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의 한 방송사에서 그리스에서의 촬영을 앞 두고 그리스식 결혼식에 대해 자세히 알고자 여러 번 이 메일과 유선상으로 문의를 해왔습니다.

이런 질문들을 받는 것은, 제가 블로그 오른편에 그리스 결혼식에 대해 아예 따로 빼서 글을 모아둘 정도로 그리스 결혼식이 그 만큼 거대하고 준비할 것이 많은 대단한 축제인데도 불구하고 그리스와 교류가 많지 않은 한국에는 알려진 정보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떤 독자님께서는 제 결혼식이 유난히 컸기에 그리스 결혼식을 특별히 소개하는 것으로 알고 계셨는데 그건 아니고요. 본래 그리스 결혼식은 영화 제목처럼 크고 독특하기 때문에 소개를 드리는 것입니다.)

 

어제도 곧 그리스 촬영을 앞둔 방송국 작가분과 통화를 하고 나니, 문득 제 결혼식에서 본의 아니게 이웃 코스타스 아저씨를 경기 일으키게 했던 일이 떠올라서 혼자 웃게 되었습니다.

 

 

전에 소개한 대로 그리스에서는 결혼식 당일 결혼식을 앞두고 신랑은 신랑 집에서, 신부는 신부 집에서 옷을 입는 것부터 화장까지 다 준비를 하게 되는데 (관련글: 2013/06/05 - 나이트가운 입고 하객을 맞이해야 하는 그리스 결혼식 2013/06/15 - 아버지가 딸의 신발을 신겨 보내는 감동의 그리스 결혼문화) 이 때 가족 친척들이나 가까운 친구들은 결혼식에 가기 전에 신랑 신부 집에 들러서 이런 과정을 축복하고 지켜보게 되어있는데요.

 

이때 신부 뿐만 아니라 신랑도 신랑 친구들이 이렇게 양말부터 결혼 예복까지 입혀주는 문화가 있습니다.

동수 씨의 바지를 입혀주려던 동수 씨의 친구들이 이미 속옷을 입고 있는 동수 씨에게 빨간 티팬티를 건네는 장면입니다.

저는 신부이기 때문에 이 장면을 나중에 DVD로만 확인했는데요.

(그리스는 결혼식 전에 신랑 신부가 서로의 예복을 미리 보지 않는 문화가 있습니다.)

집에 모여있던 하객들이 친구의 장난에 어찌나 웃던지요^^;; 

 

 

당시 동수 씨가 시댁에서 하루 종일 이런 과정을 마친 후 예식이 있는 교회로 출발을 하게 되었을 때의 일입니다.

이렇게 신랑이나 신부가 하루 종일 단장을 마치고 집에서 출발을 할 때, 집에 왔던 모든 하객들과 부모님은 출발하는 신랑이나 신부에게 현관에서 쌀을 뿌리며 축복을 하게 되는데요.

부모님이 결혼하는 자녀에게 쌀을 뿌리면, 현관에서 일렬로 기다리던 다른 친척 하객들이 모두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게 됩니다.

 

그런데 모든 그리스 결혼식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하루 종일 이어졌던 단장을 마치고 예식 장소로 출발하려 할 때 하객 중 한 명이 미리 준비를 해 두었다가 새출발을 축하하는 의미로 공포탄을 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당시 저희 지인 중에 사냥을 좋아하는 디미트리스(미미) 군이 특별히 총을 준비했고, 동수 씨가 예식 장소로 떠날 차비를 마치고 현관을 나오며 하객들로부터 축하를 받을 때 하늘로 공포탄을 "탕! 탕! " 쏜 것입니다!

 

그 때, 하필이면! 이웃 코스타스 아저씨께서는 다른 하객들이 있는 마당에 계셨던 것이 아니라, 예식 장소로 떠나시려고 대문 밖에 계셨는데요.

