ^-^ 고생 많이 하셨어요. 올리브나무님~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1.01 17: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이방인님~
      정말 뭐 이런 일이 다 있나 싶었는데, 돌아보니 또 추억이고 그렇네요~
      딸아이에게 어제 물어봐어요. "너 영국에 다시 가고 싶니?"
      그러자, "아니아니. 모든게 너무 비싸잖아! 물도 비싸고, 아빠 담배도 비싸고, 밥도 비싸고, 호텔도 비싸고, 난 그렇게 돈 쓰는 게 무서워."
      이래서 완전 빵 터졌어요~
      공항이나 호텔이라 더 그랬겠지만 500ml 물 한 병에 4,500원 정도더라고요.
      그리스도 공산품 물가는 한국보다 비싸지만, 물은 한국과 비슷한 가격이거든요. 정말 물 사먹기가 이렇게 아깝긴 처음이었지 싶어요ㅠㅠ
      암튼...전에도 말씀드렸었지만, 이렇게 몸과 마음 고생을 많이 하고 미국에 갔는데, 결혼식 다음날 부터 뉴욕 시내관광을 비롯해 며칠 만에 5개주에 캐나다까지 도는 단체 여행코스를 잡아 놓으신 저희 엄마 덕에 정말 몸이 죽어났답니다.~^^ 한국 엄마들은....참 위대해요!

  9. Favicon of http://daum.net BlogIcon 칼국수 2013.10.30 15: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
    파란만장
    이말이 쓰일 수 있는 글입니다.
    애 쓰셨네요.

  10. 민트맘 2013.10.30 19: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읽으면서 내내 가슴이 조마조마했네요.
    어른들도 일생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그 고생을 어린 따님과 함께 하셨으니요.
    그래도 읽다가 호텔에서 맛난 것 많이 먹고 기분좋아진 사진에는 휴우,
    한숨과 웃음이 함께 나오는군요.
    뒤늦게 위로하자면
    이런 일을 통해 따님이 더 든든한 사람으로 자라는데 일조를 했을거라고..토닥토닥...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1.01 17: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말 항공사에서 준 마지막 호텔에서의 저녁 식사가 굉장히 맛있었어요. 다행히 영국 음식이 다 맛없는 것은 아니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어요^^
      그 전에 다른 호텔에서 먹었던 아침이나 공항에서 사 먹은 음식들은 다 그냥 그냥 그냥.........
      ㅎㅎㅎㅎ
      민트맘님 말씀대로 딸아이가 낯선 곳을 두려워하지 않고, 작은 것에 감사하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였을 거라고 생각된답니다^^

  11. 바삭 2013.10.30 20: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런... 저같음 멘붕상태에서 못벗어날상황의 연속이네요...고생하셨어요...그래도 가족이 똘똘뭉쳐있었으니 다행입니다

  12. Favicon of https://salt418.tistory.com BlogIcon +소금+ 2013.10.30 22: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진짜 고생 많이 하셨어요~ 그래도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서 정말 다행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날 가치가 있다는 말씀에 찌잉~해요~~
    마리아나가 정말 고생 많이 했어요~ 이궁... 그래도 대견해요~ 어쩜 투정도 안 부리고~ 울지도 않고~ ^^
    매니저님도 정말 좋으신 분이세요~ 아내가 지쳐 우니까 즐겁게 해주려고 춤도 추시고~ 매니저님도 많이 힘드셨을텐데요...
    멋진 남푠~!!! ^^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1.01 17: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이쿠...소금님이 매니저 씨를 이렇게 좋게 말해주시니 정말 제가 다 쑥스럽네요^^
      가끔 성격이 욱해서 이상한 말을 하거나 돌발행동을 하는 면을 뺀다면,
      뭐....좋은 면도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ㅎㅎㅎㅎㅎ

      딸아이는 작년에 비해 올해 10센티미터나 키가 커서, 아마 이제는 여행을 하면 더 씩씩하게 하지 않을까 기대하게 됩니다^^

  13. 새벽.. 2013.10.30 22: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휴... 결혼식에 참석할 수 있었으니 해피엔딩이긴 하네요.^^ 정말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마리아나가 정말 고생이 많았네요. 그래도 추억으로 기억하겠죠?
    런던 숙박비가 비싸다더니 정말 비싸네요... 60만원이 넘다니...
    제가 제 돈 주고 묵었던 호텔중에 제일 비쌌던 곳은 뉴욕 브로드웨이 43번가의 한 비즈니스호텔이었는데, 좁디좁은 방이 하룻밤에 $350 정도했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1.01 17: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정말 공감해요. 새벽님.~~~
      저도 제 돈 주고 특별한 이유 없이 비싼 호텔은 못 묵겠더라고요.
      왜 그런 것 있잖아요...
      이 돈이면 뭘 어떻게 할 수 있고, 그런 생각이...ㅎㅎㅎ
      마지막 호텔은 정말 시설도 좋았지만, 공짜라서 더 좋지 않았나 싶어요^^
      뉴욕 시내도 호텔이 엄청 비싸다고 들었는데, 역시 그렇군요~

      아마 제가 다시 영국에 가게 된다면, 분명히 싸고 깨끗한 호텔 정보를 다 뒤져서 다른 곳을 경험하게 되지 않을까...그런 기대도 해본답니다~^^

  14. 2013.10.31 00: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1.01 17: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정말 그래요....
      사실 잠이 부족할 지경으로 시간을 쪼개서 제 블로그에 댓글도 겨우겨우 쓰고....
      엇그제엔 블로그에 글을 올려 편집하다 말고 막 졸았어요.
      요새 밤에 네 시간 이상 못 잘 때도 많더라고요.
      다른 일들도 많고 가족들도 많이 찾아오고...
      정말 건강관리를 제대로 해야 하지 싶어요ㅠㅠ

  15. Favicon of http://venuswannabe.com/1282 BlogIcon 비너스 2013.10.31 09: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상치 못한 허리케인으로 발이 묶이셨었군요~ 잘 넘겨서 다행이네요~

  16. 들꽃처럼 2013.10.31 09: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읽는 저도 같이 고생한거 같아요 ㅠㅠ
    진짜 고생하셨어요
    인생의 액땜을 그곳에서 했다 치고
    앞으로는 평온한 인생이 펼쳐질꺼예요
    반드시!! 꼭!!!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1.01 17: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해요~ 들꽃처럼님~
      저도 들꽃을 참 좋아하는데, 들꽃처럼님 아이디처럼, 강직하고 생명력있는 그런 인생이 되려나봅니다~
      갑자기 한국에서 가끔 사던 소국 한다발이 생각나네요~
      물론 그리스 로도스에도 소국들이 피긴하는데, 2주간의 짧은 봄에 코스모스와 함께 핀다는 함정이..구경하려고 하면 그냥 시들어 버리고 여름이 와요~~

  17. Favicon of http://fruitfulife.net BlogIcon 열매맺는나무 2013.10.31 22: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우.. 저런... 정말 고생 많이 하셨군요. 저라도 엉엉 울어버렸을 것만 같아요.
    그래도 가족은 정말 만날만한 가치가 있지요! ^^

  18. Favicon of http://mrsnowwhite.tistory.com BlogIcon 아스타로트 2013.11.01 02: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유~ 정말 고생 많이 하셨겠어요~ 왠지 이 기나긴 고생담을 들으니 안정적인 잠자리와 먹을 건 정말 소중한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ㅁ; 그나저나 숙박비가 정말 비싸군요=ㅁ= 웬만한 집 월세 가격;;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1.01 17: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말, 그래요. 아스타로트님~
      지붕있는 집이 있고, 따뜻한 밥이 있고...
      그건 정말 감사한 일이더라고요~
      저도 숙박비 내며 손 떨릴 뻔 했었어요.
      그 몇 시간을....지내려고...
      우리나라 같으면 짐 공항에 맡겨놓고 찜질방이라도 들어갔을 거에요^^

  19. mariacallas1 2013.11.06 16: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구에구..............고생 엄청하셨네요.
    서러움에 눈물 날만해요;

    토닥토닥~~~ 고생 많으셨네요.

    어이없어 웃으셨던 부분도 공감 100%입니다.

    가족들 보자마자 왈칵~! 하셨을듯 ^^;

    그래도 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하셔서 다행이였네요.

    매니저님의 유쾌한 성격이 사진에도 뭍어납니다. ^^ㅋ

    아이쿠야........귀여운 마리아나 ^^

  20. 동이 2013.11.10 16: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우여곡절이 많은 가족과의 만남이네요. 같이 오래있지 못한 서글픔 같은게 있어서 더 정답게 더 살뜰하게 느껴졌을 시간이었을 것 같아요.

  21. 규륵 2013.11.29 17: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진짜 대단하시네요!! 나홀로집에 를 보는 느낌이 들어요 ㅋㅋㅋ

 

 

 

이민 온 첫 해, 어느 마켓에 무엇이 파는지, 그리스 가정식 요리를 어떻게 만드는지도 잘 몰라 쩔쩔 매던 저에게, 매일 당신의 집밥을 가져다 주시며 시어머님이 던진 말이 있습니다.

"넌 왜 매일 제대로 된 가정식 요리를 만들지 않는 거니??"

저도 그러고 싶었지만, 이민 절차 때문에 관공서로 뛰어다니기도 바빴고 그리스 생활에 적응도 안된 저였기에 한식을 제외하고는 간단한 그리스식 샌드위치나 스파게티 정도만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자주 언급했듯, 지금은 그리스 가정식 요리들까지도 척척 만들어 매일 제대로 된 집밥을 사무실로 배달까지 해가며 가족들과 직원들까지 해서 먹이고 있는데요.

이것은 비단 요리법을 배운다고 되는 일만은 아니었습니다.

요리를 할 줄 안다고 해서 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데, 집밥을 성실하게 가족들에게 먹이게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집밥이 좋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다만 여성의 입장에서 집밥 만을 고수하기에는 시간이 허락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 현실일 것입니다. 특히 육아에 많이 지쳤거나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의 경우엔 더더욱 어려운 일입니다.

 

제가 이렇게 집밥을 사수하며 아무리 바빠도 열심히 요리하는 사람이 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스 친척, 친구들인 여성들을 관찰하다 보니, 노후에 연금혜택을 누리기 위해 맞벌이 비율이 상당히 높은 그리스 여성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집밥을 사수하는 특별한 방법과 노력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오늘, 그 방법과 노력들을 공유해 봅니다.

 

1. 전날 저녁, 다음날 먹을 요리를 미리 해 놓습니다.

찌거나 끓이거나 튀기는 요리도 있지만 오븐요리 종류가 더 많은 그리스의 가정식은, 한식에 비해 만드는 시간이 길게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밑반찬을 기본으로 두고 밥 국 메인 요리 등을 해서 먹는 한식과 달리 밑반찬이라는 게 없이 그날 그날 요리를 해서 먹어야 하는 형태라, 냉장고에 많이 해 두고 저장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여름이 긴 그리스에서는 메시메리에 늦은 점심(오후2시반 ~5시)을 먹고 시간적 여유가 있는 이 식사를 하루의 메인 요리로 여기기 때문에, 직장을 다니는 여성의 경우 오전 근무를 하고 퇴근을 하는 경우이든 혹은 메시메리에만 쉬는 경우이든, 긴 시간이 걸리는 가정식 요리를 할 시간이 없는 것입니다. (보통 직장 생활을 하지 않는 은퇴한 여성, 육아휴직 중인 여성들의 경우 이 메인 요리를 아침부터 준비해야 점심 전에 요리가 끝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전날 저녁, 다음날 먹을 요리를 미리 해 놓고, 퇴근 후에는 데우기만 해서 가족과 함께 먹는 것입니다.

 

2. 장을 자주 봅니다.

밑반찬 등의 저장식 종류가 적어, 마트를 자주 가지 않고서는 이렇게 신선한 요리를 만들어 내기가 어려운데요.

학원차가 도는 시스템이 아니라 부모가 자녀들을 학원에 등하원 시켜야 하는 시스템의 그리스 엄마들은, 자녀가 학원에서 뭔가 배우는 한 두 시간 사이에 장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원 시간이 주로 몰려 있는 저녁 5시~8시 사이에 슈퍼마켓에서 엄마들과 마주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녁을 점심보다 간단하게 먹고 늦게 먹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물론 업무가 더 늦게 끝나는 여성들은 점심시간에라도 짬을 내, 장을 자주 보려고 하는 것입니다.

 

3. 늘 집밥에 대한 정보에 귀를 기울입니다.

기본적으로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입맛이 예민하고 맛있는 것을 좋아하는 그리스인들은 다른 나라에 이민을 가서도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그래서인지 그리스 공중파TV에는 (케이블이 아닌) 요리프로그램이 차고 넘치도록 많습니다.

프랑스에서도 비슷하게 방송하고 있는 요리 프로그램 형태인 '일반인 5인이 1주일 동안 각자의 집에서 요리를 해서 서로에게 점수를 주어 그 주의 우승자를 뽑는' κάτι ψήνεται까띠 프시네떼 (뭔가 구워지고 있어요.) 라는 프로그램은 현재 그리스에서 매일 저녁 9시 황금 시간대에 배정되어 몇 년간 인기프로그램으로 자리잡고 있을 정도입니다.

 

게다가 그리스 여성들은 모였다 하면, 꼭 집밥에 대한 대화를 빠뜨리지 않고 나누는데요.

지난 주, 딸아이 반에 반장으로 선출된 친구의 엄마는 저를 포함한 다른 세 아이의 엄마들을 불러 차를 마시자고 했습니다.

저는 반장 엄마로서 학부모회를 운영하는 것을 의논하고 싶어서 그런 건가 싶어 만나기가 주저되었지만, (학교 일에 많이 나서는 엄마가 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질 않습니다.) 그 아이의 생일 파티에 다녀오거나 밖에서 차를 마신 적은 있지만, 그 집에 초대 받은 것은 처음이라 일단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저를 제외하고 집 주인 엄마까지 나머지 세 사람은 모두 그리스인이고, 저희 넷은 모두 일하는 엄마들인데요.

아테네에서 와서 일주일에 두 번 당직을 서는 종합병원 의사인 마리아, 그리스 북부에서 이사와 이곳 생활 십 년 차로 호텔에 근무하는 엘레니, 남편이 군인이라 전국을 몇 년씩 돌며 살아본 간호사인 까떼리나가 그날 모인 엄마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과 그날 나눈 이야기 주제는 학부모회 모임이 아닌, 아이들 학원 정보와 침대보까지 다렸다는 다림질 얘기를 제외하고는 온통 집밥 메뉴와 레시피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게다가 마리아의 여동생은 현재 아테네에서 신문기자로 근무 중인데, 바쁜 그녀 역시 저희 모임 중간에 우연히 전화를 해, 잠깐 짬을 내서 요리하러 집에 들어왔다며 언니에게 레시피를 물어보아서 저를 놀라게 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업무 시간이 자유로는 저로서는, 도대체 그 엄마들이 어떻게 그런 근무환경에서 집밥을 매일 하고, 티셔츠에 속옷까지 다리며, 아이들 학원에 데려다 주는지 세상에 그런 미스터리가 없어 보였지만, 이런 광경을 처음 목격하는 것도 아니었기에(다른 지인들, 친척들 중에도 이런 수퍼우먼들이 참 많습니다.) 그들이 나누는 정보를 그냥 듣고 저도 배울 부분에 대해서는 기억하려 애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점은 그리스 여성들이 바쁜 중에 집밥을 만드는 등의 가사일을 하는 것에 대해 억울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한국에서 사회생활과 가사일을 겸하며 저와 여자동료들이 느꼈던 억울함이 있었기에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한국사회가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남존여비의 유교사상이 존재하고 있고, 부모세대에서 가졌던 시집살이의 억울한 마음이 은연중에 대물림되며 직장여성들이 가사일에 지나친 강요를 받는 것에 대해 억울함을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리스에 오니 이렇게 바쁜데 여자만 고생하는 것 같은 마음을, 그리스 여성들은 잘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유가 무얼까, 왜 그리스 여성들은 억울하게 여기지 않을까 관찰해보니, 그리스는 아무리 집착이 심한 시어머님들이 많은 가족중심 문화라고는 하나, 기본적으로는 모계 중심 사회이고 여성이 기득권자이기 때문에 그렇다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에 대해 다른 글에서도 밝힌 적이 있지요?)

그래서 마초 근성 강한 그리스 남자들, 집안일 손하나 까딱 안하는 그리스 남자들에 대해서 억울해 하지 않는 마음이기 때문에, 피곤해도 자발적으로 집밥을 사수하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가족 모임이 많아 집밥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그리스인들의 전체적인 개념 때문에, 그리스 여성들이 이 집밥 문화를 사수하려고 힘든 상황에서도 당연한 듯 노력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스에 다른 특별식 식당보다 가정식을 요리하는 식당의 수요가 한국에 비해 현저히 적은 것 또한(인구 비율을 감안하더라도) 그 증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한국에서도 사회생활과 집안일을 동시에 했었는데 그때는 그래도 자주 간단한 외식을 하더니, 그리스에 온 후 전화할 때마다 요리하고 있어, 청소하고 있어 라는 말을 자주 해서 이상하다는 제 미국 동생의 전화를 받으며, 어느새 저도 그리스인들 속에서 집밥을 사수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음식 까지도 그리스에 와서 더 빨리 만들게 되어버렸습니다.