담 때문에 디미트리스 군이 공포탄을 쏘는 모습을 미처 보지 못하셨던 아저씨는, 갑작스런 총소리에 기겁을 하고 놀라셔서 경기를 일으키실 뻔 한 것입니다.

 

 

 

저야 그 때 다른 장소에 있었으니 아저씨의 이런 모습을 직접 보진 못했지만, 아저씨가 너무 놀라서 진정하시느라 아주 애먹으셨다는 사실을 전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몇 달 뒤에 결혼식 DVD를 받고서야 코스타스 아저씨가 담 밖에서 무방비 상태로 계시다가 경기하듯 놀라시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는데요.

정말 죄송하게도 아저씨의 이 모습은 DVD에 고스란히 담겼고, 이 DVD를 보는 사람마다 놀라시는 아저씨 덕에 폭소를 하게 되고만 것입니다.

 

 자, 여러분도 동영상을 보시기 전에 공포탄 소리에 놀라실 수 있으니

소리를 작게 하고 재생해주세요!  

 

 

이 놀라는 장면 때문에, 제 한국 가족 친구들에게까지 유명해지신 아저씨입니다.^^

 

 

 

사실 코스타스 아저씨는 뭐든 뚝딱뚝딱 잘 만드시고 텃밭이며 마당이며 얼마나 잘 가꾸시는지 그분의 목재 작업창고를 지날 때마다 저 역시 "우와!" 감탄하곤 하는데요.

아저씨는 겨울 동안 이용할 벽난로 장작을 전기 톱으로 잘라서 창고에 쌓아 두시는 월동준비를 저희 이웃 중에 가장 먼저 끝내시는 분이셔서,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 미처 장작을 주문하지 못한 이웃들이 아저씨에게 급히 하루 치만 빌리러 가기도 할 정도로 성실하고 인심 좋은 분이십니다.

정년퇴직 하신지 한참 되셔서 연세도 많으신데도 불구하고 평소 잠시도 쉬지 않으시고 부지런하게 움직이시며 마음까지 따뜻한 아저씨를, 본의 아니게 그렇게나 놀라시게 해드려서 얼마나 죄송했나 모릅니다.

 

훗날 들리는 얘기로는 이랬습니다.

 

원래 그리스 결혼식에서는 이렇게 하객들이 신랑 신부의 집에서 예식 장소로 이동하면서 다들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게 되는데, 이 때 하객들은 신랑이나 신부를 실은 웨딩카를 일렬로 줄을 지어 따라가며 차례로 "빵 빵 빵" 계속 경적을 울리며 이동하게 되어 있습니다. 예식 장소에 도착할 때까지 말이지요.

(*만약 그리스를 관광하시다가 어느 주말 길에서 이렇게 일렬로 줄을 지어 자동차들이 계속 빵빵 대며 지나간는 것을 보신다면, 그건 무슨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누군가의 결혼식에 가는 길이기 때문인 것이니 놀라지 마시기 바랍니다.)

 

코스타스 아저씨는 놀란 직후에는 짐짓 괜찮은 척 하셨지만, 이렇게 예식 장소로 자동차로 이동하시면서도 갑작스런 총소리에 놀란 가슴이 진정이 안 되어서, 빵~빵~ 경적을 누르는 것도 잊고 운전을 하셨다고 하네요^^;;

 

"아저씨! 죄송합니다!!"

미안미안

 

 

크고 거대한 그리스 결혼식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 됩니다.^^

여러분 좋은 하루 되세요!

좋은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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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꿋꿋한올리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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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4.07.18 07: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같아도 어찌 놀라지 않겠습니까?....ㅎㅎ..
    우리나라는 한동안 결혼과 관련된 다양한 풍습 때문에 문제가 된 이후에는
    결혼식이 조용해진 듯 합니다. 사실은 좀 따분해졌죠.
    그리스도 만만찮은 것 같습니다.
    사람들 있는 데서 티팬티로 갈아 입어야 하나요?....ㅎㅎ...