어제 가족 파티에서 만든 머스터드 소스를 뿌린 훈재 소세지 김밥과 잡채입니다.

특이하게도 깨를 좋아하는 저희 그리스인 친척들을 위해 깨를 듬뿍!

 

 

요즘 한국에서도 집밥 탐방하는 예능프로가 일요일 황금 시간대를 차지할 만큼, 바빠진 현대인들이 집밥으로 회기 하려 하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듯해서 국민 건강을 위해서라도 잘 된 일이란 생각이 들지만, 또 한편으로 이를 위해서라도 한국의 여성 근로 환경이 조금 더 개선되면 좋겠다는 바람도 가져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좋은하루

 

*저의 '허리케인 샌디 때 미국으로의 여행기 마지막 편'은, 내일 발행됩니다. 기다리시는 분들께 더욱 담백한 글로 찾아 뵐게요~

*독자님들께서 관심을 표하셔서, 그리스 가정식 수프에 관한 포스팅도 곧 찾아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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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꿋꿋한올리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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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들꽃처럼 2013.10.29 09: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스 여인네들까지 저를 쪼그라들게(?) 만드는군요
    저는 날라리 가정주부인지라...
    집 밥 하는게 정말 힘들어요...
    애들이 어른들 반찬 잘 먹어주는 것도 아니고
    남편이 매일 집에서 밥을 먹는것도 아니고
    그러다보니 음식을 잘 안하게 되요

    가만히 보면 저도 요리에 재능은 쫌 있는거 같은데
    갈고 닦을 그것이 없다는것!!! ^^;;;;

    그리스에서 태어나지 않은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이 날라리 가정주부 생활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나저나 올리브나무님은 정말 대단하십니다
    빠지는게 없어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0.29 16: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말~~~~100% 그 심정을 이해해요!! 들꽃처럼님~
      저도 한국에 있을 때는 정말 자주 외식을 하거나 시켜먹거나 했었어요.
      아무래도 한국이 상대적으로 외식비가 싸고 배달이 손쉬운 것도 집밥을 하지 않게 되는 이유 같아요.

      하지만 들꽃처럼님의 요리 재능이 꽃피우는 때가 어쩐지 기대되기도 하는데요??^^ 정말 맛있게 만드실 것만 같은~~~

      그리고...
      저는 빠지는 게 아~~~~주 많아요...
      그걸 다 나열하다가는 우울해져서 절필하고 먹을 것 끼고 TV만 하염없이 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쯤에서 그냥 마무리 하는 걸로 할게여...ㅎㅎㅎㅎㅎㅎㅎㅎ

  3. 새벽.. 2013.10.29 09: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단하네요. 역시 일하는 여성인 저는 일선에서 은퇴하신 친정 부모님의 도움으로 근근히 버텨가고 있습니다. 휴... 아직 아이가 없는 것은 몸이 바쁘니 실제 시간도 마음도 여유가 없는 이유가 커요.
    근데...이런 생각도 해 보네요. 저도 집이 직장 근처에 있다면 그래도 어느 정도는 슈퍼우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직장과 2~3킬로미터 거리에 살 때는 어느 정도는 했었는데, 지금은 직장과 집이 70킬로미터 정도되니까 거의 포기 상태랍니다. 휴휴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0.29 16: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새벽님 말씀에 정말 공감해요.
      저도 집과 가게가 7~8킬로 정도 밖에 안 떨어져 있으니 배달까지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그리스 여자들에게 더 질릴 때가 있는데요.
      위에 얘기한 간호사 엄마는 로도스 시에 있는 그녀의 집에서 직장까지 6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면단위 정도 되는 곳의 병원에서 근무하더라고요.
      저는 그렇게는 못 할 것 같아요....
      근데 새벽님은 70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까지 직장을 다니시는 거에요??
      우와...정말 대단 대단...
      저도 한국에 있을 때, 매일 왕복 100킬로 넘게 운전해서 다녔었는데, 새벽님는 더 멀리 다니시네요. 거의 서울 동쪽 외곽에서, 김포공항까지나 경기도 오산 정도까지 거리인데요??? 진짜 잘 먹고 잘 쉬면서 다니셔야 겠어요~~~~ 오늘도 파이팅입니다!!!

  4. Favicon of http://blog.daum.net/effigie BlogIcon 차차 2013.10.29 09: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자들이 가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경제 활동을 한다는 개념처럼
    그리스는 모계 사회이니
    엄마들이 먹거리는 책임져야한다는 책임감이 있나봅니다.
    그러니 불만이 없는게 아닐까 싶어요.
    부계 사회에서 집안일은 그냥 허드렛일 취급을 받지만
    모계사회에서 집안 일은 집안을 책임지는 엄마들이 하는 중요한 일이 되니까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0.29 16: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는 말씀이에요~차차님!
      집안일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더 부지런하게 할 수 있나보다 싶어요.
      해 놓고 나면 표 안나고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적어도 집에서 밥이나 하는게 뭐 힘들다고 그러냐는 식의 전업주부를 매도하는 형태의 발언을 듣는 경우는 크게 본 적이 없어요.~
      비수기라 일을 하지 않으시는 저희 시어머님은 늘 하루 종일 어떤 집안일을 했는지 가족들에게 자랑하시곤 하는데, 남자들도 그저 묵묵히 들어주더라고요. 수고했다 그러면서요~

  5. 연두빛나무 2013.10.29 11: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은 오히려 외식문화가 더 많이 발달한것 같아요.
    저처럼 집에 있는 주부도 일주일에 2-3번은 외식을 하니까요.
    너무 사먹기 편하게 되어있고 종류도 많고 가격도...
    올리브나무님 말씀처럼 한국여자들은 아직까지도 많은 차별을 느끼고 있어
    집안일과 육아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네요...ㅠㅠ
    적극적으로 나서서 하는 그리스 여성분들 멋지세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0.29 16: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앗! 연두빛나무님은 요리를 엄청 잘 하셔서 절대 외식은 안하실 줄 알았어요~~~
      근데 유럽에 나와보니 말씀하신 것처럼 한국에 정말 사먹기 편하고 가격도 저렴한 외식거리가 많다라는 것을 더 느끼게 되었어요.
      한국에는 육아와 가사일을 하면서 일을 할 수 있는 근무여건이 크게 좋지 않은데다가 여성이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연령대가 너무 낮기 때문에, 능력이 있어도 집안일과 육아에 전념하는 전업주부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막상 전업주부의 일에 대해서 인정해주는 문화는 아니다 보니 더욱 억울한 마음이 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회생활을 하는 여성들은 그 여성들대로 살아남기가 보통 치열한 것이 아니라서 거기에 집안일까지 잘 한다는 것은 정말 무리가 있다 싶기도 하고요~

  6. 김영미 2013.10.29 11: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프시네테 프로그램이 재미있겠어요 ^^

    유튜브에서도 볼 수 있을지 ...