  2. BlogIcon 콩양 2014.07.18 08: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놀라지 않는 다른 분들이 대단하신데요~ 어떻게 안 놀랄 수가 있죠??

  3. 민트맘 2014.07.18 09: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방비 상태로 잇다가 갑자기 저러면 정말 놀라겠어요.
    임신 중인 분들은 특히 조심하셔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친구들에게 올리브나무님께 들은 그리스 이야기를 하면 어떻게 그렇게 잘 아냐고 놀라곤 한답니다.
    그리스 촬영을 앞둔 방송국에서라면 더욱 더 보물같은 블로그예요.^^

  4. 2014.07.18 09: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5. mariacallas1 2014.07.18 10: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캬~~오랫만이죠^^;

    잘 지내셨죠. 올리브나무님~

    더운데 건강은 어떠신지 궁금해요.

    저는 전에 잠깐 언급한데로

    지난 3주동안 터키와 이탈리아를 다녀왔어요.
    (몇몇 다른 나라 더 갈 수 있었는데 여행사의 실수로 급 포기 ㅎ;;)

    그러던중

    이태리 가이드가 로도스 섬 얘기를 해서 네?하며 다시 묻고 올리브나무님을 잠깐 떠올린 기억이 생각나네요.
    (이태리 가이드가 문화재쪽 전공자라 완전 해박하더라구요. 이나라저나라 )

    저 터키에서 보드룸이라는 곳도 들렸었는데.
    거기서 로도스섬이 가깝더라구요.
    와~ 로도스랑 가깝네? 하며 올리브나무님과 마리아나는 잘 지내겠지?했었드랬죠^^
    심지어 수염난 외국 아저씨들을 보며 혹시 매니저님일까? 라는 생각까지 했다니까요 ㅎㅎㅎ;;
    재밋죠?

    이제야 시차적응도 좀 하고 정신차려서 일하고 있어요 ㅎ;;

    이번주도 내내 건강하시길 기도해요~♥

  6. 보헤미안 2014.07.18 13: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쿄쿄쿜☆
    다 보는 앞에서 옷을 갈아입는다니..
    참 만만치 않는 문화네요☆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겠거요☆ 쿄쿄쿄☆

  7. BlogIcon carlybelle 2014.07.18 16: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 유럽의 결혼식은 비슷비슷한거같아요 드레스를 보면 운이 업으니까 마지막까지 안보는거나...파티 문화나 쌀이나 ㅎㅎㅎ 미국은 비슷하지만 조금 더 짬뽕이된듯한 느낌이고....ㅋㅋㅋ 흠
    저도 미국에서 그리스 미국인 친구 결혼에 갔는데 확실히 올리브나무님 말씀대로 더 시끄럽고 크고 화려하고 길고 그런거같아요 >.< 올리브나무님이 그런 결혼의 주인공이셨다니 생각만으로도 넘 멋져요 +_+

  8. BlogIcon 포로리 2014.07.18 22: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아저씨가 뛰어 오르거나 주저앉거나 하실 줄 알았어요.ㅋㅋㅋ 그나저나 그 방송이 드라마인지 다큐인지 무지무지 궁금하네요.

  9. 2014.07.19 04: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그리스에선 결혼할 , 여자가 집을 산다?

 

 

지난 포스팅에서 언급한 그리스 결혼 문화 일부를 소개합니다.

 

국에서는 보편적으로 남녀가 만나 결혼을 , 남자는 집을 마련하고 여자는 집을 채울 혼수를 마련하는 것이 아직은 일반적인 문화입니다.

물론 요즘은 경우에 따라 함께 집을 준비하기도 하고, 여자 쪽이 여유가 있다면 집을 준비하는 경우도 흔하게 있지만

아직까지의 대한민국의 기성세대의 통념으로는 남자가 집을 얼마만한 크기로 준비하냐에 따라 여성의 혼수 정도가 달라진다라는 통하는 문화인 합니다.

다음은  H 헤럴드경제의 한국의 결혼 관행에 관한 설문을 소개한 기사입니다. 2011 1017 일자.

미혼 남성들은 맞벌이, 여성들은 가사분담을 현 세대의 결혼 후 성역할 상 가장 큰 장점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가 연애결혼 정보업체 커플예감 필링유와 공동으로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전국의 결혼희망 미혼남녀 526(남녀 각 263)을 대상으로 전자메일과 인터넷을 통해 실시한 ‘결혼 후 성 역할 상 이전 세대와 비교하여 현 세대의 가장 큰 장점’이라는 설문조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결혼관행에 있어 현 세대의 가장 큰 단점’으로는 남성의 경우 ‘가사, 직장생활 병행’(34.2%)을 지적한 비중이 가장 높았고, 그 뒤로 ‘집장만 부담’(25.5%), ‘부부간 지위 상대적 추락’(18.8%), ‘가사 부담 증가’(14.5%) 등이 이어졌다.

여성의 경우는 ‘가정경제 부담증가’(35.0%)를 가장 불리한 요인으로 꼽았고, ‘가사, 직장생활 병행’(29.1%), 집장만 부담’(17.4%), ‘혼수 등 결혼준비 부담’(11.6%) 등을 다음 순위로 꼽았다.

‘자신의 성별을 기준으로 볼 때 가장 바람직한 결혼생활을 영위한(하는) 세대’를 묻는 질문에서는 남성의 90.9%와 여성의 82.5%가 ‘본인 세대’로 답해, ‘부모 세대’( 9.1%, 17.5%)로 답한 응답률을 압도했다.

특이한 점은 부모세대가 더 바람직하다고 답한 비중에서 남성보다 여성이 많다는 점이다.

커플예감 필링유의 정수진 책임매니저는 “결혼 후 부부간의 양성 평등이나 가사 분담 등의 현상에 대해서는 여성들이 매우 호의적이다”라며 “그러나 결혼 후 맞벌이나 집장만 지원 등의 측면에서는 아직 부정적이거나 소극적 자세를 가진 비중도 여성들 중에는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
이태형 기자 @vmfhapxpdntm>
thlee@heraldcorp.com
<H 헤럴드경제 2011-10-17>

 

 

리스 사람들을 보며 자연스럽게 알게 사실 하나가 그리스에선 보편적으로 결혼할 , 여자 쪽에서 집을 준비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한국인으로서 이는 제게 적잖은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게다가 여자 혼자 벌어 집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집안에 딸아이가 태어나면 어떻게 앞으로 결혼할 집을 마련해줄까를 부모가 미리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혼을 앞두고 집을 지을 , 부모의 형편에 따라 선금 지불할 있는 만큼 지불하고 집을 년에 거쳐 지은 , 나머지 부분은 그리스어로 다니오δάνειο, 라고 불리는 대출 받아 경우에 따라 여자 부모가 매달 갚아주기도 하고 부부가 벌어서 갚아 나가기도 합니다.

 그리스도 대개는 결혼을 하며 평생 집을 짓기 때문에 이런 대출은 미국의 모기지Mortgage처럼 아주 보편적인 편입니다.

이런 사정이면 부모의 등이 휘는 생각해서 작은 집을 마련할 만도 한데, 자식한테 퍼주기로 우리나라 못지 않게 대단한 그리스 부모 밑에서 자란 딸들은, 공주 중에 공주들이 많아서 고래등 같은 집들을 짓길 원한다는 사실입니다.

옆집 살던 엘레프테리아는 작년 11월에 결혼했는데, 평소 그녀 집안의 경제규모를 알고 있던 저는결혼식 3 전에 하는 끄레바띠 κρεβάτι 모임(일명 침대' 모임란 뜻으로 신랑신부의 집을 가까운 친구와 가족들에게 미리 공개하고 축복을 받는 모임입니다.) 갔다가 집의 규모와 300여명의 파티 인원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3층집에 값비싼 인테리어, 4개의 화장실에 개의 주방. 아직 있지도 않은 아이 침대와 책상까지, 정도면 어떤 집인지 짐작이 가시지요?