    오! 문어샐러드가 상큼한 맛이 날 것 같은데요 ㅎㅎ

    전 요즘 한식대첩을 보면서 그동안 몰랐던 많은 한식을 접하고 있어요

    제가 다시 태어난다면 그리스여성으로 살아보는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리브나무님 요리솜씨도 훌륭하시네요 진정한 울트라 수퍼우먼이십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0.29 16: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영미님~
      유투브에서도 보실 수 있는데, 그리스어 자판 입력이 안 되어 있으시니 그리스어 검색은 좀 어려우실 것 같고, 그냥 영어식 발음 표기로 kati psinetai라고 검색하셔도 아마 영상을 보실 수 있으실 거에요~

      문어샐러드는 새콤한 레몬 소스와 올리브 오일을 사용하는데, 문어와 파프리카 토마토가 쫄깃하고 아삭하게 씹혀서 정말 맛있어요~
      다음에 한번 자세하게 소개할게요^^
      저는 그냥 잔소리 듣는 게 싫어서(매니저 씨가 맛 없는 요리에 대해 엄청 궁시렁대는 스타일이에요.) 자꾸 실력이 느는 건가 싶답니다^^;
      이민 초반에 그리스 요리 실패도 엄청 했었어요. 실패담도 한번 써보도록할게요^^ 요리때문에 울어보긴 태어나 처음이었다니까여~~~~ㅠㅠ

  7. Favicon of http://fruitfulife.net BlogIcon 열매맺는나무 2013.10.29 11: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무슨 일이건 마음먹기 마련인 것 같습니다. 더불어 체력문제도 중요하구요.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여… 이런 것도 많이 경험했고, 몸이 약하면 짜증만 나고 만사가 귀찮아지니까요. 정말 아빠도 마찬가지지만 엄마의 체력관리는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안해가 집에 뜨는 해라니까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0.29 16: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아요~~~열매맺는나무님~
      정말 그리스인들이 체력이 받쳐주니 더 이렇게 할 수 있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저 역시도 하곤해요.
      말씀하신대로 엄마들이 건강해야 집안이 환하게 빛이나는구나 싶답니다~ 체력을 위해 운동을 좀 더 자주 하면 좋을 텐데, 운동도 습관이라 자주 않하면 또 재미가 없고 집에 앉아 있고 싶고 그렇게 되네요^^

  8. 하마 2013.10.29 13: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그렇지 않아도.. 그리스 친척분들께 사랑받는 올리브나무님 레시피 한번 여쭤보고 싶었는데. 김밥이며 잡채며... 급 배고파지네요. 크흡... 그 먼곳에서 한국 식재료 단무지나 우엉조림 같은 것도 다 구할 수 있나요? 그리고 늘 감탄하는 거지만 정말 책임감과 정신력 대단하신 것 같아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0.29 16: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단무지와 우엉조림은 구할 수가 없어용...
      한국에서 들어올 때 포장된 단무지와 우엉조림을 좀 사왔었는데 그조차도 다 써버렸네요~
      그래서 저는 겨울철에는 무가 조금 나오니, 무로 단무지 비슷하게 만들어보기도 했고요. 보통 때는 오이를 소금과 설탕 식초에 미리 좀 저려서 비슷한 식감을 내도록 김밥안에 넣곤 한답니다.~^^

      하마님께서 저를 좋게 봐주셔서 그렇지, 저는 그냥 저한테 뭐라뭐라 싫은 소리나 잔소리 듣는 거 엄청 싫어해서 좀 더 잘 하려는, 그냥 그런 성향이랍니다^^

  9. Favicon of http://nnkent11.tistory.com BlogIcon Q의 성공 2013.10.29 19: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녀간답니다 ~ ^^
    행복 가득한 하루를 보내세요~

  10. 바보마음 2013.10.29 20: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솜씨가 없는 편인데도 집밥의 소중함이 절실하게 느껴져요.
    가게에서 일하다보면 근처 분식집이나 식당에서 간단하게 시켜먹곤 하는데
    msg 듬뿍 들어간 식당음식은 너무 금방 질려버려서
    요즘은 간단한 찌개랑 밑반찬만이라도 도시락을 싸다가 먹으려 노력하거든요.
    집밥이 좋은것이여~ 하면서요.^^

    올리브나무님 정말 대단해요.
    요리 잘하는 사람이 제일 부러운 1인이에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0.31 16: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정말 바보마음님 처럼 강아지들 고양이들 돌보며 그렇게 지내시다보면 하루가 정신없이 흘러갈 것 같아요.
      얼마나 바쁘실까요????
      그래도 분식집이나 식당밥보다 집에서 도시락을 조금이라고 싸서 드신다니 다행이다 싶어요.
      저도 남편 밥을 안 챙기고 싶다가도
      안그러면 가게에서 시켜먹어야 하는데 그게 정말 하루 이틀이지 싶더라고요.~
      저는 도리어 바보마음님처럼 척척 동물들을 꾸며주시고 다루시는 모습이 더 대단해 보이는 걸요~~
      저희 시어머님이 새롭게 강아지를 키우게 되었는데,(시어머님이 어디서 데리고 오셨어요.) 저는 강아지는 많이 낯설어서 이 녀석이랑 오래 놀아주는 게 정말 힘들더라고요ㅠㅠ

  11. Favicon of https://salt418.tistory.com BlogIcon +소금+ 2013.10.29 20: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수퍼우먼이 맞는 것 같아요~~ 직장에 집안 일에 매일 집밥까지~~~!
    모계사회라는 것.. 억울함이 없다는 사회 분위기가 좀 부럽기도 하네요~~ ^^
    저희도 외식을 잘 안 하는 편이라 저도 매일 집밥을 하지만 반찬을 뭐하나.. 메뉴 고민이 늘 되는데 때로는 그게 은근 스트레스거든요~
    제가 솜씨가 별로 없기도 하고요.. ㅜㅜ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0.31 16: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휴~~소금님. 정말 시어머님이랑 계시면 외식은 잘 안 하게 되실 것 같아요. 아무래도 연세가 있으시니 밖에서 막 시켜 먹는 것 좋아하실 것 같지 않아 보이시더라고요.....
      솜씨와 상관 없이 매일 매끼 요리를 한 다는 게 참 보통 일은 아니다 싶어요.
      요리하고 먹고 치우고 요리하고 먹고 치우고...
      소금님께 박수를 짝짝 보냅니다!!

  12. Favicon of http://ppippi51.tistory.com BlogIcon 장화신은 삐삐 2013.10.29 21: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스 사람들은 정말 체력이 좋은 것 같아요..
    저렇게 시간이 걸리고 힘든 요리를 하는게 수고스럽지 않다니..ㅎㅎ;;
    일본요리는 한국요리보다 훨씬 간편해 요리에 재능이 없는 전 주로 일식식단을
    차리는데 한국요리보다 더 시간이 걸리다니..
    저같이 요리에 흥미도 재능도 없는 여자는 엄청 살기 힘들 것 같아요..ㅜㅜ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0.31 16: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리스 여자들 중에서도 그냥 친척이랑 좀 떨어져 산다든가 그러면 그나마 내 식구만 챙기면 되니까 그래도 낫지 싶어요.~~
      저도 아마 그리스인 가족 친척이 이렇게 많은 곳에서 살게 되지 않았다면, 더 적당적당하고 살지 않았을까 싶어요.
      일식식단이라도 만든다는 게 어디에요~삐삐님~
      일본도 사먹을 수 있는 게 다양하고 많은 곳이잖아요~
      다양한 인스턴트 식품도 많고~
      갑자기 일본에서 먹었던 어묵꼬치 같은 게 생각나는 이유는 무얼까요?^^
      ㅎㅎㅎ

  13. Favicon of http://blueman88.egloos.com BlogIcon Blueman 2013.10.30 01: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날 미리 해놓고 아침에 데워서 먹는다라.. 장도 자주보고.. 우리나라도 조금씩 그런문화가 생기는 중이에요. 혼자사는 사람들이 늘다보니 어느새 서구화되가고 있는지도..

  14. Favicon of http://bitna.net BlogIcon 빛나 2013.10.30 01: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집밥이 참 좋지요.
    전 솔직히 먹는것만 좋아하고 직접 요리하는건 별로... 요리랑 별로 안친했는데 여행하면서 친해졌네요;
    레시피 탐방하고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을 믹스하는 재미가 은근 쏠쏠하더라구요.
    이제 한국가면 좀 더 열심히 해볼라구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0.31 16: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 그렇겠네요. 빛나님~
      얼마나 다양한 식재료를 드시게 될지요!
      사실 그렇게 계속되는 긴 여행 중에도 요리를 해드신다는 것은
      참 대단한 일 같아요.
      여행자제만으로도 참 용감하시구나...늘 느끼는 걸요~
      오늘도 건강한 하루 되세요! 빛나님!

  15. Favicon of http://hititler.tistory.com BlogIcon 히티틀러 2013.10.30 06: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런 노력이 말은 쉬울지 몰라도, 실제 실천하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지요.
    너도 나도 바쁜 세상이다보니 집에서 밥 한끼 차려먹는 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일단 한국에서는 워낙 외식 메뉴도 많고, 요즘에는 반찬 배달, 국 배달 같은 것도 많다보니 해먹기 보다는 시켜먹게 되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요.
    저 같이 혼자 사는 사람들은 요리한답시고 이것저것 재료를 사는 돈이 오히려 밖에서 사먹는 게 훨씬 저렴하거든요.
    그리고 한국 음식이 1인분을 만들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또 한다고 하더라고 1인분만 하면 맛이 없는 경우가 많잖아요.
    음식 한 번 해먹고 남은 재료나 음식들은 썩혀서 버리기 일쑤이기도 하고, 해놓은 음식이 양이 많아서 소잡아 먹은 뱀처럼 과식하게 되는 경우도 많고요.
    정말 집밥을 제대로 해드시는 분들은 대단하신 거 같아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0.31 16: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우와! 히티틀러님~~~
      소잡아 먹은 뱀이라는 말에서 빵 터졌어요^^
      정말 공감이 되어서 말이지요...ㅎㅎㅎㅎㅎㅎ
      저는 너무 피곤하거나 너무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무 생각 없이 정량 이상으로 먹게 되는 안 좋은 습관이 있어요.
      맛있어서 많이 먹는 게 아니니까요.
      거의 맛도 못 느끼면서 먹는 것이지요.
      그러고 나면 정말 소잡아 먹은 뱀처럼 배가 아프고 후회가.....