게다가 부부가 앞으로 갚아나갈 대출금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것을 봤을 , 그녀의 부모가 평생 벌어 모은 돈을 딸의 장만에 쏟아 부어 선금을 지불 했다는 것을 있었습니다. 

 

<파티라서 간만에 빼고 광낸 올리브나무 , 그리고 사촌 마사와 시누이>

 

지난 포스팅에 언급한 영화 My big fat Greek wedding 에서도 주인공의 아버지가 미국인과 결혼하는 것을 끝끝내 반대하다가 허락한 후로, 마지막 결혼식부분에서 내가 너희를 위해 집을 준비했다라고 깜짝 발표를 하며 해피엔딩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물론 요즘의 그리스 내의 그리스인들 사이에서의 국제 결혼은 이상 심한 반대의 대상은 아닙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에서 관광객이 몰려오는 곳이다 보니, 어떻게든 로맨스는 꽃피우게 되어 있고, 제가 아는 주변의 그리스인들의 국제 결혼 러브스토리만 해도 수십 가지에 이릅니다. 노르웨이 여성과 결혼해 노르웨이에 정착해 사는 그리스 청년, 독일여성과 결혼해 그리스에 정착해 사는 할아버지, 스위스 여성과 결혼해 시내에서 가계를 하는 아저씨 등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인을 자녀의 배우자로 맞이하고 싶어하는 부모들의 속사정이 이해 되는 이유는, 그리스인들만의 알려지지 않은 숨은 가족문화의 색이 워낙 짙다 보니, 이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대로 따를만한 외국인 며느리나 사위가 그리 흔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그럼 그리스 남자들은 부자 여자 골라서 결혼하면 돈도 들고 팔자 펴겠네 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음 얘길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리나라에선 남자가 집을 준비하는 대신, 일단 결혼을 하고 나면 상대적으로 친정의 일보다는 시댁의 우선으로 가정이 돌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물론 요즘처럼 맞벌이가 많은 한국의 실정으로는 친정엄마는 자녀들을 돌봐주시는 정말 고마운 존재이기 때문에 친정엄마가 집을 드나드는 것은 당연한 입니다. 그러나 막상 명절이 되면, 명절 연휴 3 중에 시댁 식구들과의 모임이나 집안의 행사를 먼저 챙기고 후에 하루 정도 친정에 와서 친정부모를 챙기는 아직은 우리나라의 보편적인 그림인 같습니다.

물론 예외가 있을 것입니다. 제가 말씀 드리는 것은 보편적인 문화를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그리스 역시도 예외는 있습니다. 그러나 보편적으로는 결혼 그리스의 명절들이나 주말 가족 모임 등은 항상 친정, 여자 집이 먼저입니다. 여자 부모님 집으로 모인 후, 남는 날에 남자 집으로 갑니다. 이렇다 보니, 3 4대가 함께 모이는 명절의 경우엔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요?

여자의 엄마 아버지, 친정 엄마의 어머니, 어머니의 어머니까지 주욱 친정 계보가 모이게 되고, 거기의 사위는 명절 연휴 동안 바비큐 고기를 굽는 등의 힘쓰는 일들에 성실 봉사를 합니다. 이런 사정으로 명절을 해마다 , 혹은 달에도 번씩 아내의 부모님을 모셔야 하는 나이든 사위와 친정 어머니 사이에 좋은 기류가 흐르기도 합니다. 마치 우리나라의 시어머니와 며느리관계처럼요.

저희 집안만 해도 지난 연말, 수십 년을 매년 새해 눈을 아내의 엄마를 마주해야 했던 저희 시아버님께서 심한 반발을 일으키시며, 남편의 외할머니를 보고 싶다고 우기셔서, 시어머님과 시아버님이 싸우시고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결국 성격이 특이하신 할머님은 명절 당일 상황에 개의치 않고 저희 집에 오셨고, 바탕 소란 끝에 결국 시부모님 집이 아닌 차지가 되었습니다. 딸아이의 방에서 함께 주무시게 것이지요.  (제가 지난 포스팅에서 소개한 줄이 당긴다 말씀하신 할머님은 시아버님의 어머님이셨습니다. 명절 뵙기 때문에 미리 찾아간 것입니다. 할머님은 그리스 문화대로 명절 , 집인 고모님 집으로 가시기 때문입니다.)

 

셋인 우리 부모님, 그리스 와서 작은 집이라도 짓고 살면, 저희 가족이 명절 집을 먼저 찾아가도 할말이 없는 저희 시댁입장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당에 산다는 이유로, 친정이 여기가 아니란 이유로, 시댁 이모 할머님 고모님 할머님까지의 모든 대단위 손님을 치르고 있는 , 일복 터진 여자임에 틀림없습니다.

지난 봄엔 어머님 아버님께서 타협 하셔서 당신들의 양가 어머님과 형제들을 모두 저희 집으로 부르셨습니다. 물론 마당에서 테이블을 개를 펴고 바비큐를 하긴 했지만, 적어도 테이블 세팅을 갖추고 밥을 먹어야 하는 유럽문화에서 사십명이 넘는 손님을 치르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집 마당에서 염소 구이 바비큐를 구우며 좋아하는 남편의 친구들>

있는 로도스는 교육환경이 좋아, 그런 이유로 아테네와 다른 도시에서 이쪽으로 이사온 소득층의 안정된 직업 군을 갖고 있는 엄마들이 있습니다. 엄마의 직업은 의사인데, 결혼하면서 일부러 국립종합병원에 지원해서 이사를 왔고, 친정에서 집을 이곳에 지어주게 됩니다. 그리고 친정엄마가 여전히 선금을 내고 남은 값의 대출금을 매달 내주고 있으며 해마다 달씩 손녀를 봐주러 곳에 머물고 있습니다. 겨울엔 아예 첫째 딸인 엄마의 형제들까지 모두 집에 와서 머물며 명절을 같이 보냈습니다.

 

아테네에 시내에 사는 그리스인 친구부부 원래 여자 집안 쪽에서 해준 집에 살았었는데, 그리스 외환 위기 이후로 매달 대출금을 내는 어려워지자, 남자 집안 쪽이 갖고 있던 아파트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아파트는 5 건물인데, 1층은 남자의 부모님, 2층은 가족이(역시 집도 딸에게 집을 해준 것이지요.) 그리고 중간 층은 세를 주었고 5층을 친구 부부가 살게 것입니다. 어떻게든 모여 사는 흔히 있는 그리스인 집안 형태입니다.

그리고 처음 여자 집안 쪽에서 해준 집을 팔아 이들 부부가 같이 운영하는 회사에 투자했습니다.  어떻든 명절엔 여자 집에 먼저 갔다가 다시 남자 으로 갑니다. 경우처럼, 남자 집안 쪽이라도 여유가 있으면 어떻게든 아들부부에게도 도움을 주려 하는 그리스 부모들입니다. 또한 아들이 처가에서 기죽지 않고 여자 집안 쪽과 힘의 균형을 맞추려는 의도도 있습니다.

 

, 끝으로 그러면 저는 어떻게 시댁 식구들과 살게 걸까요.

저희가 살고 있는 집은 시부모님께서 원래 사시던 집이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제가 독립해 때부터의 집을 갖고 있었는데, 집을 정리해서 그리스 집의 뒷마당에 남은 땅에 작은 집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집이 원래 지어져 있던 집보다 작아서 시부모님께서 감사하게도 작은 곳으로 이주하시고, 딸아이까지 함께 지내야 하는 저희가 집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집도 당연히 시어머님의 친정 부모님이 사주셨던 집이었지요. 오래되고 작은집이지만, 이렇게 하니 대출 없이 지낼 있어서 고쳐가면서 감사하게 살고 있습니다.