      정말 1인분만 해서 먹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저도 과연 혼자만 있다면 이렇게까지 요리를 하게 될까 싶네요~

  16. Favicon of http://mrsnowwhite.tistory.com BlogIcon 아스타로트 2013.10.30 08: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희집 집밥은 간소하면 김치에 김밖에 없는데 그리스 집밥은 어마어마한 정성이 들어가는군요;;
    전 레시피를 공유한다해도 도저히 따라할 엄두가 안나는 걸요ㅎㅎㅎ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0.31 16: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김치에 김!
      역시 한국음식은 저장식품들이 훌륭해서 그렇게라도 먹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저희 딸아이도 제가 오늘은 요리하기 귀찮아...이런 말을 할 때면, 엄마! 김이 있잖아. 김! 이라고 말하곤 해요^^
      한국에서 보내주신 김이 얼마나 아까운지 야금야금 먹고 있답니다~

  17. Favicon of http://venuswannabe.com/1258 BlogIcon 비너스 2013.10.30 09: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집밥 건강에도 좋고 가족간의 시간도 만들어줘서 정말 좋은 것같아요~ㅎㅎ

  18. Favicon of http://strangerca.tistory.com BlogIcon 이방인 씨 2013.10.30 14: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어 샐러드 문어 샐러드 문어 샐러드 (자꾸 말하면 눈 앞에 나타날 것만 같아요.) 제가 연체동물을 다 좋아하는데다가 사진 속 문어 샐러드는 타코 샐러드랑 비슷해 보여서 침이 고입니다. 그리고 올리브나무님 특제 김밥도 먹고 싶네요. 지금이 밤 10시 45분인데 실제로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고 있어요.

    그런데 그리스 여인들 체력이 좋지 않으면 견디질 못 하겠는 걸요. 일하랴, 요리하랴, 다림질하랴, 청소하랴... 결혼은 미친 짓이예요. ㅋㅋㅋㅋ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0.31 17: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하하하...역시 이방인님 결론은! 그렇군요!!ㅎㅎㅎㅎ
      그리스에 놀러오시면 김밥도 만들어 드리고, 문어 샐러드나 그리스식 오징어 튀김도 해드릴게요^^
      이건 택배로 보내드릴 수 없다는 게 안타까운걸요???
      갑자기 이런 것을 순식간에 텔레포트해서 보낼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언젠가는 개발될 것 같은 엉뚱한 상상을 해본답니다.
      하긴 그런 게 있다면 제가 그 안에 들어가서 가고 싶은 곳으로 가겠죠???ㅎㅎㅎㅎㅎㅎㅎ

  19. 동이 2013.10.31 00: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바쁘면서도 가정일에 이렇게 투철하다니 정말 대단하군요. 원더우먼이네요. 아~ 저는 뭘하나 싶네요. ^^ 애들밥 정말 신경써야겠어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0.31 17: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앗! 동이님~~~
      그러게 말이지요. 정말 그리스 엄마들 대단하지요~~
      동이님 아이들도 분명히 엄마의 집밥을 좋아할 것 같아요~~

      근데, 전부터 궁금했는데요~
      혹시 동이, 라는 아이디가 사극의 그 동이에서 온 걸까요????(아니면 성함에 동자가 들어갈까요???)
      제가 사극 동이를 재미있게 봤었어요^^

    • 동이 2013.10.31 17:14  댓글주소  수정/삭제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 동이 2013.10.31 17:17  댓글주소  수정/삭제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 동이 2013.10.31 17:17  댓글주소  수정/삭제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 2013.10.31 18: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1.01 16: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셨군요! 와...그렇게 아기가 있으시다니...힘은 물론 드시겠지만, 저는 살짝 부러워지는 걸요...~
      얼마나 예쁠까요~~
      제 블로그를 꼼꼼하게 읽어주시고 댓글도 써주시고...
      이렇게 좋게 봐주시니...정말 많이 많이 감사해요!!!!

  20. 누미 2013.11.02 14: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스 여성들은 정말 대단하군요! 하지만 왠지 좀 기가 질리기도 하고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기도 하네요.
    전 싱글 때는 요리를 좋아했어요. 내가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걸 만드는 게 좋았지요.
    하.지.만. 결혼을 하고 요리가 '의무'가 되면서 요리가 스트레스가 되었어요.
    매운 걸 잘 못먹고 좋아하지 않는 저와 달리
    매운 걸 좋아하고 해 놓은 음식 렌지에 데우는 건 다 싫고 생선도 방금 한 구이를 좋아하지 조림은 싫어하고
    한 번 먹은 음식은 남아도 다시 안 먹고 밑반찬도 안 먹는 남편...

    게다가 아기가 생기자 전 씽크대에 앞에서 서서 암거나 먹고
    아니면 내 밥은 굶어도 남편 밥을 챙겨야 하는 주말에는 신경질과 짜증이 장난이 아니었어요. 아기도 잘 안 먹고요...

    그래서 요즘엔 구색맞춰서 뭘 만들려는 건 포기하고 항상 일품식으로. 아니면 외식입니다. ㅋㅋㅋ

    이런 제가 그리스에 가면 아마 추방당하지 싶네요. ㅎㅎ

    그래도 요리가 즐거울 때가 있어요.
    동생 내외가 가까이 살아서 잡채랑 튀김, 맛탕 같은거 만들어서 동생 내외, 조카들하고 먹으면
    맛있게 먹어줘서 뿌듯하네요.
    입짧고 항상 남기는 남편을 위해서는 이제 싫어요. 어흑 ㅜㅜ

    그런데 그리스 여성 중에는 요리를 싫어하는 사람은 진정 없나요?
    당당하게 '난 요리를 좋아하지 않아'라고 말하는 여성은 없나용??

  21. Florence I 2013.11.03 08: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요리는 좋아하는 편인데 매일 같은 시간대에 만드는 것이 의무처럼 다가와서 지금은 요리가 고역이 되었어요.

    최근 오븐요리가 좋아졌습니다.
    요리하는 시간은 좀 걸리지만 준비하는 시간이 별로 안걸리기 때문이고
    타이머 책정해 놓고 그 동안 딴일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식 요리 할 때는 파, 마늘, 생강, 양파 등 다듬고 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이 걸리더군요.
    그리고 부엌에 서 있는 시간이 2시간이면
    계속 그 시간에 무엇인가 하고 있는데 (반찬 3-4가지 만듬)
    오븐 요리를 한 다음 부터는
    고기 양념 10분 오븐에 넣은 후, 고기 되기 20분 전쯤에 소스 하고 같이 먹을 샐러드 만들 때 까지는 자유 시간이라는 것.
    단, 오븐 청소가 좀 힘들지요.

    꿋꿋한 올리브 씨는 어떤 요리가 좋으세요?

 

 

아테네 베니젤로스 공항에서 셔틀 버스를 타고 40분을 달려 호텔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였습니다.

호텔 식당이 열리려면 두 시간이나 남은 상태였는데, 그러고 보니 우리는 공항에서 긴장상태로 대기하느라 새벽에 로도스 공항에서 파이를 먹은 뒤로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다행히 호텔 건너편 카페에서 샌드위치를 팔았고 따뜻한 커피와 함께 호텔방에 앉아 먹으며, 이 갑자기 주어진 2박 3일 동안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예정대로 미국에 도착했다면, 저희는 천천히 결혼식 준비를 돕기도 하고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 밀린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낼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주어진 아테네에서의 2박3일은 당황스럽기 이를 데가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미국 행 때문에 딸아이는 학교를 2주간 결석처리 해야 했습니다.

저와 남편 매니저 씨는 2주간 일을 할 수 없기에 많은 일을 미리 처리해야 했습니다.

 

남들은 모두 학교를 가는 평일, 딸아이는 학교를 가지 않고 그렇다고 목적지인 미국에 있는 것도 아니니 이상한 기분이 드는 것 같았습니다.