로도스 시내의 집값은 서울 근교 경기도 권이나, 강남을 제외한 서울 변두리 지역 값과 비슷합니다. 무척 비쌉니다.

여러분은 이런 그리스 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여러분의 글을 기다립니다.

 

Posted by 꿋꿋한올리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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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trangerca.tistory.com BlogIcon 이방인 씨 2013.01.09 14: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건 마치 신부가 결혼할 때 지참금을 가져가는 서양의 오래된 문화와 일맥상통하네요! 여자가 집을 마련하는 것이 모계중심의 가족문화의 결과일까요, 아님 반대로 원래 모계중심이라 집도 여자쪽에서 마련하는 걸까요... 아무튼 한국의 상식으로는 뭐랄까 통쾌하기도 하고 신기하네요. ^^ 그런데 부모 등골 빼 먹는 철 없는 공주님들은 전 세계 어디나 다 있는 모양이네요. ^^;;

    참, 파티에 참석하신 올리브나무님의 모습을 살짝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패션센스 멋지시네요. ^-^ (저도 애니멀 프린트 좋아하거든요. ㅎㅎ)

  2.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01.09 16: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 말이에요. 저도 신기하기도 하고, 통쾌하기도 했답니다.^^
    이방인님이 제 패션센스까지 칭찬해주시다니 몸 둘바를 모르겠네요. 간만에 광냈었네요. 유독 저 해에는 저런 류의 파티가 많았고, 세금폭탄 투척된 작년부터 파티들이 확 줄더라구요. ㅎㅎㅎ. 연말에도 최소 부엌데기만 면한 복장으로 내내 집에서 손님만 맞았답니다. ㅎㅎ. 애니멀 프린트를 입은 이방인님 모습도 궁금하네요~~~~~~*^^^*

  3. 역량 2013.01.13 11: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고3 과외비 정도 바치셨다더니 센스가.. 흠.. 멋져요 멋져.

    글구, 무슨 이런 몹쓸 문화가.. ㅋㅋ 근데, 결혼 후 친정 우선으로 간다니 정말 세상사 다 이유가 있군요. 먼 옛날엔 우리나라랑 그리스랑 서로 몰랐을 테니 논의한 바는 없었을 테고.. 집 준비한 쪽 우선인 건 인간 본성을 반영한거라고 해야할까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01.13 18: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하하하하. 역량님 이방인님 블로그에 남긴 댓글을 기억하시는군요. 감사해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그러게요. 몇 년을 살았는데도, 아직도 명절 때 이집 저집 보면서 잘 적응이 안되는 문화에요~

  4. 민트맘 2013.01.14 19: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흥미로운 그리스의 문화예요.
    신부가 집을 준비한다,,
    이렇게 말하기는 뭣하지만 어디서든 신경을더 쓴 쪽이 힘(?)을 가지게 되는건가 봅니다.ㅎㅎㅎ

    올리브님, 정말 일복이 터지셨지만 즐겁게 하고 계신듯하니 투정을 많이 하셔도 될듯하네요.ㅋㅋ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01.15 02: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 민트맘님 말씀이 맞는 것 같아요.~

      만약 민트맘님께서 그리스에 사신다면, 그리고 민트랑 마리가 사람처럼 결혼을 한다면, 민트맘님께서 아이들의 집을 준비시켜 주셔야겠구나. 엉뚱한 생각을 해봤습니다.^^ 근데, 그러면 다 데리고 사셔야 하니 일이 너무 커지겠네요.^^
      어쩐지 상상만인데도 새침한 표정의 민트는 "난 남자 필요없다냥 엄마만 있으면 된다냥" 그럴 것 같고, 발랄한 마리는 "언니랑만 놀아도 이렇게 재밌는데, 뭔 결혼이다냥???" 이럴 것 같네요.~하하하.