갑자기 메고 왔던 가방에서, 미국 가서 사촌들 보여주겠다던 그리스어 교과서와 공책을 꺼내 막 공부를 하기 시작하는 게 아니겠어요!!

헉너...뭐하냐??? 괜찮은 거야? 어디 아픈 건 아니겠지???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은 남편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아직 그리스 내에 있으니 시아버님과 가게 직원들은 계속 업무를 묻는 전화를 해왔고, 전화로 상황을 대처하면서도 미국에 있는 것도 아닌데 정작 일을 할 수는 없는 상황에 놓이자, 불안한지 방안을 계속 서성거렸습니다.

저는?

한국에 살 때부터 그간 아테네를 관광으로 혹은 일 때문에 수십 번은 다녀 갔는데, 이렇게 할 일 없이 머물게 된 것은 처음이라서 멍하기만 했습니다.

 

갑자기 외부 업무와 가사노동에서 해방된 한가한 시간이 주어지니 얼마나 무료하고 뭘 해야 좋을지 몰랐던지, 침대에 누워 호텔방에 비치된 이런 책을 읽었답니다...

 

전국의 박물관에 대한 안내서였는데, 그리스어와 위주로 쓰여 있는 책이라 재미있을리 만무했어요... 

엉엉

 

어영부영 저녁 시간이 되었고, 식당에 내려간 딸아이는 갑자기 배고픔이 몰려왔는지, 포크로 음식을 먹다 말고 답답한지 손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요.

헉너... 왜 이래? 아테네 오더니 이상해졌어? 아까는 시키지도 않은 공부를 막 하더니,

이젠 손으로 음식을 먹는 거야?? 인간은 도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음 받았다고!!

접시가 미어지게 담아 왔구만 이걸 다 손으로 먹으려는 거야???!!!

결국...배가 볼록할 만큼 밥을 먹은 딸아이와 매니저 씨는 호텔 주변을 산책하자며 밖을 나갔습니다.

해가진 아테네 외곽의 도로는 스산하기 그지 없었는데요.

그런데 딸아이가 갑자기 비명을 질렀습니다!

"엄마! 방송국! 방송국이야! 방송국 A 알파야!"

정말 거기엔 그리스 방송국 A가 있었는데요.

 

딸아이는 한국에서 KBS견학을 할 때 흥분했던 것만큼, 갑자기 정신 줄을 놓고 방송국으로 가자고 제 팔을 이끌기 시작했습니다.

"가서 뭐 하려고!"

"엄마! 밤이어도 방송은 하잖아! 구경할 수 있을 거야!"

"누가…너를 구경 시켜 준대???? 정신 차려. 얘야…"

"…그런 거야? 아무 때나 갈 수 없는 거야?"

슬퍼2

 아...정말...내일 아침 맛있는 뷔페식이 또 기다리고 있으니 얼른 자러 가자고 아이를 겨우 달래 호텔방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갑자기 할 일이 없어진, 그러나 뻔히 아는 아테네 구경을 하고 싶지는 않은 우리 가족이 더 정신 줄을 놓고 이상해진 것은 그 다음날이었습니다.

매니저 씨는 그 동안 못 잔 잠을 몰아 자려는 듯, 아침 밥을 먹자 마자 깊은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둘은 뭘 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어차피 공짜이니 호텔 시설을 이용해 주기로 작정하고 수영장과 헬스클럽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이 사진들을 기억하시지요? 어쩐지 리듬체조를 하는 장소 같지 않다고 여긴 분 안 계시나요?

그렇습니다. 바로 여기는 그때 아테네의 호텔에 있던 헬스클럽입니다.

넓은 장소에 비수기라 아무도 이용객이 없던 헬스클럽에서 우와! 라고 감탄사를 내뱉은 딸아이는 저렇게 자신이 아는 모든 동작을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그냥 위에 보이는 트레드밀(런닝머신) 위를 천천히 걷기 시작했는데요.

맞은 편 천장에 붙은 TV에서는 연신 뉴욕과 뉴저지 허리케인 샌디 상황을 보고 하고 있었고, 잊고 있었던 미국 가족에 대한 걱정이 갑자기 몰려오며 저는 그저 TV를 멍하니 쳐다보며 걷기를 계속했습니다.

창문 밖으론 부슬부슬 비가 오기 시작했고…

저는 그냥 걸었습니다. 걷고, 또 걷고, 아무 의무도 책임도 주어지지 않은 이 하루, 뒷일을 걱정하지 않고 시계를 보지 않고 그냥 걸었습니다.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착각이 들었고 몸의 감각이 다 무뎌져 제가 걷고 있다는 사실 조차 잊은 채 TV속 허리케인 피해 상황을 보도하는 앵커의 목소리만 남았습니다.

"엄마!"

꺅

깜짝 놀라도록 큰 소리로 저를 부르는 딸아이 목소리에 저는 급하게 멈추었고, 몸에 걸고 있던 집게 때문에 기계는 저절로 멈췄습니다.

뒷걸음질 치며 기계에서 내려오는데 저는 그만 휘청~하며 마루바닥에 주저 앉아 버렸는데요.

저를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들어보니, 목욕가운을 입은 연세 지긋한 여성이 저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괜찮은 거에요?" 라고 묻는 게 아니겠어요?

 "아…네. 근데 누구세요?"

그녀는 고개를 까딱 하며 눈으로 맞은 편을 가리키며 "수영하러 왔다가, 당신이 너무 오래 달리고 있어서 걱정이 돼서 쳐다봤어요." 라고 했습니다.

"제, 제가요?"

"그래요. 무슨 스토리가 있는지 모르지만, 당신은 두 시간 넘게 그 기계 위를 걷고 있었어요. 시계도 안 본 거에요? 다리가 아프지 않던가요?"

스토리…라는 단어를 들으며 그제서야 그녀가 영어로 제게 질문을 해 왔고 그리스인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습니다.

헉"두 시간이요?????!!!!!"

 

버젓이 TV옆에 바로 걸려 있던 벽 시계는 이미 한 낮을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녀에게 인사를 하고, 황급히 딸아이를 보며, "미안해. 딸…근데 넌 그 동안 뭘 한 거야?"

"엄마….나도 스트레칭을 너무 많이 했나 봐. 몸이 막 아파…"

"어머, 미안해. 엄마가 제 정신이 아니었나 봐. 이렇게 아무 것도 안 해도 되고 아무도 우리 집에 찾아 오지 않는 느슨한 하루가 그리스에 이사온 후로는 처음이었나 봐. 순간 정신을 놓아 버렸어… 참, 아빠는 어떻게 되었을까? 얼른 올라가 보자."

딸아이를 챙겨 방으로 올라오니, 매니저 씨는 아직도 자고 있었습니다.

밥 먹고 자라고 아무리 깨워도 그는 마치 체체 파리에라도 물려 수면병에 걸린 사람처럼, 계속 잠에 빠져든다며 눈 조차 뜨지 못했습니다. 얼마나 피곤했으면 이럴까 싶어 그냥 두고 저희끼리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딸아이와 저는 무엇을 했을까요?

저희는 뭐에 홀린 듯, 또 다시 헬스클럽을 찾았고, 또 다시 딸아이는 체조를 하고, 저는 트레드밀 위를 걷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평소에 이렇게 열심히 운동을 하거나 운동을 즐기는 성향도 아닌데, 게다가 한번 앉으면 몇 시간이고 앉아 있을 수 있는 무거운 엉덩이를 갖고 있는 편인데, 우리 모녀는 마치 모녀 체조단이라도 된 것처럼 체조와 걷기를 반복하며 그날 밤 헬스클럽이 문을 닫을 때까지 그 곳에 있었습니다.

 

 

거의 이런 모녀 모습이 될 뻔 했어요...

ㅋㅋㅋ

매니저 씨는? 다음 날 아침까지 거의 24시간을 계속 잤습니다.

그 동안 매니저 씨가 이렇게까지 잠을 길게 자는 것을 본 적이 없는 저로서는 중간 중간 일어나 숨을 잘 쉬고 있나 확인을 해야 할 지경이었는데요.

 결국 다음 날 아침 폭풍 식사를 하고 호랑이 기운이 넘친 매니저 씨는 갑자기 아테네에 살 때 알던 친구들, 거래처 친구들이란 친구들은 다 전화를 돌린 후 한 친구 부부와 약속을 잡았고 마지막 날 시내에서 그 부부를 만나 융숭한 대접을 받고 다시 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물론 정신 줄이 아직 잡히지 않은 저와 딸아이는 이 보통의 아테네 골목에서, 몇 번이나 이전에 가봤던 골목에서,

평소 인간 네비 라는 말을 듣는 제가.......길을 잃고... 나는 누구인가, 여긴 또 어디인가

두 시간을 뱅글뱅글 같은 곳을 도는, 이상한 짓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엉엉버뮤다 삼각 지대인줄 알았어요ㅠㅠ

 

매니저 씨는 말합니다. 성인이 된 이후로 평생 그렇게 뒷일을 걱정 안 하고 오래 자 본적은 처음이라고, 아마 앞으로도 그러긴 쉽지 않을 거라고. (휴일이어도 늘 가족 모임이 있는 그리스이니까요.)

딸아이는 오늘도 묻습니다. 다시 아테네에 가서 그렇게 하루 종일 체조만 하고 맛있는 거 먹을 수는 없는 거냐고. 만약 그럴 수 있다면 수영복도 꼭 챙겨 수영장도 이용하고 싶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스에 사는 나에게 휴가란, 멋진 풍경이나 신나는 파티가 아닌 그저 아무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 가사 노동과 몰려드는 가족들에게서 벗어난 어떤 사흘이면 충분하다고.

 

아테네에서 우리 가족은 특별한 관광을 하거나 환상적으로 좋았던 것도 없었고, 갑자기 주어진 휴가에 몹시 긴장했다가 셋이 동시에 긴장의 끈과 정신 줄을 놓았고, 그래서 도리어 정말 행복했었다고 그 시간을 회고합니다.

왜냐하면, 아테네에서의 사흘은, 이후 몸과 정신이 혹사되었던 취리히와 런던에서의 고생스러웠던 나흘을 위한 태풍의 눈과 같았던 평화였으니까요.

길바닥에 쪼그려 앉아 눈물을 펑펑 쏟았다가, 또 미친 듯 웃으며 뛰어다니는 사건이 이어졌었던 그 나흘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는, 내일 다시 이어집니다.

 

 

여러분 좋은 하루 되세요!

좋은하루

 

* 어제 부로 그리스와 한국은 일곱 시간의 시차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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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꿋꿋한올리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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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릴리안 2013.10.28 09: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행은 만만하지가 않군요.
    그리고 인생도. ㅜ 꺼이꺼이 ~

  3. Favicon of http://nnkent11.tistory.com BlogIcon Q의 성공 2013.10.28 09: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여행을 떠나보고 싶네요 ㅎㅎ
    힘들어도 좋은 추억으로 남겠죠~ ^^

  4. 연두빛나무 2013.10.28 1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짜 멋진 휴가네요..ㅎㅎ
    저도 가끔은 호텔에서 끝도 없이 자고 일어나 먹고 샤워하고.. 가끔 산책하고..이런 상상을 한답니다.
    올리브님은 평소에 바쁘시니 아무것도 할일이 없는 시간이 참 힘들었을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0.31 16: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연두빛나무님...
      사실은 그래서 좀 제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어요.
      제가 쉴 때도 계획을 세워서 쉬는....그런 성격이 형성되어 있더라고요.
      그렇다는 것은 긴장의 끈을 계속 쥐고 있다는 얘기인데
      그건 좋은 게 아니잖아요ㅠㅠ
      암튼...저 역시 다시 그 호텔에 가고 싶은 마음이 크네요^^

  5. Favicon of http://blog.daum.net/effigie BlogIcon 차차 2013.10.28 10: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위스와 취리히 이야기가 막 궁금해 집니다.
    동생 결혼식은 참석 할 수 있으셨던 거죠?
    소설을 읽다가 결론이 궁금해지는 기분인걸요...^^
    저도 얼결에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너무 이상할 것 같아요... ^^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0.31 16: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 차차님..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테네에서의 사흘은 정말 그리운 시간이에요.
      제가 과연 제 돈 주고 그렇게 막 숙식 비용을 쓸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생각이 많이 나곤 하네요~^^

  6. 들꽃처럼 2013.10.28 10: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같이 정신이 나가는데요?? ^^;;

    늘 바쁘신 올리브나무님께 제대로 쉬시라는 하늘의 뜻 아니었을까요??

    마리아나는 곡예를 하는군요~~
    울 딸들 보여줘봐야지~~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0.31 16: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들꽃처럼님 따님들도 엄청 귀엽고 예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본 적은 없지만 들꽃처럼님의 느낌을 닮았다면 분명 그럴듯 해요^^

      정말 하나님이 저 쉬라고 준 시간이었나 싶기도 했어요.
      그날 이후 고생도 많이 했고, 게다가 미국에서 일정이 짧아져버려서 미국에서도 계속 강행군이었거든요.ㅠㅠ.ㅎㅎ

  7. 무탄트 2013.10.28 11: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제가 살짝 정신줄을 놓고 있는 듯한 상태여서, 폭풍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눈물도 날 뻔 했어요.
    내일 이야기도 몹시 기대되네요. ^^

  8. Favicon of http://daum.net BlogIcon 칼국수 2013.10.28 16: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오....이것이 정녕코 다음편 예고인가요?
    두분의 오붓한 휴일이 체력충전으로 이어져서
    그 다음의 황당한 일정이 버틸만하셨다면....
    살짝 다음편이 걱정됩니다.
    그리고 세분 가족이 무사히 결혼식장에 도착했는지
    동생분 혼례가 잘 치러졌는지도 무지 궁금해집니다.
    아, 다 잘되셨겠..지요? 다음편 기대할께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0.31 16: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해요~칼국수님.
      정말 이 사흘이 얼마나 달콤한 휴식이었는지
      그 다음 나흘, 그리고 미국에서 일 주일 좀 넘는 시간을 겪으며 제대로 깨달았답니다...
      그래도 건강하게 돌아와서 다행이었어요^^

  9. 이쁜이 2013.10.28 18: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리브 나무님,
    ㅎ 잘 계시죠 ?
    요즘 이곳은 날씨가 꽤 포근하답니다. ^^
    그렇게 파란 하늘은 아니지만 그런데로 지낼만해요. (비 안오는 것만으로도 저는 만족한답니다. ㅋ )
    게다가 지난주부터 방학이라 며칠 휴가를 받아 애들과 집에 있다보니
    인터넷을 못 했어요.
    이번주도 오늘과 내일만 일하면 한주가 끝이에요. ^^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0.31 16: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쁜이님~ 그러셨군요!
      우와~~~~방학이라서 정말 좋겠어요!!!
      여긴 겨울 방학은 12월 22일 정도부터 2주 밖에 안 돼요.
      여름 방학이 워낙 길어서 말이지요~~
      애가 학교를 늘 안 가면 엄마가 힘든데, 가끔 안가면 또 그게 좋더라고요.
      아침이 덜 분주하니 말이지요.ㅎㅎㅎㅎ
      이쁜이님 아이들과 즐거운 하루 되세요!

  10. 나얌 2013.10.28 18: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일매일이 일과 사람들에 의해 복잡(?)한 일상을 지내다가
    갑자기 특별히 할일 없는 시간에 올리브나무님,매니저님,따님의 멘붕이 느껴지네여..
    그래도 세분 다 마음 편한 휴식이 된거 같아 다행이라는..^^

    사실 저같은 경우 일이 많아 바쁜거보다 사람들 상대하는게 더 힘들거든여..
    가족이나 친한 친구라 하더라도 같이 일정시간이 지나면 심신이 지친달까..
    그래서 혼자만의 시간이 '꼭!!!' 필요해 지거든여..
    올리브나무님의 집에 시도때도 없이 찾아드는 손님들에 제가 다 버겁게 느껴졌다는..

    6개월에 한번쯤 덜 바쁜날 세분이서 하루정도 시간을 내서 조용한(?)곳으로 다녀 오는건 어떨까여?
    몸과 마음의 재충전을 위해..
    아.. 그리스 가족분들은 이해를 못 하실려나??

    그다음 일정이 험난하다고 하니 걱정되면서 궁금하네여..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0.31 16: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머나...
      나얌님...
      저와 정말 비슷한 성향이신가봐요.
      저 역시 사람을 정말 자주 만나면
      정말 몸으로 신호가 올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는데요.
      그래서 하루 종일 아무 것도 안 하고 누구도 아는 사람을 안 만나는,
      그런 시간이 꼭 필요한데
      그리스에 와서는 그 일이 거의 불가능하더라고요.
      시어머님이 수시로 들낙거리시고 가족들도 시도 때도 없이 오니 말이지요.