  5. 포로리 2013.02.06 14: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스든 우리나라든 모여살기 좋아하면 힘든거지요.^^
    전 시댁이든 친정이든 적당한 거리(물리적 심리적 살림적으로도)가 좋아요.ㅎㅎ
    저는 그리스 문화에선 못살았을것 같은데요?
    저희는 명절때 조촐하게 12명도 힘든데 말이예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02.06 17: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지요?? 포로리님. 공감하시는군요.
      그래서 그리스에서도 일부러 시댁이나 친정을 피해 멀리멀리로 이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개는 친정에서 집을 지어주는 것이기 때문에 자식들에게 그럴 권한이 없는 경우도 허다하더라구요.
      가족 사업도 많아서 더더욱 모여 살게 되는 것 같기도 해요~^^
      시댁,친정이 적당한 거리에 있으시다니
      좋으시겠어요^^

  6. Favicon of http://blog.daum.net/mudoldol BlogIcon 산들이 2013.02.16 23: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로소 이 글을 오늘에서야 읽었답니다.
    정말 몰랐던 결혼풍습에대해 알게 되었네요...
    스페인은 어떤가, 저는 잘 모르겠어요...
    남편과 시부모님들이 워낙 아나키즘적 세계관이 있어서...
    통상적인 결혼 문화를 적잖이 꺼려하는 것으로 보이는데..히히히...
    근데 다른 사람 결혼식은 잘도 참석합니다.ㅎㅎ

    참 문화의 다양성은 인종의 다양성처럼 그 이유와 습관, 뭐 그런것들이
    있어 새롭습니다. 나날이 새로워요...
    그럼 사진 잘 감상했습니다. 올리브님 빠쎤 감각 좋으신데요? 호호호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02.18 15: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산들이님.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남편과 시부모님, 그릿고 산들이님까지
      참 열린 분들이구나 싶어요.
      그렇게 잘 맞는 사람끼리 만나서 결혼하기도 쉽지 않은데
      너무 좋아보여요~

      제 빠쎤 감각 칭찬해주셔서 감사해요~~~~*^^*

  7. 2013.03.09 13: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03.09 18: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님. 티스토리가 비밀댓글에 비밀댓글 기능이 잘 안되서 그냥 남겨요~
      아..키프로스 분이시군요.
      한국에서 만나신거에요?
      궁금하신 게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보세요.
      저도 한국에서 여러 불편하고 궁금한 면이 많았었거든요.
      주한 그리스 대사관의 그리스인들은 두루뭉실하게 가르쳐주는 내용들이 많아서 더욱 그랬었어요.
      언제든지 질문환영이에요. 반갑습니다^^

  8. Favicon of http://blog.daum.net/jungun_ BlogIcon 피러17 2013.03.22 09: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처음부터 읽고 싶어서 처음부터 살펴봅니다...
    엘레로 뗀뜨로님도 키가 크시네요....
    멋 좀 내셨네요.ㅋㅋ

    5월에 그리스 로도스에 여행가신분이 햇살이 강렬해 눈을 뜰수가 없을 정도라고 블로그에 쓰신걸 봤어요.
    하긴 한국도 5월이면 쫌 덥죠...
    지금 로도스 날씨는 어떤가요?
    덥지 않은 딱 좋은 날씨는 몇월달인가요?

    • Favicon of http://greekolivetree.co.uk BlogIcon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03.22 16: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5월달이요. 그래도 한국보다는 더운데요~워낙 그리스 여름이 뜨거우니 그나마 5월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그 여행객 말씀대로 선글라스 없이는 겨울에도 비 안오는 날은 운전하기가 어려워요^^

  9. ㅎㅎㅎㅎ 2015.06.14 14: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돈 싸들고 가서 일도 고되게 하시네요...

    그래도 한국 남자들이 워낙 찌질해서 이해갑니다.

  10. 김치년 역겹 2017.07.24 01: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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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성승제 2018.06.15 12: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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