      정말 말씀하신대로 지금이 딱 휴가가 필요한 때인데
      가능할지 모르겠어요.ㅠㅠ
      사실 여름에 한국에 갔을 때도 좀 쉬다가만 와야지 했는데
      그래서 연락도 별로 안 하고 갔는데
      막판에 막 소문이 나면서
      정말 하루도 집에 못 앉아 있고 바빴네요~
      ....진짜 조용한 곳에서 휴가가 필요해서 (몸이 자꾸 부어요. 요즘)
      150km 정도 떨어진 섬 끝쪽에 호텔이라도 잡아야 하나 생각 중이랍니다...ㅠㅠ

  11. Favicon of http://mrsnowwhite.tistory.com BlogIcon 아스타로트 2013.10.28 18: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니 아직도 끝나지 않았군요...!
    사람이 안하던 걸 하면 갑자기 멍해지게 되더라고요;;
    결혼식에 도착하셔서 동생의 결혼이 기뻐서...보다는 그간의 고생이 떠올라서 눈물날 것 같아요;;

  12. Favicon of https://salt418.tistory.com BlogIcon +소금+ 2013.10.28 21: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공.. 얼마나 피곤하셨으면 24시간을 주무셨을까요..
    저도 늘 잠이 부족해서 정말 며칠만 아침에 밥하러 안 일어나고 실컷 잤으면 하는 소망이 있거든요~
    정말 말씀처럼 어디 멋진곳에 가지 않아도 가사에서 완전히 해방되는 휴가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ㅠㅠ
    아.. 근데 내일 이야기가 궁금하면서도 맘이 짠해요.. 오죽하면 쪼그리고 앉아 우셨을까...
    낼 이야기도 기다릴게요~~ ^^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0.31 16: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 소금님.
      그렇게 연세가 있으신 시어머님을 모시고 사시면,
      아침에 꼭 일찍 일어나시게 될 것 같아요.
      그걸 누가 또 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하나님은 아시겠지만요.)
      정말 휴가가 필요하신 그 마음 이해가 되어요.~~~~~
      암튼 소금님 우리 파이팅하자구요!!!

  13. 새벽.. 2013.10.28 21: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생분 결혼식이 걱정되셔서 마냥 편하기만한 돌발 휴식은 아니었군요. 매니저님도 평소에 무지 과로하셨나봐요. 그리스도 근로시간이 길다더니...
    저도 예전에 브라질에서 한국으로 오다가 기상 문제로 연결편에 문제가 생겨서 LA에서 하루, 일본 도쿄에서 하루 머문 적이 있었는데 몸은 편했지만 맘이 안 잡혀서 고생했던 기억이 나네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0.31 16: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 새벽님.
      그렇게 천재지변으로 낯선 곳에 갑자기 머물게 되면
      심리적으로 불안한 마음이 생기는 것 같아요.
      과연 비행기는 예정한 때에 뜰 수 있는 걸까? 라는 생각도 들고 말이지요.

      매니저 씨는 근무 시간이 평소에 긴 편이어서
      일요일 날 잠을 몰아자긴 하는데
      거의 매주 점심 땐 사람들이 찾아오니까 사실 푹 쉬지는 못하지요.
      근데 그걸 저만큼 스트레스 받아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못 오는 곳으로 멀리 이사해야 하나 라는 생각도 수도 없이 했답니다~ㅎㅎㅎㅎ

  14. Favicon of http://lincat.tistory.com BlogIcon 적묘 2013.10.28 22: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각지도 않은 사흘의 버뮤다 삼각지대같은 휴식이야기라~

    다음 날들을 위한 천금같은 휴식이었군요

    아아..이 밀당이어라,.내일 계속 읽으러 오겠습니다앗!!!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0.31 16: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적묘님~~~
      ㅎㅎㅎㅎ
      또 다시 그런 휴가를 좀 떠났으면 싶어요.
      정말 그리스인들이 왜들 그렇게 별장짓기에 열심인지 이해가 되기도 하는 요즘이랍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15. mariacallas1 2013.10.29 00: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헙..........연속 이틀을 내리 달렸는데(?ㅋ)

    또 하루를 더 기다려야하는군요.

    하긴........여행이 그리 길으셨으니~

    다음편을 기대하며

    이만 꿈속으로 가볼게요^^

    좋은 날~ 되세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0.31 16: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ㅎ
      mariacallas님~
      이젠 끝까지 다 읽으셨지요?
      사실 더 풀어놓고 싶은 얘기가 많은데
      너무 글이 길어져서 짤랐어요.^^
      글이 질척거리는 것을 제가 못 참는 것 같아요.ㅎㅎㅎㅎ

  16. Favicon of http://venuswannabe.com/1273 BlogIcon 비너스 2013.10.29 09: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족끼리 함께 여행가셨군요~ㅎㅎ 부럽네요 ㅎㅎ 그러고보니 아이들 몸이 정말 유연하네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0.31 16: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딸아이는 리듬체조를 2년 째 배우고 있고 아주 어릴 때 부터 발레를 유치원 특별 수업으로 했었어요. 그게 이런 결과를 낳게 될 거라고는 저도 생각하지 못했는데요. 워낙 먹는 걸 좋아하는 애라, 운동을 안 하면 정말 비만이 될까 걱정되서 시키 것 뿐이었는데 말이지요~^^

  17. Favicon of http://www.sapporoboom.com/ BlogIcon 삿포로 2013.10.29 09: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언젠간 추억으로 남아 가족들끼리 회자해 볼 수 있는 날이 오겠죠?? 화목한 가족 모습이 보기좋아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0.31 16: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삿포로님~
      아마도 삿포로님처럼 맛있는 맥주를 좋아하시는 분이시라면, 아테네의 제가 묵었던 호텔도 좋아하셨을 것 같아요. (저는 술을 못해요^^)
      bar가 잘 되어 있더라고요~^^

  18. Favicon of http://blog.daum.net/mudoldol BlogIcon 산들이 2013.10.29 23: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리브나무 씨의 심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네요.
    옆에선 (딸아이와 남편분) 그 마음에 불안을 더하는 듯하구요. ㅎㅎ

  19. Favicon of http://fruitfulife.net BlogIcon 열매맺는나무 2013.10.30 0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정말 마구 혼자 웃어대며 올리브나무님 글을 읽었습니다.
    성인이 된 후로 그렇게 마음 놓고 자 본적 없었다는 매니저님 이야기나, 모든 부담에서 해방되어 아무것도 안하고 푹 쉬는 것이 진정한 휴가였다는 올리브님 말씀이나 모두 공감됩니다. 절절하게요. 따님도 마찬가지였으니 그런 휴가 또 가고 싶다고 했겠지요?
    생각만 해도 황홀합니다. (라고 하면서도 다음에 이어질 이야기에 살짝 맘 졸여지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0.31 16: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이쿠...
      열매맺는나무님도 워낙 바쁘게 사시는 분이시라, 제 심정을 잘 이해하실 듯 해요.
      정말 최고의 휴식이었어요.
      기억하기로...
      한국에 있을 때, 친구와 제주도 여행을 간 적이 있었는데, (제주도 호텔권이 무료로 생겼어요.) 랜터카 타고 해안 도로를 달리며 진짜 이게 쉬는 거다 했던 이후로, 이때가 거의 휴가 같다고 느끼는 처음이 아니었나 싶어요.
      그 사이 여러 곳을 다녔었는데....마음을 내려 놓을 정도의 휴가는 아니었나봐요^^

  20. 포로리 2013.10.31 13: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실은 마리아나 할머니처럼 저도 저 동작 따라 해 봤어요. 허리 나갈 뻔 했어요. 마리아나! 대단하구나.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0.31 16: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머! 포로리님!
      그걸 따라해보셨군요!!!
      어휴~~~ 진짜 안 다치신게 다행이에요.
      원래 체조를 꾸준히 하신 분들이 아니시면 저런 동작들은 좀 힘들더라고요~
      에궁. 괜찮으신 거에여????

  21. 동이 2013.11.10 16: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리아나는 정말 유연한 몸을 가졌군요. 우리 아이들은 원체 뻣뻣한 몸을 가졌는데 리듬체조를 시켜야 이렇게 부드러워지나 싶네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11.11 06: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동이님 댁에는 아이들이 셋이나 있으니 그 중에 한 명 정도는 이런 부분에 취미가 있는 아이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딸아이가 좋아해서 시키다보니 몸이 더 유연해진 것 같아요~
      아이들도 다 달라서 딸아이 반에는 뛰거나 구기 종목을 더 좋아하는 여자아이들도 있더라고요~
      동이님 큰 따님은 어떤 것을 좋아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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